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우 목사(왼쪽)가 지난달 10일 서울 명성교회에서 열린 ‘제100회 총회 세계선교대회’에서 아내 서윤숙 사모와 판소리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김선우 목사 제공
유튜브에서 ‘판소리 예수전 십자가의 길’을 검색하면 독특한 설교 영상을 확인할 수 있다. 영상 속 목회자는 강대상에 서서 말씀을 전하려 하는데, 옷차림부터 범상치 않다. 푸른색 도포를 입고 한 손엔 부채까지 들었다. 수줍게 인사를 건네는 이 목회자는 김선우(61·순천 구상교회) 목사다.
“성경 말씀을 어떻게 하면 소리로 전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판소리를 배웠습니다. (중략)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분과 같이 하는 겁니다. 추임새는 여러분이 마음을 담아서 하시면 됩니다.”
김 목사는 인사말을 끝낸 뒤 ‘판소리 설교’를 시작한다. 예수님의 십자가 고난이 담긴 이사야 53장이 주요 내용. 고수(鼓手)의 북 장단에 맞춰 내지르는 그의 목소리는 쩌렁쩌렁하면서 구성지다. 30분 넘게 이어진 공연이 끝나자 객석에서는 큰 박수가 터져 나왔다.
영상을 보면 누구든 김 목사가 어쩌다 판소리 설교를 시작했는지 궁금할 수밖에 없다. 전남 순천에 있는 그를 11일 전화로 인터뷰했다. 그는 “판소리로 설교를 하면 관객도 좋아하지만 나 역시 큰 은혜를 받는다”며 판소리 예찬론을 펼쳤다.
“판소리로 말씀 읽으면 울컥할 때 많아”
김 목사가 판소리에 입문한 건 전북 김제 신월교회에서 시무하던 2000년이었다. 당시에도 그는 설교를 오페라 아리아처럼 선보이곤 하는 ‘괴짜 목사’였다. 판소리에도 관심이 많았던 그는 전북 익산국악원을 찾아갔고, 현재 전북도립국악원 강단에 서는 임청현 교수로부터 판소리를 배웠다.
“4년 넘게 국악원을 다니며 소리를 배웠어요. 정말 좋더군요. 노래 부르는 걸 좋아했는데, 판소리는 그 이상이었어요. 하나님 말씀을 전하는 데 판소리만큼 좋은 게 없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설교에 판소리를 가미한 것도 이때쯤부터다. 처음에는 판소리로 말씀을 전하는 모습이 교인들에게 가볍게 비춰지지 않을까 우려했다. 하지만 반응은 기대 이상이었다. 김 목사는 “교인들 중 판소리 설교를 싫어하는 사람을 만난 적이 없다. 이런 은사를 주신 주님께 감사하다”고 거듭 말했다.
“판소리에 빠지니 성경을 읽을 때도 판소리를 할 때처럼 리듬을 살려 읽게 되더군요. 감정을 담아서, 예수님의 입장이 돼서 말씀을 읽다보면 어느 순간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립니다. 이런 ‘연습’을 반복해서인지 많은 분들이 제 설교를 듣고 나면 ‘감동을 받았다’면서 고마워하곤 해요(웃음).”
김 목사가 만든 ‘판소리 설교’ 레퍼토리는 10개가 넘는다. 가장 즐겨 선보이는 레퍼토리는 ‘탕자의 비유’(눅 15:11∼32)다. 직접 쓴 대사에 성경 말씀을 포개 선보이는데, 완창하면 ‘러닝타임’이 30분이 넘는다. 김 목사는 기도나 축도를 판소리 형식으로 드릴 때도 많다.
그의 판소리 설교는 알음알음 알려져 요즘엔 제법 유명세도 타고 있다. 교계 행사에 초청받는 횟수는 언젠가부터 연간 30회가 넘는다.
전북 익산 출신인 김 목사는 1991년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충북노회에서 목사 안수를 받은 뒤 충북 보은, 전북 김제 무주 등지에서 목회를 하다가 2011년 3월 구상교회에 부임했다. 그는 “이상한 목회자처럼 비춰질까 걱정”이라며 “나는 구상교회를 섬기는 목사일 뿐”이라고 말했다.
“주변에서는 방송에 나가보라는 식으로 권하곤 하는데 매번 사양하고 있습니다. 목회에 지장을 주면 안 된다는 게 제 소신이기 때문이죠.”
소리꾼 목사와 고수 사모
김 목사의 아내 서윤숙(61) 사모의 판소리 사랑도 유별나다. 서 사모는 남편이 무대에 설 때면 고수 역할을 맡는다. 서 사모가 북채를 처음 잡은 건 3년 전이었다. 김 목사는 “고수로서 아내 실력이 ‘기본’은 된다”며 웃었다. 부부는 매주 목요일 전북도립국악원을 찾아 판소리 레슨도 받고 있다.
“처음엔 아내가 북채를 안 잡으려고 했어요. 하지만 제가 강권해 북을 배웠습니다. 지금은 아내도 즐거워하고 있어요. 처음엔 저한테 혼도 많이 났습니다. 제가 ‘북으로 우는 소리를 내야 한다’고 요구하곤 했는데, 초보 고수인 아내는 야박하게 느꼈을 거예요(웃음). 부창부수(夫唱婦隨)라는 말처럼 같이 호흡을 맞추면서 꾸준히 무대에 서다보니 부부 관계도 더 좋아진 거 같아요.”
김 목사가 ‘소리꾼’으로서 품은 꿈은 간단했다. 실력을 쌓아 3년 후쯤 자신의 음반을 내놓는 거였다. 그는 “주변에서 음반 출시를 권하는데 아직 그 정도 실력은 안 된다”며 쑥스러워했다.
“아직 많이 부족해요. 아내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이제 소리의 ‘느낌’을 조금 아는 정도라고 할 수 있어요. 하나님 사랑이 담긴 음반을 내놓는 날까지 열심히 연습할 겁니다.”
“올림픽, 종교 드러내는 곳 아냐 종교행위 철저히 감독해야”… 언론엔 “내보내지 말라” 요구
▲브라질 리우올림픽에 출전한 양궁 국가대표 장혜진(왼쪽)과 유도 국가대표 정보경이 메달을 딴 뒤 기도하는 모습.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뉴시스
불교계 단체인 종교자유정책연구원(종자연)이 브라질 리우올림픽에 출전한 한국 선수들의 기도 세리머니를 비판하는 성명을 발표해 빈축을 사고 있다. ‘종교자유’라는 이름을 내건 단체가 오히려 개인의 종교자유를 억압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종자연은 지난 8일 ‘올림픽은 개인의 종교를 드러내는 곳이 아니다’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하고 “(리우올림픽에 참가한) 국가대표의 기도 세리머니를 삼가라”고 주장했다. 종자연은 스스로 범종교 시민단체라고 주장하지만 2005년 대한불교조계종의 재가자(평신도) 중 최고 지도자로 꼽히는 인물의 주도로 시작됐고 종단과 사찰로부터 재정지원을 받는 등 사실상 불교단체다.
이 단체는 성명서에서 리우올림픽 축구 국가대표 석현준이 지난 5일(한국시간) 피지와의 경기에서 6번째 골을 넣은 뒤 펼친 기도 세리머니를 문제 삼았다.
종자연은 “석현준 선수의 과도한 세리머니는 ‘옥에 티’였다”며 “그 중요한 순간을 동료 선수들과 함께하지 않고 따로 떨어져서, 상대팀 선수들의 입장에 대한 배려도 없이, 자신의 종교 행위를 위해 전 세계인의 시선을 8초간이나 잡아두어 기쁨이 반감됐다”고 밝혔다.
이어 “경기장에서의 종교 색 드러내기가 운동 종목을 가리지 않고 이어짐으로써 국제적으로도 논란거리가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런 종자연의 주장에는 근거가 제시돼 있지 않다. 기도 세리머니가 상대방에게 어떤 불쾌감을 줬는지, 이런 행위가 실제 국제적 논란이 되고 있는지 등에 대한 설명이 없어, 막연한 ‘기독교 트집 잡기’라는 비판이 나온다. 개인의 종교적 자유를 박탈하고 있다는 지적과 함께, 종자연의 주장이 논란이 되면서 선수들의 사기를 저하시키고 있다는 비판도 거세다.
종자연은 국가대표 지도부에게 “선수들이 문제가 될 만한 종교행위를 하지 못하도록 철저히 지도·감독해야 한다”고 제안했고, 언론에 대해서도 “국민의 시청권을 유린하는 기도 세리머니 장면을 다루지 않았으면 한다”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네티즌들은 “골 넣은 선수를 격려하지는 못할망정 옥에 티라고 지적하는 건 종자연이 몽니를 부린다고밖에 볼 수 없다” “올림픽에서 목탁 두드리는 선수가 없어 서운해 하는 것 같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몽니란 정당한 대우를 받지 못할 때 권리를 주장하기 위해 심술을 부리는 성질을 뜻하는 우리말이다.
종자연의 몽니가 처음은 아니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을 앞두고도 대한축구협회에 축구대표팀 선수의 기도 세리머니를 자제해 달라는 공문을 보냈다. 선수의 종교적 자유도 중요하지만 이를 시청하는 사람의 종교 자유도 존중돼야 한다는 논리였다. 당시 국제축구연맹(FIFA)은 이에 대해 “국가대항전에 정치적 표현은 금지하지만 신앙의 표현은 따로 규제하지 않는다”는 답변을 내놓았다.
종자연은 지난 6월에도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한 토크콘서트를 개최해 여론의 뭇매를 맞은 바 있다. 한 교계 관계자는 “개인의 종교적 신념을 표현하는 것은 당연한 권리이자 자유”라며 “누구도 이를 침해하거나 억압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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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옥주 이단적 교리에 가정 파괴·자녀 고통”
‘신옥주집단피해자대책위’ 출범 기자회견
▲신옥주 집단 피해자 이모씨(왼쪽 두번째)가 9일 서울 강서구 한국기독교이단상담연구소
에서 시한부 종말론, 재산헌납, 가출, 이혼 등의 현상이 나타나는 신옥주 집단에 대해 설명
하고 있다. 오른쪽은 박형택 한국기독교이단상담연구소장. 강민석 선임기자
은혜로교회 신옥주씨 때문에 피해를 입은 탈퇴 신도와 가족들이 모임을 결성하고 이단 예방활동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신옥주 집단은 성경을 자의적으로 해석하고 한국기독교 역사를 전면 부인한다는 이유로 2014년 대한예수교장로회 합신 총회에서 이단으로 규정됐다.
신옥주집단피해자대책위원회는 9일 서울 강서구 한국기독교이단상담연구소에서 출범 기자회견을 열고 신옥주 집단이 남태평양 피지로 신도들을 데려가 집단생활을 하고 있으며, 이탈하려는 신도를 ‘타작마당’이라는 이름으로 집단폭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위원회는 “신씨는 정체를 알 수 없는 군소교단에서 목사안수를 받고 은혜로교회를 설립했으며, 교주처럼 다양한 방법으로 신도들을 미혹해 자기 수하에 두고 있다”면서 “신씨의 이단적 교리와 행태로 가정이 파괴되고 자녀들이 고통을 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자녀들을 학교에 보내지 않거나 집단시위에 어린 아이들까지 참여시키고 있다”면서 “피지에 땅을 임대해 환란 날의 피난처라고 하며 300여명의 신도들을 데리고 가 집단생활을 하고 말을 듣지 않으면 집단폭행을 하는 등 반사회적 행위를 저지르고 있다”고 밝혔다.
피해자 이모씨는 “부모님과 여동생이 신옥주 집단에 빠졌는데 ‘신씨만이 성경을 통역할 수 있다’며 나까지 끌어들이려 했다”면서 “부모님은 지난해 9월 피지로 갔으며 생사조차 확인되지 않고 있다. 한국에 있는 여동생과 3명의 조카도 사이비 종교집단에서 활동하고 있어 어떤 불상사가 생길지 하루하루가 두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형택 한국기독교이단상담연구소장은 “신옥주 집단에서 시한부종말론 재산헌납 가출 이혼 등 ‘하나님의교회 세계복음선교협회(구 안상홍증인회)’와 같은 사이비 종교집단에서 볼 수 있는 현상이 똑같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동영상 사이트에 있는 신씨의 설교를 보고 많은 사람들이 그 집단에 들어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지적했다.
신옥주 집단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은혜로교회는 헌금과 이혼을 강요하지 않으며 집단폭행이나 납치 감금을 하지 않는다. 시한부종말론을 주장한 적도 없다”면서 “성경적으로 믿고 행동하기 때문에 피지에 가는 것뿐이다. 연구소가 오히려 가해자를 피해자로 둔갑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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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교회 앞 신천지 무차별 시위에 제동
대전지법, 새로남교회가 제기한 신천지 집회 금지 가처분 인용결정
▲지난 7월 신천지 신도들이 대전 서구 새로남교회 앞에서 집단시위를 벌이고 있다. 새로남교회 제공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신천지)이 교회 앞에서 펼쳐온 무차별적 집회·시위 행위에 제동이 걸렸다. 대전지법 제 21민사부(재판장 문보경 판사)는 11일 대전 새로남교회(오정호 목사)가 신천지 대전교회(대표자 장방식)를 상대로 제기한 집회금지 가처분에 대해 인용결정을 내렸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신천지 대전교회는 새로남교회 건물 반경 100m 이내에서 일요일에 집회 또는 시위를 개최하거나 소속 신도로 하여금 이를 하도록 해서는 안된다”며 “이를 위반할 경우 1회당 100만원을 새로남교회에 지급하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집회 시위 및 표현의 자유는 헌법에 보장된 기본권으로 최대한 보장돼야 하지만 이 같은 헌법상의 기본권도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해서는 안 되고 그 표현 방법과 수단이 적절해야 한다는 한계를 가진다”고 결정이유를 밝혔다.
또 “신천지 대전교회가 일요일에 새로남교회 주위에서 자신의 교리를 설파하거나 비난하는 등의 집회 및 시위를 하는 것은 정당한 권리행사가 아니고 사회적 타당성이 인정되지 않는 위법한 행위”라고 명시했다.
법원의 이번 결정에 따라 신천지 측의 무분별한 집회·시위도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오정호 목사는 “이단 신천지가 새로남교회 주변에서 더 이상 집회 및 시위를 할 수 없다는 것 뿐 아니라 이단·사이비 집단이 한국교회를 공격하기 위해 무기로 삼던 집회 및 시위의 자유를 막아내는 법적 근거를 마련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단·사이비 문제는 한국교회가 교단을 초월해 대처해야 하는 문제”라며 “한국교회가 이번 결과를 이단·사이비의 공격에 대한 대처 근거로 삼아 적극 대응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같은 피해를 입은 대전의 다른 교회들도 환영의 뜻을 표했다. 신천지 측은 지난 5월부터 송촌교회, 신석교회, 천성교회, 둔산중앙침례교회, 노은교회 등 대전지역 주요 교회 앞에서 1인 시위와 집회 등을 해왔다. 김용혁 노은교회 목사는 “그간 신천지가 교회 앞에서 집회를 함은 물론 성도들을 미혹해 데려간 경우도 있다”며 “그들의 시위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애매했었는데 명확한 대응방법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한국교회언론회 이병대 사무총장은 “그간 신천지의 무분별한 집회·시위 등에 한국교회는 비교적 관대하게 대응해왔고, 그로 인해 피해를 입은 곳이 속속 생겨났다”며 “이번 새로남교회의 승리를 필두로 해서 앞으로 한국교회가 이단·사이비의 공격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신천지는 올해 초부터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가 있는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연합회관 앞과 서울 목동 CBS 본사 및 지사 앞, 전국의 교회 및 신학대 앞에서 ‘한기총 해체’ 등을 주장하며 집회·시위를 벌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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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 부부라고 왜 다툼이 없겠나
목회멘토링사역원 '목회자 가족 수련회', 8월 8일 충주 한마음연수원서 개최
김재광 today@newsnjoy.or.kr | 2016.08.09 09:04:53
'제2회 목회자 가족 수련회'가 8월 8일(목) 충주 한마음연수원에서 열렸습니다. 11일(목)까지 3박 4일 일정으로 진행됩니다. 21가정, 100여 명이 참석했습니다. 아프리카 선교 중인 한 선교사 가족도 수련회 소식을 듣고 귀국 일정에 맞춰 참여했습니다.
첫날 등록 데스크. 한 부부가 세 명의 딸들에게 둘러싸여 있습니다. 대학생 큰 딸이 가자고 해서 왔다는 송민철 목사(원주 예심교회)는 평소 각자 일 때문에 가족들간 대화가 부족한데, 모처럼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어 기대된다고 했습니다. 대화가 부족한 건 일 때문이기도 하지만 소통하는 방법을 잘 몰라 그런 것이기도 하다며, 이번 수련회를 통해 소통 방법을 배우고 익히고 싶다고도 했습니다.
▲ 목회멘토링사역원(원장 유기성 목사) 주최 '제2회 목회자 가족 수련회'가 8월 8일(목) 충주 한마음연수원에서 열렸습니다. 21가족 100여 명이 참석했습니다. 대학생 큰 딸이 가자고 해서 온 가족도 있었습니다. ⓒ목회멘토링사역원 김재광
또 한 가족. 아버지에게 다가가 '목사님, 성함이 어떻게 되시느냐'고 했더니 아버지는 쑥스러운 미소를 띄우며 옆에 있는 아내가 목사라고 바통을 넘깁니다. 인천에서 사역하고 있는 윤경희 목사는 여성 목회자의 배우자로 살아가는 남편, 목사 자녀로 지내는 아이들과 함께 온 것에 큰 의미를 뒀습니다. 그동안 다른 목회자 가족들과 속 깊은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별로 없었는데, 수련회를 통해 여러 교단 목회자 가족들과 마음을 열고 편하게 만나고 싶다고 했습니다.
개회 예배는 꿈마실 3기 가족이 맡았습니다. 지난 2월 3주 동안 미국 여행을 다녀 온 은서가 기도하고, 아버지 박용한 목사가 설교했습니다. 은서와 은서 가족은 작년에 열린 1회 가족 수련회에도 참석했습니다. 박 목사는 설교에서 '잘 노는 목회자 가족'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자연 속에서, 사람들 사이에서 잘 놀고 행복하게 즐길 수 있는 목회자 가족이 되면 좋겠다고 하면서, 작년에 그랬듯 올해도 기대가 된다고 했습니다.
▲ 개회 예배 순서는 꿈마실 3기 은서 가족이 맡았습니다. 수련회 3박 4일 전체 프로그램은 현대드라마치료연구소 김세준 박사와 연구원들이 맡아 진행합니다. ⓒ목회멘토링사역원 김재광
3박 4일 동안 총 6번의 강의가 진행됩니다. 그중 한 번은 목회자 배우자들만을 위한 강의입니다. 강사는 말하고 청중은 듣기만 하는 일반적인 강의는 아닙니다. 강사로 나선 현대드라마치료연구소 김세준 박사와 연구원들은 길게는 2시간, 짧게는 1시간 동안 총 6번을 강의하지만 말은 그리 많이 하지 않습니다. 강사라기보다는 행동을 이끌고 감정을 일깨우고 이야기를 끄집어내는 파트너에 가깝습니다.
첫날은 워밍업 동작을 연습했습니다. 부모는 부모들끼리, 자녀는 자녀들끼리 따로 모여서 갖가지 몸풀기 동작을 배우고 익혔습니다.
부모 모임에서 나온 첫 질문은 '부부 싸움은 몇 번이나 했습니까?'였습니다. 순간 당황하는 빛이 곳곳에 내비칩니다. 목회자 가족 수련회 첫 모임, 첫 질문치고는 너무 '속되다'고 할까요? 김세준 박사는 속에 있는 이야기를 끄집어내려면 허울을 벗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목회자라는 직분, 역할, 사회적 지위를 벗어 던져야 진짜 이야기, 속에 응어리진 마음을 풀어 놓을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습니다.
100번, 200번, 1000번. 갈수록 많아집니다. 1000번 이상은 세지도 않습니다. 이왕 털어놓고 보니 좀 전까지만 해도 쭈뼛쭈뼛하던 표정은 온데간데없고 속 시원한 표정을 짓습니다. 횟수를 털어놓는 데 그치지 않고 삼삼오오 짝을 지어 '왜 싸우는지, 어떻게 싸우는지, 그럴 때 기분이 어떤지'로 대화를 이어갑니다. 처음 보는 목회자 부부들이지만 서로 이야기를 나누면서 고개를 끄덕이고 때로는 웃음 소리가 만발합니다.
▲ 부모 모임이 시작됐습니다. 다양한 활동, 활동 뒤에는 나눔. 서로를 알아가기 위해 몸도 풀고 마음도 엽니다. 관계 맺기 훈련 시동을 걸었습니다. ⓒ목회멘토링사역원 김재광
부부 싸움, 누가 많이 했는지 알아보기 위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사는 곳은 어딘지, 어느 시간을 좋아하는지, 발 사이즈는 얼만지, 술 마신 경험은 있는지 등 갖가지 질문을 던지고 답하는 과정에서 서로에 대해서 더 깊숙이 알아가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진짜 대화는 그 뒤로 이어졌습니다.
김세준 박사는 질문의 물꼬를 바꿨습니다. '산에 같이 가고 싶은 사람'을 찾아가서 어깨에 손을 얹어 보라고 시켰습니다. 이어서 '다음날 있을 시험 공부를 같이 하고 싶은 사람'을 찾아가라고 했습니다. 질문은 계속됐습니다. '아버지를 떠올리게 하는 사람은 누구인가', '내가 가진 심장의 색깔이랑 어울리는 사람은 누구인가'. 처음 만나는 이들인데도 찾아가서 어깨에 손을 얹고 이유도 곧잘 댑니다.
'어느 때에 누구를 만나면 좋은지 알아챌 수 있는 힘'. 김세준 박사는 인간관계에서 이 힘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습니다. 그것을 가리켜 '지각하는 힘'이라고 했습니다. 누구를 만나 어떤 도움을 청하고, 필요한 도움을 어떻게 받을 것인지를 아는 것에서부터 건강한 관계가 출발한다는 것입니다.
▲ 누굴 만날 것인가? 도움이 필요할 때 누구를 어떻게 만나면 좋을까? 처음 본 사람한테 다가가서 말을 걸고 마음속 이야기를 건넵니다. ⓒ목회멘토링사역원 김재광
목회자일수록, 목회자의 배우자일수록 기도로 만사를 해결하려는 태도를 보이기 쉽습니다. 신앙과 기도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믿음은 관계를 그르치기 쉽고, 지각하는 힘을 기르는 데 방해가 되기도 합니다. 부부간에 문제가 생기면 혼자서 골머리를 끙끙 앓다 참아 버립니다. 기도로 해결했다고 덮어 버리기도 합니다. 누군가에게 도움을 청하거나 속 이야기를 제3자에게 끄집어내는 것을 극도로 회피합니다. 그러면 마음뿐 아니라 몸에도 병이 나기 십상입니다.
김세준 교수는 여러 가지 몸의 훈련을 통해 사람을 만나고, 관계를 지각하고, 관계를 통한 유익을 몸으로 익히는 과정이 목회자와 목회자 가족들에게 특히 많이 요구된다고 했습니다. 가족 수련회 첫날 그 첫 단추를 꿰맸습니다. 서로를 알아가고 경계심을 누그러뜨리고 몸도 살짝 풀었습니다. 둘째 날부터는 본격적인 대화 훈련에 들어갑니다.
첫날 일정을 모두 마치고 숙소로 들어가는 발걸음이 가벼워 보입니다. 다들 내일이 빨리 왔으면 하는 얼굴입니다. 목회자 가족 수련회는 아직 3일의 일정이 더 남았습니다. 이어지는 소식도 계속 알리겠습니다.
▲ 자녀들은 자녀들대로 친구 만나기 시간을 보냈습니다. 몸으로 부딪치고 활동을 통해 서로를 알아갑니다. 첫날 어색한 표정이 금세 수그러들었습니다. ⓒ목회멘토링사역원 엄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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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대식 목사 "술 마시면 안 된다는 교회 진부해"
"술 마시는 집사 박탈하면, 돈 의지하는 목사도 박탈해야"
구권효 기자
▲ 오대식 목사가 '술' 문제로 설교했다. 그의 설교는 진부하지 않았다. ⓒ뉴스앤조이 구권효
[뉴스앤조이-구권효 기자] '술' 문제는 교회에서 여전히 뜨거운 감자다.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보통의 교회에서 술을 마시는 사람은 직분을 맡을 수 없다(들키지 않으면 계속 유지되겠지만). 술 마신 사실이 드러나면 직분을 박탈하는 교회도 있다. 한국교회에서 술 마시는 행동은 여전히 정죄의 대상이다.
오대식 목사(높은뜻정의교회)는 조금 다른 시각에서 술 문제를 조명했다. 오 목사는 8월 7일 높은뜻정의교회에서 '술과 벗하는 자들을 위하여'라는 제목으로 설교했다. 그는 도입부에서 "목사가 술에 대한 설교를 하면 고리타분하게 느낄 수도 있다. '목사가 술을 아느냐'는 것이다. 하지만 나는 어렸을 때부터 이틀에 한 번 꼴로 만취되어 들어오시는 아버지 때문에 술에 대한 깊은 고민을 해 왔다"고 말했다.
그는 교인들에게 "술 마시지 말라고 가르치는 교회는 한국교회가 유일하다는 사실을 아는가"라고 물었다. 그런 한국교회 문화의 원인을 1907년, 금주와 금연을 강조한 국채보상운동에서 찾았다. 교회가 이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면서 금주와 금연이 신앙인의 모범으로 자리 잡게 된 특별한 경우라고 했다.
하지만 교회가 아무리 금주를 강조해도 교인들은 이를 무시한다고 했다. 술이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오대식 목사는 "그런데 진짜 문제는 술이 정말 나쁘기만 하지 않다는 것"이라고 짚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심지어 성경에서조차 술을 나쁘게만 말하지 않는다고 했다.
"사람의 마음을 기쁘게 하는 포도주와 사람의 얼굴을 윤택하게 하는 기름과 사람의 마음을 힘 있게 하는 양식을 주셨도다." (시편 104편 15절)
"너는 가서 기쁨으로 네 음식물을 먹고 즐거운 마음으로 네 포도주를 마실지어다. 이는 하나님이 네가 하는 일들을 벌써 기쁘게 받으셨음이니라." (전도서 9장 7절)
▲ 요즘같이 더울 때, 샤워 후 맥주 한 잔.
오대식 목사는 "성경이 금하기 때문에 술 마시면 안 된다고 하는 건 오히려 성경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그리스도인들은 술 마시지 말라고 말하기 전에 사람들이 왜 술을 마시는지 이해해야 한다"고 했다.
오 목사는 노아가 술 취해 나체로 자고 있던 것을 예로 들며 "사람들이 술을 마시는 가장 큰 이유는 감각을 잃어버리기 위해서"라고 했다. 그는 다시 아버지 이야기를 꺼냈다. 오대식 목사의 부모님과 조부모님은 한국전쟁 때 북한에서 내려왔다. 그의 아버지는 23살의 나이에 일가족 16명을 책임져야 하는 가장이 되었다. 오 목사는 "그 삶의 무게가 얼마나 무거웠을까. 술 취하지 않으면 견디지 못하셨을 것"이라며, 자신도 어른이 되어 아버지를 이해하고 존경하게 됐다고 했다.
오대식 목사는 "한국 사람이 세계적으로도 음주량이 가장 많다고 한다. 역사가 그렇고 사회 상황이 그랬는데 어쩌겠나. 사람들은 고통을 잊기 위해, 또 간혹 찾아오는 기쁨을 나누고 지속할 수 있는 방편으로 술을 찾는다"고 말했다. 그는 "교회는 단순히 술 마시지 말라는 요구보다, '고통은 잊는, 기쁨은 나누고 지속할 수 있는 방법이 술밖에 없는 것인가'라고 질문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성경에는 술을 마셨다고 벌 받는다는 말은 없지만, 술로 인생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건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 진짜 문제는 하나님을 전적으로 의지하지 않는 것이다"라고 했다. 삶의 문제를 술로 풀려는 것이나 돈으로 풀려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했다.
오대식 목사는 "삶의 문제를 술로 풀려 하는 것을 하나님은 안타까워하신다. 하나님은 '삶의 문제를 나에게 가지고 오라'고 하신다"고 말했다. 하나님을 의지하는 것을 구약에서는 '지혜'라 부르고, 신약에서는 '그리스도로 옷 입는 것', '성령의 충만'이라고 말한다고 했다.
"낮에와 같이 단정히 행하고 방탕하거나 술 취하지 말며 음란하거나 호색하지 말며 다투거나 시기하지 말고 오직 주 예수 그리스도로 옷 입고 정욕을 위하여 육신의 일을 도모하지 말라." (로마서 13장 13-14절)
"술 취하지 말라. 이는 방탕한 것이니 오직 성령으로 충만함을 받으라." (에베소서 5장 18절)
마지막으로 오대식 목사는 "술 마시지 말라는 말은 너무 진부하다. 진부하다 못해 성경을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또 "술 마시는 집사의 직을 박탈하는 교회가 있다. 그러면서 교회가 돈을 더 의지한다. 그러면 안 된다. 그럴 거면 돈을 의지하는 목사직도 박탈해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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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리회 재판부, 성 추문 출교 A 목사 '복직'
행정재판위원회, 'A 목사 직무 정지 처분' 취소…"재판장 독단적으로 선고" 반발
최승현 기자
▲ A 목사가 다시 강단에 올랐다. 기독교대한감리회 총회 행정재판위원회가 A 목사 직무 정지 처분을 취소하고, 곧바로 강단에 복귀할 수 있도록 판결했기 때문이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성·재정 문제로 교단에서 면직·출교당한 인천 C교회 A 목사가 강단에 복귀했다. C교회 소속 교단 기독교대한감리회(감리회·전용재 감독회장) 재판부 판결 때문인데, A 목사를 살리기 위해 재판위원장이 무리하게 선고를 밀어붙였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5월 25일, 감리회 중부연회 김상현 감독은 A 목사 직무를 정지했다. A 목사가 교인들에게 고발당해 기소됐기 때문이다. 성범죄 등 죄를 지어 기소된 경우 직무를 정지한다는 교단 헌법을 인용했다. 이에 따라 A 목사는 5월 29일부터 두 달간 교회 강단에 오르지 못했고, 교회는 부목사가 직무대행을 맡아 운영했다.
이 조치에 반발한 A 목사는 즉각 김상현 감독을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교단 행정법원 역할을 맡은 감리회 총회행정재판위원회(행정재판위)는 8월 5일 직무 정지 처분을 취소했다. A 목사 손을 들어 준 셈이다.
행정재판위는 "교인들이 A 목사를 고소할 당시 마태복음에 근거한 권고 서면이 첨부돼 있지 않았다"며 기소 자체에 하자가 있다고 보았다. 기소 자체에 문제가 있으면, 그에 따른 직무 정지도 문제가 있다는 게 행정재판위 판단이다.
이뿐 아니라 행정재판위는 A 목사가 곧바로 교회 업무에 복귀할 수 있는 조항도 삽입했다. "A 목사에 대한 직무 정지 명령으로 인해 원고 자신뿐 아니라 대부분의 교인들이 동요하고 있으며, 교회가 매우 혼란한 상태에 처해 있다"는 이유다.
A 목사는 선고 직후 곧바로 교회에 복귀했다. 판결문을 교회에 게시하는 한편, 다음날인 8월 6일 교회 직원회의를 소집하고 7일에는 강단에 올라 예배를 집례했다. 주보에는 "8월 5일 담임목사 직임 정지 취소에 대한 총회 행정재판에서 담임목사님이 승소함으로써 A 목사님이 담임목사의 사역을 계속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교회의 회복과 부흥을 위해 함께 기도하며 나아갑시다"라는 광고를 실었다.
"재판위원장이 A 목사 주장 베껴 판결문 작성, 다른 위원들은 도장 안 찍어"
▲ A 목사가 발부받아 교회 게시판에 건 판결문에는 재판위원장 도장만 찍혀 있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피소된 중부연회 김상현 감독 측은 강하게 반발하며 재판 절차가 불투명했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김상현 감독 측이 감리회 총회에 제출한 상소장에 따르면 "이번 판결은 재판위원장 혼자서 A 목사 주장을 복사해 판결문에 전재하는 방식으로 초안을 만들고 이를 일방적으로, 단독으로 선고하는 불법을 저질렀다"며 판결에 불복 의사를 밝혔다.
김 감독 측은 행정재판위원장 조 아무개 목사에게 문제가 있다는 입장이다. 7인으로 구성해야 하는 재판위원은 5인이었고, 재판위원 한 명을 독단적으로 빼 버렸으며, 재판위원으로 참여한 교단 변호사가 퇴장하는 등 반대 의견을 보이는데도 조 목사가 밀어붙였다는 주장이다. 조 목사 독단적으로 판결문을 작성해 혼자 도장 찍고 선고하는 등 여러 방면에서 편파성이 의심된다고 했다. 실제 교회에 게시된 판결문에는 조 목사 도장만 찍혀 있다.
판결 이유인 "권고 서면이 없다"는 말도 적합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권고 서면은 고소장에만 국한하고 고발장에는 해당되지 않는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이번 재판을 주도한 조 아무개 목사는 10일 기자에게 김상현 감독 측 주장이 허위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내가 누구를 쫓아낸 적도 없고, 재판위원들이 퇴장했다는 것도 다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른 재판위원들이 날인을 거부한 것에 대해서는 재판위원들이 나중에라도 도장 찍을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안 찍으면 직무 유기"라는 말도 덧붙였다.
조 목사는 김상현 감독에게 책임을 돌렸다. "김 감독이 감독으로서의 기본적 책임을 다하지 못했기에 당연히 패소한 것이다. 행정 검토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것을 문제 삼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조 아무개 목사는 A 목사를 면직·출교한 중부연회 재판 결과에 대해서도 "연회가 정치적으로 판단했다"고 A 목사가 억울할 수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
▲ A 목사는 술렁이는 교인들에게 "다른 것은 기억하지 말고 오늘 예배한 것만 가지고 세상을 향해 나아가라"고 말했다. 일부 교인은 아멘으로 호응했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당당한 A 목사 "감독이 책임질 것 있으면 책임져야"
중부연회 조인현 총무는 8월 7일 C교회를 찾아 연회는 판결문을 받은 바 없고, 판결이 확정된 것도 아니기에 A 목사가 강단에 오르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광고했다. 기다렸다는 듯이 교회로 복귀한 A 목사 처신을 문제 삼았다.
그러나 A 목사는 당당했다. "총회 재판이기 때문에 연회 총무가 광고할 게 아니라 총회에서 와야 한다"고 말했고, "내가 책임질 게 있으면 책임지겠지만, 감독이 책임질 게 있으면 책임져야 한다"고도 했다.
A 목사는 교인들에게 "다른 것은 기억하지 마시고 오늘 예배한 것만 가지고 세상을 향해 나아가시라. 나머지 자세한 것은 차후에 보고드리겠다"고 말했다. 30여 명 규모의 A사모(A 목사를 사랑하는 모임) 등 일부 교인은 '아멘'으로 호응했다.
A 목사 면직을 바라는 교인들은 성가대 참석을 거부하는 등 저항에 나섰다. 곳곳에서 A 목사가 뻔뻔한 얼굴로 교회에 복귀했다며 성토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한 교인은 A 목사를 향해 거침없이 고성을 퍼부었다. 잠잠할 것 같던 교회는 다시 시끄러워졌다. 일부 교인은 교단 목사들이 A 목사 편을 들어서, 면직·출교 판결마저 뒤집어지는 것 아니냐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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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 앞둔 국내 1호 트랜스젠더 "동성애는 사랑이 아니다"고백
탈(脫)동성애의 ‘산증인’ 김유복씨가 건강이 악화돼 6일 새벽 순천향대학교 서울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했다.
홀리라이프 대표 이요나 목사는 지난 6일 자신의 페이스 북을 통해 “다큐영화 ‘나는 더 이상 게이가 아니다’에 출연한 김유복 형제가 순천향 병원 응급실에 있다“며 중보기도를 요청했다.
이요나 목사는 “(김유복 형제가)눈을 감고 있다가 내가 말하니까 눈을 뜬다”며 “의사는 산소 호흡기를 쓰지 않으면 주말을 넘기기 쉽지 않다고 하는데 산소 호흡기를 차면 임종까지 임의로 뗄 수가 없다고 한다”며 안타까운 소식을 전했다.
이어서 그는 “가족이 없으니 보호자인 나보고 결정을 하라고 하니 정말 난처하다. 산소호흡기로 인위적 생명 연장을 시켜야 하는 건지, 지금 상태로 보내 드려야 하는지, 주님의 뜻이 무엇인지, 여러분들이 기도해 달라”고 요청했다.
김유복씨는 국내 1호 트랜스젠더로 알려졌다. 1960년대에도 여자가 남장을 하고 남자가 여장을 한 사람들은 있었다. 하지만 이태원에 동성애자들을 위한 첫 '게이클럽'이 생긴뒤 김씨는 최초로 커밍아웃을 하고 활동한 트랜스젠더다.
그는 이태원 '게이클럽'에서 ‘김마리네’ 호칭을 사용하며 화려한 가수생활을 이어갔다.
2015년 김씨는 간증문을 통해 “어려서 부터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자라 사랑의 의미도 알지 못한 채 욕정에 끌려 하루하루를 살았다"고 고백했다. 젊은 시절 갑자기 찾아온 질병으로 그리스도를 영접했다. 하지만 그는 세상의 유혹을 쫓아 다시 '게이클럽'을 전전했다.
화려한 생활을 이어가던 김씨는 2004년 허리 측만증으로 인해 디스크 수술을 받게 됐다. 김씨는 “당시 디스크 수술을 한 뒤 일본에 있는 후배를 따라 일본의 밤업소에서 일하고자 마음먹고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수술은 그의 인생을 뒤바꾸어 놨다. 수술 후 두 달이 지나도 허리 통증이 멎지 않아 재수술을 받았다. 재수술을 받은 김씨는 두 번 다시 걸을 수 없게 됐다. 의료사고로 추정됐지만 가족도 없고 연고도 없어 소송을 제기하지 못했다.
수술을 받고 불구자가 되자 아무도 찾아주는 이가 없었다. 가족도 없는 그는 다시 하나님을 만났다. 김씨는 기초생활 수급자로 정부에서 나오는 생활비로 한 평 남짓한 쪽방에서 살아왔다. 구청에서 나오는 봉사자들이 대소변을 받아내며 그를 돌봤다.
▲사진= 2015년 유튜브 ‘국내 1호 트랜스 젠더 김유복 형제의 이야기’ 영상 캡처, 이요나 목사(왼)와 김유복씨
외로운 김씨의 옆에는 이요나 목사가 있었다. 이요나 목사와 김씨는 깊은 인연이 있다. 이 목사도 40년이 넘도록 이태원에서 게이 클럽을 운영하며 동성애자로 살았다. 김씨는 이요나 목사가 젊은 시절 운영하던 게이바에서 노래를 하는 가수생활을 했다.
아들이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알게 된 어머니가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이 목사는 동성애를 벗어나려 애썼다. 이후 그는 일본으로 넘어가서 신학공부를 하며 동성애를 극복하고 돌아왔다. 현재 이 목사는 “동성애는 핍박의 대상이 아니라 치유의 대상”이라고 강조하며 동성애자들을 변화시키고 치유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김 씨는 이 목사와 함께 2015년 다큐멘터리 ‘나는 더 이상 게이가 아니다’에 출연했다. 이 다큐멘터리는 동성애자들과 그 가족들의 내면적 아픔과 삶의 고통을 알리고 ‘동성애는 치유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제작됐다.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는 영상이 보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 링크에서 확인하세요.
1시간8분 분량으로 제작된 이 다큐멘터리는 9일 만에 조회수가 9만5000여건이 넘을 정도로 네티즌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이 다큐멘터리에서 김씨는 처참한 말로(末路)를 몸소 증언하고 나섰다. 그는 “동성애자들을 보면 정말 애처롭다. 정말 아깝다. 바른길로 이끌어주는 사람들이 많이 나와 줬으면 좋겠다”면서 “동성애는 사랑이 아니다. 육체적인 즐거움은 잠깐 느낄 수 있겠지만 그것은 사랑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그는 “동성애의 말로는 비참하다. 결혼도 못하고 혼자 해매고 늙고 추해진다. 주변의 친구들도 에이즈와 자살로 불행한 죽음을 맞이했다. 동성애의 끝은 아무도 없는 외로움뿐이다. 그것이 실수였다는 것을 그 당시에는 몰랐다. 결과는 내 몸만 망가진 것만 남았다”고 고백했다.
또한 2015년 이요나 목사가 동영상 공유사이트 유튜브에 올린 ‘국내 1호 트랜스 젠더 김유복 형제의 이야기’에서 “하나님이 당신에게 시간을 더 준다면 무엇을 하고 싶습니까?”라는 질문에 김씨는 “동성애를 반대하는데 앞장설 것입니다. 사람들을 회복시키고 싶습니다. 그들이 뉘우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습니다”라고 말했다.
김씨는 현재 순천향대 중환자실에서 사경을 헤매고 있다. 중환자실을 담당하고 있는 간호사들은 9일 “(김유복씨가)의식이 없다가도 이 목사가 병원에 올 때면 눈을 깜박 인다”며 “두 사람은 매우 특별한거 같다”고 말했다.
이요나 목사는 "(김유복씨가) 중환자실에 있어서 언제 소천할지 모르겠다. 과거 함께 했던 트랜스젠더 친구들을 불러서 임종예배를 진행하려고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리고 지난 7일 자신의 블로그에 다음과 같은 글을 남겼다.
“그가 죽음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제 길고 고달픈 인생을 정리하려는 순간이다. 어쩌면 그에게는 살아 있는 세월이 지옥일 것이다. 그것은 하늘 저편에 우리 모두가 소망하는 예수 그리스도의 영생이 기다리고 있음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그곳에서 그를 만날 것이며 또 그가 먼저 들어가 주님과 함께 나를 기다릴 것이다. 참으로 긴 인생 여정이었다. 주님 저의 영혼을 평안케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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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감리교회 하정완 목사 "사드, 여러 영혼의 문제다"
유영혁 기자
[앵커]
사드 폭풍이 불고 있는 경상북도 성주 거리에는 사드반대 현수막이 넘쳐나고, 매일 저녁 촛불집회가 열리고 있습니다.
[기자]
경상북도 성주군 성주읍 초입에 있는 성주감리교회는 주일예배 출석교인이 10여명으로 아주 작은 교회입니다.
가장 젊은 교인이 50대 입니다.
하정완 목사는 감리교 목회자 과정을 마치고 지난해 이 교회에 부임했습니다. 하정완 목사는 이런 환경보다 목회자가 중요하다고 얘기합니다.
[인터뷰]하정완 목사/성주감리교회
"환경이 중요하지는 않습니다. 목회자가 중요합니다. 지내오면서 목회자가 제일 중요한 것 같습니다. 환경은 어디서나 마찬가지 이기는 하지만, 여기가 조금 더 척박하기는 합니다. 하지만 내가 얼마만큼 이 지역사회에 녹아드느냐. 내가 가지고 있는 목회 방향을 가지고 이곳에 주입시킬 것이 아니라 이 사람들이 원하는 것에 맞춰서 들어가야 되기 때문에 그것에 맞추는 것이 힘이 듭니다."
하 목사가 부임한지 1년 6개월. 인구 5만의 조그만 도시인 성주에 사드폭풍이 불어닥쳤습니다.
하 목사는 갑작스럽게 사드배치가 결정되기 전날 열렸던 집회부터 하루도 빠지지 않고 집회에 참석했습니다.
[인터뷰]하정완 목사/성주감리교회
"가족 중에 크게 9동 정도 참여하시는 분들 두 가정이 있고요. 한 분은 일용직으로 옆에 있는 참외밭을 도와주면서 수당으로 참외도 가져 오시고 일당으로 사는 분인데 제가 봤을때는 가장 참외가 안 되면 가장 힘들어질 분들이 그런 분들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님비현상이라고 이야기 하는 그리스도인들이 많이 있지만 아닙니다. 가장 가난하고 가장 힘든 영혼을 바라봐야 됩니다."
[질문]유영혁 기자/CBS
"조금만 가면 나이키 호크 미사일포대라고 거기에 사드 배치된다는 거죠. 사드에 대한 주민들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인터뷰]하정완 목사/성주감리교회
"사드에 대해 주민들의 반응은 극심합니다. 왜냐하면 원래는 배치에 대해 전혀 이야기 하지 않았습니다. 단 이틀만에 배치가 되고 그 후에 정부측에서 유동성있게 대화의 문을 열어야 되는데 일방적으로 해야된다는 요구를 해왔기 때문에 성주분들의 상황에서는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 다들 극심하게 반발하고 있고…"
[질문]유영혁 기자/CBS
"여기가 군청가는 길이죠? 플래카드도 많이 붙고 했는데, 군청에서 매일 행사가 있습니까?"
[인터뷰]하정완 목사/성주감리교회
"성주군민들이 일과시간이 끝나고 나면 다같이 모여서 하루도 빠짐없이 촛불집회를 하고 있습니다. 고등학생들이 많이 모여서 한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사드 배치를 통해서 이뤄질 전자파 문제, 그 후에 이뤄질 참외 작황의 문제, 세 번째로는 소통을 전혀 하지 않았던 정부에 대한 불만들로 그런 목소리를 함께 내고 있습니다. 참외 농사가 대부분인 성주지역에 있어서는 작황과 관련된 문제이기 때문에 생존권의 문제예요. 내 삶의 미래가 안보입니다. 앞으로 소망이 안보입니다."
[질문]유영혁 기자/CBS
"이 참외가 전자파와 무슨 관계가 있을까 생각을 해볼수 있습니다. 그래서 괴담이다 라고 위쪽에서는 주장을 하는 것 같습니다. 그렇게 보시는지요?"
[인터뷰]하정완 목사/성주감리교회
"참외에 전자파가 오면 얼마나 오겠어요. 올수도 있죠. 그런데 아직 정확하게 밝혀진 것은 없습니다. 사드가 배치돼봐야 되는 겁니다. 정부쪽에서 이야기 했던 부분이나 성주 군민들이 찾아봤던 미국 책이나 관련된 서적에서 보면, 말이 다른 부분들이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괴담이 됐습니다. 혹여나 이것(참외)에 조금이라도 이상이 있으면 드시겠습니까. 이게 사람들의 심리이거든요. 조금이라도 먹거리에 문제가 있다고 하면 아이들에게 먹이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것은 전자파의 문제를 떠나서 사회적인 이슈가 되었기 때문에 문제가 생길 거라 생각합니다."
유림의 고향으로 어느 도시보다 조용했던 성주.
대한민국에서 가장 열 받은 도시가 된 것은 미래에 대한 불안, 생존권에 대한 불안 때문입니다.
이곳을 떠나면 자신과 아무런 관련이 없어질지도 모를 성주.
그러나 지금은 아주 절박한 심정으로 가장 가난하고 힘든 영혼들의 진영에 서 있습니다.
서울성곽 유네스코 문화재 등록 추진에 따른 성곽복원을 위한 서울시의 철거 계획을 수용, 한국 감리교회의 근간을 이루는 예배당을 서울시에 매각한 것이 문제가 돼, 자신이 소속된 서울연회(감독 여우훈)로부터 면직된 서기종 목사가 법원으로부터 지위를 확인받았다.
서기종 목사는 교회 이전문제로 교회가 법정 분쟁에 휘말린 가운데 2014년 9월 3일 당시 김영헌 서울연회 감독이 강흥복 목사를 동대문교회 담임목사로 직권 파송했다.
이를 두고 기감 일부에서는 동대문교회 서기종 목사에 대한 괘씸죄 혹은 동대문교회 보상금 200억을 노린 정치적 교단재판이라는 얘기가 나돌기도 했다.
그러자 동대문교회는 소송에 들어가 서울고등법원 2014라755호 사건을 통해 ‘기독교대한감리회가 서 목사에 대한 동대문교회 담임목사로서의 권한 행사 및 업무 수행을 방해해서는 안 된다’는 가처분 결정을 받은 바 있다.
그러나 서울연회와 종로지방회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감독회장 보궐선거에 출마했다가 당선됐으나 법원의 불법선거 판결로 그 직을 잃은 강흥복 목사를 동대문교회 담임목사로 인정하는 행정을 철회하지 않았다.
이에 동대문교회는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업무방해 등 금지 가처분(서울중앙지법 2016카합80370)을 제기했고 5일 일부 승소의 결정을 받았다.
이날 결정은 △서기종 목사가 동대문교회 담임목사로서의 권한행사 및 업무수행을 방해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되고 △강흥복 목사는 동대문교회 담임목사 명칭을 사용하거나 직무를 수행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법원의 이번 결정에 대해 서울연회와 종로지방회가 항소할 것으로 예상돼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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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문교회(東大門敎會) 또는 동대문감리교회(東大門監理敎會)는 대한민국의 감리교 소속 개신교 교회이다. 서울 종로구 종로6가에 있다.
1891년에 이화여자대학교 의과대학의 전신인 동대문부인진료소의 기도처로 시작된 교회이다. 미국 북감리회의 윌리엄 스크랜튼이 형식상 담임목사를 맡고, 진료소 측에서 실무를 보는 형식으로 출발했다. 한국 최초로 남녀가 같은 예배실을 사용한 교회이며, 볼드윈 매일여학교를 운영하는 등 여성 교육의 선구자적 역할을 했다.
삼청동교회, 청량리교회, 화양교회 등 많은 교회가 동대문교회에서 분립되었다. 동대문교회 담임목사를 지낸 유명한 목회자로는 일제 강점기 말기에 기독교조선감리회 제3대 감독을 맡았던 정춘수와, 기독교대한감리회 서울연회 초대감독 겸 감독회장을 지낸 오경린이 있다.
동대문교회 건물은 서울성곽 복원 및 흥인지문 주변 공원화 사업과 맞물려 철거 논란이 있다. 동대문부인진료소의 후신인 이화여대 동대문병원이 끝내 폐원되면서 그 부지가 서울시에 매각되었고, 서울시에서 동대문성곽공원을 조성할 때 동대문교회 부지를 편입하기로 결정했다.
당시 목사는 임의로 토지 보상금 200억원으로 광교신도시에 새 교회를 짓기로 결정했다가 물의를 빚어 출교되었다.
동대문 교회 신도들과 개신교 관계자들은 교회가 공원화되어야 한다면 예배당 등 역사성이 높은 건물만이라도 보존해달라고 했지만 끝내 2014년에 모두 철거되었다.
동대문교회를 지켜가자는 신도들은 '동대문보존교회'를 만들어 철거가 예정된 교회 터에서 예배를 지내다가 교회 건물이 철거되자 '동대문보존교회'를 해산하고 '동대문천막교회'를 열어 2016년 1월까지 동대문교회 주변에서 예배를 열고 있다. [출처: 위키피디아]
목회은퇴 후 5년만에 한인교회에 가봤다.
그 동안 교회를 안 다닌건 아니다. 럿셀교회라는 미국교회에 다녔다. 한국교회목회40년, 미국교회출석 5년. 안 나간 5년동안 한국교회는 어떻게 변했을까? 궁금했는데 마침 한인교회에 갈일이 생겼다.
“김집사가 나가는 한인교회에서 오는 주일 5시에 권사취임식을 한데요. 5년동안 미국교회만 다녔으니 이참에 한국교회 구경 좀 가보자구요”
라과디아공항 근처에 한인교회가 있었다. 2천석규모. 뉴욕에는 2천석짜리 대형한인교회가 네 개나 있다. 내가 다니는 미국교회는 5백석짜리다. 그런데 뉴욕역사보존기념건물이다. 2천석이니 당연히 역사유산기념물로 남겠지? 차를 몰고 들어가 보니 라스베가스의 호텔같은 분위기다. 교인을 실어 나르는 여러대의 교회버스들. 호르라기를 불어대면서 뛰어다니는 주차 안내자들.
실제로 엘머스트의 어느 교회는 부흥되자 교회를 술장사꾼에게 팔아넘기고 넓은데로 나갔다. 팔린 교회에 남미스타일의 대형술집이 들어와 성업중이다. 역사의 숨결이 남아있지 않은 교회는 아무리 많이 모여도 유행가 1절로 끝나게 마련이다.
예배시간이 되자 20명의 찬양팀이 나와 복음성가를 부르기 시작했다. 그 옛날 전도관수법이다. 남대문교회 박태선집사는 김치선목사 부흥회를 따라다니면서 30분간 찬송인도를 했다. 손벽을 치면서 “이기쁜 소식을 온세상 전하세”를 부르면 성령불이 내리고 앉은뱅이들이 일어났다.
나도 잘나가던 시절 그랬다. 택사스에서 만난 이용주목사.
“제가 고등학교때 이목사님이 저희 교회 오셔서 부흥회를 하셨습니다. 설교전에 강대상을 치면서”이기쁜 소식을“ 찬양하는데 목사님손바닥에서 파랗고 하얀불이 슉슉 나오는 거예요. 그때 고꾸라져 신학교에 가서 미국유학까지 왔지요”
권사가 된 형수의 간증.
“형님따라 억지로 끌려 다니는데 지겨웠지. 40일기도 끝낸 도련님이 안중교회에서 설교를 하게 됐어. 손벽을 처가면서 ‘이기쁜 소식’을 부르는데 갑자기 눈물이 나기 시작하는 거야. 슬픈구석이 하나도 없는 찬송인데 왜 그렇게 눈물이 났을까?”
“이기쁜 소식“을 참 많이 불렀다. 송장을 앞에 놓고 부르면 구렁이가 칭칭 감고 있는듯 시퍼렇던 시신이 부드러운 어린애살결로 바뀌곤 했다. 지금은 못 부른다. 대신 ”세상에서 방황할 때 나 주님을 몰랐네.“처럼 감상적인 트로트 복음성가를 부른다. 영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이교회는 아이돌그룹처럼 아예 랩과 째즈풍으로 부르고 있었다. 교인들은 지겹게 졸고있었다.
30분이 지나자 담임목사가 나와 개회기도를 했다. 개회기도만 하면 좋으련만 임직자들을 위한기도, 47주년이 되는 교회기념일기도까지 하고 있었다. 헌금기도자도 식사기도자도 나도 질세라! 담임목사 따라 하기였다.
70명 성가대는 일류였다. 쥴리아드 맨해튼음대 유학출신들이 주축을 이룬 국립합창단수준이었다. ‘대장간의 합창’비슷한 대곡을 찬양하는데 귀가 아팠다. 교회천정이 낮아 70명이 질러대는 고음과 화음을 제대로 흡수해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6명이 부르는 헌금송은 금상감이었다. 음향시설이 6명합창에 적당하기 때문이다. 목사와 지휘자가 그걸 모를까? 허장성세를 좋아하는 교인들에게 많게만 보이려고 인해전술로 세를 과시하는구나!
한국교회의 예배는 옛날 그대로였다. 기복설교, 기복기도, 인해전술성가대. 2부로 치룬 임직식 행사도 그랬다. 임직안수기도는 메뉴얼북에 나온 기도문대로 해야한다. 그런데 가정심방때 빌어주는 만리장성 축복기도다. 지루한 축사, 삼천포로 빠져버린 권면사. 다 알아듣는 우리말로 하는 한시간 예배가 영어로 하는 2시간짜리 미국교회예배보다 지루했다. 집으로 돌아가는 찬안에서 아내가 말했다.
“미국교회 나가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5년전 케네디공항 뒤에 있는 파라커웨이(Far Rockaway)로 왔다. 노인아파트를 신청했는데 시영아파트가 걸렸다. 걸어서 40분거리에 한인 90세대가 사는데 한인교회가 없다. 사우스케롤라이나 그린빌은 100세대임에도 한인교회가 6개나 되는데. 노인아파트에 사는 은퇴한 노인들이라 헌금력이 없기 때문이다.
“이참에 미국교회로 나갑시다. 청교도의 흔적이 남아있는 미국교회로...”
아파트앞에 순복음교회가 있었다. 1년간 다녀 봐도 찬송이 없다. 성탄절날 겨우 한번 부르는데 그것도 “동방박사 세사람”을 째쯔풍으로 부르고 있었다. 청교도와는 거리가 멀었다. 알아듣지도 못하는 영어예배를 3시간 참석하고 나면 녹초가 됐다.
타운안내를 찾아보니 뉴욕시 역사유산기념교회당이 있었다. 건물만 봐도 맘에 들었다. 110년전에 럿셀여사가 35만불을 헌금하여 지은교회다. 지금가치로 1억달라가 넘는 거금이다. 5백석규모인데 예루살렘성전처럼 정성을 다해 꾸몄다. 건물에 청교도 정신이 고색창연하게 흐르고 있었다. 예배분위기는 더했다. 150명정도 모이는데95%가 흑인이다. 의사 교수들로 정장을 하고 나오는 화이트칼러들이다. 교회버스는 물론 에어컨이 없다. 청교도의 바람이 불고있어서 그런지 시원했다.
예배순서가 30가지가 넘는데 사회자가 없다. 남녀노소가 예배순서에 참여한다. 사도신경 주기도를 빼놓지 않는다. 기도는 청교도시절에 사용하던 기도문을 낭송한다. 역사와 신앙이 녹아있는 명문들이라 언제 읽어도 감동이다. 초등학생이 헌금함을 들고 다니기도 하고 중학생들이 강단에 올라가 성경을 읽기도 한다. 20분설교하는 목사는 항상 후드를 걸친다. 청교도 흔적 처럼.
이교회의 자랑은 음악이다. 14번정도 찬양을 한다. 4층높이의 천정은 카네기홀처럼 음향효과 만점. 전교인이 포르테로 후렴을 부를때는 신고산이 우르르 무너져내리고 바닷물을 가르고 태양이 떠오르는 감동이다. 솔로 듀엣 트리오 12명의 성가대가 일류다. 레파토리는 청교도시절의 그레고리안성가나 클래직. 난 주일마다 한시간을 걸어서간다. 고향시절의 주일학생처럼. 럿셀교회를 다녀오던 첫날 아내가 말했다.
“카네기홀음악회에 다녀온 기분이어요. 영어는 잘 못 알아듣지만 소프라노 스톤여사가 부른 ‘깊은 강’ 들은 것만 갖고도 본전을 뽑은 것 같아요. 세속적인 유행으로 부흥되는 교회보다는 청교도정신이 남아있는 기독교가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