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천국을 생각할 때, 단순히 '죽어서 가는 어떤 장소'로만 이해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천국개념은 그보다 더욱 광범위하고, 더욱 포괄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방금 읽은 포도원 품군의 비유를 '구원'이나 '영생'에 국한된 비유로 해석하기보다는 하나님 나라에 대한 우리의 삶의 태도나 생활방식과 연관시켜 이해하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제가 이렇게 말씀을 드리는 이유는 이 비유에 대한 해석이 학자들마다 조금씩 다른 견해를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어떤 분은 이 비유를 '구원'과 '영생'에 국한 시켜서 해석하는가 하면 또 다른 분은 전혀 상관이 없는 것처럼 해석을 하기 때문입니다.
저의 견해로는 두 가지 내용을 다 포함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 둘 중에 특별히 하나님나라에 대한 우리의 삶의 태도나 생활방식을 이 비유에서는 더 강조하고 있을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본문에 소개하고 있는 비유의 내용은 대략 이렇습니다.
큰 포도원을 가지고 있는 주인이 어느날 그 포도원에서 일할 일꾼을 구하기 위해 아침 일찍 장터로 나갔습니다. 지금으로 말하면 '인력시장'에 아침 일찍 찾아간 것입니다. 경제사정이 어려울 때면 인력시장에는 사람들이 넘쳐나는 법입니다.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새벽부터 나와서 번호표를 받고 자기를 데리고 갈 사람을 기다립니다. 포도원 주인은 그곳에서 한 데나리온의 품삯을 약속하고 그들을 고용했습니다. 그 시간이 정확하게 몇시였는지 알 수 없습니다. 오늘날 인력시장에 나온 분들을 생각해 볼 때 오전 6시나 7시쯤일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그런데 포도원 주인은 제 삼시에 다시 장터에 나가보았습니다. 여기서 삼시는 우리 시간으로 오전 9시에 해당되는 시간입니다. 이 시간이면 이미 직장에 다니는 사람은 출근을 마친 시간입니다. 또 인력시장에 나온 사람들 중에서도 뽑혀 갈 사람은 다 뽑혀 갔을 시각입니다. 그런데 여전히 장터에서 놀고 섰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주인이 그들을 보고 상당하게 줄터이니 너희도 포도원에 들어가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제 육시와 제 구시에도 그와 같이 했습니다.
제 육시는 우리 시간으로 낮 12시에 해당되는 시간이고, 제 구시는 오후 3시에 해당되는 시간입니다. 이 시간에도 장터에는 일자리가 없어서 일을 하지 못하고 서성이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들을 포도원에서 일하도록 고용을 했습니다. 그리고 또 제 십일시 즉 오후 5시쯤에 나가보았더니 그 시각에도 장터에서 서성이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들에게 "어찌하여 종일토록 여기에서 놀고 있느냐?"하고 물어보았습니다. 그들의 대답은 "우리를 품꾼으로 쓰는 사람이 없어서 종일 이곳에서 놀았다"고 말했습니다. 그 주인은 '너희도 포도원에 들어가라'고 했습니다.
이제 하루일과를 마칠 시간이 되어 그들이 일한 대가를 지불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임금을 지불하는데 먼저 온 사람부터 지불하는 것이 아니라 맨 나중에 오는 사람부터 주라는 것입니다. 제일 나중에 온 사람은 오후 5시에 온 사람입니다. 그는 기껏 일을 해봐야 한시간 남짓 밖에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그 사람에게 한 데나리온을 주었습니다. 한 데나리온은 노동자가 하루 온 종일 일한 대가로 받을 수 있는 그 당시의 하루치 임금을 말합니다. 그런데 그 다음 사람들에게도 지급되는 임금은 동일한 한 데나리온이었습니다. 즉 아침 일찍 인력시장에 나와서 그때부터 일한 사람이나 오전 9시 혹은 12시 혹은 오후 3시에 온 사람들이 모두 동일하게 한 데나리온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습니다. 제일 나중에 온 사람이 한 데나리온을 받는 것을 보고 그보다 일찍 온 사람들이 화가 났습니다. 왜냐하면 한시간 밖에 일하지 않은 사람에게 한 데나리온을 주었다면 적어도 그들보다 더 많은 시간동안 일한 자신들은 한 데나리온 이상은 받을 줄 기대했기 때문입니다. 그 사실에 대해 10-12절까지의 본문을 보면 "먼저 온 자들이 와서 더 받을 줄 알았더니 저희도 한 데나리온을 받은지라 받은 후 집 주인을 원망하여 가로되 나중 온 이 사람들은 한 시간만 일하였거늘 저희를 종일 수고와 더위를 견딘 우리와 같게 하였나이다"라고 했습니다.
그들은 주인의 처사가 잘못되었다고 불평을 했습니다. "어떻게 한 시간 일한 사람과 똑같은 임금을 자신들에게 지불할 수 있느냐?"는 것이었습니다. 그때 주인은 자신에게 전혀 잘못이 없음을 13절 이하에서 분명히 했습니다. 그리고 주님은 이 비유에 대한 결론으로 16절에 "이와같이 나중 된 자로서 먼저 되고 먼저 된 자로서 나중 되리라"고 하셨습니다. 주님께서 포도원 품군의 비유를 통해 말씀하시고자 하는 결론이 이것이었습니다. 즉 "나중된 자로서 먼저 되고 먼저 된 자로서 나중 된다"는 말씀입니다.
그렇다면 주님은 왜 이 비유를 여기에서 말씀하신 것일까요? 그리고 이 비유가 어떻게 하나님 나라에서의 우리의 삶의 태도 내지는 삶의 방식과 연관이 있는 것일까요? 사실 우리는 오늘 본문이 20장 1절로 시작을 하고 있기 때문에 앞의 내용과는 별로 상관없는 독립된 부분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오늘본문은 19장과 연결되어져 있습니다. 19장 27절에서 베드로는 주님께 이런 질문을 했습니다. "우리가 모든 것을 버리고 주를 좇았사오니 그런즉 우리가 무엇을 얻으리이까?"
베드로의 마음 한쪽구석에는 보상심리가 작용하고 있었습니다. 적어도 주를 위해서 이만큼 버렸으니까 거기에 상응하는 보상이 따르지 않겠느냐? 는 생각이 베드로의 마음을 붙들고 있었습니다. 사실 가만히 생각해보면 베드로만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도 은연중에 이런 심리가 많이 작용하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내가 주를 위해서 이만큼 시간을 투자했으니 주님도 뭔가 나에게 보답을 해 주시겠지', '내가 주님께 이렇게 많은 헌금을 했으니 주님도 설마 모른 척 하시지는 않겠지', '주일날 다른 사람들은 다 야외로 놀러 가는데 나는 열심히 봉사했으니 하나님께서 나의 열심과 봉사에 대해 함구(緘口)하시지는 않겠지' 하는 생각들이 있습니다.
주님은 베드로의 마음을 잘 아십니다. 그래서 포도원 품군의 비유로 하나님나라에서의 사고방식, 생활태도가 어떠해야할지를 말씀하십니다. 오늘 비유를 통해서 우리가 몇 가지 주의깊게 살펴보아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먼저 1절 말씀을 보면 "천국은 마치 품꾼을 얻어 포도원에 들여보내려고 이른 아침에 나간 집 주인과 같으니"라고 했는데, 그렇다면 이 집주인이 어떤 사람인가? 하는 것입니다.
본문에 의하면 집주인은 일꾼을 구하기 위해 여러 번 장터에 나갔습니다. 한번은 이른 시간에 또 한번은 우리 시간으로 9시에 그리고 12시에 그리고 오후 3시에 그리고 오후 5시에 이렇게 일꾼을 구하기 위해 무려 5번씩이나 장터로 나갔습니다.
여러분 생각에 이 주인이 어떤 사람인 것 같습니까? 우리의 생각이나 계산대로라면 이 주인 얼마 못가서 망하고 말 주인입니다. 왜냐하면 일꾼을 고용하는데 있어서 전혀 계획성이 없기 때문입니다. 또 임금 계산 방식도 정확하지 않습니다. 그 때문에 노사분규가 일어날 직전입니다. 만약 이 주인이 적어도 계획성이 있는 주인이라면 인력시장에 가서 한꺼번에 일 잘 할 수 있는 아주 튼튼한 사람을 골라서 일을 시켰을 것입니다.
그리고 정확한 산출근거에 따라 임금을 계산해서 노사분규가 일어날 소지를 없앨 것입니다. 하지만 이 주인은 그렇지 못했습니다. 여러 번 나누어서 장터에 갔습니다. 9시에 고용하고, 12시에 고용하고 또 오후 3시에 사람을 고용했습니다. 이 정도는 억지로라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오후 5시에 일꾼을 고용했다는 것은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세상적인 표현으로 말한다면 '망하려고 아예 작정하지 않은 이상 도저히 생각할 수 없는 일'입니다. 왜냐하면 그는 1시간 밖에 일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주인은 한 시간 밖에 일을 시킬 수 없는 상황인데도 이 사람을 고용했습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과 똑같이 하루치 임금을 그에게 주었습니다. 여러분이라면 이렇게 하시겠습니까? 정말 이 주인이 '일꾼이 필요한 주인'이라는 생각이 드십니까? 자선 사업하는 사람이 아니고서야 어떻게 이런 식으로 일꾼을 고용할 수 있겠습니까?
오늘 본문을 아무리 살펴보고 또 살펴보아도 이 주인은 일꾼이 정말 필요한 주인은 아닌 것 같습니다. 정말 포도원에 일꾼이 부족하고, 일손이 딸려서 일꾼을 고용해야만 했었다면 이런 식으로 일꾼을 모집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이 주인은 자기 포도밭에 일할 일꾼이 부족해서 이 사람들을 고용한 것이 아니라 순전히 일자리를 주기 위해서 이들을 고용한 것입니다. 즉 자기의 필요에 따라 고용한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필요에 따라 그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한 것입니다. 그는 장터에 나가서 혹 일하러 나왔다가 일하지 못하고 돌아가는 사람이 없는가? 하여 계속 살폈습니다. 그리고 일하지 못하고 노는 사람은 일할 시간에 상관없이 불러들인 것입니다. 아예 손해 보기로 작정하고 일군을 불러들이고 있음을 너무도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
하나님나라에서의 우리의 삶의 태도가 어떠해야 합니까? 그것은 내 포도원만 살피는 이기적인 삶이 아닙니다. 내 포도원의 수확만 생각하는 자기 중심적인 삶이 아닙니다. 하나님나라는 상대방의 입장과 상대방의 처지를 먼저 생각해 주는 곳입니다. 이 일로 인해 포도원 주인은 손해를 보았는지 모릅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제공받았고, 그것을 통해 임금을 받았습니다. 그러므로 하나님 나라는 "내가 이 모든 것을 버렸으니 무엇을 얻을 수 있습니까?"가 아닙니다. "내가 이 모든 것을 버렸으니 나를 통해 다른 사람이 무엇을 얻을 수 있습니까?"입니다. 그래서 오늘 본문은 '천국이 마치 품군을 얻어 포도원에 들여보내는 주인'과 같다고 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의 교회 생활이나 아니면 우리의 삶의 전반적인 부분들을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여러분의 교회생활은 내 편의주의적입니까? 아니면 상대방 편의주의적입니까? 여러분의 사회생활은 내 중심적입니까? 아니면 상대방 중심적입니까?
많은 경우 아직도 우리의 교회생활은 내 편의주의적인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경향이 많습니다. 내 기분이 내키면 열심히 했다가, 기분이 좀 상하거나, 언잖은 일이 생기면 그만 탁 놓아버립니다. 그것 때문에 다른 사람이 어떤 어려움과 곤란을 당할 지에 대해서는 별로 개의치 않습니다. 이것은 순전히 자기 편의주의적 발상입니다. 하나님 나라는 그런 나라가 아닙니다. 품군을 포도원에 들여오는 주인과 같이 상대방을 생각하는 나라가 하나님 나라입니다.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사회에서 왜 사람들에게 좋은 평을 받지 못하는 것입니까? 그것도 따지고 보면 지극히 개인주의적이며 자기 중심적인 생활 방식 때문이 아닙니까? 이런 부분에 있어서 정말 반성이 필요합니다. 우리가 하나님 나라의 백성이라고 말하면서 그 말에 부끄럽지 않도록 내 중심의 삶에서 벗어나 다른 사람을 생각하는 삶을 살고 있는지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고 반성하는 시간이 있어야 합니다.
그렇다면 이 품군들이 주인을 불공평하다고 불평한 이유가 무엇입니까? 그것은 자신들이 늦게 온 사람들과 똑같은 대우를 받았다는데 있었습니다. 그런 생각을 하게 된 배경이 무엇입니까? 그들 마음속에 자리잡고 있는 비교의식 때문입니다. 사실 이들은 주인에게 불공평하다고 말할 수 있는 처지가 아닙니다. 먼저 처음 장터에서 포도원 주인을 만난 사람은 한 데나리온을 받기로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또 삼시에 만난 사람들에게는 그저 상당하게 주겠다고만 했습니다. 그 외의 사람들에게도 그렇게 했습니다.
그래서 이 주인도 불평하는 사람들에게 13절 이하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주인이 그 중의 한 사람에게 대답하여 가로되 친구여 내가 네게 잘못한 것이 없노라 네가 나와 한 데나리온의 약속을 하지 아니하였느냐?" 아마도 주인은 불평하는 사람가운데 가장 불평이 많은 사람 한사람을 불러서 이 말을 한 것 같습니다. 누가 제일 많이 불평을 했겠습니까? 제일 이른 시간에 장터에 나갔다가 이 포도원에 일하러 오게 된 사람일 것입니다.
그런데 본문에도 보면 특별히 이 사람에게는 한 데나리온을 약속했습니다. 즉 하루 일한 대가로 한 데나리온을 지불하겠다는 계약을 체결한 것입니다. 그는 분명 자기가 받을 만큼의 몫을 지급 받았습니다. 그것만 생각하면 불평할 이유가 없습니다. 만약 주인이 한 데나리온을 주지 않았다면 그것을 문제삼아서 원망하거나 따질 수 있을지는 몰라도 주인은 계약대로 한 데나리온을 정확하게 주었습니다.
그런데 그는 한 시간 일한 사람이 한 데나리온 받는 것을 본 뒤 그 이상의 것을 기대했던 것입니다. '적어도 내가 일한 시간은 저 사람보다 훨씬 더 많은 시간이므로 계약은 한 데나리온으로 했지만 더 많이 줄것이다'라는 기대였습니다. 그것은 어디까지나 주인의 의도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것이었습니다. 그저 자신의 생각에 "그렇게 해 주겠지" 라고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의 기대와는 상관없이 원래 계약대로 한 데나리온만 지급을 받게 되자 그가 화를 내었던 것입니다. 사실 원래 자기가 받을 몫만 생각했으면 이 사람은 주인에게 불평할 이유가 하나도 없습니다. 그러나 비교를 하니까 모든게 못 마땅하게 여겨진 것입니다. 비교의식은 신앙생활에 아주 치명적인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것은 질투심이 동반된 비교의식입니다.
탕자의 비유 속에서도 형은 돌아온 동생을 두고 아버지의 사랑을 비교했었습니다. 자신을 위해서는 양 한마리도 잡아 본 일이 없는데, 동생을 위해서는 살진 송아지를 잡고 잔치를 배설하는 것이 못내 못마땅했습니다. 형이면 마땅히 돌아온 동생을 부둥켜안고 기뻐해야 할텐데 그는 아버지의 사랑을 동생과의 사이에서 비교를 했던 것입니다. 그러자 그 마음속에 그동안 쌓였던 불평과 원망이 터져 나온 것입니다.
품군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들도 비교를 했습니다. 적어도 자신들은 훨씬 더 많은 시간동안 일을 하였기에 당연히 더 많은 임금을 줄 줄로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기대가 무너지면서 그들은 주인에게 불평을 늘어놓았던 것입니다. 만약 자신들이 한 데나리온 밖에 받지 못했다는 사실보다 늦게 온 사람도 한 데나리온을 받았다는 사실로 인해 기뻐할 수 있었더라면 얼마나 좋았겠습니까? 그렇습니다. 하나님 나라는 바로 그런 곳입니다. 나보다 남을 낫게 여기는 곳입니다. 내가 적게 받은 것 때문에 마음 상하는 곳이 아니라 남이 기대 이상으로 받은 것을 오히려 진심으로 기뻐할 줄 아는 곳입니다.
여러분은 그렇게 살고 계십니까? 세상에서는 일한만큼 주게 되어 있습니다. '무노동 무임금'이 적용되는 곳이 세상입니다. 즉 많이 일하면 많이 받고, 적게 일하면 적게 받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세상의 법칙이며 계산방식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여기서 더 많이 받을 것을 기대한 사람에 대해 무조건 나쁘다는 식으로 생각해서는 안됩니다. 충분히 그럴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것은 세상법칙일 뿐입니다.
하나님 나라에서는 그렇지 않습니다. 그런 계산방식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한 시간 일하고도 한 데나리온을 받을 수 있는 곳이 하나님나라입니다. 세시간 일해도 한 데나리온을 받을 수 있는 곳이 하나님의 나라입니다. 그러므로 우리에게는 '왜 나는 여덟시간이나 일했는데 한 데나리온을 주고, 저 사람은 한시간 밖에 일하지 않았는데 한 데나리온씩이나 주는가?'하는 비교의식에 사로잡힌 질문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한 시간 일하고도 하루 임금을 계산해준 주인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갖는 것입니다.
우리가 신앙생활을 하면서도 잘 못하는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공동체 생활입니다. 공동체 생활은 함께 잘되는 것을 말합니다. 올 12월에 김대통령이 노벨 평화상을 받게 됩니다. 그토록 소망하던 노벨상이, 그것도 가장 의미가 있는 평화상을 김대통령이 받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김대통령의 남북관계에 있어서 가장 핵심된 정책이 무엇입니까? '햇볕정책'입니다. 그런데 그 햇볕 정책이 궁극적으로 지양하고 있는 바를 다른 말로 표현하면 '윈 윈 정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무슨 말입니까? 지금은 무조건 북한에게 일방적으로 갖다주고 북한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하게 작용되는 것 같지만 실제로 윈윈정책은 남한도 잘되고 북한도 잘되게 하는 정책이라는 말입니다. 어느 한쪽만 이익이 되면 공동체는 무너지게 된다는 것이 김대통령의 주장입니다.
그렇습니다. 모두가 잘되어야 합니다. 신앙도 마찬가지입니다. 신앙의 '윈윈정책'도 함께 잘 되는 것입니다. 함께 하나님의 말씀 안에서 행복해지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함께 잘 되는 일에 익숙치 못합니다. 내가 잘되어 있어도 남이 나보다 잘 된다 싶으면 어김없이 헐뜯고 엉뚱한 소문을 퍼트립니다. 비교의식은 내가 남보다 더 잘되어야 한다는 생각에서 출발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언제나 다른 사람의 행복을 진심으로 기뻐할 수 있어야 합니다. 나보다 남이 더 잘되는 것으로 인해 감사할 줄 알아야 합니다. 그것이 천국백성의 삶입니다.
초대교회 성도들은 그런 면에서 언제나 우리들에게 본이 됩니다. 그들은 자기의 것을 자기 것이라고 고집하지 않았습니다. 자기의 것을 자기보다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주고 서로 통용하였습니다. 왜 그랬습니까? 하나님 나라는 함께 잘되고, 함께 행복해지는 것임을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세상에서는 다른 사람의 행복이 나에게 불행이 될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다른 사람의 불행이 나에게 행복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 나라는 그렇지 않습니다. 다 함께 행복해지는 것입니다. 아니 다른 사람의 성공과 행복을 더욱 기쁘게 생각하게 되는 곳입니다.
마지막으로 생각할 것은 이 모든 일에 관해서는 주인에게 절대로 잘못이 없다는 사실입니다. 그래서 13-15절을 보면 이렇게 말했습니다. "친구야 내가 네게 잘못한 것이 없노라 네가 나와 한 데나리온의 약속을 하지 아니하였느냐? 네 것이나 가지고 가라 나중 온 이 사람에게 너와 같이 주는 것이 내 뜻이니라. 내 것을 가지고 내 뜻대로 행하는 것이 아니냐 내가 선하므로 네가 악하게 보느냐?"
왜 주인에게 잘못이 없습니까? 주인은 품군들에게 약속을 어긴 일이 없습니다. 그들을 부를 때 약속한 금액을 정확하게 계산해서 주었습니다. 그러니 주인은 불의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주인이 자기의 것을 가지고 선하게 사용하고 있는데, 그것으로 인해 불평을 늘어놓는 것은 옳지 않은 행동입니다.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나님께서 하시는 일은 언제나 선하십니다. 그리고 공평하십니다. 송명희 시인의 '나'라는 시가 생각이 납니다. "나 가진 재물없고, 가진 지식없고, 가진 건강 없습니다. 그러나 나는 남이 보지 못한 것을 보았고, 듣지 못한 것을 들었고, 받지 못한 사랑 받았으니 하나님은 공평하십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하나님 나라는 상대방을 생각하는 나라입니다. 하나님의 나라는 남이 행복해지는 것을 나의 행복보다 더 기쁘게 생각하는 곳입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나라는 공평한 나라입니다. 만약 하나님의 나라의 법칙을 생각하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 먼저 된 자로서 나중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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