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1만 5587개 교회와 함께 한 다니엘기도회 / 김선도 광림교회 원로목사 별세 2022-11-28 13:41:23 read : 23842 내용넓게보기. 프린트하기
전 세계 1만 5587개 교회와 함께 한 다니엘기도회
1일 시작한 오륜교회 기도 릴레이 21일까지 이어져
세계 100개국 송출, 찬양·간증 영상 1132만건 누적 조회
서울 오륜교회(김은호 목사)는 ‘2022 다니엘기도회’에 전 세계 1만5587개 교회가 온라인으로 참여했다고 23일 밝혔다. 지난 1일 시작해 21일까지 이어진 기도회는 코로나19로 3년 만에 전면 대면 행사로 진행됐다. 매일 본당을 가득 채울 정도로 많은 교인들이 몰렸으며, 교회 유튜브 채널을 통해 전 세계 100개국으로 실시간 송출됐다. 기도회 간증과 찬양 동영상은 1132만 건 누적 조회 수를 기록했으며, 전체 시청 시간은 419만2000시간에 달한다.
어린이 다니엘 기도회도 큰 사랑을 받았다. 어린이 600여명은 장년 기도회와 같은 시간에 교회의 다른 공간에서 모여 찬양하고 말씀을 들으며 기도회에 참여했다. 교회는 메타버스 공간에 어린이 다니엘 기도회를 복습할 수 있는 환경도 조성했다. 메타버스 공간에만 1만5851명이 접속했다.
기도회 참석자들은 매일 ‘사랑의 헌금’에 동참했다. 올해 헌금은 아이티와 필리핀 선교지를 비롯해 국내 어린이 심장병 수술과 장기이식, 탈북민교회 차량, 목회자 생활비 지원에 사용된다. 교회는 이번 다니엘 기도회의 각종 간증 영상을 영어·러시아어·중국어·일본어·베트남어·스페인어 등의 언어로 번역해 송출할 예정이다. 아울러 다음 달 1일부터 20일까지는 유튜브를 통해 ‘글로벌 다니엘 기도회’를 진행한다.
150명 수준이던 광림교회를 세계적인 교회로 키워낸 김선도 목사. 지난 25일 노환으로 별세한 김 목사는 한국교회의 ‘강남 시대’를 연 주인공 중 한 명이다. 광림교회 제공
서울 중구 쌍림동에 있던 교회를 강남으로 이전하기로 하고 성전을 지을 땅을 찾아다녔지만 번번이 허탕만 쳤다. 서른네 번째 찾은 곳이 서울 강남구 신사동이었다. 때는 1978년 1월 1일. 당시만 하더라도 배나무밭이던 땅에 엎드려 그는 간절히 기도했다. “하나님, 이 땅을 거룩한 땅이 되게 해 주옵소서.”
하지만 성도들은 교회를 옮기는 것에 부정적이었다. 성도들을 설득해야만 했다. “여러분, 저 들판에 세계에서 제일 크고 위대한 감리교회가 올라갈 것입니다. 보십시오. 수많은 사람이 몰려올 것입니다.”
이 같은 호언장담은 결국 현실이 됐고, 그는 한국 감리교회를 대표하는 목회자가 됐다. 이런 스토리의 주인공은 지난 25일 92세를 일기로 하나님 품에 안긴 김선도 광림교회 원로목사다.
‘5분의 기적’에서 시작된 신앙 여정
김 목사가 한국교회에서 차지하는 위상은 26일 광림교회에서 열린 입관예배에서 감리교신학대 교수를 지낸 서창원 목사가 전한 설교를 소개하는 것으로 갈음할 수 있다. 서 교수는 김 목사를 “교회사의 한 페이지를 기록하신 분”으로 소개했다.
“영국 런던 웨슬리채플에 김 목사님의 흉상이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한국의 감리교는 잘 알지 못하지만 김 목사님의 이름과 광림교회의 존재는 모두가 압니다. 김 목사님은 우리의 스승으로, 감리교의 지도자로 영원히 남을 것입니다.”
서 목사의 말마따나 고인은 한국교회 역사에 선명한 무늬를 남긴 목회자다. 김 목사가 생전에 “인생의 기점”이 됐다고 말하는 시기는 6·25전쟁 때다.
평북 선천 개신교 집안에서 태어나 의학도의 길을 걷던 김 목사는 전쟁 당시 인민군에 군의관으로 끌려갔다. 호시탐탐 월남할 기회를 노리던 그는 인천상륙작전 이후 퇴각하는 대열에서 이탈해 국군을 만나게 됐다. 포로가 될 줄 알았지만 국군의 반응은 예상과 달랐다. “당신이 필요하오. 다친 군인이 많으니 도와주시오.”
불과 5분 만에 기적처럼 이뤄진 신분의 전환이었다. 김 목사는 과거 국민일보에 실린 연재물 ‘역경의 열매’에서 당시를 회상하며 이렇게 적었다. “인생의 기점이 어디냐는 질문 앞에 나는 주저 없이 이야기한다. 북한군에서 국군으로 5분 만에 변화시킨 하나님을 체험한 그때 그 순간이라고. 그리고 그 기적을 이뤄낸 힘의 원천은 기도라고. 이 체험은 나의 일생을 하나님의 관점에서 긍정적으로 바라보게 하는 계기가 됐다.”
김 목사(오른쪽)가 한국전쟁 당시 경기도 의정부 캐나다야전병원에서 일할 때 캐나다 군의관과 찍은 기념사진. 국민일보DB
전쟁이 끝난 이듬해인 54년 김 목사는 감신대에 입학했고, 졸업 후 공군 군목으로 일했으며 미국 유학을 다녀온 뒤 71년 광림교회 제5대 담임목사에 부임했다. 당시 이 교회는 성도가 150명 정도에 불과했다. 하지만 김 목사가 부임한 뒤부터 성도는 날이 갈수록 늘었다. 지금은 일반화된 ‘총동원 주일’을 만든 주인공도 김 목사다. 광림교회는 78년 지금의 위치로 교회를 이전했다. 이후 강남을 대표하는 대형교회로 성장했고, 현재는 등록 교인이 10만명에 달하는 한국 감리교회의 상징이 됐다.
기감 “국민훈장 무궁화장 서훈 청원”
김 목사의 사역은 국내외를 넘나들었다. 86년 광림복지재단을 설립해 사회복지사업에 뛰어들었고 해외 각국에 선교 센터도 지었다. 문화선교를 위해 교회 옆 사회선교관에 공연장(BBCH홀)을 짓기도 했다.
교계 리더로서도 많은 역할을 감당했다.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 감독회장을 지냈으며, 세계감리교협의회 회장과 한국월드비전 이사장을 역임했다. 기감은 지난 25일 정부에 1급 훈장인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김 목사에게 줄 것을 청원했다. 기감은 “(김 목사는) 대한민국 발전과 국민정신 함양에 지대한 공로가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무궁화장을 받은 목회자나 신학자로는 고(故) 조용기 강원용 목사, 이태영 박사 등이 있다.
김 목사는 자신을 포함해 4형제가 모두 목회자인 것으로도 유명하다. 고 김홍도(금란교회) 목사와 김국도(임마누엘교회) 김건도(21세기교회) 목사가 그의 동생이다. 유족으로는 배우자인 박관순 사모와 장남인 김정석 광림교회 담임목사, 차남인 김정운 권사와 장녀 김정신 권사가 있다.
김 목사의 장례는 기독교대한감리회장으로 진행된다. 빈소는 광림교회에 마련됐으며, 장례 예배는 28일 오전 9시30분 광림교회 대예배실에서 열린다. 장지는 경기도 광주 광림수도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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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여성?… 자녀 고려하지 않은 반헌법·반성경적 결정”
교계 ‘대법, 미성년 자녀 둔 부모 성별 전환 허용’ 거센 반발
동성애동성혼반대국민연합 등 기독시민단체 회원들이 지난 9월 중순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성년 자녀가 있는 부모의 성별 정정 신청을 불허하라”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대법원은 24일 미성년 자녀나 배우자가 있는 성전환자도 성별 정정을 허가해야 한다고 판결하면서 교계 안팎의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국민일보DB
“양성(兩性)을 전제로 한 현행 헌법질서에 반할 뿐 아니라 미성년 자녀에게 미칠 해악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성전환을 정당화하는 문화를 만드는 처사다.”
대법원이 24일 미성년 자녀가 있거나 배우자가 있는 성전환자도 성별 정정을 허가해야 한다는 결정을 내놓자 교계 및 기독시민단체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주요 교단 등은 이번 판단과 관련해 교계의 대응 방안 등을 모색하고 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이날 A씨가 “가족관계등록부 성별란에 ‘남’으로 기록된 것을 ‘여’로 정정하도록 허가해달라”며 제기한 등록부 정정 신청 건에 대해 이를 기각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가정법원으로 돌려보냈다. 2011년 9월 성별 정정을 불허한 전원합의체 판단이 11년 만에 뒤집힌 것이다.
이에 복음법률가회 실행위원장인 조영길(법무법인 아이앤에스) 대표변호사는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미성년 자녀에게 미칠 해악이나 충격을 고려하지 않은 판단”이라고 비판했다. 조 변호사는 “이번 판결처럼 점점 성전환의 범위를 확대해나가는 건 성전환을 정당화하는 문화를 만드는 효과가 있다”고 우려하면서 “무엇보다 성별 정정에 관한 명시적인 입법이 미비한 상태에서 대법원의 이번 결정은 사실상 입법작용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정당한 입법 절차를 거쳐 국민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데, 소수 법관의 판단에 따라 결정을 빙자한 입법 행위에 나섰다는 것이다.
교회연합기구와 교단 등은 대법원의 결정이 젠더주의, 동성애를 옹호한 반성경적인 판단일 뿐 아니라 다수의 국민과 교계 의견을 무시한 처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류영모 한국교회총연합 대표회장은 “남성으로 태어나 결혼해 자녀까지 둔 남자가 해외에서 성전환수술 후 여자로 인정해 달라는 걸 법원이 인정해 줬다는 걸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우리 사회와 평범한 가족을 교란하는 일로 앞으로 더 큰 혼란이 야기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기독교는 성경에 따라 하나님이 창조한 남성과 여성의 창조 원리 외의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한국의 미풍양속을 훼손하는 판결에 심각한 문제의식을 느낀다”고 개탄했다.
권순웅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동 총회장도 “성경적 가치관에 정면으로 위배될 뿐만 아니라 윤리적 측면에서도 기존 질서를 무너뜨린 판결로 대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나아가 동성결혼까지 가능하게 된다면 이는 결혼에 대한 가치관을 파괴하고 결과적으로 국가적 재앙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기독시민단체들은 대법원에서 관련 논의가 이뤄졌던 지난 9월부터 이번 사안에 대해 ‘미성년 자녀를 둔 부모의 성전환 불허’를 촉구해왔다. 동성애동성혼반대국민연합(동반연), 진정한평등을바라며나쁜차별금지법을반대하는전국연합, 복음법률가회, 복음언론인회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단체는 “‘혼인과 가족생활은 개인의 존엄과 양성의 평등을 기초로 성립되고 유지돼야 한다’는 헌법 제36조를 줄곧 강조해왔다. 아울러 “(성전환 허용은) 출생 때의 성을 기준으로 이뤄진 가족관계 제도, 병역제도 등 성별을 구분하는 법체계에 혼란을 야기하고, 헌법이 허용하지 않는 동성혼을 사실상 인정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교계에서는 이번 결정이 교계가 반대해 온 포괄적차별금지법의 입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대응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이순창 예장통합 총회장은 “하나님이 만들어주신 성별을, 그것도 자라나는 자녀에게 아픔을 주면서까지 바꿀 수 있도록 허락한 판결은 매우 유감이며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임원회와도 내용을 공유하고 대응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조 변호사는 “반기독교적인 악법을 막아내지 못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다음세대에게 미친다. 한국사회의 거룩함을 지켜내는 활동에 한국교회가 나설 때”라고 강조했다.
육군훈련소 내에서 개최되는 종교행사에 훈련병들을 강제로 참석시키는 것은 종교의 자유를 침해한 위헌 행위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24일 서울 종로구 대심판정에서 육군훈련소장을 피청구인으로 하는 육군훈련소 내 종교행사 참석 강제 위헌확인 사건의 선고기일에서 재판관 6대3 의견으로 위헌 결정을 내렸다.
청구인 A씨 등은 모두 종교가 없는 무신론자다. 2019년 5월30일 논산 육군훈련소에 입소한 이들은 기초군사훈련을 받던 중인 그해 6월2일 일요일 분대장으로부터 ‘종교행사에 참석해보라’는 말을 들었다.
이들은 종교가 없어 어느 종교행사에도 참석하고 싶지 않다는 의사를 밝혔다. 분대장은 ‘다시 한번 생각해보되 생각이 바뀌지 않으면 불참의사를 확정적으로 밝히라’는 취지로 말하자, 이들은 재차 불참의사를 밝히지 않고 종교행사에 참석했다.
A씨 등은 이날 종교행사에 참석하도록 한 조치가 자신들의 종교의 자유를 침해하고, 정교분리원칙에 위반된다고 주장하며 그해 8월23일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헌법 제20조는 ‘모든 국민은 종교의 자유를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다.
헌재는 A씨 등의 청구를 받아들였다. 헌재는 피청구인의 종교행사 참석조치는 육군훈련소장의 우월적 지위에서 청구인들에게 일방적으로 강제한 행위로 헌법소원심판 대상이 되는 권력적 사실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또 종교행사 참석조치가 이미 종료된 행위이지만, 반복 가능성과 헌법적 해명의 중요성을 고려해 심판의 이익도 인정했다.
헌재는 “타인에 대한 종교나 신앙의 강제는 결국 종교적 행위 등 외적 행위를 통해서만 가능하다”며 “청구인들의 신앙에 실제 변화가 있었는지 여부완 무관하게 종교시설에서 개최되는 종교행사에 참석을 강제한 것만으로 청구인들이 신앙을 가지지 않을 자유와 종교적 집회에 참석하지 않을 자유를 제한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정교분리원칙에 위배된다는 점도 짚었다. 헌재는 “이 사건 조치는 피청구인이 특정 종교를 승인해 장려한 것이자, 여타 종교 또는 무종교보다 특정 종교를 선호한다는 점을 표현한 것이라고 보여질 수 있다”며 “국가의 종교에 대한 중립성을 위반해 국가와 종교의 밀접한 결합을 초래한다는 점에서 정교분리원칙에 위배된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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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기간 매일 전화로 성경 읽어준 교회가 있었다
경기도 고양 에벤에셀교회…필리핀 다문화 가정 아이들에
손범서 목사 부부도 한국-일본 다문화…수학, 독서 수업도
에벤에셀교회 성도들와 아이들이 지난 5월 어린이날을 맞아 경기도 고양 숲카페에서 함께했다. 에벤에셀교회 제공
“어려운 가운데에서 다문화 가정을 잘 섬기는 이웃 교회가 있어요.” 경기도 고양에서 목회하는 한 목사의 소개로 27일 주일 에벤에셀교회(손범서 목사)를 찾았다. 상가 1층에 위치한 예배당은 환하고 아담했다. 손범서(54) 목사는 ‘내일 일을 자랑하지 말라’(잠 27:1~2)라는 제목의 설교에서 “우리는 언제 어떻게 갈지 모르는 인생”이라며 “오직 하나님만을 자랑하자”고 했다.
손 목사는 예화를 들 때 영어를 간혹 사용했다. 성도들은 “아멘”으로 화답하기도 하고 재치있는 표현에 웃음을 터트리기도 했다. 예배 후 필리핀에서 온 여성 성도 3명과 마주했다. 레아 마칼란다(46)씨는 “필리핀에서 가톨릭이었기 때문에 한국에서도 성당을 찾았는데 아이들이 가톨릭 미사에서 하는 말을 너무 어려워해서 다니기 힘들었다”고 했다.
마칼란다씨는 우연히 한 수업에서 손 목사의 아내인 하세가와 아끼꼬(54) 사모를 만났다. 그는 “딸과 아들이 있는데 교회에서 한국어뿐만 아니라 성경, 수학 등을 배운다”면서 “아이들이 영적으로나 사회적으로 건강하게 자라는 것 같다”고 감사했다. 8년째 에벤에셀교회를 다니는 그는 필리핀공동체에서 만난 다른 자매 리카 미스랑(33)씨도 데려왔다.
에벤에셀교회 손범서 목사 부부와 성도들이 27일 예배 후 트리 앞에 모였다.
이날 헌금위원을 맡았던 미스랑씨는 “(나는) 목사님 말씀이 귀에 쏙쏙 잘 들어와서 좋다. 우리를 위해 영어도 가끔 사용하시고 성경을 쉽게 풀어주신다. 무엇보다 손 목사님 부부가 우리처럼 다문화가정이라서 우리의 상황을 잘 이해하고 보살펴주신다”고 했다. 실제 손 목사 부부도 이들처럼 다문화가정이다. 손 목사는 1992년 캐나나 유학 시절에 일본인인 아내를 만나 96년 결혼, 딸 인애(23)씨와 아들 명철(19)군을 두고 있다.
미스랑씨는 초등학생 자녀 2명을 키운다. 지난 5월부터 자녀 2명과 함께 출석 중인 아이토넷(34)씨는 “어떤 교회에 가면 사람도 많고 음악 소리가 커서 기도하기도 힘든 경우가 있는데 우리 교회는 차분해서 늘 마음이 편안하다. 요즘엔 내가 필리핀 친구들한테 우리 교회를 소개한다”며 웃었다. 다문화가정 엄마들이 공통적으로 고마워하는 것은 자녀교육이었다.
지난 6일 교회에서 열린 타코야끼 파티. 에벤에셀교회는 매월 한 차례 이벤트를 연다. 에벤에셀교회 제공
교회는 코로나 팬데믹 기간 심지어 교회학교 아이들에게 전화로 성경을 읽어줬다. 교회에서 오프라인 예배를 드리기 어려웠을 때다. 기독교대한감리회 지방회에서 교회학교 대상 성경 암송 대회가 있었다. 아동부 예배를 담당했던 김경자(60) 권사는 “시편 23편 암송대회 준비를 위해 매일 전화로 성경을 읽기 시작했다”며 “아끼꼬 사모님 권유로 대회 후에도 아이들과 매일 조금씩 잠언을 읽었다”고 했다.
김 권사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미스랑씨의 딸 서우(9)양과 마킬란다씨의 아들 예준(9)군에게 매일 전화를 했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평일 저녁 8시. 두 아이에게 차례대로 전화를 걸어 10~20분씩 성경을 읽고 기도를 했다. 김 권사는 “시작 기도는 내가 하고 말씀을 읽으며 소감을 나눈 뒤 마침 기도는 아이들이 했다”며 “아이들이 매일 그 시간을 기다리면서 성경 책을 준비해서 너무 고마웠다”고 했다. 같이 봉사활동을 했던 문혜숙 권사는 “성경을 바탕으로 구원의 원리를 잘 가르치려고 애썼다”고 했다. 덕분에 한국말이 조금 서툴던 두 아이는 이제 누구보다 책을 잘 읽는 아이들이 됐다.
손범서 에벤에셀교회 목사가 27일 대림절 첫째주 설교를 하고 있다.
예준군은 “학교 선생님이 나한테 ‘아나운서처럼 책을 잘 읽는다’고 칭찬하신다”고 자랑했다. 성경 구절을 읽던 습관에 따라 또박또박 한글을 읽다보니 생긴 변화다. 지금 아이들은 오프라인 예배를 드린다.
손 목사는 “우리 부부가 다문화 간 만남이다 보니 목회를 시작할 때 이런 가정을 돕고 싶은 마음이 컸다”고 했다. 아끼꼬 사모는 “처음엔 일본인 가정을 도우려 했는데 지내다보니 필리핀 가정이 더 많이 모였다”며 미소를 지었다.
지난 주말 에벤에셀교회가 진행한 독서 수업 포스터.
코로나 전 교회는 어른이 50명 정도 출석해 자립했지만 팬데믹을 지나며 출석 성도가 30명 밑으로 떨어졌다. 다행히 손 목사 부부가 대학에서 강의를 하기 때문에 교회를 유지할 수 있다. 약대에 다니는 딸은 다문화가정 아이들에게 수학을 가르치고 있다. 손 목사는 지난 26일 아이들을 위한 독서 교실을 진행했다. ‘도움의 돌’이라는 히브리어 뜻처럼 에벤에셀교회는 필리핀 다문화가정에게 도움이 되는 따스한 둥지다.
신동식 목사(교회신뢰운동 본부장, 빛과 소금교회)의 사회로 진행된 세미나에선 김상덕 교수(한국기독교사회문제 연구원 연구실장, 명지대 객원교수)가 ‘목회자 은퇴 연구의 필요성: 불안한 현실과 공교회적 대안을 중심으로’, 조성돈 교수(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기윤실 공동대표)가 ‘한국교회 뇌관: 은퇴(사례발표)’라는 주제로 각각 발표했다.
먼저 발표한 김상덕 교수는 “한국교회가 압축적이고 급속도의 성장을 거치고 난 후, 2000년도를 기준으로 전반적인 감소세의 상황을 거치고 있다. 이 가운데 드러난 위기 중 하나가 바로 목회자 은퇴에 대한 공교회적 대응이 부족하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목회자 은퇴 보수에 관한 선행 연구는 사안의 심각성에 비해 부족한 상황이다. 그동안 제기된 문제의식이나 연구의 방향은 주로 은퇴 후 목회자의 삶이라는 개인적인 측면에 집중되어 있거나 교회의 규모나 차이를 고려하지 못한 한계를 가진다”고 했다.
김 교수는 “목회자 은퇴 보수에 관한 논의에 앞서 은퇴 시 발생하는 긍정적 그리고 부정적 사례들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크게 다섯 가지가 있는데 1) 적정한 은퇴 보수, 목회자와 교회 모두 만족함, 2) 부족하지만 은퇴 보수를 제공, 교회 갈등은 없음, 3) 부족한 은퇴 보수, 교회 갈등의 원인이 됨, 4) 은퇴 보수 못 줌, 이임 목사에게 권리금처럼 요구하여 받음, 5) 은퇴 보수 못 줌, 목회를 접고 교회를 파산함”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교회가 처한 현실은 불완전하다. 교세와 교인수가 줄어들고 있으며 장기화되고 있다. 이에 따른 재정의 감소와 긴축 재정도 불가피해 보인다. 이런 현상은 한국교회 전반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이지만, 그 심각성은 작은 교회일수록 더 크다. 한국교회 절반 가량이 미자립교회이고 다수의 교회들이 교인 수 100명 미만의 소형교회이다. 이 작고 평범한 교회들이 처한 현실적인 어려움은 복합적이며, 적정한 목회자 은퇴 보수를 지급할 상황이 안 된다”고 했다.
김 교수는 “이를 방치하면 문제가 생긴다. 목회자의 노후는 고통스러우며, 교회와의 갈등이 생길 수 있다. 나아가 목회직을 사고파는 형태로 이어지기도 한다. 이미 상황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을지도 모르며,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면서 은퇴 목회자는 당분간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이다. 따라서 공교회성이 필요하다. 국가가 소상공인을 우대하고, 사회적 약자를 돌보듯이, 교회는 작고 평범한 교회를 도와야 한다”고 했다.
끝으로 그는 “그 도움에는 목회자 은퇴 준비를 할 수 있도록 포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재정, 주거, 의료, 심리적 서비스과 함께 목회자 은퇴 보수와 관련한 인식 개선 교육이 함께 필요하다. 대형교회의 일탈과 일부 목회자들의 비윤리적 은퇴 보수에 대한 감시와 비판이 필요하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작고 평범한 교회들이 당면한 어려움을 적극적으로 해결하고자 노력해야 한다. 이미 찾아온 현실이다. 이제라도 이 주제에 대한 진지한 논의와 연구, 대응이 이뤄질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김 교수에 이어 발표한 조성돈 교수는 “목회자의 은퇴는 최고의 면류관이다. 만 70세가 되어서 목회 일선에서 물러나게 된다는 것은, 그야말로 길게는 50년, 짧게는 30년 목회 과정에서 큰 문제가 없었음을 말하고, 가정에서도 별 문제가 없고, 무엇보다 건강이 뒷받침되었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 기간 동안 영육 간에 강건하고, 주어진 사명 가운데 흔들림 없었다는 것을 증명하는 일이다. 더군다나 그 목회가 한 교회에서 지속되었다면 더 큰 영광이요, 심지어 그 교회가 자신이 개척 하여 일구어온 교회라면 더욱 그러하다”고 했다.
그는 “목회자가 은퇴함에 있어서 가장 걱정이 되는 부분은 집과 월 생활비이다. 대부분 특별한 준비가 없이 은퇴를 맞는 이들의 입장에서는 이 부분이 가장 큰 문제이다. 은퇴 목사는 집, 월 생활비 문제를 안고 갈 수밖에 없다. 은퇴 문제는 목사들만의 문제는 아니다. 돈은 교회에서 지급해야 하는 부분이며 교회공동체이니 성도들의 입장도 중요하다”고 했다.
이어 “교회 마다 목사의 본봉의 10% 내지는 목사가 내는 십일조는 은퇴적립금으로 가지고 있다. 문제는 이걸 유지하고 있느냐이다. 교회가 힘들더라도 이걸 유지해야 하고, 이 선에서 퇴직금이 정리되는 것이 합리적일 것 같다. 요즘은 점점 교단에서 연금에 대한 강조가 이루어지고 있다. 아쉬운 것은 연금이 있는 교단마다 이 문제로 인한 비리나 사고가 끊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따라서 이에 대한 불신이 쌓이고 있는데,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했다.
그러면서 “목사가 은퇴할 때 교단에서 은퇴에 대한 규칙이나 매뉴얼을 만들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현재 교단에서 정해 놓은 규칙이나 매뉴얼이 없다. 교회마다 은퇴하는 목사와 교회가 절충을 하여 정리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당사자들이 직접 이 문제를 풀어야 한다. 그런데 서로 목사와 교인으로 살다가, 돈 문제로 ‘거래’를 해야 하니 쉽지 않다. 편한 논의나 거래가 되지 않으니 아무래도 무리수가 나타난다”며 “은퇴에 대한 규칙이나 매뉴얼을 정하기는 쉽지 않지만 기본적인 규칙이 정해져 있다면 그것을 기본으로 해서 논의를 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은퇴는 목회자의 성적표가 된다. 그가 목회를 어떻게 했고, 교인들과의 관계를 어떻게 했느냐가 드러난다. 그런데 이게 옳은 것인가에 대해서는 회의가 든다. 은퇴를 잘하면 목사도 교회와 분열되지 않는다. 그리고 교회 역시 분열하지 않는다. 그리고 무엇보다 성도들이 시험에 들지 않는다. 평생 신앙의 상징이었던 목사에게 실망하고 그 신앙을 버틸 수 있는 성도가 그렇게 많지는 않다. 그동안 내가 세웠던 양들이고, 내가 그들의 목자고, 그들을 목양했다는 사실은 잊지 않았으면 한다”고 했다.
끝으로 그는 “현재 한국교회에서 은퇴로 인해 나타나는 현상을 보면 정말 폭탄과 같다. 곳곳에서 교회가 깨어지고, 서로를 향한 저주와 원망이 난무한다. 그런데 아직도 은퇴에 대한 대책이 없다. 각 교회가 알아서 해야 하는 형편인데, 그 모양을 보면 평안한 곳이 없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이제 교회가 부흥할 때 세워졌던 많은 목회자가 은퇴를 앞두고 있다. 시급하게 한국교회가 이 목사의 은퇴 문제를 다루어야 할 것이다. 이미 많이 늦은 감이 있지만, 지금이라도 터지고 있는 연쇄 폭발의 위험에 바리케이트를 쳐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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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 은퇴금, 신임 목사 권리금으로?
기윤실 ‘목회자 은퇴 시스템 발표회’ 11/25 한국기독교회관
【<교회와신앙> 이신성 기자】 목회자 은퇴 문제에 대해 “개인의 준비와 소속 교단의 포괄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심지어 은퇴 목회자 자금 마련을 위해 ‘신임 목사에게 권리금 요구한다’는 목소리도 나와 목회자 은퇴 문제의 심각성이 드러나기도 했다.
▲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은 지난 11월 25일 서울 종로 한국기독교회관에서 ‘한국교회 목회자 은퇴 시스템을 생각하다’ 발표회를 가졌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공동대표 정병오·정현구·조성돈·조주희, 이하 기윤실)은 지난 11월 25일 서울 종로 한국기독교회관에서 ‘한국교회 목회자 은퇴 시스템을 생각하다’ 발표회를 가졌다.
신동식 목사(빛과소금교회, 교회신뢰운동 본부장)는 “목회자 세습이 워낙 큰 문제였기 때문에 그동안 목회자 은퇴 문제를 다루지 못했다”고 언급하며 “은퇴 문제를 공론화하며 아름다운 은퇴가 되도록 대안을 제시하는 자리로 마련했다”고 발표회 취지를 전했다.
이날 발표회에서는 김상덕 교수(명지대)와 조성돈 교수(실천신대)가 목회자 은퇴 현실과 대안을 제시하는 글을 발표했다.
교회와 목회자 개인이 은퇴를 미리 준비해야 하지만 교단 차원의 지원도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 김상덕 교수
김상덕 교수(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 연구실장)는 “목회자 은퇴는 대형교회만이 아니라 작고 평범한 교회들에서도 발생한다”고 상기시키며 “현실이란 명목 하에 다양한 타협과 비윤리적 결정들이 이뤄져 직간접적으로 한국교회에 부정적 영향들을 미쳤다”고 언급했다.
이와 함께 “불균형한 한국교회의 상황 속에서 교회의 갈등 및 분열, 목회직 양도·매매와 유사 세습, 그리고 교회 존폐의 위기 등으로 이어질 심각한 상황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알리며 “목회자의 은퇴 보수에 대한 논의는 목회자의 은퇴 및 이후의 삶에 대하여 공교회적인 고민이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교회가 사전에 목회자 은퇴 보수에 대해 계획하고 준비를 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한편, 목회자의 은퇴 문제를 “개인(교회)의 몫으로만 놔두면 안 된다”면서 “공교회성에 의거해 한 몸으로 서로가 돕고 해결해야 한다는 당위가 분명하면 교단이 앞장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현재 한국교회에서 발견되는 은퇴 보수 유형을 다섯 가지로 구분했다. 1) 적정한 은퇴 보수로 목회자와 교회 모두 만족, 2) 부족하지만 은퇴 보수 제공으로 교회 갈등 없음, 3) 부족한 은퇴 보수로 교회 갈등의 원인이 됨, 4) 은퇴 보수 못 주어 이임 목사에게 권리금처럼 요구하여 받음, 5) 적정 은퇴 보수 못 주어 목사가 교회를 처분함 등이다. 그는 “담임목사직을 사고파는 것은 신학적으로나 윤리적으로 심각한 문제”라면서 또한 “목회자 자질이나 소명이 훌륭해도 권리금을 가져오지 못하면 담임목사가 될 수 없다”는 점도 지적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목회자들의 은퇴가 한국교회의 뇌관이 될 것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 조성돈 교수
조성돈 교수(기윤실 공동대표)는 “현재 한국교회에서 은퇴로 인해 나타나는 현상을 보면 정말 폭탄과 같다”고 언급하며 “곳곳에서 교회가 깨어지고 서로를 향한 저주와 원망이 난무하는데 아직도 은퇴에 대한 대책이 없다”고 한탄했다. 조 교수는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가 시작되어 목사의 은퇴는 한국교회의 뇌관이 됐다”면서 “이 뇌관이 터지는 순간 그동안 한국교회에 축적된 많은 문제들이 나타날 것이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제라도 목사의 은퇴를 다루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서 그는 ▲ 은퇴 규칙이나 매뉴얼 ▲ 은퇴 중재위원회 ▲ 은퇴 교육 ▲ 은퇴 후 수입 교육 등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조 교수는 은퇴 문제와 관련해 “한국교회는 불평등하다”며 “그러한 불평등을 해결하려는 교단의 의지가 없으면 안 된다”고 지적하며 “개척교회는 일반 직장인과 단순 비교가 불가능하기에 노회 혹은 교단이 반드시 해결해 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공교회적으로 은퇴 목사의 보수, 거주, 보험 등 신학적으로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기윤실의 목회자 은퇴 관련 세미나는 목회자의 은퇴 문제를 공론화하며 그 대안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자리였다. 한국교회가 앞으로 목회자의 은퇴 문제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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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구영신예배 이렇게 해보자
총회문화법인 문화목회 플랫폼, 11/17 구리 성은교회
▲ 총회문화법인은 지난 11월 17일 구리 성은교회에서 진행한 문화목회 플랫폼에서 ‘2023새해맞이예배’(송구영신예배)를 드리며 새로운 예배형식을 체험하게 했다.
예장통합 총회문화법인(이사장 주승중 목사, 사무총장 손은희 목사)은 지난 11월 17일 구리 성은교회에서 진행한 문화목회 플랫폼에서 ‘2023새해맞이예배’(송구영신예배)를 드리며 새로운 예배형식을 선보였다. 이날 예배에는 약 70명의 참석자들이 새로운 형식의 예배를 드렸다.
이날 새롭게 선보인 새해맞이예배는 뿔나팔을 불며 시작했고, ‘주께로 나아감’, ‘찬양과 고백’, ‘말씀 예전’, ‘성찬 예전’, ‘결단과 축복’, ‘세상으로 나아감’으로 구성됐다. 이러한 예배 순서는 전통 예배 형식을 그대로 따르면서도 ‘찬양과 고백’, ‘결단과 축복’의 순서를 덧붙인 방식이다.
손은희 사무총장은 송구영신예배를 구약성경의 ‘나팔절’과 연관시켜 송구영신예배 시작을 알리는 나팔을 부는 것의 의미를 설명했다. ‘나팔절’은 신년 축제 예배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이번 송구영신예배 순서 가운데 일선 교회가 적용할 수 있는 것으로는 ‘고백의 연도’, ‘새해 공동 기도문’, ‘가정에 주시는 축복의 말씀’ 등이다.
‘고백의 연도’는 다음과 같다.
인도자 : 이제 함께 성부, 성자, 성령 하나님게 고백의 기도를 드립시다.
성부 하나님께 감사와 찬양을 올려드립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있기 전부터 우리를 아셨습니다.
우리를 지으시고, 부르시고, 보호하시니 참 감사합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영광을 다 알지 못하지만,
예수님의 그 사랑을 인하여 우리가 아버지의 영광을 봅니다.
회 중 : 주님은 하나님이십니다.
주님을 찬양하며 우리의 하나님이심을 고백합니다.
인도자 : 성자 예수님께 감사와 찬양을 드립니다.
우리 때문에 가장 고귀하신 주님이 낮아지셨고,
가장 선하신 주님이 악한 죄를 짊어 지셨고,
죽음을 그대로 받으시어 십자가 위에서 죽으시니
우리는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주님은 다시 살아나셔서 하나님의 우편에 앉으셨고,
하나님 나라의 문을 여셨습니다.
예수님의 아름다움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습니다.
회 중 : 예수 그리스도 주님은 영광의 왕이십니다.
인도자 : 성령 하나님께 감사와 찬양을 드립니다.
성령 안에서 한 가족이 되었고, 그리스도의 몸이 되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구원을 알게 하시고, 지혜로 가르치시고, 능력으로 모든 일을 가능케 하시며
우리의 생각을 뛰어넘어 놀라게 하시니 우리 성령 안에서 즐겁고 행복합니다.
회 중 : 성령님, 사랑하고 찬양합니다.
모든 영광을 성령님께 올립니다. 아멘.
새해 공동 기도문은 다음과 같았다.
▲ 새해공동기도문
가정에 주시는 축복의 말씀은 ‘2023년 우리 가정에 주시는 말씀’ 액자 혹은 말씀 카드를 전달하는 것으로 진행됐다.
이와 함께 봉헌찬송 때 단순히 헌금만 드리는 것이 아니라 ‘2023년 나의 기도 제목’도 함께 드리도록 했다. 총회문화법인 담당자는 “이 기도카드는 강단 ‘기도 항아리’에 보관하였다가 연말에 개인에게 기도응답을 확인차 전달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총회문화법인의 새해맞이예배 자료는 특색있는 송구영신예배를 드리기 위해 고민하는 일선 교회들에게 도움이 되리라 여겨진다. 이날 문화목회 플랫폼 송구영신예배 순서지와 영상은 총회문화법인(www.pckculture.modoo.at) 자료실에서 받아볼 수 있다.
(대구=연합뉴스)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의 대규모 종교행사가 열린 20일 오후 대구 수성구 대구스타디움 주 경기장 앞에 행사를 마친 후 귀가하려는 신도들의 줄이 길게 늘어져 있다.
(대구=연합뉴스)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의 대규모 종교행사가 열린 20일 오후 대구 수성구 대구스타디움 주 경기장 앞에 행사를 마친 후 귀가하려는 신도들의 줄이 길게 늘어져 있다.
이단 신천지가 비판 여론 속에서도 대구스타디움에서 10만 명의 신도가 모이는 대규모 행사를 강행해 논란이 되고 있다.
신천지는 20일, 자체 교리 교육기관 수료식을 진행했다. 경찰 등에 따르면 신천지 이만희 교주와 신도들은 헬기와 대형버스 등을 통해 행사 장소로 이동했으며, 2천 9백여 대의 행사차량이 동원됐다.
대규모 인파가 몰리면서 대구시와 대구경찰청 등도 현장에서 교통정리와 안전 관리에 나섰다. 핼러윈 참사 이후 대규모 행사에 대한 안전 사고 우려를 인식한 듯 신천지 측에서도 자체 안내요원 등을 배치했다.
행사장 밖에선 신천지 피해가족들의 맞불 시위도 열렸다. 이들은 "신천지는 가정과 인생을 파괴 시키는 사교집단"이라고 주장하며 신천지 신도들에게 "계속해서 변하는 신천지 교리를 다시 확인해보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수료식은 이날 정오쯤 시작돼 3시간 가량 이어진 가운데, 경찰이 현장 관리에 나서면서 두 집단 사이에 충돌은 없었다.
이단전문가, "세력 과시· 내부 결집용 행사"
행사장 인근에서 시위중인 신천지 피해자 연대. 연합뉴스
이단 전문가들은 "신천지발 코로나19 확산의 진원지인 대구에서 신천지가 대규모 행사를 강행한 것은 자신들의 세력이 여전히 건재하다는 걸 과시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대구 이단상담소 이동헌 소장은 "신천지는 대규모 행사를 통해 내부 결집을 강화하고 조직을 유지한다"며 "대규모 행사의 사진과 동영상 자료를 지속적으로 활용한다"고 말했다.
이어 "신천지 내부 제보에 의하면, 이번 행사에서 신천지는 '10만 명 수료식'이라고 홍보했지만 실제론 상당 수 기존 신도들이 전국에서 참석한 것"이라며 "수료복을 입고 '가짜 수료자' 행세를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소장은 "코로나19 이후 신천지의 반사회적 실체를 알리며 탈퇴자들의 사회 적응, 대구의 이미지 제고 등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 왔는데, 한순간에 물거품이 됐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대구 출신 신천지 탈퇴자 A씨는 "이번 행사는 신천지에서 아예 작정하고 총동원한 것 같다"며 "대구에서 이런 행사를 개최한 것 자체가 대구에서 (코로나19 감염)일이 터져서 힘들었지만 그래도 건재하다는 걸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피해 가족들, "종교의 자유 이전에 사회 문제"
한편, 이번 행사를 허가한 대구시에 대한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앞서 대구시민들과 대구시의회, 신천지 피해단체들은 행사 취소를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대구시의회 문화복지위원회는 "지난 2020년 코로나19 대유행으로 대구의 이미지가 실추돼, 아직까지 대구시민들의 아픔이 완전히 아물지 않은 상태"라며 "대구시가 신천지를 상대로 직접 소송까지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신천지의 대규모 집회를 위해 체육시설을 빌려 준 것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문화복지위는 특히, "핼러윈 참사로 수 많은 희생자가 발생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대구도시관리본부가 10만 여 명이 운집하는 대규모 종교행사를 졸속으로 허가해 줬다"며 "대관 허가가 신중한 검토없이 진행됐다"고 비판했다.
신천지 피해가족들은 "대구시민을 위해 운영되어야 할 공공시설에서, 경찰과 소방인력 동원 등 국민 혈세로 사교집단의 행사가 유치됐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홍준표 대구시장이 '헌법에 보장된 종교 자유를 제한할 이유를 찾지 못해 대관을 허락해주었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밝힌 데 대해 "홍 시장은 종교의 자유만 보이고, 신천지가 자행하는 사기 포교 등 헌법에 위배되는 사항은 보이지 않느냐"며 반발했다.
특히, "신천지로 인한 학업포기와 이혼, 가출 등은 가정을 해체시키고 파괴하는 사회 문제"라며 "단순히 종교의 문제가 아니라, 반사회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대안을 마련해 재발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대관 허용 결정이 신천지를 상대로 한 대구시와 대구 지역 소상공인들의 재판에까지 영향을 주지 않을까 염려된다"고 주장했다
우리는 태양의 주기에 따라 '양력'(陽曆)을, 혹은 달의 주기에 따라 '음력'(陰曆)을 씁니다. 교회는 삼위일체 하나님이 이끄시는 구원의 역사(役事)를 따라 '교회력'(敎會曆)을 씁니다. 교회력은 예수님을 기다리는 '대림절'(待臨節, Advent)을 시작으로 '성탄절'(聖誕節, Christmas), '주현절'(主顯節, Epiphany), '사순절'(四旬節, Lent), '부활절'(復活節, Easter), '성령강림절'(聖靈降臨節, Pentecost), 그리고 '창조절'(創造節, Season of Creation)로 이어져 끝납니다.
대림절의 시작인 오늘을 우리는 '영원주일'로 지키려 합니다. 독일의 루터교회에 영원주일을 지키는 전통이 있습니다. 유럽의 그리스도인들은 교회 가까이에 묘지를 조성했는데, 예수님의 재림과 함께 죽은 자들의 부활이 교회를 중심으로 일어난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영원주일은 세상을 떠난 성도와 가족을 추모하는 한편, 자신에게도 찾아올 죽음과 이후에 주어질 영원한 생명을 그려보는 시간입니다. "한번 죽는 것은 사람에게 정해진 것"(히브리서 9:27)이지만, "사람들에게는 영원을 사모하는 마음을 주셨느니라"(전도서 3:11) 했습니다. 우리는 우리의 죽음 앞에서 영원을 바라봅니다. '시간 안'에서 '시간 밖'을 바라봅니다. 인간의 시간은 '시간 안'에 있어 유한(有限)이고 필멸(必滅)이지만, 하나님의 시간은 '시간 밖'에 있으니 무한(無限)이고 영원(永遠)입니다.
한국의 개신교회는 다른 교파나 종파와 비교해 의례(儀禮)가 소홀하다는 비판을 받습니다. 개신교인 중에는 장례식에서 고인(故人)을 떠올리며 우는 사람을 훈계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천국에 가셨는데 왜 우냐'라며 마치 믿음이 없는 사람인 양 바라봅니다. 위로의 말이라며 내뱉은 말들이 때론 비수(匕首)가 되지요. 살다 보면 때론 바른말이 더 상처가 되곤 합니다. 물론 죽음은 천국 문을 통과하는 일입니다.
그러나 이 땅에 남은 자의 슬픔과 아픔은 이루 말로 다 할 수 없습니다. 교회는 슬픔을 당한 사람들이 상실(喪失)을 충분히 애도(哀悼)할 수 있게 지켜줘야 합니다. 슬픔을 슬퍼할 수 있게 도와주어야 합니다. 눈물을 흘릴 때 같이 울어야 합니다. 슬픔은 치료해야 할 질병이 아니라 안고 가야 할 경험입니다. 슬픔은 해결해야 할 문제가 아니라 돌봐야 할 경험입니다. 슬픔은 극복하는 게 아니라 보듬는 것입니다. 괜찮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세상엔 우리가 모르는 슬픔이 가득합니다. 너무 슬픈 슬픔이어서 남몰래 오열(嗚咽)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어느 시인은 우리나라 교과서에 눈물이 없다고 한탄한 적이 있습니다. 어느 초등학교 교과서에는 "참매미는 6년간 땅속에서 유충으로 살다가 성충이 되어 탈피를 거쳐 약 14일을 생존한다"라고 적혀 있습니다. 이 글 안에는 매미가 그 긴 6년의 세월 동안 깊은 어둠 속에서 기다린 긴 기다림이라든지 죽음으로부터의 공포, 희망에 대한 설렘, 그리고 기다림에 대한 눈물이 기록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러나 만물엔 슬픔이 깃들어 있습니다. 세상엔 우리가 모르는 슬픔이 가득합니다. 슬픔은 슬픔으로 씻어내야 합니다. 상심은 상심으로 위로해야 합니다. 슬픔은 벗어나려 하면 할수록 더 큰 아픔의 늪으로 깊이 빠집니다. 오히려 슬픔에 녹아들어 내가 더 큰 슬픔이 될 때 슬픔에서 회복됩니다. 사실 슬픔 가득한 세상에 '가장 슬픈 슬픔'이 되신 분은 예수 그리스도입니다. 그분은 '평화의 마을'이라는 뜻의 예루살렘 성이 전쟁으로 파멸할 것을 보시고 우셨고(누가복음 19:41), 사랑하는 오라버니를 잃어버린 마리아가 그 발 앞에 엎드려 울 때 마음이 비통하여 우셨습니다.(요한복음 11:35) 예수 그리스도는 만물의 슬픔 속에 들어와 세상에서 가장 슬픈 슬픔이 되신 분입니다. "그는 실로 우리의 질고를 지고 우리의 슬픔을 당하였[다]" 했습니다. 그러므로 그가 우리의 슬픔을 위로하시고 그 아픔에서 건지십니다. "그가 찔림은 우리의 허물 때문이요 그가 상함은 우리의 죄악 때문이라. 그가 징계를 받으므로 우리는 평화를 누리고 그가 채찍에 맞으므로 우리는 나음을 받았도다."(이사야 53:4-5)
세상 사람들은 죽음을 '사망'(死亡)이라고 말하지만, 성서는 죽음을 '잠자는 것'으로 이해합니다. "형제[자매]들아 자는 자들에 관하여는 너희가 알지 못함을 우리가 원하지 아니하노니 이는 소망 없는 다른 이와 같이 슬퍼하지 않게 하려 함이라. 우리가 예수께서 죽으셨다가 다시 살아나심을 믿을진대 이와 같이 예수 안에서 자는 자들도 하나님이 그와 함께 데리고 오시리라"(데살로니가전서 4:13-14) 했습니다. 신약성서 27권 중에서 가장 오래된 데살로니가전서에서 바울이 한 말입니다. 바울은 또 "내가 너희에게 비밀을 말하노니 우리가 다 잠 잘 것이 아니요 마지막 나팔... 소리가 나매 죽은 자들이 썩지 아니할 것으로 다시 살아나고 우리도 변화되리라"라고 말하면서
"이 썩을 것이 썩지 아니함을 입고 이 죽을 것이 죽지 아니함을 입을 때에는 사망을 삼키고 이기리라"(고린도전서 15:51-54)라고 말합니다. 사실 예수께서도 한 관리가 찾아와 자기의 딸이 죽었다며 살려주시기를 간청할 때 그 아이가 "잔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마태 9:24, 마가 5:39, 누가 8:52). 잔다는 건 깨어날 아침이 있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바울은 "예수 안에서 자는 자들"에게 부활의 새 아침이 기다리고 있음을 증언하는 것입니다.
바울의 부활신앙이 위대한 것은 그가 부활을 먼 미래의 일로 예견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날마다 죽고 다시 살아 새로운 존재가 되는 오늘의 과정으로 이해한 일입니다. 그리스도께서 부활하여 잠자는 자들의 첫 열매가 되셨다고 선언한 바울은 이어서 "나는 날마다 죽습니다"(고린도전서 15:31)라고 선언합니다. 날마다 죽는다니 이게 무슨 말입니까? 예수 그리스도를 따라 죽음을 잠으로 이해한 바울은 필시 잠을 죽음으로도 이해한 것 같습니다. "내가 누워 곤하게 잠 들어도 또다시 깨어나게 되는 것은, 주님께서 나를 붙들어 주시기 때문입니다"(시편 3:5, 새번역)라고 한 시편 기자는 노래했습니다. 한국의 어느 시인은 이것을 이렇게 노래했습니다. "하나님 / 오늘도 하루 / 잘 살고 죽습니다 / 내일 아침 잊지 말고 / 깨워주십시오."(나태주, <잠들기 전 기도>
잠을 죽음으로 이해한 시인은 다음 날 아침 다시 일어나 살게 해달라고 기도합니다. 사람의 자고 깨어남이, 그리고 살고 죽음이 하나님의 권능 안에 있음을 깨달으니 그의 입에서는 또 이런 기도가 나옵니다. "오늘 하루 / 주신 목숨 / 감사히 살았나이다 // 내일도 하루 / 주실 목숨 / 감사히 살게 해주소서."(나태주, <오늘 하루>) 인간은 인생의 3분의 1을 잡니다. 날마다 자고 깹니다. 그 반복되는 일상을 부활의 신앙으로 성찰한 겁니다. "누구든지 그리스도 안에 있으면 새로운 피조물이라. 이전 것을 지나갔으니 보라 새것이 되었도다"(고린도후서 5:17)라고 했습니다. 우리가 "그리스도 안에 있으면" 우리는 매일 죽고 다시 살아나 새로운 존재가 되는 것입니다. 한국의 다른 시인이 이 신앙의 신비를 이렇게 노래했습니다. "매일 밤, 잠드는 시간을 / 죽음에 드는 것 같게 하소서 / 하루 한 번씩 / 어김없이 잠드는 것과 같이 / 내 안에 자라는 / 나쁜 습관, 나쁜 마음도 / 하루 한 가지씩 죽게 하소서."(최옥, <마르타는 오늘도 죽습니다>)
"죽음은 옮겨감이거나 깨어남이다"라고 스코트 니어링(Scott Nearing, 1883~1983)은 말했습니다. "죽음은 무한한 경험의 세계 / 나는 힘이 닿는 한 열심히, 충만하게 살아왔으므로 / 기쁘고 희망에 차서 간다. / 죽음은 옮겨감이거나 깨어남이다. / 삶의 다른 일들처럼 어느 경우든 환영해야 한다." 죽음이 사망(死亡), 곧 '죽어서 망함'이 아니라 '옮겨감이거나 깨어남'이라는 말은 무슨 말일까요? 어느 신학자는 "죽음은 존재의 다른 형태"라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모든 존재는 관계 안에 있습니다. 그런데 물리적으로 한 공간 안에 있어야만 관계가 되는 건 아닙니다. 생물학적으로 살아있는 존재와만 관계하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가 주목하는 것은 보이는 것이 아니요 보이지 않는 것이니 보이는 것은 잠깐이요 보이지 않는 것은 영원함이라"(고린도후서 4:18) 했습니다.
"풀은 마르고 꽃은 시드나 우리 하나님의 말씀은 영원히 서리라"(이사야 40:8) 했습니다. 우리가 눈에 보이지 않는 영원하신 하나님과 관계하듯이 우리는 하나님 안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다른 존재와도 관계할 수 있을 것입니다. 눈에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닙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세계가 더욱 깊고 심오합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내 눈으로 볼 수 없을 때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있습니다. 죽음은 단절이 아니라 존재의 다른 형태로 더욱 깊은 관계로 나아가게 합니다. 우리가 영원하신 하나님 안에 있으면 죽음은 존재가 사멸하는 허무의 세계가 아니라 존재가 서로 다른 형태로 영원한 관계를 시작하는 관문이 될 것입니다.
그리스도는 "죽은 자와 산 자의 주"(로마서 14:9)가 되신다 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사도신경을 암송할 때마다 그리스도께서 "산 자와 죽은 자를 심판하러 오시리라"라고 기도하는 겁니다. 주님은 산 자만의 주님이 아닙니다. 그분 안에 잠자는 자들의 주님도 되십니다. 산 자와 죽은 자가 그렇게 그리스도 안에서 서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미국의 시인 매리 프라이(Mary Frye, 1905~2004)는 <내 무덤가에 서서 울지 마세요 Do Not Stand at My Grave and Weep>라는 유명한 시에서 이렇게 노래했던 겁니다.
지금까지 이 노래는 미국 원주민들에게서 구전(口傳)되어온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경건한 크리스천인 매리 프라이의 시라는 설이 더 유력합니다. "내 무덤가에 서서 울지 마세요 / 나는 거기 없고, 잠들지 않았습니다 / 나는 천 갈래 만 갈래로 부는 바람이며 / 다이아몬드처럼 반짝이는 눈이며 / 무르익은 곡식을 비추는 햇빛이며 / 촉촉이 내리는 가을비입니다 / 당신이 숨죽인 듯 고요한 아침에 깨면 / 나는 원을 그리며 포르르 / 말없이 날아오르는 새들이고 / 밤에 부드럽게 빛나는 별입니다 / 내 무덤가에 서서 울지 마세요 / 나는 거기 없습니다. 죽지 않았으니까요."
오늘은 영원주일이자 대림절 첫째 주일입니다. 영원주일은 인생의 죽음 앞에 영원을 바라보는 시간이고, 대림절은 교회력으로 새해가 시작되는 시간입니다. 묘하게 끝과 시작이 하나로 만나는 주일입니다. 이는 참으로 '복음의 역설'입니다. 오늘의 구약성서 본문인 이사야 40장에는 고통스러운 노역(勞役)의 시대를 살아가던 이스라엘 백성에게 메시아가 오실 것을 예언하는 선포가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 예언은 '위로'의 메시지로 시작합니다. "너희는 위로하라 내 백성을 위로하라."(1절) 왜 위로합니까?
"노역의 때가 끝났고 그 죄악이 사함을 받았[기]"(2절) 때문입니다. 이제 앞으로는 "여호와의 영광이 나타나고 모든 육체가 그것을 함께 [볼]"(5절) 것입니다. 그때 이사야가 여호와께 묻습니다. "내가 무엇이라 외치리이까."(6절) 주께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모든 육체는 풀이요 그의 모든 아름다움은 들의 꽃과 같으니... 풀은 마르고 꽃은 시드나 우리 하나님의 말씀은 영원히 서리라 하라."(6, 8절) 도대체 무엇이 위로의 말씀입니까? 우리의 인생이 아침에 돋았다가 저녁이 되면 시들어 마르는 풀과 같다는 깨우침이 무슨 위로가 됩니까?
위로는 "우리 하나님의 말씀은 영원히 서리라"(8절)입니다. 모든 인생은 유한합니다. 인간은 불멸의 존재가 아닙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말씀은 영원합니다. 하나님의 사랑은 무한합니다. 하나님의 사랑은 죽음보다 강한 불멸의 사랑입니다. 사망의 권세 깨치고 부활한 승리의 사랑입니다. 우리에게 위로는 바로 이 사랑이 우리를 찾아오신다는 사실입니다. 대림절은 영어로 "Advent"인데 그 뜻은 '출현', '도래', 혹은 '등장'입니다. 이쪽에서 저쪽으로 가는 게 아니라, 저쪽에서 이쪽으로 오는 게 "Advent"입니다. 인간이 신을 찾아 나서는 게 아니라, 신이 인간을 찾아오시는 게 "Advent"입니다. '영원'이 '시간'을 찾아오십니다. '무한'이 '유한'을 품으십니다. '사랑'이 '죽음'을 삼키십니다.
하늘 높이 계신 하나님께서 그 보좌를 버리시고 자신을 낮춰 끝까지 십자가 위에서 죽음을 이기시고 부활하셨습니다.(빌립보서 2:5-8) 우리와 함께하시는 이 '임마누엘'(God-with-us)의 하나님이 우리에게 오십니다. 어느 노래 가사처럼 "사랑이 예(여기로) 오십니다." 불멸의 사랑이, 영원한 생명이 오십니다. "그가 우리에게 약속하신 것은 이것이니 곧 영원한 생명"(요한1서 2:25)이라 했습니다. 이것이 오늘 우리가 받는 위로입니다. 이것이 오늘 우리가 다시 시작할 희망의 근거입니다.
사실 교회에 여러 해 다니면 대림절이니, 그리스도가 오신다니 하는 소리에 익숙해져 더는 예수 그리스도의 오심을 기대하지 않게 됩니다. 새 신자들은 보라색 배너와 대림절 화환을 보면서 기쁨과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지만 몇 년이 지나면 이것들도 단순한 절기의 장식으로 여기게 됩니다. 그런데 오늘의 복음서 본문은 잠자는 우리의 영혼을 흔들어 깨웁니다. 우리는 육체적으로는 잠들지 않았으나 영적으로는 깊은 잠에 빠져 있습니다. 아니, 현대인들은 각종 카페인 음료로 육신이 깨어 있으려 노력하지만 정작 영적으로는 깊은 잠에 빠져 있습니다. 이럴 때 오늘 읽은 '마가복음의 알람'이 필요합니다. 새벽에 알람이 시끄럽게 울리며 단잠을 깨우듯이 작은 묵시록(黙示錄)이라 불리는 마가복음 13장의 시끄러운 알람이 필요합니다.
'평화의 마음'이라는 이름의 예루살렘 성이 전쟁과 폭력으로 멸망할 것을 보고 우신 예수께서는 앞으로 다가올 환난에 대해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민족이 민족을, 나라가 나라를 대적하여 일어나겠고 곳곳에 지진이 있으며 기근이 있으리니 이는 재난의 시작이니라."(8절) 그때 "사람들이 너희를 공회에 넘겨 주겠고 너희를 회당에서 매질하겠으며... 형제가 형제를, 아버지가 자식을 죽는 데에 내주며 자식들이 부모를 대적하여 죽게 하리라."(9, 12절) 그리고 이렇게 경고하십니다. "멸망의 가증한 것이 서지 못할 곳에 선 것을 보거든... 그 때에 유대에 있는 자들은 산으로 도망[하라]...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시초부터 지금까지 이런 환난이 없었고 후에도 없으리라."(14, 19절) 이 환난은 무시무시한 우주적 파국으로 이어집니다. "그 때에 그 환난 후 해가 어두워지며 달이 빛을 내지 아니하며 별들이 하늘에서 떨어지며 하늘에 있는 권능들이 흔들리리라."(24-25절) 그런데 그것이 끝이 아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