기도할수 있는데 왜 걱정하십니까? 2002-10-14 19:54:41 read : 40580 내용넓게보기. 프린트하기
‘하나님·자연·이웃·십자가’ 표어로 지역사회 일궈
작은 농촌교회지만 건강교실·양재교실·방과후 학습지도·노인부업알선 등 앞장
( 팔복교회 )
‘진짜 용인’에 가면 그 교회를 만날 수 있다. 개발로 한창 시끄러운 수지쪽 용인이 아니라 전원일기에나 나옴직한 논과 밭, 전원주택들이 들어서있는 양지마을 용인에 가면 그림처럼 아름다운 ‘팔복교회(담임 최화병 목사)’를 만날 수 있다.
지난 99년 3월 1일 시추예배를 드리고 그해 8월 15일 입당예배를 드린 팔복교회는 34년간 군목과 교목으로 목회활동을 해온 최화병 목사가 “목회자로서 월급만 받다 끝날 것이 아니라 주의 몸된 교회를 지어 세상 끝날 때까지 이 교회를 통해 구원받는 영혼이 나오길 바라는 마음”에서 전 재산을 들여 건축한 교회이다.
최목사가 팔복교회를 건축하기까지 가장 큰 힘이 되어준 사람은 평생의 반려인 이광자 사모였다고 한다. 초등학교 교사였던 이사모는 최목사가 용인시 양지면에 1억5천만원을 들여 교회대지 5백여평을 구입하고 다시 4억 가까이 들여 교회를 건축할 때 그 뜻을 따라 자신의 퇴직금까지 모두 바쳤다고 한다.
이렇듯 처음부터 목회자 부부가 사재를 털어 교회를 건축한 것과 관련해 최목사는 “목회자를 수단좋은 사업가로 인식할만큼 그 권위가 땅에 떨어져 버린 이때 목회자가 자기 전재산을 들여 교회를 건축해 지역사회를 위해 봉사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한다. 그래서 교회 입당예배때 구경온 마을 주민들에게 “여러분의 교회이니 많이 이용해달라”는 주문을 했다고 한다.
현재 어른 30여명, 어린이 30여명이 출석하는 작은 농촌교회이지만 팔복교회는 지역사회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바로 건강교실·양재교실·방과후 학습지도·노인부업알선 등이다.
수지침을 가르쳐주고 침도 놓아주는 건강교실은 처음엔 주4회 마을회관에서 열렸다고 한다. 3년 넘게 수지침을 전문적으로 공부해온 이광자 사모가 개설한 이 건강교실은 마을에서도 가장 인기가 높아 건강교실이 열리는 날이면 동네어귀까지 길게 줄을 늘어서서 치료를 받기도 했다고 한다.
지금은 교회내로 옮겨 주1회 실시하고 있으며,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의 경우 이사모가 정기적으로 방문해 치료를 해주고 있다. 건강교실 덕분에 제일리 사람들이 보건소를 안찾아가자 보건소 직원이 그 이유를 알아보러 마을에 찾아온 적이 있을 정도로 건강교실은 동네 건강 지킴이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유명 패션 디자이너인 이사모의 친구가 개설한 양재교실의 경우 가족들의 옷을 스스로 재단해 만들어 입힐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으며, 수요일과 토요일을 제외하고 열리는 방과후 학습지도교실은 부모의 돌봄을 받지 못하는 아이들을 위해 역시 전직 교사였던 이사모가 교육관에서 실시하고 있다. 이와는 별도로 토요일에 모이는 교회학교의 경우 1부는 성경공부, 2부는 도자기 공예 수업을 비롯 계절마다 눈썰매장·수영장을 찾아가는 특별활동으로 운영해 대안학교의 구실을 하고 있다.
또한 노인들을 위한 부업교실은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집사님의 도움으로 이들이 교회 애찬실에서 부업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다. 이에 대해 최목사는 “용돈 5만원 타기도 눈치 보이는 노인들에게 이일은 경제적인 도움뿐 아니라 일을 한다는 즐거움도 주고 있다”며 “일거리가 많은 농촌보다 대도시 교회들이 갈 곳 없는 도회지 노인들을 위해 운영하면 좋을 프로그램”이라고 강조한다. 이에 더해 팔복교회는 얼마전 어버이주일을 맞아 마을 노인들을 초청해 함께 예배 드리고 점심을 대접하고 선물과 꽃다발을 증정하는 경로잔치를 열었다.
‘하나님·자연·이웃·십자가’라는 표어처럼 하나님 말씀 속에서 하나님이 주신 자연을 벗삼아 낮은 모습으로 이웃과 함께 하며 십자가의 복음을 전파하고 있는 팔복교회. 부활하신 예수님이 베드로에게 잡도록 허락해주신 물고기의 갯수만큼인 153석으로 이뤄진 이 교회는 이 좌석이 다 찬 후에는 새로운 성전을 건축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교회를 개척한다는 포부를 세워놓고 있다.
내년 2월이면 교목에서 은퇴해 온전히 팔복교회 담임자로 돌아오는 최목사는 농촌목회 3년동안 느낀 것이 있다면 “예산 적은 농촌교회들이 목회자 생활비만 대다가 자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그래서 “은퇴해도 교회에서 생활비를 받지는 않을 것”이라는 최목사는 “어려운 농촌교회가 성장하기 위해선 도시교회와 연계해 교역자 생활비는 도시교회가 책임지고 농촌교회 헌금은 그 농촌을 위해 100% 쓸 수 있도록 하는 제도가 감리교회 차원에서 마련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은퇴와 더불어 팔복교회내에 미술교실을 열 꿈을 갖고 있는 최화병 목사. 팔복교회가 ‘미술하는 교회’로서, 오는 10월 3일 봉헌하면서 국가 복음화에 이바지하는 교회로서, 편안함만을 추구해 병들어가는 현대인들에게 ‘생명’을 전파하는 교회로서 자리잡기를 바라는 것은 최목사의 꿈만은 아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