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오지 아니한 아들
2002-05-04 00:13:37 read : 1140 내용넓게보기. 프린트하기
누가복음 15:25-32
질병이 다 무섭습니다만 더 무서운 것은 증상이 밖으로 잘 드러나지 않는 질병입니다. 질병은 증상이 빨리 드러나고 분명하게 드러날수록 치료하기가 쉽습니다. 그런데 우리 신체 내부의 많은 병들은 좀처럼 그 증상이 밖으로 나타나지 않습니다. 예를 들면 암 같은 병은 암세포가 상당히 발전할 때까지 증상이 나타나지 않습니다. 그래서 멀쩡하던 사람이 몸이 조금 이상해서 병원에 가보니 큰 병원으로 가보라고 하고 큰 병원에 갔더니 이미 늦었다고 진단을 받는 경우들이 종종 있습니다. 이미 병은 진행되고 있었지만 증상이 밖으로 나타나지 않았던 것입니다. 질병은 증상이 잘 나타나지 아니할 때 발견하기도 어렵고 따라서 치료도 어려워집니다.
영적인 병도 마찬가지입니다. 지난주일 우리는 아버지의 집을 떠났던 둘째 아들에 대해 생각했습니다. 그는 분명히 영적으로 병든 자였습니다. 다행한 것은 그의 병은 증세가 밖으로 뚜렷이 나타났습니다. 그는 아버지와 함께 사는 것이 싫어서 자기 재산 미리 달라고 했고 그것 가지고 멀리 떠나 허랑방탕했습니다. 병든 모습이 그대로 다 나타났습니다. 이렇게 증상이 나타났기 때문에 그는 고침 또한 분명하게 받았습니다. 아버지에게 다시 돌아왔고 새사람이 되어 새 생명의 은총을 받았습니다.
문제는 그의 형님 되는 큰아들입니다. 그는 둘째 아들처럼 아버지에게 자기 재산을 미리 달라고 한 적도 없고, 아버지를 떠나 자기 마음대로 허랑방탕한 적도 물론 없습니다. 오랜 세월 아버지 밑에서 착실하게 살았습니다. 누가 보아도 아무런 이상도 문제도 없는 건강한 사람이었습니다. 하지만 그의 마음속을 들여다보면 사실은 이 큰아들 둘째 아들 못지 않은 병자입니다. 오히려 그 증상이 밖으로 전혀 드러나지 않고 있었기 때문에 문제는 더 심각합니다.
그는 우리 본문에 있는 그대로 집에 있었던 사람입니다. 아버지의 집을 떠난 적이 없는 사람입니다. 타락한 적이 없었고 교회를 떠난 적이 없었습니다. 큰 죄도 짓지 아니했고, 오랜 세월 신앙생활을 잘 해 온 사람입니다.
특별히 본문에 보니 동생이 돌아올 때 그는 밭에 있었다고 했습니다. 매일 착실하게 밭에 나가 일을 했던 것 같습니다. 집에 종이 많았으니 얼마든지 일 안 해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만 그는 열심히 밭에 나가 일을 했습니다.
오래 동안 신앙생활을 해 왔을 뿐 아니라 하나님을 위해 열심히 일 하는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그리스도인으로서 해야 할 일을 앞장서서 감당하고 있습니다. 하나님 잘 섬기고 신앙생활 잘하고, 모든 일에 있어 모범적인, 은혜 가운데 있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에 의해 칭찬도 들었고, 훌륭한 그리스도인으로 존경도 받습니다.
그러나 그의 실상, 그의 깊은 내부는 그것이 아니었습니다. 그의 병든 모습은 동생이 집에 돌아온 날 터져 나옵니다. 보십시오. 하루는 이 아들이 평소와 다름없이 밭에서 일을 하고 돌아오니 온 집안이 떠들썩합니다. 풍유와 춤추는 소리가 왁자지껄합니다. 집을 나갔던 동생이 돌아왔기에 아버지가 너무 기뻐 살진 송아지를 잡고 잔치를 베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는 집에 들어가지 아니하고 밖에서 한 종을 불러 무슨 일인가 물었습니다. 여기 벌써 문제가 있습니다. 생각해보십시오. 이런 경우 어떻게 해야 합니까? 그냥 집에 들어가 알아보면 됩니다. 집이 내 집인데 당연히 들어가서 알아보면 됩니다. 지극히 상식적인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그는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집 밖에 서서 종을 집밖으로 불러내어 물어봅니다. 참으로 이상합니다. 왜 이렇게 행동해야 합니까? 집주인은 아버지입니다. 집이 떠들썩하다면 당연히 아버지가 무슨 일을 벌렸습니다. 그렇다면 그가 집에 들어가지 않는 것은 벌써부터 그의 마음에 아버지에 대해 못마땅한 것이 있었음을 보여줍니다. 아버지에 대해 무엇인가 불만이 있었고, 아버지와의 사이에 눈에 보이지 않는 가로막힌 것이 있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곧바로 집으로 들어가지를 않고 종을 밖으로 불러내어 물어봅니다.
종이 대답합니다. "당신의 동생이 돌아왔으매 당신의 아버지가 그의 건강한 몸을 다시 맞아들이게 됨을 인하여 살진 송아지를 잡았나이다." 이 말을 들은 맏아들은 화를 내면서 집에 들어가기를 거절합니다. 아니 왜 그가 지금 화를 내야 합니까? 집에는 잃어버렸던 자기 동생, 하나밖에 없었던 자기의 동생이 돌아와 있습니다. 아버지는 기뻐 잔치를 베풀고 즐거워합니다. 그런데도 하나밖에 없는 형인 그는 화를 내며 잔치집에 들어가기를 거절했습니다.
큰아들은 원래부터 병든 자였습니다. 이미 그 마음은 아버지 곁을 멀리 떠나있었습니다. 지금까지는 그것이 속으로만 숨겨져 있었는데 동생이 돌아옴으로 그것이 밖으로 터져 나오는 것입니다.
그의 병든 모습은 그가 아버지와 나누는 대화에서 잘 나타납니다. 큰아들이 집에 들어오지 않는다는 사실이 아버지에게 전해지자 아버지가 직접 나와 아들에게 들어가기를 권합니다. 그러자 이 아들이 말합니다. "내가 여러 해 아버지를 섬겨 명을 어김이 없거늘 내게는 염소새끼라도 주어 나와 내 벗으로 즐기게 하신 일이 없더니 아버지의 살림을 창기와 함께 먹어버린 이 아들이 돌아오매 이를 위하여 살진 송아지를 잡으셨나이다"
여기 '내가 여러 해 아버지를 섬겼다'고 했습니다. 놀라운 것은 '섬겼다'의 헬라어인데 '둘류오'라는 말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 말은 '둘로스, 노예를 가리키는 명사에서 온 동사입니다. 여러 해 동안 자신은 아버지에게 노예처럼 일했다는 뜻입니다. 아버지 집에서 일하는 것을 마치 노예살이하는 것처럼 생각했습니다.
우리는 그가 얼마나 많은 일을 했는지는 모릅니다. 하지만 참으로 아버지를 잘 섬긴 아들이라면 이렇게 나올 수는 없습니다. 이건 순전히 자기의 의를 내세우기 위해 자기의 공로를 주장하기 위해 일을 한 것입니다. 그래서 억지로 참으면서 일했습니다. 여러분, 이게 무슨 아들입니까? 이 아들이야말로 더 무서운 탕자입니다. 그는 아버지와 아들의 은혜의 관계를 율법의 관계로 바꾸어놓았습니다. 그리고는 스스로 노예가 되어 억지로 노예살이 하는 마음으로 어렵게 살아갔습니다.
아들이 아버지를 섬김은 그분이 내 아버지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하나님을 섬기는 것은 하나님이 우리의 창조주시요, 우리의 구주이시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교회에서 봉사함은 그가 나를 구원해 주셨고 사랑해주셨기 때문입니다. 오직 감사와 감격으로 충성할 뿐입니다. 여러 해가 아니라 죽을 때까지 일해도 우리에게는 부족하고 송구스러운 마음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어떤 마음으로 주님의 일을 하고 있습니까? 큰 이 아들처럼 종살이하듯 억지로 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까?
그리고는 아버지의 명을 어긴 것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명을 어긴 것이 없다는 말, 어떤 느낌을 줍니까? 여러분의 자녀가 '나는 아버지의 명을 한번도 어긴 적이 없다'고 대든다면 여러분의 마음은 어떠하겠습니까? 형식적으로 순종한 것은 사실일 것입니다. 드러내놓고 거역하거나 반항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순종 뒤에 보이지 않는 저항이 깔려있습니다. 이건 부모를 공경하는 마음에서 순종한 것이 아닙니다. 사실상 이 아들은 자기 의를 위해 이를 악물고 억지로 아버지의 명에 순종해 왔습니다. 그러므로 이것은 피곤하기 짝이 없는 것입니다.
어떤 율법사가 예수님에게 "어떻게 해야 영생을 얻겠습니까?" 물어온 적이 있습니다. 예수님, "네가 율법을 아느냐?"되물었더니 이 젊은 율법사는 '나는 어릴 적부터 율법을 다 지켰다'고 대답했습니다. 이 대답에 문제가 있습니다. 인생이 하나님 앞에서 어떻게 율법을 다 지킬 수가 있습니까? 율법을 다 지킨 상태를 신학적 용어로 '의'라고 하는데 우리가 이 의를 스스로 이룰 수 없기 때문에 주님, 이 세상에 오셔서 십자가를 통해 우리 대신 '의'를 완성하셨습니다. 나는 '의'가 없지만 이제 믿음으로 그 '의'를 내 것으로 삼습니다. 이것이 복음이요, 기독교입니다. 그런데 이 율법사는 '내가 율법을 다 지켰다'고 했습니다. 스스로 길을 막아버린 것입니다. 율법을 다 지킨 사람, 그는 의인인데 복음이 무슨 필요가 있으며 어째서 또 영생을 물어야 하겠습니까?
'나는 아버지의 명을 다 지켰나이다.' 얼마나 교만한 마음입니까? 이건 구제불능입니다. 보십시오. 주일날 교회 나올 때마다 '하나님, 저는 죄인입니다. 나 같은 죄인이 없습니다.' 이 사람 소망이 있습니다. 그 마음에는 은혜가 자리할 공간이 있습니다. 그러나 어떤 사람들 '내가 무슨 죄를 지었나요? 다들 울고불고하는데 죄가 많은가봐요. 나야 뭐 깨끗한 사람이죠' 이런 마음이 문제입니다. 불쌍한 사람입니다. 그에게는 회개도 필요 없고 은혜도 필요가 없습니다. 그 심령 속에는 은혜가 들어갈 자리가 없습니다. 스스로 소외당하고 결국은 은혜의 잔치 밖에서 외로워할 수밖에 없습니다.
여기 큰아들은 우선적으로 주님 당시 바리새인과 서기관들을 가리킵니다. 누가복음 15장의 탕자비유 자체가 예수님께서 세리와 죄인을 영접하고 음식을 함께 먹을 때 그것을 원망하며 비난하는 서기관들과 바리새인들을 향해 하신 말씀입니다. 그들은 형식적으로 하나님의 계명을 지켰습니다. 그러나 실제적으로는 하나님의 마음을 슬프게 만들고 있었습니다. 형식적인 행위로는 그럴듯했지만 내면적인 생활에서는 온갖 죄악과 불의가 가득 차 있었습니다.
문제는 우리들입니다. '나는 아버지의 명을 어긴 적이 없습니다' 이런 어리석은 태도가 나의 태도가 되어서는 안됩니다. 나의 모습을 바로 알고 나의 부족을 늘 겸손하게 회개하면서 주님의 도우심을 바라야합니다. 얼마나 부족한 자신의 모습입니까? 나의 부족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그러면서 이 아들은 아버지는 염소새끼 한 마리 나를 위해 나와 벗으로 즐기게 잡은 적이 없다고 불평합니다. 이 아들이 지금까지 어떤 생각을 하고 살아왔는지 잘 보여줍니다. '나는 의롭고 수고도 많이 했는데 받은 것이 없다'는 무서운 불만입니다. '염소새끼 한 마리 나를 위해 잡은 적이 없다'고 했습니다. 아무것도 전혀 받은 것이 없다는 소리입니다. 그런데 탕자는 아버지 재산을 창기와 함께 다 털어먹었는데 살진 송아지를 잡아주었다는 항의입니다. 얼마나 서글픈 불평인지 모릅니다. 지금까지 아버지의 모든 사랑과 은혜를 하나도 깨닫지 못하고 살아온 참으로 어리석은 인생의 모습입니다.
은혜의 눈으로 보면, 내게 있는 모든 것, 받지 아니한 것이 없습니다. 은혜를 잃어버린 자는 나만이 소외된 것 같고, 나만이 버림받은 것 같습니다. 은혜 안에 들어가면 나만이 축복 받았고, 나만이 감당할 수 없는 하나님의 사랑을 입었음을 깨닫게 됩니다. 성경은 말씀합니다. "자기 아들을 아끼지 아니하시고 우리 모든 사람을 위하여 내어주신 이가 어찌 그 아들과 함께 모든 것을 은사로 주지 아니하시겠느뇨" 모든 것을 은사로 이미 주셨다는 말씀입니다. 이대로가 하나님의 은혜, 이대로가 다 주신 것입니다. 큰아들, 그렇습니다. 생각해보면 아버지 것이 다 자기 것입니다. 아버지도 말했습니다. "항상 나와 함께 있었으니 내 것이 다 네 것이로되" 아버지 것이 다 내 것입니다. 그런데 아무것도 안 주다니 그게 무슨 말입니까?
여러분, 어린이들의 놀이기구 중 시소를 아실 것입니다. 어릴 때 다 타보았던 기억이 있을 것입니다. 이 시소에 간단한 원리가 있습니다. 내가 내려가면 상대방은 올라갑니다. 내가 올라가면 상대방은 내려갑니다. 내가 올라가면서 상대방도 올라갈 수는 없습니다. 생각해보면 이 시소의 원리를 하나님과의 관계에도 그래도 적용됩니다. 내가 올라가면 하나님 내려갑니다. 내가 내려가면 하나님은 은혜는 더욱 풍성해집니다. 그런데 이 아들 보십시오. 나는 아버지를 위해 노예처럼 일했습니다. 아버지의 명을 어긴 적도 없습니다. 이렇게 자신을 크게 보고 있습니다. 은혜가 보일 리 없습니다. 이렇게 자신이 커져 있는데 하나님의 은혜가 무엇이 보이겠습니까? 염소새끼 한 마리도 주신 적이 없다고 했습니다. 여러분은 어떻습니까? 받은 것이 없다고 생각된다면 내가 너무 커졌기 때문임을 아셔야 합니다. 내가 내려가야 합니다.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요, 복이었음이 너무도 확실합니다.
즐거움 또한 그렇습니다. 염소새끼라도 주어 나와 내 벗으로 즐기게 한 일이 없다고 했는데 어째서 마시고 노는 것만 즐거움으로 생각합니까? 아들이 아버지 집에 사는 그 자체가 즐거움이어야 하고, 일하는 자체가 기쁨이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우리가 하나님의 자녀로 하나님의 집에서 일하는 즐거움, 이 즐거움은 누구도 빼앗아갈 수 없는 영원한 즐거움입니다.
이스라엘의 규례와 법도를 따르면, 아들이 둘일 경우 형은 유산의 2/3를 갖고 동생이 1/3을 갖게 됩니다. 이제 동생은 미리 그 1/3을 받아서 다 써버리고 돌아왔습니다. 그렇다면 지금 현재 아버지 재산은 아버지가 살아계시는 동안만 아버지 것이지 돌아가시기만 하면 다 내 것입니다. 그런데 동생이 돌아왔으니 오늘 잔치비용부터 시작해서 앞으로 동생이 쓰는 돈은 전부 내 돈을 쓰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계산이 나옵니다. 머리가 이렇게 돌아가니 동생 돌아온 것이 좋을 리가 없습니다. 그래서 아버지께 동생을 가리켜 '창기와 함께 살림을 먹어버린 이 아들'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창기와 함께 살림을 먹어버렸다는 비난도 그렇지만 더 엄청난 것은 동생이라고 부르기를 거절한 것입니다. '이 아들'이라고 했습니다. 아버지의 아들이지 내 동생은 아니라는 뜻입니다. 아버지는 '네 동생이 죽었다 다시 살지 않았느냐'하시며 '네 동생'임을 일깨워주고 있습니다. 그러나 큰아들은 동생이라 부르기를 거절했습니다. 아버지의 마음이 얼마나 아팠겠습니까?
지금 바리세인과 서기관들이 비방하는 죄인들, 그들은 당시 창기와 세리들입니다. 가장 불쌍하고 버림받은 자들이었습니다. 바리세인들은 예수님께서 저들과 가까이 하는 것이 그렇게도 싫었습니다. 왜 더러운 자들을 사랑하느냐고 기분 나빠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사랑은 죄인을 품에 안는 사랑입니다. 죄인을 찾아 죄인과 함께 기뻐하십니다. 예수님의 말씀은 이 사랑을 마음을 함께 나누자는 뜻입니다. 저들이 바로 네 동생이라고 했습니다. 동생으로 받아 이 사랑을 마음을 나눔으로 나와 함께 기뻐하자는 뜻입니다. "우리가 즐거워하는 것이 마땅하다." '우리가' 라고 했습니다. 아버지와 형님이 아버지와 형으로 함께 즐거워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저들은 아버지의 마음을 끝까지 거절합니다. 이것은 결국 스스로 은혜의 세계를 거절하는 것입니다. 보십시오. 그는 잔치집이 자기 집인데 자신은 집 밖에서 떨고 있습니다. 홀로 불쌍한 자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는 다른 사람이 잘 되는 것을 기뻐해야 합니다. 특별히, 부족하고 허물 많은 사람들, 버림받은 사람들이 하나님의 은혜를 받는 것을 기뻐해야 합니다. 그들도 하나님 보실 때는 하나님의 자녀입니다. 하나님의 자녀라면 내 형제입니다. 형제로 사랑하고 형제로 받아야 합니다. 바로 여기에 아버지의 마음이 있습니다. 이 마음을 함께 할 때 참된 기쁨이 있고 진정한 은총의 세계가 있습니다.
헨리 나우웬이라는 유명한 신학자가 있습니다. 네델란드 출신 성직자로서 하바드 대학 신학부 교수로 있었습니다. 세계적인 석학으로 인정받는 분이었습니다. 이 분이 우연한 기회에 유명한 화가 렘브란트가 그린 '탕자의 귀향'이란 제목의 한 그림을 보게 됩니다. 바로 우리 본문 누가복음 15장에 나타나는 이 비유를 그린 그림이었습니다. 돌아온 둘째 아들이 아버지 발 앞에 무릎을 꿇고 있고 아버지는 두 손을 아들의 어깨에 얹고 따뜻하게 포옹하고 있는 그림입니다. 나우웬은 그 그림 앞에서 큰 충격을 받습니다. 그림의 신비스러운 빛에 완전히 사로잡혀버립니다. 그는 러시아, 페테스부르그의 에미르타즈 박물관에 그 그림의 원본이 있음을 알고 거기까지 찾아갑니다. 그리고는 몇 일 동안 그 그림을 지켜봅니다. 그가 그 그림을 통해 여러 가지 진리를 깨닫고 또 많은 은혜를 받습니다만 가장 그에게 강한 인상을 준 것은 탕자의 껴 앉고 있는 아버지의 손이었습니다. 따뜻하고 부드러우면서도 강하고 힘이 있는 아버지의 손, 그 손길을 보면서 나우웬은 하나님의 마음을 깨닫습니다. 아버지의 사랑과 용서와 자비의 손길을 함께 나누어야 한다는 진리였습니다. 그는 그 길로 하바드 대학 교수직을 버리고 장애인 공동체에 들어가 장애인을 위해 한 평생을 봉사합니다. 그는 장애인을 섬기는 그 삶 속에서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을 체험했다고 간증했습니다.
아버지의 사랑의 마음을 깨달아야 합니다. 죄인을 용서하시며 기뻐하시는 사랑, 가난하고 버림받고 어려움에 처한 자들을 품에 안고 기뻐하시는 마음입니다. 그 기쁨, 그 사랑을 함께 나누어야 합니다.
생각해보면 큰아들, 그는 하나님과의 관계도 잃었고 형제 관계도 잃었습니다. 결국 잔치집 밖에서 홀로 서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큰아들의 모습이 내 모습은 아닌지 생각해야 합니다. 잔치집으로 들어가십시다. 먼저 아버지와 나 사이의 은혜의 관계를 회복하십시다. 그 은혜에 감격해서, 비록 부족한 형제일지라도 용서하고 사랑할 수 있는 아버지의 마음을 가지십시다. 우리 모두가 함께 기쁨과 은혜의 잔치에 참여합시다. 그래서 아버지의 마음, 아버지의 기쁨이 여러분의 심령에 충만하게 되기를 바랍니다.
기도: 하나님, 지금 집안에는 기쁨과 은혜의 잔치가 베풀어지고 있는데, 저희들 은혜의 세계 밖에 떨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습니까? 아버지와의 사이에 은혜의 관계를 새롭게 회복하게 하시고, 그 은총 안에서 아버지의 마음으로 이웃을 볼 수 있게 하여 주시옵소서. 그리하여 잔치집으로 들어가 아버지의 마음으로 아버지와 함께 그 풍성한 은총을 누리는 저희들 다 되게 하여 주시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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