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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116:1-12/ 은혜와 보답 / 한경직 목사
    2014-08-24 20:37:19   read : 8624  내용넓게보기.   프린트하기

    시편 116편은 한 무명 시인이 남긴 작품입니다. 누가 썼는지 알 길이 없습니다. 옛날 경건한 신자가 자기의 경험을 통하여 하나님의 은혜를 실감하고 적은 시입니다. 그 시인이 스스로 기록한 대로 “사망의 줄이 나를 두르고 음부의 고통이 내게 미치므로 내가 환난과 슬픔을 만났을 때에” 그는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를 드렸습니다. 또 응답을 받았습니다. 그리하여 그는 하나님을 찬송하였습니다.

    “여호와는 은혜로우시며 의로우시며 하나님은 자비하시도다” 찬송하였습니다. 그러면서 최후에는 “여호와께서 내게 주신 모든 은혜를 무엇으로 보답할꼬”라는 말을 남기었습니다. ‘은혜’라는 말은 거저 받은 축복을 의미합니다. 우리가 일을 하고 누구에게 돈을 받으면 그것은 대가요 임금이지 은혜는 아닙니다. 하나님과 인간과의 관계를 잠깐 생각하여 보면 그것은 모두 ‘은혜’의 관계입니다.

    우선 인간과 자연과의 관계를 생각하여 보십시오. 인간은 일월성신 모든 자연의 혜택으로 우선 육신의 삶이 유지됩니다. 해와 달, 햇볕과 공기, 물, 불, 오곡백과를 모두 하나님께 값없이 받으므로 육신의 삶이 가능하게 됩니다.

    또 신령한 관계를 생각하여 보면 더욱 그러합니다. 우리 인간의 모든 죄를 사하여 주시는 그리스도와 십자가, 용서와 부활의 모든 축복은 모두 거저 받은 은혜의 관계이지 요샛말로 노사관계는 아닙니다. 은혜의 관계입니다.

    또 인간과의 관계에 있어서도 아주 중요한 부분은 모두 은혜의 관계입니다. 가령 부모와 자녀의 관계를 생각하여 보십시오. 부모는 자녀에게 모든 것을 거저 줍니다. 부모의 유산은 임금이 아닙니다.

    또 다른 인간과의 관계도 가장 고귀한 부분은 은혜의 관계입니다. 가령 은사와 좋은 학생과의 관계, 요나단과 다윗과의 우정, 가장 고귀한 인간과의 관계도 모두 은혜의 범주에 속합니다.

    귀한 친구, 나라, 이웃 등 인간 관계에 있어서 가장 고귀한 부분은 은혜입니다. 거저 받는 것입니다. 돈 없이 거저 받고 거저 주는 것입니다.

    이렇게 생각하여 볼 때에 인간이 인간답게 사는 데는 이 은혜의 세계에 대하여 좀더 관심을 가질 뿐더러, 이 은혜에 감사하며 감격하며 살아가는 데에 인간으로서의 참된 가치와 의미가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어떤 분이 이런 말을 하였다고 합니다. “우리 한국 민족이 유사 이래로 지금처럼 넉넉하게 잘 산 적은 없다.” 물론 국민 중에는 아직도 도움을 받아야 할 이들(외로움과 가난, 질병 등)과 정신적?육체적 장애자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러나 대체로 위의 말은 옳은 줄로 생각합니다. 얼마나 감사합니까?

    또 여러분이 아시는 대로 작년부터 한국기독교총연합회를 중심하여 특히 한국일보사 등의 적극적 후원으로 이루어진 ‘사랑의 쌀 나누기 운동’을 통하여 어려움을 당하는 우리나라 사람은 물론 이북과 빈곤한 외국, 방글라데시, 인도, 캄보디아, 비율빈(필리핀), 몽고의 외국 국민까지 도왔습니다. 이러한 일은 작년이 처음이라고 누가 지적하였습니다. 사실 그러합니다.

    그런데 감사한 일은 본 영락교회에서는 각 구역에서 특별히 빈곤한 가정들에게 벌써 수십년 전부터 매달 사랑의 쌀을 나누어 주고 있습니다. 얼마나 감사한 일입니까? 금년에도 이 운동은 계속될 것입니다.

    본문에 이 시편 저자는 은혜를 깨달을 뿐더러, 어떻게 하면 그 은혜를 조금이라도 보답할 수 있을까 탄식하였습니다.

    우리가 조금이라도 은혜를 깨닫는다고 하면, 그 은혜에 대하여 조금이라도 보답하려는 마음이 있는 것이 인간의 심정입니다. 또 여기에 인간의 인간됨이 나타나는 것도 사실이 아닙니까? 옛날부터 까마귀는 비록 조류의 일종이라고 하여도 어미까마귀에게 은혜를 보답한다는 전설이 동양에 내려옵니다. 또 유교 도덕은 부모 은혜에 대한 보답을 강조하여 특별히 부모에 대한 효도를 강조하여 가르쳤습니다.

    성경에 보면 인간이 하나님의 은혜를 깨달으면 무엇보다도 이 은혜에 합당한 삶을 살라고 도처에서 권면합니다. 그러므로 “네 마음을 다하고 뜻을 다하고 성품을 다하여 주 너희 하나님을 사랑하라”고 권합니다.

    또 신약에 보면, 우리가 과연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사랑을 깨닫는다고 하면 생명을 바쳐서라도 그 은혜에 보답하는 삶을 가지라고 교훈합니다. 따라서 우리 인간이 인간됨은 우리 삶에 있어서 먼저 하나님의 은혜에 보답하려는 삶을 살고, 교회와 국가와 가족과 친구와의 모든 관계에 있어서 이 은혜를 잊지 말고 살아야 하는 것임을 성경에서 교훈합니다.

    그런데 어떤 이들은 이 은혜를 모르는, 혹 잊어버리는 이들이 적지 아니합니다. 심지어 은혜를 배반하는 소위 배은망덕에 속하는 무리도 적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런데 감사한 것은 이런 이들은 그 수가 매우 적습니다. 대다수의 인간은 은혜를 깨닫는 대로 보답할 것을 힘쓸 것입니다.

    가만히 살펴보면 이 은혜의 보답은 믿음에 정비례합니다. 믿음이 클수록 보답하려는 생각이 더 커집니다. 또 믿음은 장성의 분량에 정비례합니다. 다시 말하면 믿음이 장성할수록 더욱 은혜를 깨닫게 되고 보답에 힘쓰게 됩니다.

    옛날 야곱이 젊어서 장자의 축복을 속여 받고, 혈혈단신으로 고향을 떠나 멀리 자기 외삼촌 라반이 사는 아람 땅에 가서 그곳에서 열심히 일하여 가산이 크게 증대하여 부득이 장인 라반을 떠나 가족과 같이 가나안 복지로 돌아올 때에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나는 주께서 주의 종에서 베푸신 모든 은총과 모든 진리를 조금이라도 감당할 수 없사오나 내가 내 지팡이만 가지고 이 요단을 건넜더니 지금은 두 떼나 이루었나이다”(창세기 32:10)

    아마 우리 교우들 가운데에는 공감이 가는 이들도 적지 않을 줄로 생각이 됩니다. 아닌게 아니라 우리 가운데 이북에서 나온 이들은 문자 그대로 야곱처럼 지팡이 하나만 가지고 38선을 나온 이들이 적지 않을 줄로 생각이 됩니다.

    몇 해 전 제가 한번은 서울시 변두리에 있는 한 작은 교회에 가서 같이 예배를 드린 일이 있습니다. 예배 후에 어느 장로님 댁에서 점심을 같이 먹을 때에 여러 이야기를 나누던 중 “이 근방에는 영락교회 교인들이 적지 아니합니다. 그런데 모두 잘 삽니다.”라고 한 말을 들은 기억이 납니다.

    들은즉, 특별히 본 영락교회에서 창립 50주년을 기념하여 여러 가지 사업을 준비한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교육관과 주차장을 건축하며 기도원을 개축하며 또 인재를 양성하기 위하여 특별히 학사도 새로 건축한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오래 전에 본 교회에서 첫 예배당을 지을 때에 지금도 기억되는 한 가지를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제가 목회할 때에는 매주일 8시 30분 조금 전에 교회에 나와서 주일학교 선생님들을 만나는 관습이 있었습니다. 바로 건축헌금을 하려고 하는 주일 아침에도 일찍이 나와 교회학교 선생님들과 인사를 나누는데 뜻밖에 어떤 젊은 여성도 한 분이 큰 보따리를 이고 교회로 들왔습니다.

    나는 조금 이상스럽게 생각되어 “주일날 아침 웬 보따리를 이고 옵니까?” 하니까 그 젊은 성도는 웃으면서 “목사님 보실래요?” 하며 보따리를 열어 보였습니다. 그 속에는 비단 이불이 있었습니다. 나는 돌아서며 홀로 눈물을 씻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왜요? 그때 이북에서는 공산당들이 세력을 잡고 어떤 집에 와서는 “하루 기한을 줄 터이니 집을 내놓으시오. 손을 들고 나갈 수 있는 것만 가지고 나가시오.” 했는데, 이것을 숙청이라고 합니다. 필연 이 자매 가정이 이북에서 숙청을 당하고 이남으로 내려온 모양인데, 손에 들거나 등에 질 것밖에 가지고 나올 수 없었으니 이불을 가지고 나온 모양입니다.

    그런데 이남에 나와 영락교회에 출석을 하는데 예배당을 짓기 위하여 연보를 한다는데 물론 피난민으로 돈은 없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하나밖에 없는 비단 이불을 바친 것입니다. 그 집사님이 지금도 우리 교회에 출석하십니다.

    제가 오늘 아침 특별히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그저 정성대로 바칠 수 있는 대로 바치면 하나님께서 축복하여 주실 줄을 믿습니다.

    우리는 때로 하나님께 받은 은혜를 돌이켜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 되는 일들을 가만히 바라볼 때에도, 우리 민족에게 하나님께서 주신 은혜를 조금이라도 생각해 보았다면, 그런 일을 할 수 없다고 생각됩니다.

    “내 영혼아 여호와를 송축하며 그 모든 은혜를 잊지 말지어다”(시편 103:2)

    “여호와께서 내게 주신 모든 은혜를 무엇으로 보답할꼬”(시편 116:12)



    하나님 아버지시여, 옛 성도의 말씀을 근거하여 다시 한번 말씀을 생각하여 보았습니다. “ 여호와께서 내게 주신 은혜를 무엇으로 보답할꼬” 우리가 조금 잘못하면 하나님의 은혜를 잊기 쉽습니다.

    부모님의 은혜도, 나라의 은혜도 잊기 쉽습니다. 하나님 우리 아버지시여! 하나님을 믿고 의지하여 주를 따르는 우리들이, 우리들만이라도 하나님의 은혜를 항상 깨닫고, 은혜에 보답하고자 하는 마음을 갖고 모든 일을 해 나가게 축복하여 주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하옵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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