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방을 가기 위해 집을 나서는 순간, 갑자기 걸려온 전화 때문에 약속된 심방시간이 지체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진지하게 자신의 문제를 상담하는데 바쁘다는 핑계로 전화를 끊을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그분의 얘기를 듣고, 상담을 하다보면 약속된 시간에 심방을 하지 못해 본의 아니게 심방을 기다리는 분들에게 피해를 줄 때가 간혹 있습니다.
문제는 미리 약속한 심방이 새로 등록한 가정을 위한 '등록심방'이든지 아니면 자녀가 백일이나 혹은 돐을 맞이해서 '감사예배'를 드리기 위한 심방이었다면 약속된 시간보다 조금 지체가 되어도 이해를 하겠지만, 가족 중 누군가가 얼마 있지 않으면 숨을 거두게 될 위급한 상황에서 목사를 청빙해 기도라도 받으려 했는데 목사가 시간을 지체하는 바람에 도착하기 전에 숨을 거두어 버렸다면 아마 가족들로부터 상당한 원망을 듣게 될 것입니다. 심한 경우에는 아예 목사를 쳐다보려고도 하지 않을 것입니다.
오늘 본문을 보면 예수님께 그와 비슷한 상황이 전개되어지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먼저 18절의 말씀을 보겠습니다. "예수께서 이 말씀을 하실 때에 한 직원이 와서 절하고 가로되 내 딸이 방장 죽었사오나 오셔서 그 몸에 손을 얹으소서 그러면 살겠나이다"
아마 이 사건이 일어난 시점은 예수님께서 세례요한의 제자들과 함께 토론을 하고 계셨을 때였던 것으로 보여집니다. 이때 한 직원이 나타나서 자기의 딸이 방장 죽었으니 와서 그 딸을 좀 살려달라고 예수님께 청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한 직원'이라고 소개하고 있는 이 사람은 과연 누구일까요? 마가복음 5장 22절에 의하면 그는 회당장 '야이로'였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 당시 회당장이라 함은 유대장로들의 회의 주관하는 종교지도자입니다. 뿐만 아니라 예수님에 대해서 늘 비판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예수가 유대종교의 전통을 무시하고 있다고 생각을 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유대종교의 지도자이며 사회적으로나 정치적으로 상당한 위치에 있었던 그가 지금 예수님께 나아왔습니다. 이 자리는 그동안 자신이 사람취급도 하지 않았던 세리와 죄인들이 모여 있는 장소입니다. 그런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예수께 나아왔습니다. 그가 죄인들이 모여있는 이 자리, 유대종교를 무시한다고 비판했던 예수가 있는 이곳까지 오게 된 이유가 무엇입니까? 죽어 가는 딸을 살리고 싶은 간절한 마음 때문입니다.
마태는 야이로가 예수님께 나아올 때, 이미 그 딸이 죽은 것으로 묘사를 하고 있지만 마가복음이나 누가복음에 의하면 야이로가 예수님께 나아와서 도움을 요청할 당시는 그 딸이 죽은 것이 아니라 병으로 인해 거의 죽어가고 있던 상황이었음을 밝히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딸이 죽어가고 있는데 아버지가 할수 있는 일이 무엇이겠습니까? 딸을 살릴 수만 있다면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겠습니까? 죽어가는 딸 앞에 자신의 체면이나, 사회적인 지위가 무슨 소용이 있습니까? 세리들이 있고, 죄인들이 모여있는 불결한 곳이라 할지라도 죽어 가는 딸을 살릴 수만 있다면 그곳에 가지 못할 이유가 어디에 있겠습니까? 물론 회당장이 세리와 죄인들이 모여 있는 마태의 집을 찾아간다는 것은 분명 쉬운 일은 아닙니다. 그러나 딸의 죽음 앞에서 체면이나 지위를 따질 때가 아닙니다.
그래서 그는 죄인들과 함께 계신 예수님을 만나기 위해 마태의 집으로 갔습니다. 성경에 의하면 그녀의 나이가 열 두 살이었다는 사실은 밝히고 있지만 그녀의 병이 어떤 병이었는지는 구체적으로 밝히고 있지 않습니다.
만약 여러분에게 초등학교 5학년 된 어린 딸이 있는데 그 딸이 지금 죽어가고 있다면 부모가 되어서 어찌 가만히 지켜보고만 있을 수 있겠습니까? 만약 백혈병이라면 자신의 골수라도 이식해 주려고 노력을 할 것이고, 장기에 이상이 있었다면 자신의 장기를 하나 떼어서라도 딸을 살려보려고 할 것입니다.
그러나 아무리 노력해보아도 딸은 도무지 일어날 기미를 보이지 않습니다. 오히려 병은 점점 악화되어 거의 죽게 되었습니다. 부모로서 이때보다 마음이 아플 때가 있을까요? 차라리 죽어버리면 포기라도 할텐데, 죽어가고 있는 딸을 지켜본다는 것은 정말 고통스러운 일입니다.
회당장 야이로의 마음이 그와 같았습니다. 그래서 그는 예수님께 달려갔습니다. 죽어가는 딸앞에 자신의 체면이나 다른 사람의 시선은 생각할 겨를이 없습니다. 그저 죽어가는 딸만 살릴 수 있다면 그런 것들은 별로 중요하지 않습니다. 모두 포기할 수 있습니다. 그러고보면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들이 죽음 앞에서는 정말 무기력하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돈을 아무리 많이 벌어놓으면 뭘합니까? 많은 지식을 쌓아서 사람들에게 유식하다는 소리를 들으면 뭘합니까? 유명한 사람이 되어서 사람들의 시선을 집중시키면 뭘합니까? 세상에서 권세를 잡고 높은 권좌에 앉으면 뭘합니까? 모두가 죽음 앞에는 그 인생이 초라해지고, 보잘것없는데 무엇 때문에 이런 것에 그토록 집착하면서 사는지 모르겠습니다.
회장장 야이로는 딸을 위해서 지금까지 쌓아올렸던 것들을 포기했습니다. 그리고 자신이 비판했던 그 사람을 찾아가서 애원하고 있습니다. 그때 19절에 예수님께서 이렇게 반응을 보이십니다. "예수께서 일어나 따라가시매 제자들도 가더니"
예수님은 자신을 곱게 보지 않았던 이 회당장 야이로를 책망하거나 야단치시지 않았습니다. 그저 자신의 딸을 살려달라고 애원하는 야이로를 위해 친히 그 자리에서 일어서셨습니다. 예수님은 과거에 야이로가 자신을 비판했던 사람임을 지적하거나 그것 때문에 그의 부탁을 들어주는데 머뭇거리지 않으셨습니다. 지체하지 않고 발걸음을 옮기셨습니다.
아마 이 순간만큼은 야이로가 한가닥 희망을 가졌을 것입니다. 그래도 예수님께 대한 애기를 야이로도 들었을 것입니다. 아직까지 죽은 사람을 살렸다는 얘기는 듣지 못했지만 적어도 죽어가던 중풍병자를 고치고, 귀신도 쫓아내고,열병도 물리치신 얘기를 들었을 것입니다.
그러니 그 분이 발걸음을 재촉해서 자기의 딸이 있는 곳에 가기만 한다면 어쩌면 자신의 딸이 살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잃지 않았을 것입니다. 딸이 사느냐? 죽느냐?하는 것은 단 몇분 상관에 해당될 정도로 위급합니다. 이 위급한 상황에서 예수님이 발걸음을 재촉하여 죽기 일보직전이라도 그 딸에게 도착하기만 한다면 분명히 나을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아마 이 시대에 비행기라도 있었다면 회당장 야이로는 예수님을 비행기로 모셨을 것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엉뚱한 곳에서 발생했습니다. 예수님께서 황급히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을 무렵 열두해를 혈루증으로 앓던 여자가 예수님 뒤로 다가와서는 예수님의 겉옷을 만졌습니다. 20-21절입니다. "열두해를 혈루증으로 앓는 여자가 예수의 뒤로 와서 그 겉옷을 만지니 이는 제 마음에 그 겉옷만 만져도 구원을 받겠다 함이라"
죽어가는 자기 딸을 고치기 위해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는 예수님을 향해 그 걸음을 멈추게 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그것은 열두해 동안 혈루병에 걸려서 고통중에 있었던 한 여인이 예수님의 옷자락을 만졌기 때문입니다. 단 몇분의 촉각을 다투는 이 시점에서 그녀의 이런 행동이 예수님의 걸음을 멈추게 한 것입니다.
마가복음을 보면 그녀의 처지를 좀 더 정확하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열두해를 혈루증으로 앓는 한 여자가 있어 많은 의원에게 괴로움을 받았고 있던 것도 다 허비하였으되 아무 효험이 없고 도리어 더 중하여졌던 차에"라고 말했습니다.
이 여인도 십이년 동안 자기의 병을 고치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을 했습니다. 전국에 용하다는 의원은 죄다 찾아다니면서 자기의 병을 고쳐보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병 때문에 가지고 있던 재산만 모두 탕진했을 뿐, 끝내 병을 고치지 못한 터였습니다.
요즘은 의료보험이나 기타 보험제도가 잘되어 있어서 큰병에 걸려도 경제적인 부담이 그렇게 크지 않습니다. 그러나 의료보험이 전국민에게로 확대되어지기 전에는 가족 중 어느 누군가가 중병에 걸리면 그 집안에 가산을 모두 탕진하는 일은 비일비재했습니다. 그래서 오죽했으면 부모님들은 자기의 병을 고치기 위해 가산을 탕진하느니 차라리 죽어버리겠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집안에 12년 동안 앓아 누운 사람이 있다고 한번 가정을 해봅시다. 환자도 고통스럽고 가족도 고통스럽습니다. 그 집안에 웃음이란 찾아볼래야 찾아볼 수 없습니다. 한숨과 눈물이 떠날 날이 없을 것입니다. 그래도 이정도는 참아낼 수 있습니다. 가족이란 끈끈한 정 있고 사랑이 있기 때문에 이 정도의 고통은 어느 정도 참아낼 수가 있습니다. 가족끼리 서로 의지하면서 고통을 나눌 수 있습니다.
그러나 주위의 사람들이 12년 동안 앓아 누워있는 사람을 불결하다고 생각하여 아무도 찾아오지 않고, 그 사람을 사회에서 격리시킨다면 이것은 정말 견디기 어렵습니다. 병 때문에 겪는 고통보다 사람들로부터 외면당하는 것은 더 견디기 어려운 고통입니다.
이 당시 혈루병이라 함은 문둥병처럼 저주받은 불결한 병으로 취급되어 왔습니다. 혈루병이란 여인이 하혈하는 병을 말합니다. 그래서 레위기 15장 25절이하를 보면 "여인의 피의 유출은 불결한 것이며 그런 여인과 같이 앉는 자도 부정하고 불결하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이 여인 곁에는 그 어느 누구도 있을 수 없습니다. 만약 함께 있어면 그도 불결하고 부정한 사람이 되기 때문에 그녀의 주위에는 아무도 없습니다. 오늘날로 말하면 병 때문에 '왕따'당한 것입니다.
사람이 병으로 인해 고통 당하는 것도 견디기 어려운 일이지만 자신의 병 때문에 사람들로부터 소외당하는 것은 더더욱 견디기 어려운 일일 것입니다. 더구나 아무도 자신을 찾아주지 않는다면 정말 죽고 싶은 심정일 것입니다. 아픈 사람은 사람이 그리워지기 마련입니다. 누군가가 찾아와서 같이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될 수 있습니다.
제가 병원에 입원해 있을 때, 많은 분들이 다녀가셨습니다. 그저 오셔서 아무말씀하지 않으셔도 그냥 잠시 앉아 있다가 가는 것도 제게는 큰 위로와 힘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제 옆에 입원해 계신 한 분은 제가 입원해 있는 동안 한 분도 다녀가신 일이 없었습니다. 애써 내색을 하지 않으려고 노력을 하셨지만 제가 보기엔 왠지 쓸쓸하고 고독해 보였습니다.
이 여인은 지금 질병으로 인해 고통 당하고 있을 뿐 아니라 자신의 질병 때문에 사람들로부터도 소외를 당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그녀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겠습니까? 죽기를 각오하고 예수님께 나아오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그녀는 예수님이 회당장 야이로와 함께 그의 집으로 가는 무리 속에 숨어 들었습니다. 그리고 조용히 예수님의 옷깃을 만졌습니다. 그렇게 하기까지 얼마나 마음이 두려웠겠습니까? 얼마나 초조했겠습니까?
사실 그녀는 다른 사람들처럼 예수님앞에 나아와서 "주여 나를 불쌍히 여기소서"라고 말할 수 있는 입장도 못됩니다. 왜냐하면 아무에게도 자신을 노출시킬 수 없는 처지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녀는 예수님께 다가가서 옷깃만 만졌습니다. 그러고 보면 우리가 비록 죄인이기는 하지만 이렇게 주님 앞에 나와서 "주님 나를 불쌍히 여기소서"라고 한마디 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모릅니다.
사람들은 주일을 지키는 것과 주님 앞에 예배드리는 것을 매우 부담스러워 합니다. 할수만 있어면 핑계를 찾아서 빠져보려고 합니다. 그러나 여러분! 우리가 이렇게 주님 앞에 나와서 예배드릴 수 있다는 것은 정말 행복한 일입니다. 부끄러운 우리들의 모습이지만 그 모습을 가지고 나와서 주님 앞에 용서를 구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너무 너무 행복한 일입니다.
어떤 사람은 주님께서 그토록 나오라고 말씀하셔도 나오지 않습니다.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목표 때문에, 자신이 추구하는 인생의 계획 때문에,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재물 때문에, 자신이 누리고 있는 세상의 즐거움 때문에 결국 주님 앞에 나오지 않는 자들이 있습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세상에서 정말 불쌍한 사람은 질병이나 고통가운데 있는 사람이 아니라 주님 앞에 나오지 않는 사람들입니다. 비록 우리가 질병이 있고, 어려운 환경가운데 있다할지라도 주님 앞에 나아와서 "주님! 내가 죄인입니다. 나를 불쌍히 여겨 주시옵소서"라고 말할 수 있다면 그 사람은 행복한 사람입니다.
열두해 혈루병을 앓던 이 여인은 그저 예수님의 겉옷만 만져도 구원을 받을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어떤 학자는 예수님의 옷깃을 만져서 병이 나으려고 했던 이 여인은 지극히 미신적인 신앙의 소유자였다고 설명합니다.
정말 그럴까요? 설령 그렇다할지라도 우리주님은 그녀에 대해 어떻게 말씀하셨습니까? 22절에 "예수께서 돌이켜 그를 보시며 가라사대 딸아 안심하라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하시니 여자가 그 시로 구원을 받으니라"고 했습니다.
주님은 그녀의 중심을 보셨습니다. 이 여자의 마음속에 "내가 예수님의 옷깃만 만져도 병이 나을 것같다"는 순수하고 간절한 소망을 보신 것입니다. 마가복음에 의하면 그녀가 옷깃을 만졌을 때 예수님께서 누가 나를 만졌느냐?고 물으십니다. 이 말을 듣는 순간 다른 사람은 몰라도 그녀는 가슴이 철렁했을 것입니다.
여러분이라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수많은 무리 속에서 일어난 일이기 때문에 입을 꾹 다무리고 모른척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녀는 자신을 숨기지 않았습니다. 많은 무리 속에 파묻혀서 자신을 숨기는 비겁한 일은 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자신을 떳떳하게 드러내고 있습니다. 그녀가 떳떳하게 자신이 행한 일이라고 고백은 했지만 그 마음은 여전히 불안하고 두려웠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 이후에 자기에게 어떤 조치가 취해질지 알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주님은 그녀에게 뭐라고 하셨습니까? "딸아 안심하라!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라고 하셨습니다. 그녀가 예수님의 옷깃을 만지기만 해도 나을 것이라는 생각을 예수님은 '믿음의 행위'로 간주하셨습니다. 그리고 그 믿음으로 말미암아 그녀가 구원을 받았다고 말씀합니다. 그녀는 주님의 말씀대로 구원을 받았습니다. 자신의 질병이 그 시로부터 깨끗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일 때문에 피해자가 생겼습니다. 그가 누구입니까? 회당장 야이로입니다. 그는 자신의 체면과 지위를 모두 팽개치면서 오직 딸을 살리기 위해 죄인들이 모인 곳으로 달려갔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기분 나쁘게 여겨왔던 예수께 나아가서 자신의 딸을 살려달라고 부탁을 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을 모시고 황급히 자기의 집으로 달려가서 죽어 가는 자신의 딸을 고치려고 했는데 뜻하지 않게 혈루병 여인을 만나 예수님이 지체하는 사이 자신의 딸이 죽었다는 통고를 받게 된 것입니다.
마태복음에는 이 일에 대해 상세하게 기록하고 있지 않지만 마가복음 5장 35절을 보면 이 혈루병 여인을 고친 직후에 회당장의 집에서 사람들이 와서 "당신의 딸이 죽었나이다"라고 고하는 장면이 소개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혈루병 여인을 중도에 만나지 않았다면 회당장은 예수님을 자기의 집으로 속히 모시고 가서 자기의 딸을 보이고 치료를 받을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느닷없이 부정한 한 여인이 나타나서 예수의 걸음을 지체하는 바람에 자신의 딸이 죽고 만 것입니다. 회당장의 마음이 어떻겠습니까? 자기처럼 직접 예수께 찾아가서 병을 고쳐달라고 요청한 것도 아니고, 지금 당장 죽어 가는 병도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그녀가 예수님의 옷깃을 만지는 사건으로 인해 예수님은 시간을 지체하고 만 것입니다. 그 결과 자기의 딸은 죽고 만 것입니다.
이런 경우 우리들이라면 어떻게 하겠습니까? 그녀의 멱살을 잡고 당신 때문에 내 딸이 죽었으니 살려내라고 고함을 치지 않겠습니까? 주위에 있는 사람들은 당신 같은 하찮은 사람 때문에 회당장의 딸이 죽었다고 그녀를 질책하고 그녀를 학대하지 않겠습니까?
가족의 임종을 기다리며 목사에게 기도를 받으려고 기다리고 있는데 어떤 사람이 전화를 걸어서 시간을 지체하게 만들어 결국 기도도 못 받고 돌아가 버리셨다면 어떤 생각이 들겠습니까? 도대체 누가 그 바쁜 시간에 전화를 걸어서 목사님이 제 시간에 오지 못하게 했느냐?고 화를 내지 않겠습니까? "목사님도 그렇지 어떻게 사람이 곧 죽어간다는 얘기를 듣고도 그렇게 한가하게 전화를 받고 있을 수 있느냐?"하면서 원망하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본문에 의하면 회당장의 그런 모습을 발견할 수 없습니다. 그가 화를 내지 않았다는 증거도 찾을 수 없지만, 그렇다고 혈루병을 앓았던 이 여인을 어떻게 했다는 얘기도 없습니다.
단지 알 수 있는 것은 딸이 죽었다는 소식을 접하고도 예수님을 자기의 집으로 모시고 갔다는 사실입니다. 만약 자기의 딸이 죽었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 대부분의 사람은 예수를 돌려보낼 것입니다. 사람이 이미 죽었는데 예수가 그곳에 가본들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그러나 오늘 본문을 보면 그 어린 딸이 죽었음에도 불구하고 예수님께서 그 집을 찾아가셨다는 사실입니다. 물론 이 상황에서 회당장이 끝까지 예수님께 같이 가달라고 요청했다는 증거는 없습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는 예수님께서 그곳에 간 것입니다.
그런데 막상 그 집에 도착하신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23-24절에 "예수께서 그 직원의 집에 가사 피리 부는 자들과 훤화하는 무리를 보시고 가라사대 물러가라 이 소녀가 죽은 것이 아니라 잔다 하시니 저들이 비웃더라"고 했습니다. 유대인들의 전통에 의하면 사람이 죽었을 때 슬픔을 표시하기 위해 옷을 찢고 통곡을 합니다. 그리고 피리를 불어서 그 죽음을 애도했습니다.
본문의 말씀처럼 피리부는 자들과 훤화하는 무리들이 있었던 것으로 미루어 보아 이 소녀가 죽은 것은 너무도 분명합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이 소녀가 죽은 것이 아니라 잔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즉 예수님은 이 소녀의 죽음을 죽음으로 보신 것이 아니라 자는 것으로 보셨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한결같이 비웃었습니다.
이것이 인간의 한계입니다. 인간은 죽음을 극복할 수 없습니다. 아무리 잘나고, 아무리 권세가 있어도 죽음을 이길 수 없습니다. 그러나 주님 앞에 죽음은 한낮 잠자는 것에 불과합니다.
잠을 잔다는 것은 깨어나는 것을 전제로 합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인들은 죽음을 두려워해서는 안됩니다. 잠자는 것이 두려운 사람이 있습니까? 오히려 잠을 자지 못해 불면증에 시달리는 사람들은 밤을 두려워할 것입니다. 정상적인 사람은 잠을 통해 한날의 피로를 풉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설령 우리가 죽음이라는 잠을 자게 된다할지라도 두려워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 잠을 통해 이 세상에서 살면서 경험했던 숱한 인생의 피로를 풀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주님은 그 말씀을 하시고 25절에 이렇게 하셨습니다. "무리를 내어 보낸 후에 예수께서 들어가사 소녀의 손을 잡으시매 일어나는지라"
사람들이 죽었다고 생각했던 소녀가 마침내 일어났습니다. 예수님은 죽은 자를 살리신 것입니다. 여러분! 얼마나 감격스러운 순간입니까? 얼마나 위대한 순간입니까? 죽은 사람이 살아났습니다. 그것도 주께서 소녀야 일어나라 명령하시니 그 명령에 따라 일어난 것입니다. 죽음도 주님의 권세 앞에는 꼼짝을 할 수 없었습니다. 사단의 권세가 주님의 능력을 제한할 수 없었습니다.
사단은 예수님의 길을 지체케 해서 한 소녀를 죽음으로 몰아갔습니다. 어쩌면 그것을 통해 회당장이 주님을 원망하게 하려는 계획이 있었는지 모릅니다. 그러나 주님은 죽은 자를 살리심으로 자신이 온 세상의 주인 되심을 다시 한번 입증하셨습니다.
Hom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