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풍백화점 사고때 119구조대원들의 활동은 많은 사람들을 감동시켰습니다. 그 이후 어린아이들 중에는 장래 희망이 '119 구조대원'이 되는 것이라고 대답하는 아이들이 많아졌습니다. 지금도 119구조대원들의 활약상은 돋보입니다. 며칠전에도 화재현장에서 사람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한사람이라도 더 구하겠다고 뛰어들었다가 목숨을 잃은 한 구조대원의 얘기가 우리의 심금을 울리게 했습니다.
사람의 생명을 구하는 일은 참 귀한 일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들에게 박수를 아낌없이 보내는 이유도 자신의 목숨보다 남을 더 생각하는 숭고한 마음 때문입니다. 그러고 보면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정말 행복을 느끼게 되는 것은 자신을 위해서 살때가 아니라, 남을 위해서 살때입니다.
사도 바울은 빌립보 성도들에게 편지하면서 "너희의 믿음과 봉사의 제물위에 나를 관제로 드릴지라도 기뻐하고 너희 무리와 함께 기뻐하리니"라고 말했습니다. 바울이 자신을 '너희의 믿음과 봉사위에 관제로 드리겠다'는 말은 빌립보 성도들의 믿음이 잘 자라서 그로 인하여 하나님과 이웃을 섬기며 봉사하는 삶을 살게 할수 있다면 자신은 그 일을 위해 피를 쏟고 죽어도 좋다는 말입니다. 바울은 남을 위해 살면서 참 기뻐하고, 참 행복해 했습니다.
어디 바울뿐이겠습니까? 우리 주님의 생애가 그랬습니다. 주님은 자신을 많은 사람들을 위한 대속제물로 내놓으셨습니다. 그래서 히브리서 기자는 말하기를 "저는 그 앞에 있는 즐거움을 위하여 십자가를 참으사 부끄러움을 개의치 아니"하셨다고 했습니다. 주님은 많은 사람들이 구원받을 것을 생각하시면서 십자가의 고통을 참으셨을 뿐 아니라 부끄러움도 조금도 개의치 않으셨습니다.
하지만 세상사람들이 다 남을 위해서 사는 것은 아닌 듯 합니다. 아니 정확하게 말한다면 남을 위해서 사는 사람들보다 자신을 위해서 사는 사람들이 훨씬 더 많습니다. 심한 표현으로 말한다면 남의 불행을 자신의 기회로 삼고자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남이 잘 되는 것을 보면 은근히 배가 아프고, 남이 잘못됐다고 하면 겉으로는 걱정해주는 척하지만 속으로는 그렇지 않은 마음들이 있습니다.
좋은 물건을 값싸게 사는 것은 생활의 지혜입니다. 그런데 좋은 물건을 값싼 정도가 아니라 파격적인 가격에 사고 난 다음에 좋아한다면 그것은 문제가 있습니다. 사실 IMF직후에 회사가 부도가 나서 공장문을 닫은 곳이 참 많았습니다. 회사직원들은 부도를 막아보겠다고 물건을 가지고 거리로 나왔습니다. 그리고 원가에 못 미치는 가격으로 물건을 팔았습니다.
우리는 좋은 물건을 아주 싼 값에 사게 되었다고 좋아했습니다. 그런데 나는 좋은 물건을 싼 값에 사게 되었는지는 몰라도 파는 사람은 손해를 보고 판 것입니다. 그런 것은 무조건 좋아할 일만은 아닙니다. 다른 사람의 손해를 통해서 내가 이익본 것을 좋아해서는 안됩니다.
어렸을 때 길을 가다가 돈을 줍고는 얼마나 좋아했는지 모릅니다. 그런데 지금와서 가만히 생각해보면 얼마나 부끄러운지 모르겠습니다. 나는 돈을 주워서 좋아하는 동안 잃어버린 사람의 마음은 어떠했겠습니까?
그러므로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행복을 느끼게 되는 것은 다른 사람의 불행을 딛고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내가 희생됨으로서, 그리고 나를 통해서 다른 사람이 유익함을 얻게 될때입니다. 그래서 바울은 사도행전에서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복이 있다"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오늘 본문에 보면 다른 사람을 불행하게 만듦으로서 자신이 행복해지고자 했던 사람이 등장합니다. 그의 이름은 헤롯입니다.
먼저 오늘 본문을 보면 이렇게 시작합니다. "그때에 분봉왕 헤롯이 예수의 소문을 듣고 그 신하들에게 이르되 이는 세례요한이라 저가 죽은 자 가운데서 살아났으니 그러므로 이런 권능이 그 속에서 운동하는도다 하더라"(1-2절)
헤롯이 예수님에 대한 소문을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는 불안해 했습니다. 왜냐하면 자신이 세례요한을 죽였기 때문입니다. 왕으로서 사람 한두사람을 죽였다고 해서 두려울 것이 무엇이겠습니까? 만약 그가 죽인 사람이 보통사람이었다면 마음속에 그 사람의 죽음을 담고 있지 않았을 것입니다. 사실 역사적으로 보아도 이 당시 헤롯은 수도 없이 많은 사람을 죽였습니다.
그러기 때문에 두려워 할 이유가 없습니다. 하지만 세례요한의 죽음에 대해서 만큼은 마음속에서 지워버릴수가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세례요한은 억울하게 죽임을 당했기 때문입니다. 그것도 아주 잔인하게 목을 베어 소반에 담기까지 했으니 요한의 죽음에 대해서만큼은 자신의 기억속에서 떨쳐 버릴수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예수의 소문을 듣고보니 혹 그 죽은 세례요한이 다시 살아난 것이 아닌가? 하여 두려움을 갖게 된 것입니다. 왜냐하면 예수님께서 행하시는 기적과 말씀을 들은 사람들이 수군수군하기를 더러는 예수가 '엘리야'라고도 하고, 더러는 예수가 '세례요한'이라고도 하는 말들이 떠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사실 헤롯은 사두개파사람입니다. 사두개파의 특징은 부활을 믿지 않는다데 있습니다.
그렇다면 설령 예수에 대한 소문을 듣었다할지라도 그로 인해 '세례요한이 다시 살아난 것이 아닐까?'하고 생각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그런데도 그가 "죽은 세례요한이 다시 살아난 것이 아닌가?"생각하고 있다면, 그가 얼마나 두려워하고 있는지 짐작이 갑니다. 헤롯이 누굽니까? 그는 왕의 권력을 소유한 사람입니다. 날아가는 새도 떨어트리는 권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그는 두려움에 떨고 있습니다. 왜 그렇습니까? 세례요한을 죽였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자신을 위해 남을 희생시킨 사람이 마땅히 받게 될 벌입니다. 아무리 세상적인 권력을 가지고 있어도 두려운 것은 두려운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 마음에 평안이 없기 때문입니다. 성경은 어떤사람이 행복한 사람이라고 했습니까? 시편 32:1절을 보면 "허물의 사함을 얻고 그 죄의 가리움을 받는 자는 복이 있도다"라고 했습니다. 인간을 가장 괴롭히는 것은 죄책감입니다. 죄의식입니다. 그래서 세상사람들도 흔히 하는 말이 "죄짓고는 못산다"고 하지 않습니까? 이것은 자신을 위해 남을 죽이고, 희생시킨 사람들이 받게 되는 당연한 결과입니다.
사실 세례요한이 죽임을 당한 것은 순전히 헤롯에 대한 '괘씸죄'때문이었습니다. 세례요한이 어떤 괘씸죄에 걸린 것입니까? 3-4절을 보면 이렇게 말합니다. "전에 헤롯이 그 동생 빌립의 아내 헤로디아의 일로 요한을 잡아 결박하여 옥에 가두었으니 이는 요한이 헤롯에게 말하되 당신이 그 여자를 취한 것이 옳지 않다 하였음이라"
헤롯이 요한을 잡아 가둔 것은 자신의 사생활에 대해 요한이 신랄하게 비판을 한 까닭이었습니다. 원래 헤롯의 아내는 아랍왕의 딸이었습니다. 그런데 헤롯은 자신의 만족을 위해 동생의 아내 헤로디아를 빼앗아 자기의 아내로 삼았습니다. 헤롯은 자신의 만족을 위해서라면 남의 행복도 능히 짓밟을 수 있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동생의 아내를 빼앗아 자신의 육체적인 욕망을 채웠는지 모르겠지만 동생의 가정은 파괴되고 말았습니다.
물론 헤롯의 동생 빌립의 경우도 헤로디아와의 결혼이 정상적인 결혼은 아니었습니다. 그렇다할지라도 남의 아내를, 그것도 동생의 아내를 빼앗다는 것은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세상에는 불행한 일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중에 사랑하는 사람을 빼앗기거나, 사랑하는 사람으로부터 배반당하는 일은 너무도 슬픈 일입니다. 이름만 대도 누군지 알만한 오페라 가수가 있습니다. 그녀는 남편으로부터 배신을 당하고 15년간 문밖 출입을 하지 않고 거의 폐인처럼 살았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으로부터 배반당한 충격이 너무도 커서 자신의 모든 것을 버리고 스스로 숨어버린 것입니다.
과거와는 달리 요즘은 가정파괴범을 중벌로 다스립니다. 심지어 사형에 처해지는 경우도 종종있습니다. 어떤 파렴치범이 강도짓을 하기 위해 담을 넘었다가 곤히 자고 있는 모녀를 보았습니다. 성적인 충동을 이기지 못해 모녀를 깨우고서 엄마가 지켜보는 가운데 그 딸을 성폭행했습니다. 그런 일들을 상상할 수 있겠습니까? 또 남편이 지켜보는 가운데 아내를 성폭행했습니다. 그러면 그 가정은 어떻게 됩니까?
헤롯이 동생의 아내를 취한 것은 도덕적으로, 윤리적으로,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일뿐 아니라 이것은 명명백백한 범법행위입니다. 범법정도가 아니라 율법에 의하면 돌에 맞아 죽을 죄입니다. 그런데 왕의 권위에 눌려서 아무도 그 사실을 지적하지 못했습니다. 물론 헤롯도 감히 자신의 행위에 대해 반기를 들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요단강에서 세례나 주고, 기껏 메뚜기와 석청을 먹으면서 지내던 요한이라는 자가 자신의 죄를 지적한 것입니다. 사실 요한이 이렇게 담대하게 헤롯의 죄를 지적할 수 있었던 것은 그의 청렴한 생활때문이었을 것입니다. 세례요한이 누굽니까? 그의 아버지로 말하자면 제사장 사가랴입니다. 그렇다면 그도 아버지의 후광을 입어 종교지도자로서 호화롭게 지낼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화려한 생활대신에 험한 광야생활을 택했습니다. 좋은 옷을 입을 수 있었지만 약대털옷을 입었고, 좋은 음식대신에 메뚜기와 석청을 먹었습니다. 세례요한은 자신의 삶속에서 권력과 부와 허영을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세례요한은 자신을 위한 삶은 포기하고, 전적으로 남을 위한 삶을 살았습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우리들은 어떻습니까? 사실 우리들은 얼마든지 교회에 나올수 있습니다. 그리고 말씀을 공부할 수도 있고, 교회를 위해 봉사도 할수 있습니다, 하나님을 위해 헌신하는 삶을 살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것이 우리들이 감당할 수 있는 모든 것이라고 생각하면 그것은 잘못입니다. 왜냐하면 그 외에 한가지 더 있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무엇입니까? 자기를 포기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자기 자신의 삶을 포기하라고 할 때, 우리는 그것을 두려워합니다.
마치 계명을 다 지켰다고 말하는 부자청년에게 '자신이 가진 것을 가난한 사람에게 나누어 주고 너는 나를 쫓으라'고 주님께서 말씀하셨을 때, 고민하다가 돌아가버린 청년처럼 우리들은 우리자신의 삶을 포기하는 일에 대해서만큼은 항상 두려움이 있습니다. 그래서 그 자리를 떠나지 못합니다. 그 환경을 떠나지 못하고 주저 주저합니다. 이것이 우리의 현실입니다. 아니 저와 여러분들의 실제 모습입니다.
올해 서울대학을 최우수 성적으로 졸업한 학생의 이름은 김동환입니다. 그는 4년간 성적이 4.3 만점에 4.26점을 얻었습니다. 지도교수는 그 학생에 대해 평하기를 "교수생활 30년만에 처음 보는 학생"이라고 극찬했습니다. 그의 토플 성적은 640점대로 당장 하버드와 예일대에 장학생으로 입학할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는 하버드를 포기하고 총신대 신학대학원에 입학하겠다고 했습니다.
꼭 목회자가 되는 것만이 남을 위한 삶을 사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적어도 그는 자기를 포기할 줄 아는 학생입니다. 세상적인 좋은 조건으로 대우받기 보다는 자기를 포기하고 다른사람에게 유익을 끼치는 삶을 살고자 결심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어떻습니까? 과연 나를 포기할 수 있습니까? 나 자신을 위해 살지 않고, 남을 위한 삶을 살수 있습니까? 주는 것을 받는 것보다 더 즐거워하고, 섬김을 받는 것보다 섬기를 좋아하고, 나의 유익보다는 상대방의 유익을 먼저 생각하면서 살수 있습니까? 아니 남을 위해서라면 지금까지 내가 가지고 있던 기득권도 과감하게 포기할 수 있습니까?
세례요한은 자신을 위해 살지 않았습니다. 하나님을 위해서 자신을 포기하는 삶을 살았습니다. 그러니 헤롯이 지은 죄에 대해 잘못을 지적하지 못할 까닭이 없습니다. 그래서 아무도 헤롯의 권력에 눌려서 하지 못하던 말을 거침없이 해대었습니다. 헤롯은 자신의 죄를 지적하고 있는 요한을 그냥 내버려둘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요한을 잡아서 옥에 가두었습니다. 하지만 그 이상은 어떻게 할 수가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당시 많은 사람들이 요한이 갇힌 것에 대해 분노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5절에 "헤롯이 요한을 죽이려 하되 민중이 저를 선지자로 여기므로 민중을 두려워하더니"라고 했습니다. 아마 그는 세례요한이 죽이고 싶도록 미웠을 것입니다. 아니 가능하다면 죽일 구실을 찾고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쉽게 요한을 죽일 수 없었던 이유는 민중들이 세례요한을 선지자로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만약 그를 아무 이유없이 죽이면 민중봉기라도 일어날 수 있고, 그렇게 되면 자신의 위치가 흔들릴수도 있기 때문에 함부로 행동을 하지는 못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한을 결국 죽이게 된 배경은 무엇입니까? 본문을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자신의 생일잔치에 많은 사람들이 축하하기 위해 모였습니다. 그런데 헤로디아의 딸이 헤롯앞에서 춤을 추게 되었습니다. 분문에서는 그저 '헤롯이 기뻐하고 즐거워하였다'라고 기록되어 있지만 연회의 정황으로봐서 아마 넋을 잃어버렸을 것 같습니다. 젊은 여인의 현란한 몸놀림을 보면서 정신을 잃어버렸을 것입니다.
헤롯뿐 아니라 그 자리에 청함을 받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랬을 것입니다. 그녀의 황홀하고도 매혹적인 춤을 보면서 어디 정신이나 제대로 차렸겠습니까? 그러니 헤롯은 "네가 무엇을 요구하든지 다 주겠다고 맹세"를 한 것입니다. 마가복음 6장 23절을 보면 헤롯은 그녀에게 "나라의 절반이라도 주겠다"는 약속을 합니다.
어떻게 한 나라의 왕이 여자의 춤에 현혹이 되어 이런 맹세를 할수 있단 말입니까? 그러나 동생의 아내를 힘으로 빼앗아 갈 정도면 무슨 약속인들 못하겠습니까? 그런데 헤로디아의 딸은 헤롯이 무엇이든지 들어주겠다고 한 말을 듣고는 "세례요한의 머리를 소반에 담아 여기서 내게 주소서"라고 했습니다. 물론 헤롯은 헤로디아의 딸이 세례요한의 목을 요구하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그러기에 무리한 요구가 자기에게 전달되었을 때, 그는 당황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9절에 보면 "왕이 근심하나 자기의 맹세한 것과 그 함께 앉은 사람들을 인하여 주라 명하고"라고 했습니다. 마가복음 6장 20절을 보면 그가 왜 이토록 고민하고 있는지 좀더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헤롯이 요한을 의롭고 거룩한 사람으로 알고 두려워하여 보호하며 또 그의 말을 들을 때에 크게 번민을 느끼면서도 달게 들음이러라"고 했습니다.
누구보다도 헤롯은 세례요한이 의롭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비록 자신의 부끄러운 치부를 건드린 것은 사실이지만 세례요한이 의로운 사람이라는 것을 그는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기 때문에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고민도 잠깐동안일 뿐입니다. 그는 즉시 명령을 내려 세례요한을 죽이고 그 머리를 소반에 담아서 주었습니다.
예수님을 심판한 빌라도도 예수님에게서 아무 죄도 발견하지 못했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그는 결국 손을 씻고서 '자신은 이 일에 아무 책임이 없다'고 말하면서 예수를 십자가에 못박는 것에 동의를 했습니다. 빌라도가 그렇게 결정한 것은 예수를 십자가에 못박지 않았을 경우 민중봉기라도 일어나게 되면 자신이 그 자리에 계속 앉아 있을 수 없게 될 것이라는 위기감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이 두사람의 공통점이 무엇입니까? 모두 사람들을 의식한 행동이었습니다.
헤롯은 분명히 요한이 의로운 사람임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미 '나라의 반이라도 주겠다'고 공언을 했기 때문에 만약 지키지 않는다면 왕으로서 권위가 추락하게 될 것입니다. 또 초대받아 그 연회에 참석한 사람들에게 꼴이 우습게 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잘못된 약속을 그대로 시행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헤롯의 이런 모습이 실상은 우리들의 모습일수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우리도 종종 잘못된 결정을 내리고도 자존심이 허락지 않아서 그것을 철회하지 못하는 경우가 가끔 있기 때문입니다.
참된 용기는 잘못을 시인할 줄 아는 것입니다. '자존심'보다 '정직'이 우선입니다. 대개 자기의 잘못을 인정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실력이 없는 사람입니다. 참된 실력의 소유자는 자기의 실수도 인정할줄 압니다. 자기의 잘못도 시인할 줄 아는 사람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우리라고 해서 헤롯과 같은 실수를 범하지 말라는 법은 없습니다. 어쩌면 헤롯보다 더 많은 실수를 하고 있는지 모릅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돌이키는 것입니다. 잘못된 줄 았았으면 가던 길을 멈추고, 다시금 새롭게 출발하는 것입니다.
다윗이 위대한 이유가 어디에 있습니까? 그도 인생에 씻을 수 없는 오점을 남겼습니다. 어떤 오점입니까? 우리아의 아내 밧세바를 취하고 우리아는 전장에 내보내어 죽게 한 일입니다. 그런데 다윗은 나단 선지자를 통해 자신을 향한 하나님의 메시지를 들었습니다. 그러자 즉시 하나님께 나아가서 자신의 잘못을 고백했습니다.
시편51편은 다윗이 나단선지자를 통해 죄를 지적받은 후에 통회자복하는 내용입니다. 어떻게 고백했습니까? "내가 죄악중에 출생하였음이여", "주의 얼굴을 내 죄에서 돌이키시고 내 모든 죄악을 도말하소서", "하나님이여 내 속에 정한 마음을 창조하시고 내 안에 정직한 영을 새롭게 하소서", "하나님이여 나의 하나님이여 피 흘린 죄에서 나를 건지소서". 구구절절이 자신의 죄를 고백하고 하나님의 용서를 구하는 다윗의 모습을 읽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헤롯은 적어도 그럴 용기가 없었습니다. 아니 용기가 없었다기 보다는 자신의 명예나 자존심을 손상시키는 일은 하고 싶지 않았는지 모릅니다. 그래서 세례요한이 의로운 자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세례요한을 죽이기로 결정한 것입니다. 그는 자신의 명예나 자존심 지키는 일을 한사람의 목숨을 빼앗는 것보다 더 소중하게 생각했습니다. 다른 사람이야 어찌됐던 나만 손상을 입지 않으면 상관이 없다는 식입니다. 다른 사람이 불행해지는 것과는 상관없이 나만 행복하면 된다는 식입니다.
10-11절을 보면 "사람을 보내어 요한을 옥에서 목 베어 그 머리를 소반에 담아다가 그 여아에게 주니 그가 제 어미에게 가져 가니라"고 했습니다. 사실 본문을 주의 깊게 보면 이 모든 것은 헤로디아의 계략이었다는 것을 알수 있습니다. 아마 헤로디아도 자신의 죄가 드러나는 것이 창피했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그녀도 헤롯과 같이 자신의 만족을 위해 세례요한을 죽인 사람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참된 그리스도인의 삶이 무엇입니까? 우리의 행복이 어디에 있습니까? 이규태씨가 쓴 '한국인의 버릇'이라는 책에 보면 우리가 버려야 할 고질적인 버릇중에 하나가 '헐뜯기를 좋아하는 버릇'이라고 했습니다. 남을 깎아 내림으로, 내 자신이 높아지려는 버릇이 있습니다.
헤롯이 그런 사람입니다. 남의 불행은 안중에도 없습니다. 반면에 세례요한은 자신을 포기하면서까지 남을 위한 삶을 살았습니다. 우리는 어떻습니까? 나 자신만을 위해 살고 있지는 않습니까? 내 가족이라는 테두리안에서 만족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아니 남이야 어떻게 되던 말든 나만 잘 되면 된다는 이기적인 생각에 사로잡혀 있지는 않습니까?
우리가 흔히 쓰는 말 가운데 '공부해서 남주나'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리스도인의 사고방식중에 제일 먼저 바꾸어야 할 말이 이 말입니다. 공부해서 남 안주면 결국 공부하는 목적이 자기를 높이는데 있다는 얘기입니다. 우리는 그렇게 살면 안됩니다. 열심히 공부하는 목적도 섬기는 삶을 살기 위해서여야 합니다. 때때로 사람들은 섬김을 받아야 그 인생이 '성공한 인생'이라고 생각합니다. 세상적인 기준은 그럴지 몰라도 하나님의 기준은 그것이 아닙니다. 섬기는 삶이 성공한 삶이며 인생입니다. 공부해서 남 주는 것이 행복한 삶입니다. 열심히 벌어서 남 주는 것이 성공한 인생입니다.
세례요한과 헤롯 중 누가 성공한 인생입니까? 세례요한이라구요? 그런데 왜 우리들은 그런 삶을 살지 않는 것일까요? 오늘 우리의 모습을 다시 한번 돌아보는 기회가 되시길 주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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