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아린과 목회자인 남편 결혼 / 천국지옥간증 구순연 집사 조사결과 2015-10-30 11:02:42 read : 50905 내용넓게보기. 프린트하기
이아린 “하나님이 선물로 주신 결혼식, 세상 섬기며 살겠다”…스타인헤븐
▲배우 이아린과 목회자인 남편 조윤혁.
문화사역배우 이아린(관련기사:이아린 “촬영장? 내가 밟고 있는 모든 땅이 선교지”)이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3살 연상의 목회자와 하나님의 은혜 가운데 풍성한 결혼식을 올렸음을 고백했다.
이아린이 24일 오후 1시 서울 성북구 정릉동에 위치한 벧엘교회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이날 순백의 웨딩드레스를 입은 이아린은 그 어느 때보다 깜찍하고 사랑스러운 모습이었다. 이아린은 결혼식을 오직 주님이 주인공인 자리로 신나는 찬양을 올려드렸다. 또한 지금까지 두 사람을 이끌어 주셨던 주님을 향해 감사를 고백하며 예배를 드렸다.
이아린은 26일 국민일보에 “결혼식의 주인공은 당연히 주님”이라며 “결혼을 하기로 마음을 먹을 때부터 결혼식까지 주님이 모든 것을 거저 다 해주셨다”고 고백했다.
“신랑 저도 이웃을 위해 나누고 섬기는 삶을 살다보니 모아둔 돈이 한 푼도 없었어요. 신랑과 도시락을 싸서 기도원을 다니면서 데이트를 하고 기도를 했습니다. 준비된 물질이 없었지만 결혼의 과정 가운데 주님이 모든 것을 채워주셨어요”
이아린은 이번 웨딩에서 신부라면 누구나 입고 싶어 하는 명품드레스를 입었다. 퀸하우스와 웨딩에어프리에서 이아린에게 “우린 하늘 아버지가 같은데, 하나님이 너의 결혼식을 책임지라는 마음을 주셨다”며 한복 본식드레스 이브닝드레스 등을 무료로 선물해주었다.
이아린의 결혼식 주제는 ‘하나님의 은혜’였다. 이아린의 결혼식에 참석한 한 하객은 “결혼식의 주제는 하나님의 은혜, 하나님이 주시는 소망이었다”며 “하나님이 주셨던 은혜가 결혼식 전체의 메시지였고, 신랑 신부는 그 화답으로 하나님을 섬기며 긍휼함을 소망으로 삼아 사회봉사로 세상을 섬길 것을 다짐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전했다.
이날 이아린의 특별한 하객으로 그가 어려웠던 시절 장학금을 주었던 개그맨 이원승이 참석했다. 이아린은 “이원승 선배님은 제가 결혼한다고 했더니 너무 기쁘다고 하시며 ‘우린 하나님이 무언가를 해주셔서 감사한 게 아니라 어차피 모든 것이 하나님이 주셨기 때문에 그것을 발견하는 감사함으로 살아가야한다’고 하셨다”며 “결혼식 때도 오셔서 가족들이랑 사진을 찍는데 눈물이 날 것 같아 혼났다”고 말했다.
이아린의 결혼식에는 tvN 드라마 ‘고교처세왕’의 천이슬, 강기영, 최필립, 신혜선, 이주승, 조한철이 자리했다. 영화 ‘댄싱퀸’의 오나라와 서동원도 자리를 빛냈다. ‘연쇄쇼핑가족’에서 호흡을 맞춘 시크릿의 송지은, 구본임, 한승현, 구건민 등도 의리를 지켰다. 같은 소속사인 박정아, 고윤, 김태윤, 송이우가 자리했다. 그 외에 채송화, 박민현, 남상란, 서윤아도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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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교육 브랜드 대상] 복음 열정으로 신앙 잇는 사역 15곳 선정
건전하고 모범적인 기독교 교육 방향제시를 위해 국민일보가 2012년부터 공모하고 있는 기독교교육브랜드대상의 수상 기관과 단체 15곳이 확정됐다.
4회째 맞는 기독교 교육 브랜드 대상 선정위원회(위원장 한영훈 한영신대 명예총장)는 응모된 교육기관들의 서류를 면밀히 검토한 뒤 크리스천에게 추천할 수 있는 교육기관 및 단체(표 참조)를 지난 26일 선정했다.
올해 선정된 학교 및 기관은 기독교 정신과 복음 전파의 열정으로 무장돼 헌신해온 곳들로 관심을 끌고 있다. 그동안 기독교 교육 브랜드 대상은 우수한 기독교 교육기관 및 단체의 활동을 세밀히게 파악, 이를 바르게 조명하고 격려하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한영훈 선정위원장은 “수상 기관은 모두 효과적인 교육 커리큘럼을 통해 기독교교육 향상에 기여해 온 곳들로 상을 받을 자격들이 충분하다”며 “여러 단체가 지난해에 이어 다시 선정됐으며 역동적인 활동으로 건전한 기독교 교육 문화를 조성하는데 일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선정위원회 심사위원들은 각 기관이 응모를 위해 제출한 브랜드지원서를 꼼꼼하게 체크하고 내용을 분석한 뒤 대상을 선정했다. 특히 이곳을 수료하거나 졸업한 이들의 반응도 조사했으며 대외적인 이미지도 선정에 반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정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기관 14곳을 선정했으나 올해는 기준에 부합되는 15곳을 선정했다”며 “이곳 교육기관이나 교육 프로그램들은 기독교 가치관으로 잘 무장돼 이를 신뢰하고 교육을 맡길 수 있다는 의미”라고 평했다.
올해 수상 기관을 살펴보면 사단법인 국제열린문화교류회를 필두로 JEJUS스터디, 경기제일교회, 기도치유아카데미, 뮤직홈소리나눔, 삼산승영중학교, 성림침례교회, 쉐마기독학교, 아바드리더시스템교육원, 에스더기도운동, 예장합동총회교육진흥원, 예장합동총회목회대학원, 유명해 예술문화재단, 주다산교회, 한국가정치유상담연구원(가나다순)이다.
대부분 기독교복음을 교육 속에 바르게 녹여 신앙성장을 도모하고 건전한 기독교 가치관을 보급하는데 주력해 온 교육기관 및 선교단체로 구성돼 있다.
그동안 한국교회는 ‘복음’과 ‘지식’이 별개의 것으로 인식하는 풍토로 교회성장에 비해 교회교육의 발전은 비례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아왔었다.
이로 인해 많은 크리스천 자녀들이 교회를 다니면서도 성경공부나 프로그램 참여는 지극히 저조한 편이었다. 그 결과 교회학교가 점점 설 곳을 잃어 인원이 줄고 있는 것이 통계로 여실히 나타나고 있다.
이런 점에서 이번 교육대상은 점차 왜소해져 가는 기독교교육의 불씨를 살리고 척박하고 외로운 환경에서 열심히 사역해 온 기독교 기관과 단체를 격려하고 힘을 실어 준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할 것이다.
월간목회 발행인 박종구 목사는 “국민일보가 매년 기독교 교육에 관심을 갖고 이렇게 의미있는 행사를 개최해 주는 것은 침체된 한국 기독교에 힘을 실어주는 귀한 일”이라며 “수상 기관들이 사명감을 갖고 한국교회를 위해 더 많은 일을 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2015 기독교 교육 브랜드 대상 시상식은 11월 12일 오후 3시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빌딩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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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산은혜교회 분립개척일기. 교회가 교회를 분립 개척합니다
목사가 아닌 하나님의 교회를 세우려면…모든 성도가 함께 참여하는 분립 개척
남오성
▲ 일산은혜교회 전경. (사진 제공 일산은혜교회)
'혹시… 우리더러 나가라는 건 아니겠지?'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 지난 3월, 일산은혜교회 분립개척준비위원회 첫 번째 회의 자리에는 싸한 긴장감이 맴돌았다. 정적을 깬 건 담임목사님의 인사말이었다.
"여러분을 이 자리에 모신 것은 다름이 아니라…"
2015년 1월 담임목사님은 당회에서 교회 분립안을 발의했다. 올해 교회를 분립하고 남오성 목사를 분립 교회의 목사로 결정하는 안이었다. 한 달의 숙고 끝에 당회는 교회 분립안을 통과시켰고, 7명의 준비위원회가 만들어졌다. 우리 교회 특성을 고려하여 연령대는 40~50대(남성 4명, 여성 3명)로 구성했다. 장로 1명, 권사 1명, 안수집사 2명, 서리집사 3명이었다. 이런 시도가 우리 교회에서 처음일 뿐만 아니라, 한국교회에서도 유례가 흔치 않은지라 지명된 위원들은 어리둥절해했다.
"여러분을 모신 것은 분립 개척을 위한 기본 방향을 마련하기 위해서입니다. 모든 교인을 대표하여 아이디어를 내주시고 합리적인 토론을 통해 지혜를 모아 주십시오. 걱정 마십시오. 여러분더러 분립 개척하러 나가라는 말 아닙니다. 허, 허, 허."
담임목사님 말씀 끝에, 누군가 내쉬는 안도의 한숨 소리가 들리는 듯 했다.
그날 3월 회의에서 나는 지난 경과와 향후 일정을 보고했다. 3년 전부터 교회 분립과 관련하여 담임목사님과 나눈 대화를 요약하고, 앞으로 진행하게 될 분립 개척 준비 일정을 제안했다. 4월 회의 때는 다른 교회의 분립 사례를 검토하기 위해 향린교회-섬돌향린교회, 예인교회-더작은교회, 산울교회-광교산울교회, 나들목교회-나들목일산교회를 살펴보았다.
이를 바탕으로 5월에는 위원들 각자가 품고 있는 분립에 대한 생각을 자유롭게 풀어놓았고, 6월 회의 때는 이것을 정리하여 7월 당회에 올릴 보고서의 시안을 마련했다. 매달 회의가 진행될수록 위원들은 첫날의 어색함을 잊고 분립 교회를 위한 참신한 아이디어를 쏟아 냈다. 활력이 넘쳤다.
준비위원회 활동과 더불어 교육도 이뤄졌다. 나는 16주 동안 수요일 저녁마다 전 교인을 대상으로 교회론을 강의했다. 먼저 3~4월에는 에베소서를 강해하며 본문에 집중했다. 이미 도래했으나 아직 완성되지 않은 하나님나라의 여명기에, 사탄의 통치와 하나님의 통치 사이에 놓여 있는 교회 공동체가 어떻게 하나님나라의 승리를 이뤄 가는가를 살펴보았다. 이어 5~6월에는 '교회란 무엇인가'라는 주제를 가지고 공부했다. 주로 레슬리 뉴비긴의 <교회란 무엇인가>(IVP), 존 스토트의 <살아있는 교회>(IVP), 하워드 스나이너의 <참으로 해방된 교회>(IVP)를 살펴보았다.
지난 7~8월, 나는 8주간 주일예배 설교를 담당했다. 회의와 교육을 통해 응축된 분립의 비전을 선포한 것이다. 7월에는 하나님나라를 위해 창의적, 도전적, 희생적으로 헌신한 아브라함, 여호수아, 갈렙, 다윗의 이야기를 통해 은혜를 나누었다. 8월에는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이 되는 그리스도인만의 희로애락, 즉 기쁨·분노·슬픔·즐거움의 이유를 살펴보며 앞으로 개척할 분립 교회의 방향성을 나누었다.
그사이 분립에 대한 당회의 논의는 구체화되었다. 지난 7월, 준비위원회 보고서를 접수한 당회는 두 달간 면밀한 검토·수정·보완을 거쳐 9월 최종안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헌신된 20가정을 포함한 장년 60명이 분립 개척 교회에 자발적으로 참여하도록 적극 독려하고, 성탄절 헌금(5,000만 원 목표)을 지원하고 목회자 사례비는 지원하지 않기로 한 결정이 담겨 있었다. 지원금은 다른 교회 개척 사례와 비교할 때 적은 편이다. 하지만 '교인의 창의적 헌신에 근거한 탈자본적 개척'이라는 분립 개척의 정신을 반영하여 결정하였다.
9~11월은 기도와 결단의 시간이다. 교회 전체가 하나님의 뜻을 여쭙는 시간이다. 모든 교인이 하나님의 음성에 귀 기울이는 시간이다. 이를 위해 담임목사님이 매주 토요일 새벽에 분립 개척을 위한 기도회를 진행하고 있다.
고백컨대, 기도가 가장 힘들다. 자기 생각을 포기하고 주님의 뜻만을 바라보는 시간이 제일 고통스럽다. 이를 통해 11월이면 모든 일산은혜교회 교인은 결정을 내릴 것이다. 갈 것인가, 남을 것인가. 주님 나라를 위해 분립 개척 교회에서 일할 것인가, 일산은혜교회에서 일할 것인가. 어떤 결정을 내리든지 자기 편의와 안위를 위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나라와 그 의를 위한 것이어야 한다.
12월 첫 주 토요일 저녁에는 분립 교인의 첫 모임이 시작될 것이다. 이후 12월 한 달간 준비 모임을 거쳐 2016년 1~2월에는 일산은혜교회 안에서 분립 교회가 독자적인 예배를 드릴 계획이다. 교회 안의 교회인 셈이다. 그리고 분립 개척 교회는 3월 첫 주에 설립 예배를 드릴 것이다. 교회의 위치는 일산 또는 그 인근, 즉 일산은혜교회 교인들이 이사 가지 않고 모일 수 있는 거리에 자리할 것이다.
이상의 분립 개척을 위한 일련의 과정, 즉 1~2월 당회 결의, 3~6월 준비위원회 회의와 교회론 교육, 7~8월 비전 선포 설교, 9~11월 기도와 결단, 12~2월 분립 교인 모임과 예배, 3월 분립 교회 설립에는 이번 분립 개척을 규정하는 중요한 원리가 일관하게 흐르고 있다. 그것은 바로 '교회가 교회를 개척한다'다. 누가 교회를 분립 개척하는가? 바로 일산은혜교회다. 그렇다면 일산은혜교회란 무엇인가? 그것은 교회를 구성하는 모든 교인 공동체다. 모든 교인이 교회를 개척하고, 교회 분립에 참여한다.
남오성 목사나 분립 교인의 결의가 아닌 일산은혜교회의 공식 의사 결정 기구인 당회의 결의를 통해 분립을 결정한 것이다. 준비위원회도 분립 참여 여부와 상관없이 구성되었고, 분립을 위한 교육과 설교도 분립 교인만이 아니라 모든 교인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기도회도 남오성 목사가 분립에 관심 있는 교인만을 위해 인도하는 것이 아니라, 담임목사님이 전 교인을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다. 분립 교회에 갈지 말지 결단하는 것도 관심 있는 일부 교인만이 아니라 모든 성도가 내려야 하는 것이다.
목사가 개척한 교회가 결국 목사의 교회로 전락하는 경우를 많이 본다. 어떻게 하면 목사가 아닌 하나님의 교회가 될 수 있을까. 처음 개척할 때 하나님이 개척해야 하지 않을까? 하나님이 개척한다는 말은 무슨 뜻일까.
공동체가 참여하는 개척을 통해, 어느 개인도 자기가 교회를 개척했다고 주장할 수 없으면 하나님의 개척이 될까? 그렇게 개척하면 하나님의 교회를 시작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정리되지 않는 헝클어진 상념이 어지러이 오간다. 어쨌든 '교회가(!)' 교회를 분립 개척하여 하나님의 교회를 세워 보려는 일산은혜교회의 도전은 계속된다.
남오성 / 일산은혜교회 목사, 빅퍼즐아카데미 대표, <뉴스앤조이>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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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가나안 성도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터뷰] <교회 안 나가는 그리스도인>(IVP)의 저자 정재영 교수
강동석 기자
[뉴스앤조이-강동석 기자] 교회 안 나가는 그리스도인, '가나안 성도'에 대한 책이 나왔다.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에서 종교사회학을 가르치는 정재영 교수의 신간 <교회 안 나가는 그리스도인 - 가나안 성도를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IVP)이다.
이때까지 가나안 성도 현상을 다룬 책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2014년 11월, 가나안 성도 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루고 있는 청어람ARMC 양희송 대표의 책 <가나안 성도 교회 밖 신앙>(포이에마)이 나왔다. 양 대표의 책도 가나안 성도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기는 하지만, '교회 밖 신앙'이 교회론적으로 성립이 가능한지를 신학적으로 탐구하는 데 주력했다. 신학적이나 목회적 관점에서 가나안 성도 현상을 조망한 책은 있었으나, 종교사회학의 관점에서 가나안 성도를 바라보고 분석한 내용을 본격적으로 다룬 책은 <교회 안 나가는 그리스도인>이 처음인 셈이다.
▲ <교회 안 나가는 그리스도인 - 가나안 성도를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정재영 지음 / IVP 펴냄 / 224쪽 / 1만 2,000원
정재영 교수의 저작 <교회 안 나가는 그리스도인>은 데이터를 통해 실증적으로 가나안 성도 현상을 탐구하고 있다. 정 교수는 가나안 성도 300여 명을 상대로 설문 조사하고, 심층 면접을 통해 38명의 사례를 분석한 결과를 책에 담았다. 가나안 성도들이 운영하는 3개 교회를 관찰한 실제적인 데이터와 가나안 성도들의 사례담을 상세하게 싣고 있어 그들이 왜 교회를 뛰쳐나오게 되었는지, 어떻게 생활하고 있고, 어떤 고민을 안고 있는지 알 수 있다.
가나안 성도를 어떻게 이해할 것인지, 저자에게 직접 이야기를 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지난 10월 20일 감리교신학대학교 학생회관 2층 카페에서 정재영 교수를 만났다.
아래는 인터뷰 내용을 문답 형식으로 정리한 것이다.
-<교회 안 나가는 그리스도인>을 쓰게 된 배경은?
2006년도에 개신교에서 가톨릭으로 간 사람들을 주제로 연구하고 세미나를 했다. 그때 여러 피드백을 받았다. 그중 한 가지 요청은 천주교로 종교를 옮겨 간 사람만 아니라 교회를 떠난 사람들에 대한 연구도 필요하지 않겠느냐는 것이었다. 때마침 바른교회아카데미 세미나 도중에 지성근 소장(IVF일상사역연구소)에게 가나안 성도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고, 바른교회아카데미 총무였던 양희송 대표(청어람아카데미)에게 연구를 제안받았다. 내가 필드 조사를 많이 하고 있다 보니까 그런 제안을 했던 것 같다. 제안을 듣는 순간, 내가 다루어야 하는 주제라는 생각이 들었다.
▲ 지난 10월 20일, <교회 안 나가는 그리스도인>의 저자 정재영 교수를 만났다. 정 교수는 차분하고 부드러운 어조로 질문에 답했다. 정 교수는 가나안 성도들을 개신교라는 틀을 떠났지만 여전히 교회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가나안 성도 다수가 기성 교회가 회복하고 개혁되기를 바라고 있다며, 아직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있는 성도들도 많을 것이라고 했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가나안 성도들은 교회를 뛰쳐나온 사람들인데, 앞에서 말한 개신교에서 나와 가톨릭으로 옮긴 사람들과 구별되는 부분이 있을 것 같다. 둘 사이에 공통점과 차이점이 있을 텐데. 이것을 알면 가나안 성도가 어떤 사람들인지도 좀 더 명확하게 알 수 있을 것 같다.
개신교에서 뛰쳐나와 가톨릭으로 옮긴 사람들을 사례 조사한 것을 책으로도 냈다[<그들은 왜 가톨릭 교회로 갔을까>(예영커뮤니케이션)]. 통계 조사는 아니고, 한 성당에 다니고 있는 사람들을 주로 조사했기 때문에 일반화하기는 힘들다. 단순 비교가 어려운 것을 전제하고 봤을 때, 가톨릭으로 간 사람들 상당수는 정말 진지한 고민을 해서 갔다기보다 종교 소비자 형태가 많이 나타났다고 본다.
당시 인터뷰한 십여 명의 사람들은 천주교로 가면서 그렇게 깊은 고민을 하지 않았다. 개신교에 대한 불만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명품 종교 같고, 세련돼 보이는 이미지와 술과 담배를 하는 것에서 자유로운 부분도 있고 환경적인 요인 때문에 가톨릭으로 간 경향이 강한 것 같다.
그런데 가나안 성도들은 그런 부류의 사람들이 아니다. 개신교라는 틀은 떠났지만 여전히 교회에 대한 깊은 관심이 있다는 사실이 큰 차이점이다. 그들 나름대로 신앙생활도 이어가고 있다. 가나안 성도는 여전히 개신교 범주에는 들어가는 사람들이라고 볼 수 있다. 교회 안에서 나름대로 깊은 고민을 했고, 문제의식이 뚜렷했다.
교회에 애착도 있었다. 개신교를 뛰쳐나간 사람과 교회를 뛰쳐나간 사람은 다르다. 가나안 성도들은 여전히 개신교 범주에 들어가는 사람들이다. 내가 볼 때 가나안 성도 다수는 오히려 기성 교회가 개혁되고 회복되기를 바라는 것 같다. 교회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있다는 거다. 개신교에서 가톨릭으로 옮겨 간 사람들과는 차이가 있다.
-책을 쓴 다음에 주변 사람들의 반응은 어땠나. 그리고 가나안 성도를 만났을 때 들었던 생각이나, 그들에게 공감했던 부분이 있다고 한다면.
책을 쓴 다음 교회 사람들의 반응을 들었는데 좀 의외였고 당황했다. 교회를 다니는 성도들이 가나안 성도들에 대해서 굉장히 불편한 마음들을 많이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교만한 사람이다", "어쨌든 우리는 교회 안에서 싸우고 있는데 나가 버린 사람들 아니냐", "무책임하다." 목사 중에서도 많은 사람이 가나안 성도를 '문제아'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교회 안에서 이런 사람들이 없어야 한다고 말하는 분들도 있었다.
그러나 내가 가나안 성도들을 만나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었을 때 공감도 많이 했고, 측은한 마음이 생겼다. 교회 안에서 고생을 많이 했기 때문이다. 연민의 정도 느꼈다. 정당한 문제의식도 많아서 나도 가나안 성도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별 문제의식이 없고 생각이 없는 사람이라면 고민 안 했을 거다. 그냥 다니면 되니까. 나름대로 생각이 있고, 고민이 있는 사람이 공동체라고 하는 교회 안에서 마음을 털어놓을 수 없었기 때문에 나오게 된 거다. 가나안 성도들이 자기 발로 교회를 나오기는 했다. 하지만 엄밀하게 말하면 결국은 어려운 환경과 교회 분위기로 쫓겨남을 당한 것이다. '쫓겨남을 당한 성도들'이라고 볼 수도 있을 듯하다.
내 연구에서 보면 목회자의 일방적, 독단적이거나 권위적인 면모 때문에 교회를 떠난 사람들의 숫자가 상당했다. 물론 다 목회자 책임은 아니다. 교회가 좀 더 공동체성을 유지하고, 건강했더라면 교회를 떠나는 흐름들을 어느 정도 늦추거나, 완화할 수 있을 텐데 그러지도 못했다. 대중 모임에서 할 수 없는 친밀한 관계에서 좀 더 신앙 공동체적인 경험들을 하기 위해 교회 소그룹을 하는데, 실제로 그게 잘 안 된다. 공동체를 어떻게 세울지 고민이 필요하다. 여기에는 목회자만이 아니라 교인들에게도 공동 책임이 있다.
이제까지 성도가 목회자를 영적 지도자로 보고, 목회자가 알아서 하면 되는 것처럼 생각하는 경향들이 있었다. 목회자들도 성도를 목회의 대상으로만, 수동적으로 여긴 경향이 있는데 그런 것들을 극복해 나가야 되지 않을까. 그래서 교회란 무엇인지, 공동체가 무엇인지. 허심탄회하게 목회자, 교인 구분 없이 모여서 깊이 있는 논의를 할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교회 공동체에 대한 진지한 토론이 시작돼야 하지 않겠나.
-책 속에 사례들을 많이 적어 놨다. 가나안 성도들을 만나면서 의아했던 부분이나, 특별히 기억에 남는 이야기가 있을 것 같다.
▲ 정재영 교수는 자신이 인터뷰한 가나안 성도 38명 중 18명이 모태 신앙이라는 사실에 놀랐다고 했다. 정 교수는 2살 때부터 어머니 등에 업혀서 교회를 다녔기 때문에 자신을 '준 모태 신앙', '포대기 신앙'이라고 부른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자신이 소속된 청년부 분위기에 답답함을 느껴서 교회를 뛰쳐나온 청년과 여동생의 일로 교회를 그만 다니게 됐다는 어느 출판사의 여자 과장을 특별히 기억에 남는 인터뷰이로 꼽았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인터뷰한 가나안 성도 38명 중에서 18명이 모태 신앙이었다. 나는 모태 신앙은 아니고 2살 때부터 포대기에 덮인 채로 어머니 등에 업혀서 교회를 다녔기 때문에 스스로 '포대기 신앙'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모태 신앙들이 교회에 대해 힘들어하고, 불편해한다는 사실에 놀랐다. 목사의 자녀도 있었고, 대대로 개신교 집안인 사람도 있었다.
그리고 가나안 성도들을 찾아 인터뷰를 해야 했는데, 주변에 얘기를 해도 소개받기가 어려웠다. 말로는 주변에 가나안 성도가 많다고 하는데, 소개해 달라고 하면 연결이 잘 안 되고 본인이 거절하는 경우도 많았다. 결국 여기저기 소문을 낼 수밖에 없었다.
그때 어떤 분에게서 페이스북으로 연락이 왔다. 가나안 성도를 자처하는 형제였다. 인터뷰에 응할 용의가 있다고 했다. 책에는 체육대학을 다니는 청년이라고 소개돼 있다. 그 청년이 다니는 교회 청년부는 명문대를 다니는 청년들이 주류를 형성하고 있었다. 그들이 주도권을 쥐고 있으면서 명문대를 나오지 않은 사람들을 무시했다는 거다.
자신들 방식의 신앙관이 옳다며 변두리에 있는 사람들을 품어 주지 못했다고 한다. 그 청년은 대단히 위선적이라고 느꼈던 것 같다. 본인 생각에는 그럼에도 교회 안에서 싸우면서 고칠 부분은 고쳐야 하는데, 쫓기듯이 자기 발로 나오게 됐다고 했다.
또 다른 사례로는 한 출판사의 여자 과장이 있다. 내가 아는 목사님이 목회하는 교회에 작은 도서관이 있다. 그곳에 책을 기증하고 있는 분이다. 옛날에 교회를 다녔는데 지금은 다니지 않는다는 말을 듣게 돼 그분을 소개해 달라고 부탁했다. 인터뷰를 위해 광주까지 내려가서 만났다. 얘기를 들어 보니 교회에 대한 안 좋은 기억이 있었다. 그분 얘기를 듣는 내내 너무 안타깝고 무거웠다. 여동생이 교회 전도사에게 성폭행을 당했고, 이후 여동생이 자살을 했다는 것이다. 교회에 엄청난 상처가 있었다.
그래도 나중에 그분이 하는 얘기가, 작은 도서관을 운영하는 분이 목사님인 줄 몰랐다는 것이다. 자기가 그냥 어떤 좋은 분이 마을을 위해 좋은 일을 한다고 생각이 들어 돕게 됐는데 알고 보니 목사님이었다고 했다. 자기도 좀 놀랐다면서 이런 목사님이 있으면 자기도 다시 한 번 교회를 나갈 마음이 생길 것 같다고 얘기했다. 그분의 말에서 희망을 얻기도 했다.
-2부에는 종교사회학에서 학문적으로 다루는 담론이 나오는데. 좀 어려웠다. 2부 내용을 따르면, 우리는 세속화 시대를 지나오고 있는 듯하다. 갈수록 종교에 대한 관점도 많이 달라지고, 시대적 흐름을 볼 때 앞으로도 교회에서 이탈하는 사람이 많을 것 같아 보인다. 이런 흐름 가운데 교회는 어떻게 해야겠는가.
어려운 문제다. 사실 종교사회학의 핵심 주제이기도 하다. 종교사회학에서 쓰는 세속화라는 표현은 보통 교계에서 쓰는 세속화와 좀 다르다. 종교사회학에서의 세속화는 한마디로 종교의 쇠퇴 현상을 말한다. 계몽주의 이후에 종교보다는 인간의 이성에 더 의지하게 되고, 그것이 포스트모더니즘까지 오면서 종교의 입지가 굉장히 좁아지게 됐다. 그 결과로 오늘날 이 상황에서 종교가 과연 부흥할 수 있을까 이런 고민들을 많이 하고 있다.
그러나 그와 반대로 탈세속화 논제도 있다. 세속화만이 아니라 또 다른 관점에 대한 논의들도 많이 있다. 이렇듯 이론적인 논쟁은 있지만, 우리 사회를 보더라도 최소한 개신교 입장에서는 과거와 같은 영광이나 부흥을 누리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래도 사람들의 영적인 욕구들이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종교성 자체가 약화·쇠퇴했기 때문에 교회를 떠나거나 신앙을 버린 게 아니다. 교회는 떠났지만 개신교인의 정체성이 있고 영적 욕구를 누리고 싶어 한다. 내 조사에 의하면 설문에 응한 가나안 성도들 중에 3분의 1은 교회로 돌아오고 싶은 마음이 없지만 3분의 2는 교회에 다시 나오고 싶어 한다.
또 한 가지 문제는 가나안 성도들 중 스스로 생각하는 개신교에 대한 관념이 기존 권위와 충돌할 때, 자기 나름의 개신교 신앙을 구성해 나가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이들은 교회에 나가지 않지만 신앙생활을 개인적인 방법으로 충족한다. 십일조를 교회가 아닌 다른 곳에 기부한다든지, 혼자 신앙생활을 하거나 가나안 성도들끼리 모여서 예배를 드린다든지.
과거와 같이 담임목사 중심으로 피라미드식의 위계 구조로 교회를 이끌어 나가는 것이 앞으로 점점 힘들어질 거라는 말이다. 여전히 대형 교회들이 이런 방법을 쓰고 있다. 아직까지 이런 방법들이 효과를 보고 있지만, 대형 교회 성장이라는 게 수평 이동이 대부분이다. 새로운 신자들을 확보하는 데 대형 교회의 방법이 앞으로 오래가기는 어렵다.
-그래서 한편으로는 작은 교회 운동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작은 교회가 충분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보는가. 가나안 성도 현상에 대한 다른 대안을 이야기한다면.
작은 교회 운동이 대안 중 하나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은 든다. 지금까지 봐 온 내용으로는, 단정할 수는 없지만 가나안 성도라든지 젊은 세대들이 큰 교회에서 인간 속에 숨기보다는 공동체적 환경을 원한다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 그래서 요즘 작은 교회들이 많이 주목받고 있고, 일부는 의미 있는 열매를 맺는다. 모든 한국교회가 다 작은 교회가 되어야 한다는 주장은 아니지만, 지금까지 작은 교회가 평가절하된 부분이 있다. 새로운 목회 방식으로 작은 교회는 충분히 의미가 있다고 본다.
앞으로 지역 밀착형 교회도 필요하다고 본다. 지역 교회를 내세우는 교회들이 많이 있지만, 지역 안에 있으면서 단절되고 고립된 형태로 있는 교회가 대부분이다. 지역 교회는 주민들과 함께 호흡하고 소통할 수 있는 교회가 돼야만 한다. 그럴 때 교회가 정말 우리 사회 안에 존재하는 이유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협동조합, 지역 공동체에 참여한 교회, 마을과 함께하는 교회 등과 관련한 주제를 강의하고, 꾸준히 연구를 해 오고 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제도권 교회를 다니는 사람들이나 목회자들이 가나안 현상에 대해 많이 불편해한다. 내가 종교사회학을 하는 입장에서 항상 강조하는데 우리의 약점이나, 문제가 되는 부분은 덮어 둔다고 해결이 되지 않는다. 문제를 열어 놓고 상처가 얼마나 깊은지 제대로 보고, 직시하고 나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나 같이 종교사회학을 하는 사람을 두고 문제를 까발리는 사람, 한국교회 치부를 드러내는 사람으로 보는 경우가 많다. 오해 아닌 오해를 받는데, 그렇게 하는 이유는 한국교회에 대한 애정이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덮어 둔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우리 자신을 알고,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기 위해 관련 연구를 해 나가야 한다. 추천사에 한국교회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가나안 성도 현상을 이해해야 한다고 써 주신 분들이 있다. 맞는 말이다. 가나안 성도에 대한 불편한 마음이 있을지라도 한국교회를 제대로 이해하고, 문제를 해결하려면 현상 자체를 멀리해서는 안 되지 않을까.
▲ 정재영 교수는 제도권 교회를 다니는 사람들이나 목회자들이 가나안 현상에 대해 많이 불편해한다며, 우리의 약점이나 문제가 되는 부분은 덮어 둔다고 해서 해결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문제를 열어 놓고 상처가 얼마나 깊은지 제대로 보고, 직시하고 나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정재영 교수는 연세대에서 사회학을 전공했고, 사회발전연구소 전문연구원을 거쳐 현재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종교사회학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21세기교회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기도 하며, 바른교회아카데미, 미래목회포럼, 목회사회학연구소에서 활동 중이다. 저서로는 <한국교회 10년의 미래>(SFC), <소그룹의 사회학>(한들출판사), 공저로는 <한국교회와 직분자: 직분제도와 역할>, <교회의 성(性), 잠금 해제?>(IVP), <더불어 사는 지역 공동체 세우기>(예영커뮤니케이션)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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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 믿으면 행복해질까
'연탄길' 작가 이철환 첫 신앙고백서 출간
‘연탄길’의 이철환(54·높은뜻정의교회 집사) 작가가 신간 ‘예수 믿으면 행복해질까’(생명의말씀사)를 펴냈다. 16년간 이어지고 있는 극한의 고통 가운데 얻은 깨달음과 묵상을 담았다. 이명(耳鳴), 어지럼증, 우울증….
이 작가는 이러한 아픔의 시간을 통해 동행하시는 하나님, 늘 함께하시는 하나님을 이야기한다. 이 책에는 7년 동안 430만부가 팔린 ‘연탄길’ 1, 2, 3편을 쓰면서 과로로 생긴, 고막이 찢어질 듯한 이명과 어지럼증, 불면증과 우울증 때문에 절망 속에 빠져 있는 가운데 하나님을 깊이 만나게 되면서 얻은 삶의 이야기가 들어 있다. 또한 이 작가가 직접 그린 31장의 그림도 담겼다.
지난주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공원 북쪽 소나무 숲 나무벤치에서 마주앉아 신앙고백을 했다. 그는 “언젠가는 하나님의 신실한 자녀로 거듭나고 싶은, 지금은 형편없는 믿음을 가진 자의 신앙고백”이라면서 “하나님 밖에서 하나님 안으로 들어가는 것보다 하나님 안에서 하나님 안으로 들어가는 것이 더 힘들었다”고 했다.
이 작가는 책 속에 글과 함께 나오는 그림 한 장을 보여줬다. 한눈에 기린 두 마리가 쇠창살 속에 갇혀 있는 것처럼 보였다. 그는 그림을 다시 한번 자세히 보라고 했다. ‘내 생각이 틀릴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보면 다른 풍경이 보일지도 모른다고 했다.
‘쇠창살 속에 갇힌 것은 기린인가. 나인가?’라는 물음이었다. 머뭇거리자 작가가 말했다. “쇠창살 속에 갇힌 것이 기린이 아니라 나일 수 있다는 거죠. 기린 두 마리의 눈을 유심히 보세요. 기린의 눈이 쇠창살 구멍을 정확히 맞추고 쇠창살에 갇혀 있는 나를 바라보고 있지 않은지요.”
그가 말한 핵심은 ‘내 생각이 틀릴 수도 있다’는 것이었다. 이 짤막한 고백만으로도 악마가 파놓은 함정을 피해갈 수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사람은 아픔을 당했을 때 비로소 깨닫게 되는 것 같습니다. 누군가의 진심어린 비판을 통해서만 깨닫게 되는 것이지요. ‘연탄길’이 430만 독자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었고, 지금도 많은 독자의 사랑을 받는 것은 5개 출판사로부터 거절, 즉 다섯 번의 아픔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작가는 “이명은 16년 동안 지금까지 한 번도 멈춘 적이 없다”면서 “하지만 이제 제가 감당할 수 있을 정도로 많이 좋아졌다. 그 시간을 통해 고통 속에 동행하시는 예수님을 만났다”고 말했다.
-왜 신앙고백을 하게 됐나요.
“나에게 있어 가장 가치 있는 일은 무엇인가를 생각했을 때 예수님을 전하는 것이 가장 가치 있는 일이라 생각됐습니다. 나의 고백을 통해 누군가 예수님을 만날 수 있게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행복과 불행을 결정짓는 것은 무엇입니까.
“예수님을 믿을 때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있습니다. 인간의 행복과 불행을 결정짓는 것은 ‘분별력’입니다. 나는 과연 분별력이 있는가를 계속 자문해 보았고 이 책에서 밝혔듯 분별력이 없어 가슴을 쳤던 일이 많았습니다. 예수님 말씀을 통해 삶의 분별력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말하고 싶었습니다.”
-하나님 안에서 하나님 안으로 들어가는 것이 더 어렵다고 하셨는데요.
“하나님 밖에서 하나님 안으로 들어가는 것보다 하나님 안에서 하나님 안으로 들어가는 것이 제겐 더 어려웠습니다. 하나님을 믿는 것보다 하나님을 제대로 믿는 것이 훨씬 어렵다는 말입니다. 예수를 믿는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해당되는 말일 것입니다. 지난 시간 방황하고 고통스러웠던 시기의 나의 신앙고백을 통해 믿음의 사람들에게 ‘당신도 그랬군요’라는 공감을 주고 싶었습니다.”
-기도한 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때는 어떻게 하는지요.
“기도한 대로 이루어지지 않아도 기도하는 것을 포기하지 않는 것이 참 믿음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연탄길’을 쓰는 동안 7년의 시간이 흘렀고 그 기간에 가장으로서 책 집필뿐만 아니라 생계도 책임져야 했기에 서울 노량진에서 학원 강사 일을 하기도 했습니다. 이 시기 너무 몸을 혹사시키면서 밤낮으로 일하다 보니 결국 건강이 나빠졌습니다.
극심한 어지럼증과 이명, 우울증이 찾아왔고 정말 캄캄한 지옥에 있는 듯한 세월을 수년간 보내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 시기에 하나님을 더욱 깊이 만날 수 있었습니다. 하나님은 원하는 것을 주시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것을 주시지요. 내가 원했던 것을 하나님이 다 주셨다면 정말 교만해졌을 것이고 악마가 그 틈을 타고 들어왔을 것입니다.”
-하나님께로 가는 길가엔 왜 이렇게 장애물이 많은 걸까요.
“어느 날 헨리 나우웬의 ‘영적 발돋움’을 읽다가 별똥별의 섬광처럼 제 마음을 가로지르는 대목을 만났습니다. 인간의 내면 깊은 곳으로부터 들려오는 하나님의 세심한 음성을 들을 수 있는 조용한 시간을 갖지 않고서는 하나님께로 갈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또 신뢰하는 마음으로 영적인 지도자에게 순종하지 않고서는 하나님께로 갈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하나님께로 갈 수 있는 이 세 가지 방법은 악마를 이길 수 있는 분명한 방법이기도 할 것입니다. 기도한 대로 이루어지지 않아도 기도를 포기하지 않는 것, 그것이 올바른 믿음이라고 생각합니다.
-하나님과 가까워진 독특한 방법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저의 방 한쪽 벽면에는 A4 용지가 100여장 붙어 있습니다. 좋아하는 성경 말씀을 적은 것입니다. 이 말씀들을 틈틈이 외웠습니다. 고통의 시기에 있었을 때 집에 있던 ‘그토록 많은 책들이 나에게 과연 무슨 도움을 줄 수 있나’라는 생각을 하면서 결국 나에게 가장 힘이 되는 것은 말씀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일을 할 때 극한으로 몰고 갈 정도로 해야만 하나요?
“이 문제를 담임목사님과 상담도 했습니다. 목사님께서는 극한이 아니라 열정이라는 말을 해 주셨습니다. 하지만 이제 저는 건강을 돌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스티브 잡스가 청소년에게 롤모델이 될 수 없는 이유는 건강을 잃었기 때문입니다. 스티브 잡스가 지금까지 살아 있다면 더욱 좋은 영향력을 많이 끼칠 수 있었을 텐데 아쉬움이 있습니다. 저의 건강 문제에 대해 더욱 많이 기도해야겠다는 생각을 늘 합니다.”
-닮고 싶은 분이 두 분 계시다고요.
“저는 C S 루이스, 헨리 나우웬을 롤모델로 삼고 있습니다. 믿음이 깊어지면 신앙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고 또 시간이 지나면 그런 날들이 올 거라고 생각했지만 시간과 믿음이 비례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앞으로 더 많이 공부하고 더 많이 기도하고 글을 써서 하나님의 도구로 쓰임 받았으면 좋겠습니다.”
-어린 새 모습의 그림이 인상적입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오랜 시간 제대로 된 신앙생활을 하지 않았습니다. 안타깝지만 참으로 중요한 시절을 놓쳤지요. 청년 시절에도 교회를 들락날락거리며 저의 신앙은 방황했습니다. 그후 20년이 넘도록 비교적 올곧은 마음으로 신앙생활을 하고 싶었으나 돌이켜 생각해보면 주님을 향한 저의 믿음은 정말로 변덕스러웠습니다. 지금도 저의 신앙은 어린 새의 모습을 닮았습니다. 순수를 간직한 어린 새의 모습이 아니라 철딱서니 없는 어린 새의 모습입니다.”
-예수님을 뵙고 난 뒤 뭐가 달라졌나요.
“분명한 것은 주님을 제대로 알기 전에 저의 삶은 지금보다 훨씬 더 분별력이 없었다는 것입니다. 이런저런 추악한 상상으로 저를 더럽히고 나면 저 자신을 향해 ‘쓰레기’라고 고백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주님을 제대로 알고 나서도 저는 여전히 추악한 상상을 합니다. 하지만 그런 저 자신을 향한 고백은 이전과 분명히 달라졌습니다. 이전과는 달리 ‘주님, 저를 불쌍히 여겨 주세요’라고 고백할 수 있었으니까요.”
-두 가지 고백은 별 차이가 없는 것 같은데요.
“아니지요. 엄청난 차이가 있어요. 자신을 향해 ‘쓰레기’라고 고백하는 사람은 자신을 사랑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쓰레기 같은 자신의 모습에도 불구하고 ‘주님, 저를 불쌍히 여겨 주세요’라고 고백할 수 있는 사람은 자신을 여전히 사랑할 수 있습니다. 주님을 알게 되어 저는 이전보다 훨씬 행복한 사람이 되었습니다. 그분이 가르쳐주신 사랑을 실천하며 묵묵히 이 길을 걸어가겠습니다. 하나님을 믿는다는 것은 어쩌면 내게 익숙한 것을 버리고 낯선 곳을 향해 용감히 걸어가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어둠이 나무벤치를 향해 달려올 무렵 그는 숲을 바라보며 물었다. “굳게 잠긴 성문의 자물쇠를 열 수 있는 열쇠는 무엇일까요?” 그는 빙그레 웃으며 “내 생각이 틀릴 수도 있다”고 나직이 말하고는 일어났다.
2015년 10월 26일 (월) 14:32:43 교회와신앙 webmaster@amennews.com
[ 주요 교단들의 정기총회에서 이단 사이비 관련 보고서들이 보고되었다. 먼저 예장통합(총회장 채영남 목사) 제100회 총회에 보고된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의 연구 및 조사 보고서들을 소개한다. / 편집자 주 ]
【 <교회와신앙> 】 국악찬양집회에 치중하고 있다는 구순연 집사에 대해 “총회의 결의를 무시하고 천국과 지옥을 방문했다는 내용의 집회를 계속하고 또 집회 시 자신의 저서를 판매하고 있기에 조사해 달라.”는 요청이 있었다.
‘경과’ 사항에 넣어 ‘보고’로 끝낸 것은 ‘꼼수’(?)
예장통합 이대위는 여수노회(여노 제40-12호, 2015. 6. 11)의 요청에 따라 구순연 집사를 조사했다. 조사분과에 의해 확인된 ‘조사내용’은 △구순연 집사는 문제가 되는 천국과 지옥을 방문한 내용의 집회 보다는 국악 찬양집회 쪽에 치중하였다고 해명, 문제가 되는 저서를 판매한 사실은 인정 △자신의 저서에 문제가 되는 내용이 포함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당회장 지도하에 전량 수거하여 폐기 △다시는 물의가 되는 집회를 하지 않기로 약속하고 문제가 된 저서도 재출판, 판매하지 않기로 약속 등이었다. 그리고 “구순연 집사는 이단성과 사이비성이 없는 것으로 사료된다.”는 ‘조사결과’를 달았다.
예장합동에서도 노회가 ‘구순연 집사 교류 금지 및 교단 기관지인 기독신문 광고 게재 금지의 건’을 제기했었으나 이번 제100회 총회에 ‘노회에서 취소하였으므로 기각’으로 보고되어 종결되었다.
▲ 구순연 집사의 저서 표지
이렇게 보면 구순연 집사 문제는 예장통합과 예장합동에서 ‘깨끗하게 정리’ 되었다. 겉보기는 그렇다. 하지만 앞서 지적한 ‘노우호 목사 조사보고서’와 마찬가지로 ‘구순연 집사 조사보고서’도 ‘조사’와 ‘경과’로 처리했다. 즉 100회 총회에 ‘연구보고서’는 ‘청원’ 사항으로 제출하여 ‘결의’를 했고, ‘조사보고서’는 ‘경과’ 사항에 넣어 ‘보고’로 끝낸 것이다.
여기에는 석연치 않는 구석이 있다. 연구보고서와 조사보고서는 그 결론이나 결과가 정해졌다면 ‘청원’을 통해 총회에 보고하고 총회의 허락(결의)을 얻는 것이 통상적이다. 하지만 이번 조사보고서들은 이대위 결의(제99-9차 회의, 2015. 9. 4.) 후 이례적으로 ‘경과보고’에 삽입했다.
당시 이대위의 회의록에는 “조사분과위원회의 조사보고서 채택의 건은 자구수정하여 별지와 같이 받기로 하고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 보고서(별지 및 추가) 경과보고에 삽입하기로 하다.”로 되어 있다.
총회에서 ‘청원사항’은 찬반토론이나 때로는 ‘축조심의’를 거쳐 ‘결의’가 이루어진다. ‘경과보고’는 ‘보고는 받고’ 하는 식으로 가볍게 여기고, ‘결의’가 아니면 ‘보고는 보고일 뿐 결의의 효력은 없다’는 인식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때로는 ‘경과보고로 받았으니 지나갔다’라며 ‘결의는 아니지만 보고되었고 보고를 받았다는 것으로 성립된 것이나 다름없다’는 식으로 해석하려 들기도 한다.
이번 구순연 집사에 대한 조사보고서가 ‘경과보고’ 형식이라면 ‘조사내용’에서 그쳐야 했다. 그것으로 충분해 보인다. 거기까지가 ‘경과보고’에 적합한 수위의 조사보고서인 것이다. 하지만 “구순연 집사는 이단성과 사이비성이 없는 것으로 사료된다.”라는 ‘조사결과’를 덧붙여짐으로써 ‘결의는 아니지만 보고되었고 보고를 받았다는 것으로 성립된 것이나 다름없다’는 식의 해석을 주장할 여지가 생겼다는 것이 문제다.
더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자면 이를 노린 ‘꼼수’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다. 왜냐하면 구순연 집사는 목양교회 소속으로, 제99회기 이대위원장 임준식 목사가 시무하는 교회의 교인이기 때문이다.
구순연 집사는 이대위원장 임준식 목사의 목양교회 교인
더구나 여수노회가 “총회의 결의를 무시하고 천국과 지옥을 방문했다는 내용의 집회를 계속하고 또 집회 시 자신의 저서를 판매하고 있기에 조사해 달라.”고 했던 것과 같이, 예장통합은 지난 제96회 총회(2011년)에 ‘천국지옥간증’ 등으로 문제가 된 구순연 집사에 대해 연구보고가 있었고, 미진안건을 처리한 제96-1차 총회 임원회는 “구순연 씨에 대한 연구보고서는 받고 구순연 씨를 소속 당회로 하여금 철저히 지도하도록 하고 1년간 관찰하기로 하다.”고 결의했다. 그리고 총회 홈페이지 이단사이비문제상담소 자료실에서 ‘구순연 집사 연구보고서’의 게재도 중지했다.
당시 연구보고서의 결론은 “구순연 씨는 하나님의 은총의 구원 사역을 주고받는 거래의 형태로 변질시킨 구원론의 문제, 천국이나 지옥의 묘사가 유치하고 모순적이며 비성경적인 문제, 다양한 홍보, 간증 찬양 테이프 판매라는 상업성의 문제 등 사이비성이 지극히 농후하다. 따라서 구순연 씨의 초청 강연을 엄격히 금하고 교인들의 집회 참여를 금하는 것은 물론 구 씨의 간증테이프나 동영상을 듣거나 보지 않도록 해야 한다.”였다.
임준식 목사는 2011년 9월 “구순연 집사는 평신도로서 신학적인 지식이 부족하며 또한 기독론, 구원론, 교회론 등도 많이 부족합니다. 하여 오늘에 문제가 이야기되어 교단과 한국교회 앞에 심려를 끼치게 된 점에 당회장으로서 깊이 사죄” 하면서 “차후 문제점이 된 부분과 잘못되어 이야기된 부분을 한 치의 소홀함이 없이 당회장으로서 지도할 것을 약속드리오니 신앙의 지도를 당회에 맡겨 주시고 선처해 주시기를 청원”했었다.
여기에는 구순연 집사의 ‘서약서’도 첨부되어 있었다. 서약서에는 “저 구순연은 예장통합 목양교회(서울서남노회 당회장 임준식 목사)의 평신도인 집사로서 저는 신학적인 지식도 부족하고 성경에 대해서 부족한 점이 너무도 많음을 고백합니다. 차후 간증이 천국과 지옥에 대한 잘못 묘사한 부분 등, 저의 부족한 부분을 당회장 목사님의 가르침을 받아 문제점을 고칠 것이며 앞으로 전도 집회시 목사님의 지도를 따라 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오늘 이렇게 되어진 모든 일들이 평신도로서 잘 모르고 행하였던 일들에 대한 하나님의 채찍으로 알겠습니다. 이제 부터는 성경에 어긋남 없도록 목사님의 가르침에 순종할 것이며 교단의 가르침에도 철저히 따를 것을 서약합니다.”는 내용이 들어 있었다.
예장통합 총회 임원회는 이러한 임준식 목사의 청원과 구순연 집사의 서약을 받아들여 ‘소속 당회로 하여금 철저히 지도하도록 하고 1년간 관찰’키로 했다.
그러나 월간 <현대종교> 2015년 6월호에 ‘구순연 집사, 계속되는 천국지옥 간증’라는 제목의 기사가 나왔다. △자숙했다는 10개월 간 200여 회 집회 인도했으며 △여전히 활발한 천국·지옥 간증을 하고 있는데 △구 집사는 “지적받은 후 말씀에 입각해 사역하고 있다”고 해명했다는 요지였다.
▲ 월간 <현대종교> 2015년 6월호 기사 첫 면
<현대종교>는 “2012년 6월 12일, 임준식 목사와 구순연 집사는 총회에 각각 ‘구순연 집사에 대한 당회장 지도 보고서’와 ‘서약서’를 제출하게 된다. 임 목사는 보고서를 통해 ‘(구순연 집사가) 천국지옥 간증을 하면서 행위 강조로 인한 행위구원 문제에 대한 것은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믿음이 분명하고 확실한 고백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 무엇보다 전하는 간증자의 입장에서 바뀌어 말씀을 듣는 한 사람의 성도의 예배의 삶을 통하여 내면의 변화를 고백하고 있습니다. 이단 사이비성 문제가 되는 부분은 성경적 지식 부족에 대한 적절한 교육을 실시하였고 차후 문제의 소지와 오해될 수 없도록 할 것입니다.
... 앞으로도 당회장으로서 구순연 집사를 잘 지도하고 교육하여 다시는 이런 일로 문제가 되지 않도록 할 것을 약속 드립니다’라고 밝혔다.”고 전하고, 이어 “구 집사는 서약서를 통해 ‘저 구순연은 평신도인 집사로서 신학적인 지식도 부족하고 성경에 대해서 부족한 점이 너무도 많음을 담임목사님의 교육과 당회의 지도를 통하여 깨닫게 되었습니다. 저로 인하여 총회와 목양교회 교우들과 담임목사님께 참으로 죄송한 마음뿐입니다.
그동안 간증을 전하는 자의 삶에서 지난 10개월 동안 자숙의 시간을 통하여 한 사람의 성도로서 저 자신이 발견되어 졌습니다’라며 ‘이제부터는 성경에 어긋남 없도록 목사님의 가르침에 순종할 것이며 교단의 가르침에도 철저히 따르겠습니다’라고 서약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현대종교>는 ‘구 집사의 서약, 지켜졌나’라는 중간제목 아래 “구 집사가 서약한지 약 2년의 세월이 흘렀다. 구 집사는 총회에 서약한 내용이 무색할 정도로 여전히 천국지옥 간증을 하고 있다. 교계언론에는 여전히 구순연 집사의 천국지옥 간증 집회가 기사화되거나 광고되고 있다. 여기에는 지난 십 수 년의 간증집회가 이력으로 따라붙는다.
구 집사가 과거 자신의 사역이 문제가 되었다는 사실을 인정한다고 보기 어려운 대목이다. 구 집사는 총회에 서약서를 작성한 6월 12일에도 두 교회에서 집회를 했고 자숙 했다는 10개월 기간 동안 200회 이상의 집회를 했다. 물론 구 집사가 노인대학이나 경로잔치 등에서 국악 찬양 사역도 병행하기 때문에 모든 집회가 천국지옥 간증은 아니었겠지만 상식적으로 자숙으로 보긴 어려운 수치다.”고 주장했다.
목양교회 당회장에게 부실지도 책임 안 물어
또 “구순연 집사는 2011년 1월 27일 <구순연 집사가 본 천국과 지옥>이라는 책을 냈다. 책은 구 집사의 집회현장에서만 판매된다. 문제는 서약서를 작성하고도 책이 여전히 재발행 되고 있었다는 점이다. 기자는 <구순연 집사가 본 천국과 지옥> 7쇄(2012년 11월 20일)를 입수해 내용을 살폈다. 책은 말 그대로 구순연 집사가 본 천국과 지옥의 모습이다. 책에는 구 집사가 천국에서 예수님, 바울, 다윗 등을 만나 대화한 내용과 지옥에서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 생생(?)하게 기록되어 있다.”고 밝히면서 “구 집사는 통합 이대위 연구보고서의 표현처럼 천국이나 지옥의 묘사가 모순적이며 비성경적인 문제를 여전히 가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구순연 집사의 반론으로 “구순연 집사는 기자와 통화에서 자신은 영혼 구원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라고 밝혔다. 구 집사는 천국과 지옥에서 보고 온 걸 그대로 이야기하되 지적을 받은 후 조심스럽게 말씀에 입각해서 간증한다며 최근에는 노인대학 등에만 집중한다는 입장을 전했다.”는 주장을 실었다.
시기적으로 여수노회는 <현대종교> 2015년 6월호가 나온 다음인 2015년 6월 11일자로 총회에 “총회의 결의를 무시하고 천국과 지옥을 방문했다는 내용의 집회를 계속하고 또 집회 시 자신의 저서를 판매하고 있기에 조사해 달라.”는 공문을 보냈다.
임준식 목사는 이대위원장으로서 또 구순연 집사 지도를 맡은 소속교회 당회장으로서 여수노회의 조사요청을 받게 된 것이다. 임준식 목사는 2011년에 이어 2012년에도 ‘당회장으로서 구순연 집사를 잘 지도하고 교육하여 다시는 이런 일로 문제가 되지 않도록 할 것을 약속’ 했다. 구순연 집사도 역시 두 차례 서약서를 통해 ‘성경에 어긋남 없도록 목사님의 가르침에 순종할 것이며 교단의 가르침에도 철저히 따를 것’을 약속했지만, 이 약속들이 지켜지지 않은 정황들이 나타난 것이다.
조사분과의 조사에서도 ‘저서(<구순연 집사가 본 천국과 지옥>)를 판매한 사실’과 ‘저서에 문제가 되는 내용이 포함되었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후속조치로 ‘당회장 지도하에 전량 수거하여 폐기’와 ‘다시는 물의가 되는 집회를 하지 않기로 약속’하고 ‘문제가 된 저서도 재출판, 판매하지 않기로 약속’ 했다.
그렇다면, 임준식 목사가 이대위원장으로서 또 구순연 집사 지도를 맡은 소속교회 당회장으로서, 조사자와 피조사자적 위치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매우 적절한 조사가 이루어졌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적절한 조사가 이루어졌을지라도 책임은 정확히 묻지 않았다.
<구순연 집사가 본 천국과 지옥>이라는 책이 2011년 1월 27일에 나왔으므로 적어도 첫 지도 약속과 총회의 지도 지시가 있었던 2011년 9월부터 지도 결과를 보고한 2012년 6월 사이에 철저한 검토와 지도를 했을 터인데, 2012년 11월 20일에 나온 7쇄에서도 여전히 내용에 문제가 있었다면 지도를 담당했던 당회장 임준식 목사의 지도에 대해 준엄한 책임을 물었어야 했다.
임준식 목사가 지도를 하지 않았던지 아니면 지도해야 할 것을 찾지 못했던지 두 가지 중에 하나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지도를 하지 않았다면 지도를 하지 않은 책임을, 지도해야 할 것을 찾지 못했었다면 과연 총회의 이대위원장을 할 소양이나 있었던 것인지 의문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구순연 집사에 대해서는 저서 폐기와 재출판 중단, 그리고 물의가 되는 집회를 하지 않기로 약속이라는 솜방망이 처분에 그쳤고, 부실한 지도를 한 당회와 당회장 임준식 목사의 책임에 대해서는 일언반구의 언급도 하지 않았다. 제대로 지도하지 못한 임준식 목사가 적어도 ‘사과’내지는 이대위원장의 체면이라도 세우는 ‘유감’ 정도의 티라도 냈어야 공평무사했다는 평이라도 받았을 것이다.
조사는 적절, 조치는 미흡… 조사결과는 효력 없어
그러나 그런 평에는 애시당초 관심도 없었던 것처럼 이번에는 당회에게 지도를 명하지도 않았을 뿐만 아니라 조사보고서에는 뜬금없이 “구순연 집사는 이단성과 사이비성이 없는 것으로 사료된다.”는 어마무시한 면죄부(?)가 들어 있었다. 결국 공평무사와는 거리가 아주 먼 사심이 가득한 ‘문구’를 삽입한 ‘꼼수’라고 혹평을 해도 변명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그럼, “구순연 집사는 이단성과 사이비성이 없는 것으로 사료된다.”는 이 ‘문구’로 구순연 집사의 이단성과 사이비성이 없는 것으로 ‘사료’만 될까? 아니면 ‘이단성과 사이비성이 없다’로 확정되었을까? 다른 사람은 몰라도 임준식 목사는 겉으로는 ‘효력이 있다’고 혹시 말할 수도 있을지 모르겠지만, 속으로는 ‘효력이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만일 임준식 목사가 ‘효력이 있다’고 생각하고 그런 확신 속에서 주장하고 행동한다면 그는 ‘일구이언’ 하는 사람이다.
임준식 목사는 2011년 9월 예장통합 제96회 총회의 구순연 집사와 관련한 <교회와신앙> 보도기사에 대해 ‘협조요청서’를 내용증명으로 보내온 바 있다. 말미에 기사 삭제를 요청하면서 “기사 삭제가 되지 않을 경우 본인은 더 이상 구 집사가 법적 절차에 착수하려는 것을 막을 방도가 없을 것임을 우려하며 이를 알려드립니다.”라며 그 이유를 밝혔는데 그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아시다시피, 총회는, 2011년 제96차 총회 미진안건 회의에서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이하 ‘이대위’라함)의 구순연 집사 건에 대한 보고를 받고, ‘이대위의 연구보고는 받되, 당회(즉 본 목양교회를 말함)가 철저히 지도하도록 하고, 동위원회에서 1년간 관찰하기로 하면서, 구순연 집사 연구보고의 인터넷 게재는 총회 이대위에 게재를 중지토록 협조 요청’하기로 결의하였던 것이고, 그와 같은 내용의 공문을 본 목양교회에 보내오기도 하였던 것인데,
이와 같이 총회는 구 집사 건에 관하여는 위 결의 내용 이외의 어떠한 입장 표명도 한 사실이 없었습니다. ... ‘사이비성이 농후하다고 규정’ 운운의 내용은, 이대위 보고서의 한 부분에 들어가 있을지언정, 예장 통합 측이 그 의사표시의 주체가 되어 그와 같은 내용을 ‘규정’하거나 입장표명한 바가 전혀 없기 때문에, 이는 향후 자칫 많은 법률적 문제를 야기 시킬 소지가 있는 중대한 문제임을 우려하고 이를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 임준식 목사의 내용증명 일부
임준식 목사가 이 내용증명으로 주장한 논리를 이번 ‘구순연 집사 조사보고서’에 적용시킨다면, “이대위 보고서의 한 부분에 들어가 있을지언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