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교회 성도들은 2018년 9월 16일 아브라함 시리즈 설교를 하던 때의 당혹감을 잊지 못한다. 시리즈 마지막 설교 도중이었다. 진재혁 목사가 아름다운 결단을 선포한다. 아브라함이 하나님에 대한 온전한 믿음과 순종으로 떠났듯이 자신도 안정적이고 편안한 담임목사로서의 사역을 마무리하고 다시 케냐 선교사로 섬기기 위해 떠나겠다고 밝힌 것이다.
지구촌교회는 진 목사의 결단을 존중하며 10월 21일 임시제직회를 통해 진 목사의 사임을 받아들이기로 결의했고, 지난 2019년 4월 7일 사무총회에서 미국 타코마침례교회의 최성은 담임목사를 최종 청빙대상으로 인준했다. 본지는 케냐 선교사로 파송을 받은 진재혁 목사와 전격 인터뷰를 했다. 인터뷰는 2019년 4월 12일 지구촌교회 목양실에서 진행했다.
9년간의 담임사역, 그리고 목회
- 목사님 바쁘신 가운데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9년간 지구촌교회를 담임하신 목사님께 궁금한 게 많습니다. 가장 먼저, 지구촌교회 1대 담임이신 이동원 목사님의 큰 배경 속에서 목회하기 만만치 않으셨을 거 같습니다. 지구촌교회의 후임으로서 좋았던 점과 부담스러웠던 점은 무엇이었는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목사님께 ‘목회’란 무엇이었나요?
“목회는 하나님이 제게 맡기신 성도들을 주님이 기뻐하는 사람들이 될 수 있도록 사랑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훌륭한 원로 목사님이 계셔서 부담이 되지 않았다고 말할 순 없어요. 그러나 힘든 부분보다 기쁨이 많았고 목회를 배우는 좋은 과정이었어요. 굉장히 행복한 목회시간을 하나님께서 허락하셨다고 생각합니다.
힘들고 어려운 점들이 있었다면 한국교회, 특히 대형교회들이 많은 문제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 지구촌교회가 어떤 모습으로 세워져 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들로 힘들었던 거 같아요. 또 한국 사회에서 어떻게 하나님의 교회로 제대로 서 갈 것인가가 저에게는 가장 큰 부담이었던 것 같습니다.”
- 2010년 10월 26일 부임하셨고 만 9년째인데, 10년을 채우고 싶은 마음도 있으셨을 것 같습니다.
“주변에서 그런 이야기를 종종했어요. 그런데 10년의 의미가 연수의 의미 외에 특별한 게 있을까요? 정말 중요한 건 ‘하나님의 때가 언제냐’라는 것이죠. 오래 있을수록 더 좋고 풍성한 목회의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만큼 이동원 목사님이 세운 지구촌교회는 성숙한 교회예요. 이것저것 계산을 하고 정리를 하려 했다면 떠날 수 없었을 겁니다. 하나님의 뜻 가운데 살면서 하나님의 시간에 하나님께 순종하는 것이 곧 하나님의 주권을 인정하는 성도가 마땅히 행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 2019년 1월 29일부터 3월 31일까지 2개월 동안 안식의 시간을 보내셨습니다. 이 기간 동안 케냐도 다녀오셨다고 들었는데 어떤 시간을 보냈는지 궁금합니다.
“지구촌교회에 부임한 후 안식년을 못 가졌어요. 이번에 안식월을 보내면서 케냐를 방문했어요. 앞으로 해야 할 사역과 하나님께서 주신 비전들을 마음에 품고 준비하는 시간들을 가졌습니다. 저에게는 너무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 이번에 몇 년 만에 케냐를 방문하신 건가요?
“제가 20년 전에 케냐 나이로비에서 3년 동안 선교사로 사역했지요. 그 후 두 번 정도 더 방문했어요. 다른 사역을 하면서 간 케냐와 이번에 선교사로 갈 계획을 갖고 방문한 케냐는 조금 다르게 와 닿았어요. 케냐를 사랑하는 마음을 하나님께서 부어 주셔서 제게는 참 감사한 시간이었습니다.”
- 목사님의 비전은 가족들과도 공유가 됐는지 궁금합니다.
“아, 그럼요! 저희는 우리 가정에 대한 하나님의 콜링이 하나님이 만드신 가정을 통해서 함께 온다고 생각합니다. 제 아내는 물론이고 자녀들도 기쁜 마음으로 기도했던 부분이어서 저희들이 기쁘게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 케냐를 가신다고 했고, 2018년 10월 21일 임시제직회에서 목사님의 사임을 받아들였습니다. 인간적으론 내심 섭섭하고 서운함도 있었을 거 같은데요. 또 말리는 성도들도 있었을 거구요. 목사님 마음은 어떠셨나요?
“서운하고 섭섭한 것은 없었어요. 사실은 죄송한 마음이 가장 컸지요. 저는 무엇보다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며 하나님의 계획을 받아들이는 것을 최선의 인도하심이라고 보고 있었죠. 그러나 그것이 바로 이해가 안 되는 많은 성도들의 아파하는 모습이 저에겐 더 큰 아픔으로 다가왔어요. 그런 면에서 정말 너무 죄송한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전에 제가 뉴비전교회를 떠나서 지구촌교회로 올 때도 그런 시간들이 있었지요. 그런데 이번 떠남은 전에 경험해보지 못한 더 깊고 더 큰 아픔이 있었어요. 그래서 성도들께는 너무너무 죄송하고 그 모습을 보는 목자로서 굉장히 마음이 아픈 것 같습니다.”
- 성도들의 아픔을 보면서 목사님의 마음도 많이 아프고 힘든 시간을 보내셨군요. 목사님께서는 지구촌교회 담임으로 취임한 이후 지금까지 9년 동안 목회를 했습니다. 가장 보람되고 기뻤던 일, 기억에 남는 일, 가장 힘들었던 일은 무엇이었나요?
“가장 기억에 남고 기뻤다는 것은 하나로 이야기하기 어려울 것 같아요. 지구촌교회 성도들과 함께 성장하고 하나님의 임재하심 가운데 나아감을 경험한 게 가장 큰 기쁨이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사랑하는 성도들이 주는 신뢰, 보람과 기쁨은 컸어요.
성도들의 과분한 사랑을 받으며 제 자신의 부족함도 많이 느꼈고 하나님의 신실하심도 많이 깨달았습니다. 힘든 것이 있었다면 뭐니 뭐니 해도 제 자신의 부족함에서 오는 어려움이었죠. 하나님이 맡기신 일을 감당하면서 저의 연약함도 많이 느꼈거든요.”
- 케냐로 가시면 자식들을 떼어놓고 가는 그런 느낌이 들지 않겠습니까?
“떼어놓고 간다기보다 하나님이 저를 부르신 것처럼 성도들도 더 크고 좋으신 주님을 신뢰하고 더 좋은 길로 인도를 받으실 거라 믿어요. 사실은 ‘이렇게 저렇게’ 떠나지 말아야 할 이유를 이야기하는 분들도 많이 계셨어요. 그러나 제가 온전한 신뢰를 하나님께 드리고 완전히 내려 놓으며 하나님의 주권을 인정하다면 거기에는 순종이 동반돼야 해요.”
- 목사님의 목회를 한마디로, 9년 동안의 목회를 한마디로 압축한다면 뭐라고 할 수 있을까요?
“저는 사랑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처음에 한국에 왔을 때 유명한 목사님들을 많이 만났는데 그분들이 가진 은사가 다 달랐어요. 독특한 자기만의 특징을 살리는 목사님들이었어요. 열정도 있었구요. 저분은 뭐가 뛰어나, 저분은 저런 걸 많이 해, 어디에 집중해.
그래서 저는 그런 모습들을 보면서 ‘그럼 나는 어떤 목사가 돼야 될까.’ 그렇게 기도했던 적이 있었죠. 그런 기도 가운데 하나님이 제 마음에 주시는 확신이 있었어요. 제가 지구촌교회를 떠날 때 저의 마지막을 보면서 ‘진 목사는 뭐를 참 잘했다, 진 목사는 뭐를 참 열심히했다’ 라는 이야기보다 ‘진 목사는 정말 우리를 사랑했다’ 이런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 케냐행은 이미 다 결정이 된 건지 아니면 사임하신 이후에 기도하면서 변경도 가능하신건지 궁금합니다.
“하나님 부르심에 순종하며 가고, 하나님 인도하심 가운데 있는 거구요. 다른 계획이나, 그 다음 무엇을 생각하고 그런 게 없습니다. 하나님이 보내시는 곳이라고 믿고 준비를 하고 있을 뿐입니다.”
- 목사님 후임으로 최성은 목사(미 타코마침례교회 담임) 청빙이 사무총회에서 인준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최종 청빙 대상으로 결정되신 분께 하고 싶은 말씀과 기대는요?
“한마디로 너무 좋고 훌륭한 목사님이에요. 1대 이동원 목사님께 하나님이 부어주신 놀라운 역동성, 2대인 부족한 저의 조직 정비와 비전 세우기의 과정을 거쳐 3대로 최성은 목사님이 오시게 된다면 1대와 2대의 사역이 합쳐져 더 풍성하고 충만한 목회가 될 것이라 기대하고 있어요. 그로 인해 저는 감사하고 행복합니다.”
- 대부분 우리나라 교회의 분쟁의 원인이 원로목사와 후임 목사와의 문제인데요. 후임 목사가 오셔서 그런 분쟁이 생길만한 요소는 혹시 없을지 궁금합니다.
“그런 건 전혀 없을 겁니다. 1대와 2대는 아무래도 첫 변화가 가져올 상호 간 긴장감이 어쩔 수 없이 있을 수밖에 없어요. 그러나 3대는 차이가 있습니다. 제가 리더십을 전공했지만, 3대는 거기서 비교적 자유롭습니다. 교회 분쟁 사례를 보면 20년, 30년 목회하셨던 원로 목사님과 그 다음 2대가 가져올 첫 변화와 적응기가 참 어려운 부분들이죠. 그것이 지나가면 3대에서는 그런 이슈들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고 오히려 더 크고 풍성한 축복이 있습니다.
저도 성도들에게 사랑을 많이 받았지만, 3대 목사는 더욱 더 많이 사랑을 받고 교회의 더욱 왕성한 성장을 이뤄가실 줄 믿어요. 게다가 저는 선교지로 가기 때문에 후임 목사에게 전혀 부담이 되지 않을 거예요. 3대 목사는 정말 마음껏, 주님이 주신 은사를 갖고 하나님의 교회를 귀하게 섬길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 목사님 사임하신 이후에 어떤 시간을 보낼 계획인가요? 잠시 휴식하시는지, 아니면 바로 사역지로 가시는지요?
“일단은 바로 사역지로 가는 건데요. 배편으로 짐을 부치면 2개월이 걸려요. 두 달이란 시간을 이제 어디선가에서 보내지 않으면 안돼요. 이제는 지구촌교회의 담임목사가 아니라 선교사예요. 저도 선교사 후원과 기도 요청을 하면서 다녀야 해요. 그래서 한 달 반 정도는 미국 등 교회들을 다니면서 기도 제목을 나누고 기도 부탁을 하는 시간을 갖게 될 거예요. 그리고 7월 중순쯤 케냐에 들어 갈 계획입니다.”
- 케냐에서 특별히 사역적으로 염두에 두신 게 있나요?
“케냐는 영어권 국가입니다. 영어를 사용해서 바로 사역을 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요. 제가 주로 생각하는 사역은 현지 목회자들 훈련과 양성입니다. 현지 목회자들 생존이 힘들어요. 교육이 제대로 되지 않는 상황에서 목회를 하고 목양을 하다 보니 신학교육과 또 목회 재교육에 부족함이 참 많은 거 같아요. 그런 면에서 제가 해야 될 가장 큰 사역은 현지 목회자 훈련, 멘토링과 양성이에요. ATMN(Africa Trainning & Meontoring Network)이라는 사역 이름도 만들었어요. 아내는 고아원 사역을 위해 같이 기도하는 가운데 있습니다.”
- 시드니새순장로교회(담임목사 송선강)에서 개최하는 선교 세미나 강사로 초청받아 5월 말 호주를 방문하실 예정인데 이번 선교 세미나에서 어떤 메시지를 전할 계획이시나요?
“이번 초청은 사실 굉장히 독특합니다. 저는 대다수 연합 집회 강사로 초청을 받아왔어요. 그런데 이번엔 시드니새순교회에서 연락이 온 거예요. 특별히 선교에 대한 말씀을 전해달라고 하셨어요. 저는 이번에 호주에 지구촌교회 담임목사로서가 아니라 선교사로서 가요. 선교에 대한 생각을 많이 나눌 계획입니다.”
- 호주 한인교회 성도들에게 마지막으로 한말씀 해주시길 부탁합니다.
“말할 자격이 있는지 모르겠어요. 요즘 저는 정말 믿음으로 산다는 게 뭔가, 성숙함이란 뭔가, 그런 질문을 스스로에게 많이 해요. 정말 많은 일과 많은 타이틀, 직분과 사역보다 더 중요한 게 있어요. 그건 성숙한 성품이에요. 그게 그리스도인들의 삶에 나타나야 해요.
그런 사람이 하나님 안에서 진정한 행복을 누리고 자신이 누리는 진정한 축복을 그리스도의 향기로 나타낼 수 있거든요. 이민자의 삶이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지 겪어보지 않은 분들은 잘 몰라요. 그런 가운데도 정말 기쁨과 감사가 터져나오는 축복의 삶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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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재혁 목사는?
케냐 선교사로 떠날 준비 중인 진재혁 목사는 미국 버지니아 주립대학교, 트리니티 신학대학원, 미드웨스턴 침례신학대학원, 풀러신학대학원에서 공부했다. 풀러 신학교에서는 <기독교적 관점에서 바라본 리더십에 대한 연구>로 Ph.D. 학위를 받았으며 선교와 리더십 분야에서 권위를 인정받아 한국에 있는 신학대학교와 학회 등에서 초빙교수와 외부강사로 활동했다. 2010년 12월~2019년 5월까지 지구촌교회 담임목사, 2005년~2010년 미국 뉴비전교회를 담임했다. 미국에서 목회할 당시 뉴비전교회 2천300여 명의 교인이 출석하는 북가주에서 가장 큰 한인교회이자 미주에서 가장 큰 한인침례교회가 됐다.
뉴비전교회 목회 전 지구촌교회 국제부 담당목사를 맡았고 3년 동안 아프리카 케냐 선교사로 헌신했다. 이때는 나이로비 국제선교교회를 개척해 담임목사로 목회했으며 나이로비 국제신학교 주임교수를 역임했다. 미국과 한국뿐만 아니라 다문화를 이해하는 진재혁 목사는 글로벌 시대에 어울리는 식견과 안목을 가진 목회자로 평가받아왔다.
그는 탁월한 언어의 능력과 말씀의 은사에 힘입어 영어와 한국어의 이중 언어를 사용한 감화력 있는 설교로, 한국어와 영어권의 사람들에게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열정적으로 전하고, 모든 연령의 사람들에게 알맞은 사역과 관계를 개발하여 3대(조부모, 부모, 자녀)가 함께하는 조화로운 목회 리더십을 추구했다. 주요 저서로는 <리더가 죽어야 리더십이 산다>(더난출판사 2002), <부모의 리더십이 자녀의 미래를 결정한다> (생명의 말씀사 2007), <세상 중심에 서는 영성 리더십>(두란노 2015>, <일상 은혜의 힘>(2017, 두란노), <떠남의 축복>(2019, 두란노) 등이 있다.〠
글/정윤석|크리스찬리뷰 한국 주재 기자
사진/권순형|크리스찬리뷰 발행인
호주 크리스찬리뷰 5월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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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님들, 근로장려금과 자녀장려금 꼭 챙기세요"
교회재정건강성운동본부 종합소득세 설명회
지난해 연말정산을 하지 않았다면, 오는 31일까지 종합소득세 신고를 반드시 해야 한다.
[앵커]
개정된 세법에 따라 목회자들은 올해부터 세금을 신고해야 합니다. 5월인 이번 달은 종합소득세를 신고하는 달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처음 시행하는 제도라 목회자들에게는 여전히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데요.
교회재정건강성운동본부가 8일 종합소득세 신고와 관련한 궁금증을 풀어주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지난해 연말정산을 하지 않은 목회자는 오는 31일까지 반드시 종합소득세를 신고해야 합니다.
소속 교회에서만 급여를 받는 경우 교회가 연말정산을 하지 않았거나 연말정산 할 때 누락된 정보가 있어 세금을 다시 계산할 필요가 있다면 종합소득세 신고 대상입니다. 소속 교회 이외 신학교 등 다른 기관에서 강사비 등을 받는 경우에도 종합소득세를 신고해야 합니다.
여기에 해당하는 목회자들은 홈텍스를 이용하거나 인근 세무서를 방문하면 됩니다. 하지만 목회자들은 여전히 혼란스러움을 느낍니다. 우리나라 과세 체계가 워낙 복잡한데다, 종교인 과세 조항은 더욱 어렵기 때문입니다.
각 교단도 종교인 과세와 관련해 강의를 마련하는 등 대책을 세우고 있지만 실질적인 도움은 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교단이 세무사나 세무법인과 계약을 맺고 교단에 속한 목회자들의 신고를 맡아하는 것도 방법이지만 각 교단의 대책이 거기까지 미치지 못하는 실정입니다. 때문에 대다수 목회자들은 스스로 세금신고 과정을 진행해야합니다.
세금 신고와 관련해 우선 어떤 소득에 세금이 붙는지 안 붙는지를 면밀하게 따져보는 것이 좋습니다.
종교인 과세 체계가 워낙 복잡하고 근로소득이나 기타소득 둘 중 하나를 선택해 신고할 수 있도록 했기 때문에 신고 방법에 따라 받는 혜택에 차이가 있을 수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 한 가지 챙겨야 할 게 있습니다. 바로 근로장려금과 자녀장려금입니다.
종교인 과세 시행 전 세금 납부 이전에는 받기 어려운 혜택이었지만, 목회자들도 세금을 내기 시작하면서 받을 수 있게 됐습니다.
근로장려금과 자녀장려금 역시 오는 31일까지 신청을 해야 합니다.
근로장려금을 받기 위해서는 부부 합산 소득이 홑벌이 가구의 경우 연 소득이 3천만원을 맞벌이는 연 소득이 3천 600만원을 넘지 않아야 합니다.
자녀장려금은 18세 미만의 부양자녀가 있어야 하며, 부부 합산 소득이 홑벌이와 맞벌이 모두 연 소득이 4천만원 미만이면 받을 수 있습니다.
최운형 목사가 지난 2일 서울 은평구 ‘청년밥상, 문간’에서 식당을 개업하게 된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강민석 선임기자
‘젊은 시절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 말이 있다. 청년시기 고생과 경험은 인생을 살아가는 데 큰 거름이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이 땅의 청년들은 ‘위로가 필요한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취업준비, 불안정한 주거, 학자금 대출로 인한 부채 등으로 매일 힘겹게 생활하고 있다. 2017년 취업포털 잡코리아 조사에 따르면 취업준비생 5명 중 4명이 하루 한 끼 이상을 굶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들은 경제적 부담 때문에 ‘밥’을 가장 먼저 포기한다고 했다.
주머니 사정이 좋지 않은 청년들이 단돈 3000원으로 한 끼 밥을 배불리 먹을 수 있는 식당이 있다. 서울 은평구의 한 상가 2층에 있는 ‘청년밥상, 문간’이다. 식당이름 ‘문간’은 ‘안과 밖 사이, 청년들이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공간’이라는 뜻이다.
청년들이 김치찌개와 밥을 맛있게 먹고있는 모습. 동영상 캡처
지난 2일 ‘문간’에는 교복 차림의 고교생들과 30대 청년 손님이 앉아 있었다. 이들이 ‘사장님’으로 부르는 최운형(51) 목사는 1년 전만 해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중견 교회를 담임했다. 2010년부터 8년간 세계선교교회에서 시무하던 그는 안정된 담임목사직을 내려놓고 한국에서 35만원짜리 반지하 월세방에 살며 ‘밥집’ 사장님이 됐다. 앞치마가 가장 잘 어울리는 영락없는 ‘주방 아저씨’ 모습이다.
“3년 전부터 문득 가난하고 아프고 외로운 사람을 찾아가는 예수님의 삶과 반대되는 삶을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목회를 거듭할수록 연봉도 많아지고 안락해지고 넉넉해지자 삶에 대한 결핍과 회의가 생겼습니다. 그때 제가 설교했던 믿음의 삶, 예수님의 삶을 살아봐야겠다고 결심했어요.”
우연히 페이스북을 통해 이문수 신부가 운영하는 ‘문간’이란 식당을 알게 됐다. 서울 성북구 정릉시장에 자리한 이 식당은 3000원에 김치찌개와 밥을 무한리필해주는 곳이다. 이 신부가 고시원에서 한 청년이 굶주림 끝에 세상을 떠났다는 이야기를 듣고 가난한 이들이 싼 가격에 따뜻한 밥 한 끼 먹을 수 있는 식당 ‘문간’ 1호점을 개업했다는 내용이었다.
“2호점이 생겼으면 좋겠다는 메시지를 보고 ‘내가 가야 할 길이다’ 싶어 바로 신부님을 찾아갔어요. 개신교 목사가 찾아와서 2호점을 내겠다고 하니까 반신반의하더라고요. 평소 ‘너희가 먹을 것을 주라’(마 14:11)는 말씀을 목회철학으로 삼아왔는데 신부님이 ‘문간’을 만든 목적과 일맥상통한다며 2호점을 허락해 주셨어요.”
지난해 4월 최 목사는 성도들과 가족들 만류에도 사임을 결정했다. 결심은 확고했다. “성도들이 기대하는 바른 목회적 삶을 살아가는 모습을 현장에서 보여준다면 이 사역을 이해해줄 거라 믿고 마음을 다잡았다”고 고백했다.
한국으로 온 최 목사는 ‘문간’ 1호점에서 창업 정신과 조리법, 운영 방식을 전수받았다. ‘실패하면 어떻게 하나’라는 두려움도 있었다.
“먹고사는 문제가 가장 컸지요. 교인들한테는 늘 무엇을 먹을까 마실까 염려하지 말라고 설교해 놓고, 막상 이런 상황이 눈앞에 닥치니 내 믿음이 바닥을 드러내더군요. 교인들에게 참 부끄럽고 미안했던 순간이었습니다. 그때마다 하나님이 인도하시는 길이면 틀림없이 돕는 사람을 붙여주실 거라는 믿음으로 나아갔습니다.”
지난해 10월 연신내 한 건물의 오래된 당구장을 보수해 ‘문간’ 2호점을 오픈했다. 개업 소식을 듣고 19년 전 부교역자로 섬겼던 홍제동 홍광교회 성도들이 봉사자로 나섰다. 동료 목회자와 후원자들은 쌀을 보내줬다.
“여러 후원의 손길을 보면서 하나님이 이 일을 기뻐하신다는 확신을 갖게 됐습니다. 좋은 쌀들을 보내줘 청년들이 밥맛 좋다고 말합니다. 모든 분에게 감사할 뿐입니다.”
3000원 김치찌개. 동영상 캡처
아침 10시부터 저녁 8시30분까지 문을 여는 ‘문간’은 김치찌개 단일메뉴만 판매한다. 사람들이 가장 질려하지 않는 음식이기 때문이다. 3000원짜리 김치찌개는 진한 육수에 돼지고기와 두부 등을 푸짐하게 얹어 직접 끓여 나온다.
식당을 차리기 전까지 요리를 해본 적 없다는 최 목사는 “이제 제법 손맛이 난다”며 웃었다. 이어 “삼각김밥에 라면만 먹던 청년들이 김치찌개에 따뜻한 밥 한 끼 먹고 식당 문을 나서는 뒷모습을 볼 때 가장 행복하다”고 말했다.
‘문간’에는 혼자 밥 먹으러 오는 남자 손님들이 많다. 사장이 목사라는 사실을 알게 된 청년들은 고민도 털어놓는다.
“청년에 대한 특별한 사명보다 예수님 말씀, 성경의 가르침대로 살아가는 길에 청년들을 만나고 있어요. 우리 주변에 가난한 청년들이 많아요. 단돈 500원이 없어서 달걀을 앞에 두고 갈등하는 청년을 볼 때 가장 마음이 아팠습니다. 목사인 제가 이런 청년들에게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현장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만족합니다.”
개업 후 6개월 동안은 적자를 면치 못했다. 퇴직금 등으로 근근이 꾸려 왔는데, 두 달 전부터 커피 판매와 후원금으로 적자를 겨우 면했다.
최 목사는 주일마다 동네교회에서 예배를 드리고 있다. 담임목사 할 때보다 현장사역을 하는 지금이 훨씬 행복하다고 했다. 그의 목표는 뜻있는 목회자들과 함께 동네 밥집을 늘려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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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모독 논란에 사기 의혹… 은하선, 누구인가?
▲연세대 강연 논란 당시 반대 시위를 하는 한 학생이 “예수님을 모독하면서 국내 최초의 기독교 대학에?”라고 적힌 종이를 들고 있다. ⓒ크리스천투데이 DB
▲EBS <까칠남녀>에 출연한 은하선 씨 ⓒEBS 방송화면 캡쳐
법원이 '사기' 혐의에 대해 최근 유죄를 선고하며 논란이 된 은하선 씨. 그녀를 향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성(性) 칼럼니스트'로 알려진 은 씨는 지난 2017년 EBS <까칠남녀>에 출연하면서 얼굴을 알렸다. 여기서 스스로 '양성애자'임을 밝히기도 했다. 「이기적 섹스」라는 책을 썼으며, 소위 '자위 도구'를 판매한다.
특히 '십자가 딜도'(자위 도구)를 '사랑의 주님'이라는 제목으로 SNS에 올려 "신성을 모독했다"는 거센 비판을 받은 적도 있다.
지난해 5월엔 연세대에서 강연했는데, 이를 전후해 학내에선 반대 여론이 들끓었다. 당시 은 씨의 강연 취소를 촉구하던 한 대자보는 "은하선 씨는 성에 대한 왜곡된 인식은 물론 종교에 대한 비하를 드러내는 언행으로 많은 사회적 논란의 시발점이 되어왔다"고 지적했다.
지난 2016년 뉴스앤조이와 인터뷰하기도 했다. "오르가슴 은사 주신 주님께 영광"이라는 제목으로 게재된 이 기사에서 은 씨는 "한번은 트위터로 십대들을 모아 섹스 토크를 연 적 있다" "교회는 다른 부분은 굉장히 세속적인데 성만큼은 놀라울 정도로 순결을 요구한다" 등의 말을 했다. 은 씨는 자위 도구를 든 채 포즈를 취하며 사진도 찍었다.
교계 한 관계자는 은 씨에 대해 "그녀의 언행은 다양성이라는 이름으로 기독교가 용납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라며 "상식적 비판과 논리적 지적까지 '성소수자 혐오'로 몰아가는 걸 보면, 굉장한 피해의식에 젖어 있는 듯하다. 기독교가 단호히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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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야방송, 금곡교회 재신임투표 거부 문제 다뤄
방송보기: https://youtu.be/6HMn6aRBEks
교계 인터넷 하야방송에서 청빙 당시 약속한 재신임투표를 거부한 담임목사로 인해 혼란을 겪고 있는 금곡교회 사태를 다뤘다.
‘담임목사의 약속 불이행이 낳은 금곡교회 분쟁에 대해’라는 제목으로 방영된 최근 ‘정문일침’ 프로그램에서는 금곡교회 사태의 본질과 현실적 문제를 논의했다.
다음은 방송에 소개된 금곡교회 사태 주요 경과다. 금곡교회는 지난 2011년 현 담임 이모 목사를 청빙, 7년 후 재신임투표를 묻는다는 서약서를 작성했다고 한다. 그러나 7년 후 이 목사가 재신임투표를 거부해 갈등이 시작됐다.
성도들은 금곡교회가 속한 노회에서 이 목사를 일방적으로 두둔하고 있다는 의혹을 갖고 있다. 당회는 이 목사의 권고사직을 결의하고 노회에 소원서를 접수했으나, 노회가 이를 기각했다는 것. 반면 이 목사의 청원서는 접수받았다.
이후 노회는 금곡교회에 “이 목사가 해약되어야 할 법적인 문제가 없으므로 이 목사의 위임 해약을 불허하기로 결의됨을 통보한다”는 통지를 보냈다.
하지만 성도들은 이 목사의 여러 문제 발언들을 통해 신학적 이단성을 제기하는 등 강경하게 맞섰으며, 노회는 반대측 신모 장로를 제명 출교시켰다.
이에 정문일침 패널 문병원 국장(DSTV)과 차진태 기자(교회연합신문)는 “이번 금곡교회 사태가 매우 복잡해 보이나, 본질은 청빙 당시 약속한 재신임투표를 지키지 않았다는 매우 단순한 문제”라며 “분쟁을 해결하려면 이 목사가 서약서대로 재신임투표를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소속노회의 행태에 대해선 “특정인을 일방적으로 두둔하고 있다는 의심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금곡교회 문제는 성도들의 입장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하야방송 유성헌 국장이 진행을 맡고 있는 정문일침은 교계의 다양한 문제를 정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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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용어 바로 알기] ‘위임목사’와 ‘담임목사’
사도행전 2장의 오순절 성령강림은 기독교 역사의 근간이 되는 사건이었다. 성령이 강림한 후 교회가 시작됐고 바울을 중심으로 한 이방인들을 위한 선교, 즉 현대 개념의 미전도종족 해외 선교가 시작됐다. 급속한 교회의 성장은 더욱 효율적이고 제도적인 행정적 조직을 필요로 하게 됐다.
그 결과 사도들이 교회의 영적 권위뿐 아니라 교회의 모든 행정과 결정권을 가지고 있던 은사적인 교회는 짧은 시간 내에 제도적인 교회로 변화된다. 사도행전 6장은 교회 내 리더십의 분할과 제도적인 교회로의 전환을 잘 보여 주고 있다.
헬라파 유대인들이 매일의 구제에서 자기의 과부들이 빠지는 것을 보고 히브리파 사람을 원망하는 사건이 벌어졌다.(행 6:1)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도들은 교회 내에 성령과 지혜가 충만하며 칭찬받는 사람 일곱을 택하여 집사로 세우고 구제하는 일을 그들에게 맡긴다.(행 6:2~3) 그리고 자신들은 기도와 말씀 사역에 전념하게 되는데(행 6:4) 이것이 성경에 나타난 첫 교회의 제도이다.
현대 교회는 초대 교회보다 더욱 복잡하고 다양한 조직과 직분이 필요하다. 예전에 없었던 조직들이 생겨나기도 하고 사라지기도 한다. 현대 교회는 목사의 직분도 ‘위임목사’ ‘담임목사’ ‘임시목사’ ‘전임목사’ ‘협동목사’ ‘교육목사’ 등 여러 명칭이 있다. 이 중 담임목사와 위임목사의 차이를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위임목사는 전체 성도들이 참여한 교회의 최고 의결기관인 공동의회의 투표로 결정된다.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당회의 위임을 받은 위임목사는 정년까지 재신임을 묻지 않고 담임목사직을 수행할 수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절차를 거치지 않는 담임목사는 교단에 따라 매년 혹은 2~3년에 한 번씩 재신임을 물어야 하므로 법적으로는 전임목사 혹은 임시목사에 해당한다. 다시 말해 위임목사는 담임목사지만 모든 담임목사가 위임목사가 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직분의 명칭에 상관없이 ‘교회의 직분은 계급이 아니라 거룩한 봉사가 되어야 한다’는 말은 모두에게 적용된다는 것을 잊어선 안 된다.
이상윤 목사(영국 버밍엄대 신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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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장윤재 목사 (이화대학교회)
- 시편 18:1-3, 베드로후서 1:1-7, 요한복음 21:17 -
(그림1: 지오토, <성 베드로>) 베드로. 그의 본명은 '시몬'입니다. 예수님이 '게바'라고 개칭하셨습니다. 게바를 번역하면 '베드로'입니다. 바위, 혹은 반석이라는 뜻입니다. 갈릴리 바다에서 고기를 잡고 살다가 예수님의 부르심을 받아 가족과 생업을 다 버리고 주를 따라갔다가 12제자 중 첫 번째 제자가 되었습니다. 지오토의 <성 베드로>를 보고 계십니다.
그는 과감한 성격의 소유자였습니다. (그림2: 안렉산드르 알로리, <물 위를 걷는 베드로>) 갈릴리 바다에서 한 밤중에 다른 제자들과 노를 젓고 있을 때, 물위를 걸어오시는 예수님을 보고 모두 유령이라 벌벌 떨었지만, 서슴없이 물위에 발을 내밀어 유일하게 물위를 걸었던 제자가 베드로입니다. 그는 또한 영민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림3: 페루기노, <베드로에게 천국열쇠를 주시는 그리스도>)
가이사랴 빌립보 지방에서 예수님이 제자들에게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생각하느냐' 물으셨을 때, '주는 그리스도시오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입니다'고 대답했다가 주님으로부터 '시몬아, 네가 복이 있도다. 너는 베드로라, 즉 반석이라 부를 것이요, 그 위에 교회를 세울 것이니 천국의 네게 열쇠를 주겠다'는 대답을 들었습니다. 하지만 베드로는 조급한 성격의 소유자이기도 했습니다. 예수님의 칭찬을 받자마자 예수님을 붙잡고 십자가를 지지 마시라고 간청했다가 예수님으로부터 '사탄아 물러가라. 너는 하나님의 일은 생각하지 않고 사람의 일만 생각한다'는 큰 책망만 들었습니다. (그림4: 브라운, <베드로의 발을 닦는 그리스도>)
베드로는 어린아이와 같고 질투가 많은 사람이기도 했습니다. 최후의 만찬 석상에서 예수님이 제자들의 발을 씻겨주실 때, 그는 자기 차례가 되자 절대로 자기 발은 씻기지 못한다고 저항했습니다. 그의 얼굴을 한번 보십시오. 마치 골이 난 것 같습니다. 아마도 수제자인 자기 발을 가장 먼저 씻어주시지 않아 토라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예수님이 '내가 너의 발을 씻기지 아니하면 너는 나와 아무 상관이 없다'고 말씀하시자 금방 마음을 바꾸어, '그러면 내 발뿐만 아니라 온몸까지 씻어주십시오' 했다가 '이미 목욕한 자는 발밖에 씻을 필요가 없다'는 예수님의 핀잔을 들어야 했습니다. (그림5: 쾨더, <그리스도의 발을 씻는 예수>) 한 현대 작가의 그림입니다.
화가는 예수님의 얼굴을 직접 그리지 않고 베드로의 발이 담겨 있는 대야의 물 위에 비치게 했습니다. 무릎을 꿇고 제자를 섬기는 예수님의 모습이 감동적입니다. 마지막으로 베드로는 자신을 과신하고 자기는 다른 사람들과 다르다는 일종의 우월감을 가진 사람이었습니다. (그림6: 쾨더, <베드로의 닭>) 성만찬 자리에서 '오늘 밤 너희들이 다 나를 버리고 도망칠 것'이라고 예수님이 말씀하셨을 때, '모두 주를 버릴지라도 나는 결코 버리지 않겠다'고, 또 '내가 주와 함께 죽을지언정 주를 부인하지 않겠다'로 큰 소리쳤다가 닭이 울기 전에 세 번이나 주님을 모른다고 부인한 사람이 바로 베드로입니다. 그는 심지어 예수님을 저주까지 하면서 모른다고 부인했습니다. 베드로의 그림에 저렇게 닭이 등장하는 이유는 그가 닭이 울기 전 주님을 부인했기 때문입니다.
(그림7: 카라바조, <베드로의 부인>) 카라바조가 그린 <베드로의 부인>입니다. 화가의 유명한 기법인 '키아로스쿠스로'(chiaroscuro), 즉 빛과 어둠이 정확히 나뉘는 음영법(陰影法) 눈에 띕니다. (그림8: 렘브란트, <베드로의 부인>) 렘브란트가 그린 같은 주제의 그림입니다. 빛과 어두움이 명확하게 나뉜 카라바조의 그림과 달리, '빛의 화가' 렘브란트의 그림에서는 빛이 어둠 속에서 배어나와 세상을 따뜻하게 밝혀줍니다.
베드로는 이처럼 열정적이고, 투박하고, 성급하고, 단순하며, 정직한 영혼의 사람이었습니다. 그래서인지 베드로를 생각할 때마다 왠지 인간적인 친밀감을 느낍니다. (그림9: 고야, <베드로 사도의 회개>) 고야의 <베드로 사도의 회개>입니다. 전체적으로 짧은 체형, 굵고 거친 손길, 그리고 세련되지 않은 모습... 하지만 왠지 친근합니다. 바위 위에 주님이 주신 천국 열쇠를 놓고 하늘을 우러러 기도합니다. 큼지막한 눈에는 눈물이 한주먹 들어 있습니다. 확신과 의혹 사이에서, 용기와 두려움 사이에서 늘 방황했던 베드로... 그래서인지 우리에게 용기를 줍니다. 예수님의 수제자였지만 그도 연약한 한 인간이었기에 말입니다. (그림10: 그레코, <참회하는 베드로>)
그레코의 <참회하는 베드로>입니다. 가느다란 손가락과 얼굴, 훨씬 세련된 모습이지만 그의 눈에선 참회의 눈물이 흐릅니다. 멀리 하늘을 응시하는 깊은 눈 속에 슬픔과 부끄러움이 가득합니다. (그림11: 렘브란트, <무릎 꿇은 사도 베드로>) 다시 '빛의 화가' 렘브란트의 그림입니다. 베드로는 아예 천국 열쇠를 땅바닥에 내려놓았습니다. 눈물마저 말라버린 그의 수척한 얼굴엔 무기력감만 감돕니다. 더 이상 그리스도의 제자로서 아무 일도 할 수 없는 완벽한 실패자의 모습니다.
그렇게 베드로는 갈릴리로 돌아갔습니다. (그림12: 갈릴리 바다에서 고기 잡는 사진) 주님을 부인하고 십자가 사건의 현장에서 멀리 도망친 이후 좌절하고 낙심하여 낙향했습니다. 부끄러워 숨었습니다. '사람 낚는 어부'는 다시 물고기를 잡는 어부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부활하신 예수님이 그를 찾아오셨습니다.
밤새도록 잡은 물고기로 함께 조반을 드셨습니다. 그리고 베드로에게 천천히 말을 건네셨습니다. 베드로가 가장 두려워하던 시간이 다가왔습니다. "요한의 아들 시몬아 네가 이 사람들보다 나를 더 사랑하느냐?" "요한의 아들 시몬아,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요한의 아들 시몬아,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주님은 같은 질문은 세 번 물으셨습니다.
(그림13: 작자 미상, 베드로를 찾아온 예수님) 주님은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라고 물으셨습니다. 과거형이 아닙니다. 우리는 헤어진 연인에게 이렇게 말하곤 합니다. '나를 사랑하긴 했니?' 과거형입니다. 원망이 가득 묻어있습니다. 하지만 주님은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고 물으셨습니다. 현재형입니다. 현재 어떠하냐고 물으셨습니다. 지금을 물으셨습니다. 둘째로 주님은 그를 '베드로야'라고 부르지 않으셨습니다.
예수님 자신이 직접 지어준 그 이름을 사용하지 않으셨습니다. '주는 그리스도시오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입니다'라는 시몬의 신앙고백이 견고한 바위와 같아서 그에게 베드로, 즉 반석이라고 친히 붙여주신 그 이름을 부르지 않으셨습니다. 대신 '요한의 아들 시몬아'라고 세 번 부르셨습니다. 이 이름은 베드로가 제자가 되기 전 그의 본래 이름입니다. 갈릴리에서 고기를 잡던 어부 시절의 이름입니다(요한 1:42). 주님을 만나 첫 사랑에 빠졌을 때 그 처음 사랑의 풋풋한 열정을 아련하게 떠오르게 하는 이름입니다.
아마추어(amateur)라는 말이 있습니다. 원래 운동경기에서 돈을 받고 직업적으로 하는, 소위 '프로' 선수가 아닌 자를 가리킵니다. 그런데 이 말의 어원을 아시는지요? 라틴어 '아모르'(amour)입니다. 그 뜻은 '사랑하다'입니다. 그러니까 아마추어란 '사랑하기 때문에' 행동하는 자입니다. 돈 때문이 아니라, 상을 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 경기를, 그 일을, 그 사람을 정말로 사랑하기에 행동하는 자가 바로 아마추어입니다.
'요한의 아들 시몬아!' 이 말은 베드로의 '아마추어 사랑'을 환기시키시는 이름이었습니다. 제자가 되기 전, 예수님을 부인하기 전, 베드로의 풋풋하고 성실했던 첫 사랑을 기억하게 하는 이름이었습니다. 사실 하나님의 사랑도 아마추어 사랑입니다.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주시고 십자가 위에서 수난을 당하신 예수님의 사랑은 바보 같고, 순수하고, 그래서 아름다운 아마추어 사랑입니다.
▲장윤재 이화여대 교수 (이화대학교회 담임)
어떤 아내가 남편에게 물었습니다. '당신 나 사랑해?' 남편이 대답합니다. '그럼 내가 당신을 사랑하지.' 다시 아내가 묻습니다. '당신 나 사랑해?' 남편이 대답합니다. '그럼 사랑하지, 사랑한다니까.' 다시 아내가 세 번째로 묻습니다. '당신 나 사랑하지?' 뭔가 큰일 났습니다! 당황한 남편이 대답합니다. '왜 그래 무슨 일 있어? 내가 당신을 정말로 사랑한다니까!' 이때 만약 남편의 눈초리가 오른쪽으로 올라갔다면, 그러니까 보시기에 왼쪽 위로 올라갔다면 그것은 거짓말입니다. 입은 거짓을 말해도 몸은 거짓말을 못합니다. 눈동자가 오른쪽으로 올라갔다는 말은 지금 남편이 왼쪽 뇌를 사용하고 있다는 말입니다. 이성과 논리의 뇌, 변명과 자기합리화의 뇌, 좌뇌(左腦)말입니다.
예수님이 세 번째로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고 질문하셨을 때 베드로는 "근심했다"고 했습니다. '근심하다'라는 말은 '고통을 느끼다, 서운하다'는 뜻입니다. 우리도 그렇지 않습니까? 누가 같은 질문을 자꾸 물어오면 '나를 믿지 못해서 그런가' 서운하기도 하고, 혹은 내 행동에 뭔가 잘못이 있었나 근심하게 됩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베드로가 근심할 만큼 철저하게 베드로의 마음을 확인하려 하셨습니다. 그가 아직도 주님을 사랑하는지 알고 싶으셨습니다. 왜 이렇게 예수님은 베드로의 사랑을 집요하게 확인하려 하시는 걸까요?
"내 양을 먹이라." 그것이었습니다. "내 양을 먹이라." 주님은 이 말씀을 세 번이나 하셨습니다. 나에게 사랑하는 양이 있습니다. 나는 잠시 떠나있어야 합니다. 누구에게 맡겨야 할까요? 그렇습니다. 나를 사랑하는 사람입니다. 나를 사랑하는 사람이면 나를 사랑하는 것처럼 내 양을 사랑해줄 수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억지로가 아니라, 무엇을 바래서가 아니라 나를 사랑하기 때문에 진심으로 내 양을 사랑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베드로의 마음속에 여전히 살아있는 사랑의 마음을 확인한 주님은 그에게 세 번 "내 양을 먹이라" 당부하면서 새 소명을 주셨습니다. 사랑의 소명을 주셨습니다.
(그림14: 베드로 수위권 교회 사진) 갈릴리 호숫가에는 '베드로 수위권 교회'라는 이름의 작은 교회가 하나 있습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이 베드로에게 나타나 "내 양을 먹이라"고 당부하신 바로 그 곳에 세운 기념교회입니다. 4세기 후반에 세워진 비잔틴 교회의 벽면을 보존하면서 1933년에 다시 세워진 이 교회 안에는 (그림15: 교회 안 사진) 보시다시피 주님이 베드로와 함께 잡은 생선을 구워 드시며 대화를 나누시던 바위 '멘사 크리스티'(Mensa Christi), 즉 '그리스도의 식탁'이 잘 보존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정원에는 (그림16: 석상) "내 양을 먹이라"며 베드로에게 새 소명을 부여하시는 형상의 석상이 세워져 있습니다. 저도 이 앞에서 사진을 많이 찍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림17: 석상)
주님은 베드로에게 당신이 쓰시던 목자의 지팡이를 건네주십니다. 넘어졌던 베드로를 다시 일으켜 세우신 것입니다. (그림18: 석상) 사실 누군가 넘어졌을 때 일으켜주고 위로하는 사람이 참 친구입니다. 누구든 살면서 한번은 넘어집니다. 베드로는 보기 좋게 넘어졌었습니다. 죽어도 예수님을 따르겠다고 호언장담하더니 예수님을 모른다고 부인하고 저주까지 했었습니다.
하지만 그 베드로를 찾아오신 주님은 그를 나무라지 않으셨습니다. 그의 실패를 원망하지 않으셨습니다. 다만 그의 본래의 이름을 부르시며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고만 물으셨습니다. 그렇게 주님은 베드로가 상처와 부끄러움에서 벗어날 용서의 기회를 주셨습니다. 그리고 새 사명을 맡기셨습니다. 여러분, 사실 주님은 우리가 넘어진 그 사실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주님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여전히 주님을 사랑하는가에만 관심이 있으십니다. '네가 나를 지금도 사랑하느냐?' 주님을 사랑하는 마음, 주님에게는 그 마음만 있으면 됩니다. 그 마음만 있으면 다시 시작할 수 있습니다.
부활하신 주님을 만난 베드로는 이제 완전히 새 사람이 되었습니다. (그림19: 베네치아노, <베드로 사도의 강론>) 유대인들이 두려워서 꽁꽁 숨어있던 베드로는 자신의 골방 문을 박차고 나와 사람들 앞에서 당당히 하나님 나라의 복음을 전하고 부활의 소망을 일깨웠습니다. 성서를 보니, 베드로의 말씀을 듣고 하루에 삼천 명이나 세례를 받기도 했습니다(사도행전 2:41). 성전 미문 앞에 앉아 있던 앉은뱅이 걸인에게 "은과 금은 내게 없거니와 내게 있는 이것을 네게 주노니 나사렛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일어나 걸으라"(사도행전 3:6)고 외치며 기적을 행하기도 했습니다. (그림20: 마사초, <그림자로 병자를 치유하는 베드로>) 마사초의 <그림자로 병자를 치유하는 베드로>라는 그림입니다. 모든 사람에게 그림을 가르쳤다는 미켈란젤로는 유일하게 자신이 마사초에게 배웠다고 말했습니다. 마사초는 이 그림에서 당시로는 파격적으로 서민을 성화의 소재로 삼았고, 또한 파격적으로 그림에 사물의 그림자를 표현하였습니다.
베드로 옆의 앉은뱅이 걸인은 베드로의 그림자만 닿아도 나을 거라는 기대와 믿음을 보여줍니다. 이렇게 예수 그리스도의 용감한 사자(使者)가 된 베드로는 순교할 때, (그림21: 마사초, <베드로의 십자가형>) 자신은 감히 예수님처럼 십자가에 똑바로 매달릴 자격이 없다며 십자가를 거꾸로 뒤집어서 매달아줄 것을 간청해서 보시는 것처럼 역(逆)십자가에 매달려 순교했습니다. 마사초의 그림 <베드로의 십자가형>입니다. (그림22: 미켈란젤로, <베드로의 순교>) 미켈란젤로가 그린 <베드로의 순교>입니다. 미켈란젤로의 베드로는 두 눈을 부릅뜨고 이 그림을 보는 우리를 노려봅니다.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것일까요? 마치 '나는 주님의 양을 잘 돌봤는데 너는 뭐하고 있는가?' 하고 묻는 것만 같습니다.
경애하는 교우 여러분, 주님은 우리의 목자입니다. (그림23: 석상) 이사야서는 메시아이신 주님이 "목자 같이 양 떼를 먹이시며 어린 양을 그 팔에 모아 품에 안으시는 분"이라고 했습니다(이사야 40:11). 그 분은 갈릴리 온 마을을 다니며 하나님 나라의 복음을 전하실 때 그에게 몰려온 가난하고 병든 무리가 "목자 없는 양과 같이 고생하며 기진함"을 보고 긍휼히 여기셨다 했습니다(마태 9:35-36). 이렇게 선한 목자가 되시는 예수님께서 오늘 우리에게 묻습니다. 갈릴리 호숫가에서 베드로에게 물으셨던 바로 그 질문입니다.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네가 [지금도] 나를 사랑하느냐?" "네가 이 모든 것들보다 나를 더 사랑하느냐?"
교우 여러분, 우리의 사랑, 주님에 대한 우리의 사랑, 아직도 아마추어 사랑입니까? 풋풋하고 순수하고 바보 같은 그 첫 사랑입니까? 오늘 읽은 시편 기자의 기도처럼, "나의 힘이신 여호와여 내가 주를 사랑하나이다"(시편 18:1)라고 고백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여호와를 사랑하는 것이 여러분의 힘이길 바랍니다.
아무리 작은 불꽃이라도 여러분 안에 하나님을 사랑하는 마음이 살아있다면 주님은 그것으로 온 세상을 환하게 밝히실 것입니다. 이렇게 여호와를 사랑하는 자들에게 하나님이 말씀하십니다. 오늘 읽은 교독문 시편 91편입니다. "그가 나를 사랑한즉 내가 그를 건지리라. 그가 내 이름은 안즉 내가 그를 높이리라. 그가 내게 간구하리니 내가 그에게 응답하리라." (2019.4.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