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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ome > 설교잘하는 방법(여기누르면 다나옴)(전체리스트)

    창조적인 설교를 위한 방법론(7)
    2015-12-17 09:32:22   read : 10037  내용넓게보기.   프린트하기

    이야기를 통한 설교 방법: 서사설교(3)1)

    김 운 용 (장신대 교수, 예배/설교학)

    한 이야기 설교자

    오래 전 한 설교자가 참으로 두렵고 어려운 설교 부탁을 받았다. 그 동안 믿음 생활을 잘하였던 왕이었지만 강성한 제국을 이루면서 절대권력을 누리고 있던 왕은 최근에 간음과 살인을 서슴지 않고 범한다는데 그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여 그를 바로 세우라는 부탁을 받은 것이다.

    하나님의 말씀으로 그의 잘못을 지적한다는 것은 실로 두렵고 떨리는 일이며, 생명을 걸어야 하는 위험한 일이었다. 왕이 행한 불의는 신문지상에만 보도되지 않았지 웬만한 사람은 다 아는 비밀 아닌 비밀이었다. 서슬 퍼런 권력 앞에서 늘 눈치보기에 익숙해 있던 검찰청도 아무 것도 모르는 것처럼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었다.

    백성들에게는 엄격하던 법의 잣대도 절대 권력자 앞에서는 꺾이어 있었다. 절대 권력에게 누가 감히 대항할 수 있다는 말인가? 실로 생명을 걸어야 하는 위험한 일이었기에 쉽게 나설 일은 아니었다. 그러한 때에 그 설교자는 왕에게 가서 말씀을 전하라는 하나님의 명령을 받은 것이다.

    그것은 청와대 조찬기도회에 설교하러 가는 자랑스런 걸음이 아니었고, 어쩌면 모든 것과의 이별을 고하고 가서 생명을 걸고 말씀을 전해야할 그런 걸음이었다. 깊은 기도와 말씀에 대한 연구를 통해 설교 준비가 끝난 설교자는 이제 왕궁으로 출발한다.

    설교자의 임무는 사람의 눈치를 보지 않고 오직 하나님이 원하시는 것만을 올곧게 선포해야 한다는 생각을 다시 새롭게 하면서 집을 나섰다. 죽으면 죽으리라는 비장한 각오를 해보지만 그것은 실로 두렵고 떨리는 일이었다.

    이제는 성경을 펴서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면 된다. 무슨 말부터 시작해야 할까? 율법서의 말씀을 펴서 하나님이 명령하신 엄격한 법을 설명해 가면서 그의 잘못을 지적할까? 역사서를 펼쳐서 과거의 역사 속에서 왕들에게 주셨던 교훈을 말함으로 그로 하여금 돌이키게 할까?

    아니면 하나님의 종이라는 설교자의 권위를 내세우면서 그의 잘못을 바로 지적하여 회개하도록 정면돌파의 방법을 사용할까? 생명을 걸어야 하는 일이니 설교 준비할 때부터 설교를 어떻게 구성할까 깊이 고심하였지만 막상 설교를 전달하려고 하니 아직도 그 고민은 끝이 나지 않았다. 망설이던 설교자는 그의 설교를 그렇게 시작한다.

    한 동네에 두 사람이 살고 있었습니다. 한 사람은 양도 많고 소도 많이 가진 부자였지만, 한사람은 아무 것도 가진 것이 없이 작은 암양 새끼 한 마리뿐인 가난한 사람이었습니다. 그 가난한 사람은 자식이 없었던 터라 그 양을 마치 자식처럼 키웠습니다....

    그렇게 그의 설교는 계속되고 있었다. 그 설교자는 이야기의 형식을 따라 첫 장면을 펼친다. 감사하게도 유일한 청중이었던 왕은 그의 설교에 깊이 빨려 들어온다. 두 번째 장면이 펼쳐지는 때에는 벌써 그 이야기 속으로 함께 동화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평온하던 그곳에 한 사람의 탐욕으로 인해 평화가 깨지고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하는 내용이 계속되어 두 번째 장면으로 전개된다. 부자의 집에 친구가 방문했을 때 손님을 접대한다고 딸자식같이 여기던 가난한 사람의 양을 잡아간 장면을 묘사해 갈 때는 설교자의 가슴에도, 청중들의 가슴에도 안타까움과 분노가 함께 교차된다.

    세 번째 장면으로 나아가기도 전에 왕은 분노로 가득하여 소리친다. “이런 일을 행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런 놈은 죽어 마땅하다.” 설교의 여정 가운데 직접적으로 뛰어든 것이다. 소위 설교의 여정에 강력한 참여(participation)가 일어나는 것을 보면서,

    그 때를 놓치지 않고 설교자는 “당신이 바로 그 사람”이라고 외치면서 왕의 죄를 지적한다. 실로 목을 내걸고 외치는 메시지였기에 쉽지 않았으나 거기에서 멈출 수는 없었다. 말씀에 압도된 왕은 하나님 앞에 겸손히 엎드려 무서운 심판의 말씀도 다 그대로 수용해 들이고 있었다.

    이것은 선지자 나단이 범죄한 다윗 왕에게 나아가 설교한 장면인데, 특별히 이야기의 힘이 무엇인가를 느끼게 해준다. 나단은 죄의 문제나 심판에 관한 ‘교리’를 전하지 않았다. 왜 회개해야 하는지 논증의 형식을 취한 것도 아니다.

    그 사역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었던 것은 그의 설교 가운데 이야기의 특성을 잘 활용하였기 때문이다. 그는 전해야 할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했을 뿐만 아니라 죄악 가운데 있는 사람을 되돌이켜 하나님 앞에 바로 세울 수 있었다. 왜냐하면 “이야기는 성경 본문의 세계를 가장 선명하게 듣게 하고 그것을 재창조해 주는 주요한 수단”이 되기 때문이다.

    이야기는 “낯설고 경이로운 풍경과 이야기의 세계의 사람들과 만남을 갖게 하며 그들과 동일시를 경험”하게 해준다. 결국 이야기는 “우리가 누구이며, 누구의 것이며, 어디에 속해 있는지를 선명하게 알려주는 거룩한 만남”2)이기 때문에 설교에 강력한 힘을 가져오는 요소가 된다.

    지난 호에서는 우리는 이야기를 통한 설교 방법에 있어서 형태론적인 구분을 시도하면서3), 플랏을 중심으로 엮어지는 설교 형태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이번 호에서는 서사설교의 형태 중에서 성경의 본문을 재구성하여 들려주는 형태에 대해서 알아보고, 또한 전반적으로 서사설교의 작성과 전달 시에 유의해야 할 사항들을 살펴보고자 한다.

    재구성하여 들려주는 방법(Retelling Method)

    재구성하여 들려주는 형식을 따르는 이야기 설교는 석의적 작업을 통해 드러난 전하려는 설교의 중심 메시지를 설교자의 상상력이나 현대적 기법을 따라 본문을 재구성하여 들려주는 설교 방식이다.

    여기에서 전체적인 설교의 구성은 주로 전하려는 설교의 중심메시지를 처음부터 제시하지 않고 집약적으로 보류하다가 마지막 장면에서 드러나게 하는 형식을 취한다. 이것은 마치 조각가가 커다란 돌덩이를 깨뜨리면서 작품을 만들어 가는 과정에 비견될 수 있는데, 설교자도 조각가와 같이 서서히 그의 회중들에게 전달하려는 메시지가 드러나게 하는 구도를 가지고 전개해 나간다.

    여기에서는 반드시 모순점을 제시하고, 그것을 심화시키다가 반전을 걸쳐 모순점을 해결(resolution)해 나가는 플랏의 구도를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다. 물론 여기에도 이야기가 가지는 기본적인 특성인 플랏이 지배할 수는 있으나 반드시 모순점의 해결이라는 구도를 따르지 않는다는 점에서 플랏을 통한 방법인 설화체 설교와 차이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야기 설교 역시 진행과 내용의 발전적인 전개(movement)를 중요하게 생각하며, 주로 발전과 전개를 이루어 가는 기본 단위를 편의상 장면(stage)이라고 부른다. 여기서 ‘장면’이라 함은 설교를 구성하는 기본 단위로서 마치 드라마에서 1막, 2막으로 제시되는 부분과 같은 역할을 한다.

    이것은 독립적으로 위치하지 않고 함께 연결고리를 가지고 결론을 향하여 진행, 발전되어 가는 과정 속에 위치하는 설교의 한 파트의 역할을 한다. 장면들은 이야기 본문이 가지는 기본 구성 요소들을 중심으로 구성되어질 수도 있고, 설교의 관점에 따라 시간적인 순서를 재배치할 수도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움직임’을 전제로 하면서 ‘연속성’과 ‘상호 연결성’을 고려하여 장면들을 형성해 가야 한다는 점이다. 이 설교 형태는 그 구성에 있어서 보다 유연성(flexibility)과 자유스러움, 그리고 창의성을 가지고 구성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진다.

    설교자는 성경 본문의 구성과 배열을 따라 “장면”을 연결해 만들 수도 있고, 성경 외의 에피소드를 묶어가면서 장면을 엮어 갈 수도 있을 것이다.
    여기에서 에피소드로 엮는다 함은 반드시 본문의 구성이나 스토리 전개를 중심으로 장면이 구성되지 않고, 성경의 이야기와 오늘의 이야기(설교자의 이야기, 회중의 이야기, 현재적인 삶에 대한 이야기 등)를 함께 엮어 가는 형태를 취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이 설교의 형태는 재구성하여 다시 들려주는 형태(retelling)를 취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지만 현대적인 삽화(episode)를 통해서도 장면을 구성할 수 있는 여지를 갖는다. 가령 요 20장에 무덤을 찾아가는 막달라 마리아의 스토리를 중심으로 설교한다면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사람의 이야기를 첫 번째 장면으로 잡아 현대적인 사건이나 경험을 삽화로 제시하고,

    두 번째 장면에서는 예수님을 잃은 슬픔 가운데 있는 마리아의 아픔과 절망을 묘사할 수 있겠다. 이렇게 성경의 자료와 성경 외적인 자료들을 함께 엮어가는데는 이 방법이 보다 효과적이다. 이것은 단순히 성경 본문이 제시하는 쟁점만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삶의 쟁점들과도 연결을 시도하며, 씨름하도록 이끌어주는 역할을 하게 된다.

    서사설교에 있어서 장면은 무엇보다도 청중들로 하여금 그들 자신의 말씀 탐험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게 된다. 또한 청중들의 “의식의 흐름”(stream of consciousness)에 도움을 준다.

    장면이 진행되는 동안, 적어도 그들이 함께 그 장면의 움직임을 따라 설교의 여정을 함께 가질 수 있다면 그들은 그들의 의식 속에 시작부터 마지막 아하가 터져 나올 때까지, 그리고 스스로 결단하며 예배당을 떠나기까지 그들 속에 말씀을 통한 의식의 흐름이 형성되게 될 것을 기대할 수 있다.

    장면을 설정할 때 설교자는 먼저 그 설교에서 전하게 될 핵심 메시지를 주제로 설정해야 하며, 그것을 각 장면들을 지배하는, 다시 말해 관통하는 내용이 되어야 한다. 그 주제는 성경 본문 가운데서 선정되어야 할 것이며, 설교자가 전하려는 내용보다는 본문의 진지한 석의 작업을 통해서 제시되어야 한다.

    여기에서 주제는 본문이 제시하려고 하는 진정한 쟁점(issue)을 의미하기도 하고, 중심 메시지를 통해 이루어진다고 할 수 있다. 이렇게 정해진 주제는 각 장면의 내용뿐만 아니라 배열까지 지배한다. 즉 아무 내용이나 무작위로 연결시키는 것이 아니라 주제를 드러내는 포인트(aha-point)를 집약적으로 연기하면서 그것을 향한 전개 혹은 발전되어 가는 움직임의 구조를 따라 장면이 세워져야 한다.

    이러한 통일성을 위해서 각 장면은 다루는 내용을 일관되게 하는 일정한 관점(point of view)을 따라 전개되어야 한다. 다시 말해 장면은 다각도로 조명하기보다는 일정한 초점(focus)을 따라 조명해 가는 것이 좋겠다. 각 장면을 전개해 나갈 때 다초점(multi-focus)을 통해 조명하기보다는 한가지 명확한 관점을 가지고 설명하고 묘사해 가야한다는 말이다.

    또한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단일 주제를 중심으로 전개해 가야 한다는 점이다. 이것은 여러 주제들을 산만하게 제시하는 방식보다는 단일 주제를 중심으로 전개해 가는 것이 메시지의 선명성을 가져다 줄 수 있으며, 움직임을 효과적으로 만들어갈 수 있다.

    선정한 어떤 본문은 여러 가지 주제들을 포함할 수 있지만 모두를 다루려고 하기보다는 한 설교에서 한 주제만을 다루라는 말이다.

    예를 들어 엠마오로 가는 제자들에 대한 본문(눅 24장)을 가지고 이야기 설교로 준비한다고 하자. 본문을 연구하던 설교자는 본문의 핵심적인 메시지로서 “눈이 열린 제자들,” “동행하시는 주님,” 혹은 “믿음의 회복” 등과 같은 주제를 찾을 수 있었다.

    설교의 명확성을 위해서 설교자는 이 중에서 어느 하나를 선정하여 그 주제가 각 장면들을 지배해 가도록 해야 할 것이다. 설교자는 첫 번째 장면으로 상상력을 활용하여 엠마오로 내려가기 전 제자들의 방황을 묘사함으로서 장면을 꾸민다.

    그리고 두 번째 장면에서는 엠마오 도상에서 미지의 동행자와 나누는 대화의 장면을, 세 번째 장면에서는 엠마오에 이르러 함께 식사하는 장면을, 마지막 장면에서는 밤중에 들뜬 가슴을 안고 예루살렘으로 돌아가는 장면으로 설교를 구성할 수 있을 것이다.

    서사설교 준비를 위한 고려사항

    서사설교는 기존에 사용하던 설교 형태와는 상당히 다른 방법이기 때문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목회자들과 신학생들을 자주 만나게 된다. 사실 서사설교는 커다란 장점과 유용성을 가진 방법임에는 틀림이 없지만 설교자의 깊은 연구와 설교 구성을 위한 창의력을 통한 노력을 요구한다.

    이 설교를 보다 효과적으로 준비하기 위해 몇 가지 고려사항이 있다. 여기에서 제시되는 사항들은 원칙이라기보다는 설교 준비를 보다 수월하게 하는 지침이요, 길라잡이와 같은 내용들이다. 여기에서는 설교 준비와 관련하여 설교자가 가져야 할 기본적인 이해와 관련된 몇 가지 항목만을 언급하려고 한다.

    첫째는 본문선정과 연구에 대한 것이다. 서사설교라고 해서 본문 선정이 다른 설교 형식과 큰 차이가 있는 것은 아니다. 비교적 비유로 된 본문이나 네러티브 본문을 설교하는데 특히 유용한 방법이라고 할 수 있지만 설교자의 상상력과 문학적인 기교가 적절히 활용되어진다면 반드시 비유나 이야기로 된 본문에 국한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서사설교는 네러티브 본문뿐만 아니라 일반 본문을 통해서도 얼마든지 설교를 작성할 수 있는 방법이다. 또한 서사설교 하면 반드시 성경의 인물만을 다루는 설교 정도로 생각하는데, 이것도 오해이다.

    다만 성경에 인물을 중심으로 한 사건과 네러티브들이 많이 나오기 때문에 인물을 중심한 설교가 많이 행해지는 것이 사실이다. 인물을 중심 하여 설교한다면 그의 일대기를 다룰 수도 있겠고, 한두 본문을 연결하여 특별한 사건을 중심으로 그 인물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는 방법도 있겠지만, 설교의 내용이 너무 광범위해 질 수 있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또한 사건이나 인물을 다루는 설교에서 여러 본문을 사용하는 것은 설교자의 결정에 따라야 하지만, 너무 많은 내용을 다루어 산만해질 수도 있고, 연결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약점이 있다.

    본문을 대하는 이야기 설교자는 무엇보다도 본문이 말씀하는 바를 먼저 들을 수 있어야 한다. 들을 수 없는 사람은 말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본문을 정한 후에 설교자가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본문이 말씀하는 것에 대해 귀를 기울이는 것이다.

    어떤 설교형태를 통해 설교하든 비슷하겠지만 특별히 이야기 설교자는 먼저 가능한 설교 자료를 발굴하려고 하기 전에 “단순히 본문으로부터 듣는 것”이 필요하다. 성서기자들이 보았던 것을 보아야 하며, 그들이 느꼈던 것을 느끼며, 그들이 들었던 것을 들으려는 자세를 가지고 말씀으로 나아가야 한다.

    그리고 그들의 상황 속으로 들어가며, 그들의 입장이 되어서 함께 서보면서 그들을 자리로 함께 파고들어야 한다. 그 상황 속으로 들어가서, 그 사람들의 입장에서 사건과 사람들을 관찰하여야 하며, 그들에게서 들을 수 있어야 한다.
    이렇게 본문에서 제시되는 말씀과 이야기의 세계를 경험할 수 있을 때 서사설교는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로 적용에 관해서 알아보자. 설교에 있어서 적용은 아주 중요한 요소이다. 고대에 기록된 하나님의 말씀을 오늘의 청중들의 삶에 해석하고 들려주는 것 자체가 하나의 적용이지만 설교에 있어서 적용은 말씀을 개인화 시키는 소중한 작업이다.

    왜냐하면 적용은 하나님의 말씀을 오늘의 현장(context)과 연결시키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이야기는 직접적인 적용보다는 간접적인 적용의 형태를 따른다. 그래서 이야기를 중심으로 한 서사설교도 자칫하면 적용 문제를 소홀히 할 수 있다.

    그와는 반대로 너무 직접적인 적용을 시도함으로 서사설교의 특성을 약화시킬 수도 있다. 다른 설교 형태에 비해서 서사설교는 적용이 약해질 수 있는 설교 형태이다. 그러면서도 너무 직접적인 적용이 제시될 때 오히려 그 효과가 떨어질 수 있는 양면성을 가진 방법론이다.

    이야기는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를 말하지 않지만 그 이야기 자체가 말하는 특징을 가진다. 이야기는 우리로 하여금 성경의 세계로 들어갔다가 다시 우리 현실로 나올 수 있는 상상의 통로를 제공한다.

    그러므로 설교자는 이 상상의 통로를 열어놓고 청중들을 이야기의 세계로 들어올 수 있도록 해야 할뿐만 아니라 그 세계를 통해 오늘의 세계를 볼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하는 책임을 가진다.

    어떤 면에서는 서사설교의 효시적인 형태인 귀납적 설교에서는 직접적인 적용이나 명령을 제시하기도 보다는 청중들이 단순히 이야기를 들음으로 해서 스스로 결단하고 결론을 내릴 수 있도록 하는 “결론의 개방성”(open-endedness)과 “간접적인 적용”(indirectness)을 강조한다.4) 그러나 한국적인 상황을 고려할 때 일반적으로 서사설교에 있어서 두 가지 형태의 적용을 생각해 볼 수 있다.

    하나는 설교의 중간 중간에 한 두 문장으로 간단하게 적용을 시도하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마지막 단계 혹은 장면에서 청중들을 결론으로 이끌어 올리는(upholding) 형태를 취할 수 있다.

    이것은 직접적으로 청중들의 삶을 터치함으로서 결단하게 만들고, 주시는 말씀에 온전히 젖어들 수 있도록 하는 형태이다. 어떤 형태의 적용 방법을 택하든 서사설교에서는 적용 문제가 너무 직접적으로 되어지지 않도록 하면서도 말씀의 현장화를 놓치지 않는 형태에 유념해야 할 것이다.

    서사설교에서 적용과 관련하여 설교자가 반드시 유념해야 할 것은 설교 준비의 첫 번째 단계에서 성경으로부터 들으려고 했던 것과 같이 청중들의 삶의 이야기를 들으려고 해야 한다. 방황하고, 고통스러워하며, 절망하는 청중의 삶의 이야기뿐만 아니라 기뻐하고 감격하는 그들의 생의 이야기를 함께 들을 수 있어야 한다.

    사무엘 베케트의 󰡔고도우를 기다리며󰡕에 나오는 방랑자들은 모든 것을 잃어버리고 박탈당한 상태로 놓여 있던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말한다. “사람은 살아가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사람들은 삶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들을 수 있어야 한다.” 설교자는 사람들의 절망과 기다림에 대해 들을 수 있을 때 우리는 말씀의 적용이 가능해 질 것이다.

    세 번째는 언어사용에 관한 것이다. 설교에서는 어떠한 설교 언어가 사용되느냐는 중요한 사실이다. 언어는 사람들로 하여금 어떤 것에 대한 인식이 가능하도록 도와주는 가장 직접적인 매체가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언어는 설교에 있어서도 “존재의 집”과 같이 작용하며, 또한 그것을 확대해 주는 역할을 감당한다. 서사설교에서는 어떤 언어가 사용되느냐 하는 것은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일반적인 설교에서 언어는 어떤 개념을 설명하고,

    어떤 사실을 논증하며, 교훈 하는 “편리한 코드”5) 정도로 생각하기도 하지만, 서사설교에서는 청중들에게 듣게 하고, 보게 하며, 맛보게 하는 역할을 감당한다. 전통적인 설교는 강의식 양식의 언어를 선호하는데, 교리와 관념, 그리고 그에 대한 정의하는 언어를 선호한다.

    그러므로 여기에서는 명령적이고, 교훈적인 언어(imperative language) 보다는 서술적이고 사실적인 언어(indicative language) 형태를 즐겨 사용한다. 그러므로 시적이고, 문학적인 표현이 많이 사용되게 되고, 또한 이야기가 가지는 상상력이나 이미지, 혹은 메타포 등을 적절하게 활용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서사설교자들이 삼가 조심해야 할 것은 너무 산란한 문학적 기교나 심미적인 표현을 많이 사용함으로 설교가 언어의 유희처럼 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서사설교는 문학적인 표현이나 묘사를 많이 사용하다보면 구어체가 되기보다는 상당히 문어체적인 설교가 될 가능성이 높다.

    또한 현실세계와는 동떨어진 언어표현들이 많이 사용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그러나 예수님이 사용하신 이야기는 기교를 통해서 보다는 삶의 주변에서 쉽게 대할 수 있는 일상의 이야기가 주종을 이루고 있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되겠다.

    넷째로는 설교구성에 관한 사항이다. 서사설교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구성이다. 설교자는 본문의 특성, 전하려고 하는 메시지에 따라서 설교의 구성 방법을 결정해야 한다. 즉 설화체 설교로 할 것인지, 혹은 이야기 설교로 할 것인지 먼저 그 전개방법을 선정하여야 한다.

    본문이나 메시지의 내용에서 모순점, 혹은 갈등구조를 만들 수 있고, 그것을 해결해 가는 방식으로 설교를 구성할 수 있다면 설화체 설교의 구성방법을 따라야 할 것이다. 그러나 사건이나 에피소드를 이어가면서 설교 내용을 엮어 가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된다면 이야기 설교 구성을 따르면 된다.

    서사설교를 구성함에 있어서 한 두 가지 오해가 있는데, 그 중에 하나는 서사설교는 반드시 성경의 본문을 다시 들려주는(retelling) 형식만을 따라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나 서사설교라고 해서 반드시 성경의 스토리를 벗어나서는 안 된다거나, 성경의 사건만을 진술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성경의 스토리를 통해서 오늘의 상황을 조명하며, 청중들의 삶의 경험을 통해서 성경의 스토리를 해석해 나가는 방식이다. 그러므로 서사설교에서는 성경의 이야기와 설교자의 이야기, 청중들의 이야기가 함께 엮어지면서 전개된다.

    결국 두 세계를 오가며 이루어지는데, 성경의 이야기(The Story)와 공유하는 개인적인 경험을 중심으로 한 우리의 이야기(our stories)에 대한 해석을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서사설교는 다른 설교와 마찬가지로 성경과 삶의 상황 사이를 오고가면서(ferrying)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

    또한 구성은 자연스럽게 연역적인 방식보다는 귀납적인 방식을 따른다. 앞서 언급한대로 설교의 관점과 주제는 전략적으로 연기되며, 점점 그 개념이 발전적으로 제시되면서 “아하”가 터져 나오도록 하는 구성을 해야 한다.

    연역적인 방법은 진리, 복음, 혹은 설교의 요점이 설교의 첫 부분에서 제시된다면 서사설교는 전개형식에 있어서는 귀납적인 접근을 따르기 때문에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설교의 마지막 부분에서 발견되도록 구성되어야 한다.

    다섯 번째는 청중이해에 관한 사항이다. 전통적인 설교에서는 청중들은 언제나 설교자보다 열등하며, 낮은 자리에서 말씀을 받아야 하는 존재이다. 그러므로 설교의 구조는 언제나 권위적이다. 설교의 결론이 설교의 발전과정보다 앞서 제시되는 전통적인 설교 형태에서는 수동적인 존재로 전제하면서 출발한다.

    권위적이고 강압적인 설교자 앞에서 청중들은 보내주는 메시지를 받기만 하면 된다. 이러한 관계를 잘 묘사해주는 메타포가 “수도관”과 “야단치는 화난 부모”이다. 청중은 위에서부터 수도관을 통해 흘러내는 물을 그저 받기만 하면 되는 수동적인 존재이다. 즉 설교자는 투수라면 청중은 포수(catcher)로 이해하는 관계 구도를 설정한다.

    반면 설교자는 권위자이며, 모든 것을 완벽하게 갖춘 존재이다. 이러한 구도 속에서 로빈슨이 풍자적으로 말한 대로 설교자는 마치 “장난꾸러기 아이들을 혼내는 무서운 부모”6)와 같은 존재이다. 그러나 서사설교에서 청중은 하나님의 말씀을 함께 찾아 여행을 떠나는 동반자이다.

    청중은 설교자와 함께 말씀을 찾아 떠나며, 또 함께 말씀을 발견하는 자이다. 그러므로 설교자는 청중들을 말씀의 여행에로 초청해야 하며, 설교의 모든 흐름은 권위적(authoritarian)이 아니라 말씀의 푸른 초장으로 함께 나서도록 청중들을 인도하는 초청적(invitational)이어야 한다.

    이야기를 통한 설교의 가능성을 보면서

    토마스 롱이 설교는 “아주 넓고 깊은 강”이라고 표현한 것처럼7) 서사설교의 장 역시 폭넓고 거대한 강줄기와 같다. 이 말은 서사설교는 단 시간에 이룩되는 작업이 아니며, 계속해서 발전시키고 연구해야 할 분야라는 말이다. 신학에서 이야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 가면서 소위 “이야기를 통한 설교”에 대한 관심은 크지만 “어떻게”에 부딪히면 혼동과 이에 대한 두려움, 혹은 섣부른 판단을 내리는 것을 보게 된다.

    여기에서는 서사설교에 대한 한 이해를 정리하려고 했다. 서사설교에 대한 다양한 논의가 이루어졌고, 아직도 이러한 논의는 계속해서 진행되고 있다. 논리 중심의 설교에 식상해 있는 한국교회의 청중들에게는 “이야기를 통한 설교”는 하나의 가능성을 제공하고 있음이 분명하다.

    이야기의 유용성이 크듯이 이야기를 통한 설교의 유용성도 그만큼 높아진다. 무엇보다도 이야기는 성경의 특징을 가장 잘 나타내 주는 것이며, 복음을 선포하는 단순히 하나의 방법이 아니라 “표준적인 방법”이었다. 복음은 본질적으로 그 형태에 있어서 이야기이며 그 복음에 대한 교회의 믿음의 표현도 이야기를 통해서 주어졌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예수님과 성경의 기자들, 그리고 많은 설교자들이 이야기를 사용하였으며, 그들에게 있어서 이야기는 일시적인 수단이 아니었다. 그들은 이야기를 통해서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는 것이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가장 뛰어난 형태임을 믿기 때문이다.8) 마이클 윌리엄스는 설교를 이야기 나눔의 틀을 통해서 생각하면서 그 효용성을 그렇게 밝히고 있다“

    ...이야기는 신학교에서 배울 수 있는 여러 설교의 테크닉 가운데 하나는 아니다. 이야기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이야기가 철학적 명제들을 매끄럽게 처리해 주거나 설교의 대지를 잘 예증해 주는 방법이어서가 아니다.

    이야기는 낯설고 경이로운 세계와의 만남을 가능하게 하는 요소이며, 다른 사람들의 존재의 언어를 통해 드러나며 상상력을 통해 함께 나누는 그 이야기가 보여주는 세계의 사람들과 만나는 것이다. 결국 이야기는 우리가 누구인지, 우리가 누구의 것이며 어디에 속해 있는지 우리의 정체성에 선명하게 말해주는 거룩한 만남(sacred encounter)이다.

    그러나 이야기에는 그 이상의 것도 있는데, 이야기는 신비의 최전방(the very frontier of mystery)으로 우리들을 이끌어 가는데, 사람들과 세계, 그리고 하나님을 만나게 하는 가장 앞선 접점이다. 우리가 어두움과 침묵을 주시하고 있는 동안 이야기는 우리를 사로잡는다.9)

    이러한 이야기의 유용성 때문에 이야기를 통한 설교 방법은 많은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설교 방법임에 틀림이 없다. 여기에서는 그 필요성과 간략한 지침만을 제시했으나 남은 모든 것은 언제나 설교자의 몫이다.

    설교 교육이라는 차원에서 서사설교의 두 가지 장르에 대해서 논의했지만 이야기를 중심으로 한 설교는 수많은 다양한 방법이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 논의의 문을 열어두고자 한다. 그러나 이야기를 통한 설교방법을 신데릴라의 유리구두 정도로 생각하는 것도 위험하다.

    누구든 유리구두를 신기만 하면 왕자비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오히려 하나님의 세계의 다양성을 제한하는 것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다른 형식의 설교와 마찬가지로 책임 있게 사용될 수 있고, 무책임하게 사용될 수도 있다.

    여기서 “책임 있게”라 함은 되는 대로가 아니라 분명한 원칙과 마땅히 습득해야 할 것들을 습득하기 위한 설교자의 열심을 전제로 하는 말이다. 새로운 방식으로 하나님의 말씀을 보다 효과적으로 전할 수 있는데도 익숙한 방법에 비해 시간이 더 많이 들기 때문에 이에 대한 연구를 소홀히 한다면 그는 “무책임한” 설교자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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