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대 말부터 90년대 초에 이르러 격동의 현대사를 그려낸 드라마 '모래시계'는 태수, 우석, 혜린이라는 이름의 세 젊은이를 중심으로 광주 민주화 운동을 정면으로 다룬 최초의 TV드라마라는 점에서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했습니다. 주인공중 격동의 세월을 거쳐 마침내 사형수가 되어버린 태수는 마지막 죽음을 앞두고 친구 우석 앞에서 이런 말을 합니다. "나 떨고 있니?" 죽음 앞에서 떨리지 않는 사람이 어디에 있겠습니까?
그런데 가끔은 그 두렵고 떨리는 죽음을 초월하여 담대하게 죽음에 직면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들 중에 한 부류가 순교자들입니다. 경기도 용인군 추계리에는 순교자 기념관이 있습니다. 그곳에는 한국 최초의 세례교인으로 '혹세무민' 죄로 2년간 옥고 끝에 1893년 순교한 백홍준 장로로부터 천황숭배를 거부하다 7년간 옥고 끝에 1944년 순교한 주기철 목사, 6·25당시 교회당을 비우라는 공산당에 맞서다 총살당한 박영근 목사등 수많은 순교자들의 발자취를 엿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오늘 우리는 본문에서 또 한사람의 죽음을 만나게 됩니다. 그 사람은 자신의 죄 때문에 사형이 언도된 사형수가 아니었습니다. 그렇다고 뜻을 세우다가 순교 당한 순교자도 아닙니다. 안타깝게도 자기 스승을 배신하고 양심의 가책으로 인해 스스로 자기목숨을 끊은 사람입니다. 그가 누굽니까? 예수님을 은 삼십에 팔아 넘긴 제자 가룟유다입니다.
먼저 본문 1-2절을 보겠습니다. "새벽에 모든 대제사장과 백성의 장로들이 예수를 죽이려고 함께 의논하고 결박하여 끌고 가서 총독 빌라도에게 넘겨주니라" 예수님께서 겟세마네 동산에서 기도하시다가 밤에 체포되셨습니다. 그리고 그 밤에 가야바의 법정에 세워졌고, 예수님에 대한 재판은 일사천리로 이루어졌습니다. 모든 것들은 그들이 계획한대로 진행되었습니다. 그들은 적법한 법 절차에 의해 재판을 한 것이 아니라 군중을 선동하는 말과 행동, 그리고 거짓증인들을 통해 예수를 사형에 처하자는 결론을 내립니다.
하지만 예수를 사형에 처하는 것은 자신들의 권한에 속해 있지 않았습니다. 로마의 승인이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오늘 본문에 보면 예수를 결박하여 끌고 가서 빌라도에게 넘겨주었다고 했습니다. 그 시점이 언제입니까? '새벽'입니다. 그러니까 이 재판이 얼마나 신속하게 이루어졌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재판이 신속하게 이루어졌다는 것은 자신들이 의도하던대로 재판을 끌고 갔다는 뜻입니다. 아침이 오기도 전에 모든 것은 결정나고 말았습니다.
악한 세력들은 언제나 일을 신속하게 처리합니다. 우리에게 생각할 틈을 주지 않습니다. 기회도 주지 않습니다. 처음부터 정신을 차리지 않으면 숨 돌릴 틈도 없이 어설프게 당하고 맙니다. 며칠 전, 우리나라와 나이지리아 국가대표간에 친선축구경기가 있었습니다. 오늘도 나이지리아와의 2차 평가전이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 축구가 고질적으로 지적되는 점이 어떤 것입니까? 수비불안입니다. 상대팀은 숨 돌릴 틈을 주지 않고 초반에 맹공격을 퍼붓습니다. 그러기에 처음부터 대비하지 않으면 초반에 대량실점을 합니다. 과거에는 축구가 시작되면 상대팀을 탐색하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최소한 5분에서 10분 정도 상대팀이 어떤 전략을 가지고 어떻게 공격을 하려고 하는지 공을 이리 저리 돌려가면서 탐색을 벌였습니다. 그러나 요즘 축구에 탐색전을 벌이는 팀은 없습니다. 상대팀에 대한 탐색은 경기 출전 전에 이미 완벽하게 마칩니다. 그리고 경기 시작을 알리는 심판의 휫슬과 함께 미리 계획을 세워둔 대로 무차별 공격을 하는 것이 요즘 축구의 통례입니다. 그러므로 선수들은 정신을 차리지 않으면 안됩니다.
우리의 신앙생활도 마찬가지입니다. 처음부터 정신차리고 대비해야지 한숨 돌리고 보자는 식으로 나아가면 무너질 수밖에 없습니다. 학생들이 방학을 하듯이 내 신앙도 방학을 맞이하여 좀 쉬었다가 다시 시작해야겠다고 생각하는 것은 위험천만의 말씀입니다. 그 틈을 그냥둘리 없습니다. 빈틈이 없어도 할 수만 있다면 비집고 들어가려는 것이 악의 세력인데 내 스스로 빈틈을 만들어 놓는다면 가만히 있겠느냐?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베드로 사도는 '근신하라 깨어라 너희 대적 마귀가 우는 사자같이 두루 다니며 삼킬 자를 찾나니 너희는 믿음을 굳게 하여 저를 대적하라'고 말했습니다. 그렇습니다. 우리가 근신하지 않으면, 깨어 있지 않으면, 악의 세력은 순식간에 우리를 삼켜 버릴 것입니다.
오늘 본문에 의하면 아침이 되기도 전 새벽에 예수님에 대한 사형은 결정되어졌고 최종적인 재가를 위해 빌라도에게 이송되었습니다. 이때 예수님을 팔아 넘긴 가룟유다는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요? 3절을 보면 "때에 예수를 판 유다가 그의 정죄됨을 보고 스스로 뉘우쳐 그 은 삼십을 대제사장들과 장로들에게 도로 갖다 주며"라고 했습니다.
가룟유다가 정확하게 언제 뉘우치게 되었는지 그 시점을 알 수는 없습니다. 예수님의 사형판결을 안 후에 뉘우쳤는지 아니면 예수님께서 총독관저로 끌려가는 것을 보고 뉘우쳤는지 알 수 없습니다. 물론 그 시점을 안다는 것은 크게 중요한 문제는 아닌 듯 합니다. 어쨌든 여기서 알 수 있는 사실은 그가 자신의 행동이 잘못되었음을 깨닫고 뉘우쳤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그는 자신이 예수를 넘겨준 댓가로 받은 은 삼십의 돈을 대제사장과 장로들에게 도로 갖다주었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엄밀한 의미에서 이 당시 가룟유다의 뉘우침은 회개가 아니라 후회였습니다. 어떤 분은 가룟유다의 뉘우침에 대해 설명하기를 그의 회개는 너무 늦은 회개였다라고 말씀하기도 합니다. 물론 상당히 일리가 있는 주장입니다. 왜냐하면 그에게는 여러차례 자신의 잘못에 대해 회개할 기회가 주어졌음에도 불구하고 결코 회개한 적이 없었기에 이미 예수님에 대한 사형이 결정되어진 마당에 회개하는 것은 너무 늦은 회개였다는 것입니다. 즉 돌이킬 수 있는 기회의 때에 돌이켜야지, 쉽게 말해서 버스 지나가고 난 뒤에 손 흔드는 격이라는 해석입니다.
물론 우리는 구약에서 그런 생각을 뒷받침하는 내용을 많이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 중에 하나가 노아의 방주사건입니다. 하나님은 노아를 통해 방주를 예비하는 동안 사람들에게 심판을 선포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하나님의 말씀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습니다. 그들에게 충분한 기회가 주어졌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그 기회를 붙들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하나님은 방주가 완성되어졌을 때 그 문을 닫아버렸습니다. 그들은 쏟아지는 비를 보고 그제서야 뉘우치고 후회를 했지만 소용이 없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생각해 본다면 가룟유다의 뉘우침이 뒤늦은 회개라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제가 생각건대 꼭 그런 것만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주님께서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실 때, 한 강도는 죽는 순간에 회개하여 구원받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여기서 가룟유다의 뉘우침을 뒤늦은 회개라고 보기보다는 일종의 후회와 같은 것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회개란 하나님께로 돌아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신약의 탕자가 방탕한 자신의 생활을 청산하고 아버지께로 돌아온 것처럼 진정한 회개란 하나님께로 돌아오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가룟유다에게서는 그런 점을 발견할 수 없습니다. 오히려 그가 찾아간 곳은 대제사장과 장로들이었습니다. 그는 자신이 은 삼십에 예수를 판 행동에 대해 후회를 했습니다. 그렇다면 그가 어떤 점에 대해 후회를 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어쩌면 예수가 사형 당하게 되면 선생을 그 알량한 은 삼십에 팔아 넘긴 배은망덕한 녀석이라고 손가락질 당하는 것이 싫었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어쩌면 자신에게 쏟아질 비난에 대해 감당키 어려운 마음으로 '괜한 행동을 했다'라고 후회했는지 모릅니다. 그래서 그는 대제사장과 장로들을 찾아가서 자신이 받았던 돈을 돌려주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4절에 "가로되 내가 무죄한 피를 팔고 죄를 범하였도다" 왜 가룟유다의 뉘우침이 회개가 아니라 후회라고 말할 수밖에 없느냐? 하면 바로 이것 때문입니다. 그는 지금 대제사장을 찾아가서 자신이 무죄한 피를 팔았다고 말합니다. 진정한 뉘우침이 있다면 그는 하나님 앞에서 먼저 자신의 죄를 고백해야만 했습니다. 왜냐하면 모든 죄는 궁극적으로 하나님 앞에서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지금 가룟유다의 문제는 예수를 판 값으로 은 삼십을 돌려주는 것에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렇게 한다고 해서 자신의 죄가 용서되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그런데 가룟유다는 받았던 돈을 돌려주는 것으로 자신이 저지른 잘못에 대해 조금이라도 반회를 해보려고 했습니다. 오늘 우리들은 어떠합니까? 종종 우리들도 우리자신의 신앙적 잘못에 대해 후회할 때가 많습니다. '이래서는 안되는데…', '내가 왜 이러지' '이렇게 신앙생활하다가 언젠가는 하나님께서 나를 치실텐데…' 이런 반성과 후회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반성하고 후회만 할뿐 하나님께 나아와 이 문제를 진심으로 해결해 보려는 노력이 솔직히 우리들에게 부족합니다. 여러분! 언제까지 후회만 하시렵니까? 언제까지 염려가운데 있으시렵니까? 어느 때까지 반성만 하고 있으시렵니까?
자녀를 키우다보니 아이들의 잘못을 발견할 때가 한 두번이 아닙니다. 그런데 대개 우리들은 아이들이 잘못했을 때, 아이들에게 반성문을 써도록 합니다. 그런데 잘못을 여러차례 반복하는 아이들은 반성문을 기가 막히게 잘 씁니다. '코스모스 하늘거리는 초가을 어느 날, 저는 부모님 앞에 대역죄를 지었나이다. 이에 내 죄를 고하고 석고대죄하는 심정으로 용서를 구하오니 삼가 헤아려 주시오소서' 얼마나 잘 쓰는지 모릅니다.
그런데 부모의 심정은 반성문 잘 쓰는데 있지 않습니다. 그렇게 멋지게 쓴 반성문 보면서 "야 이녀석 문장실력이 뛰어난데"라고 말할 부모는 아무도 없습니다. 정말 부모가 원하는 것은 반성문을 잘 못 써도 상관이 없습니다. '죄송합니다. 잘못했습니다. 다시는 안 그러겠습니다' 그 말 외에 도무지 아무것도 쓰지 못한 반성문이라도 상관이 없습니다. 멋지게 쓴 반성문보다는 차라리 눈물을 흘리면 잘못했노라고 말하며 엄마 품에 안기는 자녀가 부모의 마음을 더욱 감동시키는 법입니다. 우리의 신앙생활도 마찬가지입니다. 반성하고 후회하는 것은 이제 끝내야겠습니다. 끝내고 주의 품에 안겨야겠습니다. 그 품에서 우리의 눈물을 적셔야 합니다. 그런 신앙의 자세가 필요합니다.
가룟유다는 후회했습니다. 그래서 받았던 돈을 돌려줌으로서 자신의 잘못에 대해 조금이나마 위안을 받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번지수를 잘못 찾아도 한참 잘못 찾았습니다. 정말 자신의 잘못에 대해 회개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었다면 하나님 앞에서 눈물을 흘리며 자신의 죄를 자백했어야 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돈을 돌려주는 것으로 모든 것을 무마시켜보려 했습니다. 하지만 그것마저도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그들이 뭐라고 말합니까? 4절 하반절에 "저희가 가로되 그것이 우리에게 무슨 상관이 있느냐 네가 당하라 하거늘"
이들은 조금 전까지만 해도 가룟유다에게 매우 호의적으로 대했던 사람들입니다. 돈까지 줘가면서 가룟유다에게 호의적으로 대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아주 냉정하게 잘라서 말합니다. 어떻게 말했습니까? '그것이 도대체 우리와 무슨 상관이 있느냐? 네가 당하라'는 것입니다.
참 그렇습니다. 이것이 악한 자들이 본성입니다. 자신이 필요할 땐 이용을 했다가 자신에게 필요가 없으면 쳐다보지도 않습니다. 아니 자신은 도무지 책임을 지려하지 않습니다. '그것이 나와 무슨 상관이 있느냐?'고 반문할 뿐입니다.
얼마 전에 청소년 대상 성범죄자의 명단이 공개되었습니다. 그런데 공개를 반대했던 사람들 중에는 성범죄가 일방적인 의사에 의해서 이루어질 수 있느냐? 고 반문하면서 성인들에게만 책임을 묻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그래도 이 정도는 봐 줄수가 있습니다. 젊은 남녀가 깊은 관계에 빠져 원치 않은 임신을 했을 경우 뻔뻔한 남자들이 뭐라고 합니까? '그것이 나와 무슨 상관이 있느냐?'고 말합니다. '피차 즐기지 않았느냐?'고 말합니다. '네가 주의를 하지 않아 이렇게 되었으니 네가 알아서 하라'고 말합니다. 이것이 우리가운데 있는 죄의 본질입니다.
그들은 더 이상 유다에게 관심이 없습니다. 아니 관심을 가지면 자신들만 손햅니다. 그래서 한마디로 거절하고 맙니다. 책임을 지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오늘 우리들은 어떠합니까? 교회라는 공동체 안에 있으면서 책임있는 일을 감당하고자 하는 모습이 있습니까? 혹 나에게 뭔가 손해 될 것 같아서 한발짝 물러나 있지는 않습니까? 행여나 나에게 조금이라도 피해가 올까봐 구경꾼처럼 멀찌감치 떨어져 있는 것은 아닙니까? 사실 우리들에게는 공동체 의식이 너무나 부족합니다. 열심있는 몇몇 사람들만의 몫으로 돌아가 버릴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현대 교회가 개교회주의로 흘러가고 있다고 안타까워합니다. 그러나 교회만 개교회주의로 흘러가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들의 신앙도 지극히 자기 중심적일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공동체라는 말은 별로 어울리지 않는 단어가 되어 버린지 오래입니다. 초대교회로 돌아가자고 많은 교회들이 외치지만 정말 돌아가려는 노력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그렇게 하려면 내가 감당해야 할 몫이 많아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여러분! 우리가 다른 교회나 다른 공동체를 빗대어 적용할 것이 아니라 우리교회에 대한 적용을 해봅시다. 과연 우리들은 우리교회가 그리스도안에서 진정한 공동체로 세워지기를 원하고 있느냐? 하는 것입니다. 물론 모든 분들이 다 그렇게 되기를 원한다고 대답하실 것입니다. 그러나 원하는 것만큼 모든 일에 책임을 실감하고, 동참하면서 그것을 감당하려는 의지가 있는지를 물어보아야 할 것입니다. 저는 장애인 학교를 세우는 일에 여러분들의 동참을 다시한번 호소합니다. 기도로 동참하고, 물질로 동참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나 하나쯤이야 하는 생각은 결국 공동체를 위협하는 무서운 무기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대제사장들은 책임을 회피했습니다. 유다에게 더 이상 관심을 두지도 않았습니다. 예수를 죽이는 일에 공모자였던 그들이 유다를 배신했습니다. 그러나 배신의 뿌리는 원래 가룟유다 자신이었습니다. 배신을 당해보니 배신당하는 일이 얼마나 고통스러운 일인지 이제야 알았을 것입니다. 그래서 실의에 빠진 유다는 다음행동으로 옮깁니다. 5절에 "유다가 은을 성소에 던져 넣고 물러가서 스스로 목매어 죽은지라" 유다는 왜 은을 성소에 던져 넣은 것일까요? 이제 이 돈이 필요없다는 뜻이었을까요? 안 받겠다고 하니 여기에라도 던져 놓고 가겠다는 뜻이었을까요? 물론 여러 가지로 해석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가룟유다가 동전을 던졌던 행동은 절망한 사람의 행동이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는 자신의 목을 스스로 매어 죽고 말았습니다. 이것으로 우리는 가룟유다의 뉘우침이 회개가 아니었다는 것을 또한 알 수 있습니다. 절망적인 사람이 취할 수 있는 행동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자포자기 하는 것입니다. 자포자기 하는자에게서 나타나는 형태가 무엇입니까? 자기의 목숨을 끊어버리는 것입니다. 이것은 자신의 삶에 대한 후회를 동반합니다. '내가 이렇게 살아서 뭐하나, 차라리 죽어버리는 것이 낫지'하는 생각입니다. 반면에 어떤 사람은 절망적인 순간을 오히려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는 사람이 있습니다.
베드로와 가룟유다의 경우가 그렇습니다. 베드로도 괴로워했고 가룟유다도 괴로워했습니다. 그러나 베드로는 그 괴로움을 하나님께 가까이 나아가는 기회로 삼았습니다. 반면에 가룟유다는 하나님과 영원토록 멀어지는 길을 택하고 말았습니다. 그것이 무엇입니까? 스스로 목을 매어 죽는 일입니다. 우리가 베드로와 가룟유다처럼 다 죄를 지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어떤 경우라 할지라도 그 죄로 인해 하나님과 영원토록 멀어지는 길을 택해서는 안됩니다.
신앙생활을 하다 지칠수 도 있습니다. 힘들어 괴로울 때도 있습니다. 그럴 때 사람들이 무엇을 생각합니까? '좀 쉬어야겠다'는 것입니다. '한발짝 물러서야겠다'는 것입니다. 전쟁에서는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가 혹 있을는지 모릅니다. 그러나 신앙은 그렇지 않습니다. 2보 전진을 위해 1보 후퇴를 하다보면 2보 전진이 가능한 것이 아니라 4보 후퇴해버립니다. 더 이상 돌아설 수 없는 먼 곳으로 가버리게 됩니다. 그러므로 우리들은 항상 주님과 가까이 하려는 신앙의 태도를 굳게 지켜나가야 합니다.
대제사장들이 거부한 이유가 무엇입니까? 6절에서 8절을 보면 "대제사장들이 그 은을 거두며 이것은 피 값이라 성전고에 넣어 둠이 옳지 않다 하고 의논한 후 이것으로 토기장이의 밭을 사서 나그네의 묘지를 삼았으니 그러므로 오늘날까지 그 밭을 피 밭이라 일컫느니라"고 했습니다. 무슨 말입니까? 가룟유다가 던지고 간 돈은 한마디로 성전의 헌금으로 받기에는 합당치 않다는 말입니다. 왜냐하면 가룟유다가 예수의 피값으로 받은 돈이기 때문이라는 말입니다. 그러나 여기에서 우리는 그들의 외식하는 옳지 못한 모습을 분명히 볼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들이 불결해서 받지 못하겠다고 말한 그 돈은 자신들이 예수의 피 값으로 성전고에서 지불한 돈이었기 때문입니다. 겉으로는 율법을 지키는 듯 보였지만 실상은 율법을 어기는 자들이 바로 그들이었습니다. 누구보다 율법을 잘 알고 있다는 자들이 율법을 교묘하게 이용하고 있습니다.
여러분!
우리가 하나님의 말씀을 알아가면 알아갈수록 그 말씀 속에서 우리의 삶이 변화되어지고, 그 말씀으로 인해 내 가치관이 변화되고, 그 말씀 때문에 내 인생 전체가 변화되어지는 그런 은혜가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말씀을 알아가면 알아갈수록 우리는 그 말씀으로 남을 판단하고, 그 말씀으로 다른 사람의 신앙을 재보는 잣대로 사용하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또 더러는 교묘하게 자기에게 유익하게 재해석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 어떤 경우에도 하나님의 말씀이 내 편리에 따라 해석되어지거나 외식하는 수단으로 사용되어져서는 안됩니다.
그들은 의논했습니다. 그리고 이것으로 토기장이의 밭을 사서 나그네의 묘지를 삼고 그곳을 피 밭이라고 불렀습니다. 사실 은 삼십으로 땅을 산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입니다. 그런데 종종 토기장이들이 진흙을 모두 퍼내고 움푹 파진 땅이 있었는데 그 땅은 다른 용도로 사용하기가 어려운 땅이었습니다. 이미 진흙을 얻기 위해 땅을 마구 파헤쳐 놓은 곳이기 때문에 묘지로 사용하기에는 안성맞춤입니다. 더구나 유월절 예루살렘에 올라왔다가 죽은 사람들의 시체를 묻기에도 참 좋다고 생각하여 그들은 토기장이의 밭을 사서 나그네의 묘지를 삼았습니다.
그런데 성경은 이것이 하나님의 예언의 말씀이 성취되어진 것으로 설명합니다. 9절과 10절에 "이에 선지자 예레미야로 하신 말씀이 이루었나니 일렀으되 저희가 그 정가된 자 곧 이스라엘 자손 중에서 정가한 자의 가격 곧 은 삼십을 가지고 토기장이의 밭 값으로 주었으니 이는 주께서 내게 명하신 바와 같으니라 하였더라"고 했습니다. 다시 말씀드려서 마태는 이 모든 일이 하나님의 말씀이 성취되어진 사건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제 말씀을 정리하겠습니다. 오늘 우리는 가룟유다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그런데 가룟유다의 얘기가 베드로의 회개 다음에 나오는 사실을 주목해야될 필요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두 사람의 모습이 너무도 대조를 이루고 있기 때문입니다. 베드로와 가룟유다, 도대체 두 사람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한 사람은 수제자 한 사람은 그냥 제자, 물론 그런 차이가 있습니다. 한 사람은 예수님을 부인한 사람, 한 사람은 예수님을 팔아 넘긴 사람, 물론 그런 차이도 있습니다. 그러나 연결되어진 본문 속에서 대조를 이루고 있는 부분은 그것이 아닙니다. 그러면 무엇입니까?
베드로의 회개와 가룟유다의 후회입니다. 베드로는 닭이 울었을 때 주의 말씀이 생각이나 눈물을 흘리며 회개했습니다. 그러나 가룟유다는 대제사장에게 달려가서 자기가 받은 돈을 돌려줌으로 자신의 잘못을 무마시켜보려 했습니다. 오늘 우리들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입니까? 주의 말씀을 듣고 통곡하며 회개하는 심정입니다. 통회하는 자는 그 심령이 살아나고 주와 더불어 영원한 생명의 은혜를 누리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후회하는 것으로 그친 사람은 자신의 삶에 다가오는 절망감을 이겨내지 못해 스스로 무너지고 말 것입니다.
여러분은 어떻습니까? 영원한 생명의 은혜에 동참하시렵니까? 아니면 절망감에 사로잡혀 스스로 무너지고 마시겠습니까? 회개와 후회의 선택은 여러분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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