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만한 그릇
2002-05-03 23:33:06 read : 1967 내용넓게보기. 프린트하기
잠언 25:2-5
사람들은 흔히 인간을 그릇으로 비유합니다. 작은 인물은 작은 그릇이요 큰 인물은 큰그릇이라고 합니다. 일찍이 노자는 대기만성(大器晩成)이라고 했습니다. 큰그릇은 오랜 시간과 많은 노력을 거쳐서 완성된다는 뜻입니다. 큰 인물은 쉽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각고 끝에 만들어집니다. 사람은 많은데 쓸만한 사람이 많지 않고, 믿고 맡길만한 사람이 흔치 않습니다.
"큰집에는 금과 은의 그릇이 있을 뿐 아니요 나무와 질그릇도 있어 귀히 쓰는 것도 있고 천히 쓰는 것도 있나니"(딤후2:20)라고 하였습니다. 귀하게 쓰이는 사람이 있고 추하게 쓰이는 사람도 있습니다. 오래도록 보존되기를 바라는 인물이 있고, 없어져 버렸으면 싶은 인간도 있습니다. 그릇은 때와 장소에 따라서 그 쓰임새가 달라지기도 합니다. 여기서는 걸리적 거리기만 하던 사람인데 저기서는 아주 소중하게 쓰입니다.
쓸만한 그릇은 어떻게 만들어질까요? 그리고 어떻게 쓰여져야 할까요?
첫째, 본 바탕이 좋아야 합니다.
김장철이 돌아왔는데 김치가 맛이 있으려면 우선 김장재료인 배추가 좋아야 합니다. 아무리 좋은 요리 솜씨가 있어도 배추 자체가 나쁘면 좋은 김치가 안됩니다. 은그릇을 만들려면 은에서 찌끼를 제해야 합니다. 은 이외에 다른 찌끼가 섞여 있으면 쓸만한 은그릇이 나오지 못합니다. 찌끼란 쓸모 없는 물질입니다. 금속에는 언제나 찌끼가 나옵니다. 쓸만한 은그릇을 만들려면 먼저 제련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제련하면서 찌끼를 걸러내고 순수한 원료를 만들어야 합니다. 하나님은 사단에게 물었습니다. "네가 내 종 욥을 유의하여 보았느냐 그와같이 순전하고 정직하여 하나님을 경외하며 악에서 떠난 자가 세상에 없느니라"(욥1:8) 그는 찌끼가 빠져서 순수했습니다. 바탕이 좋은 사람입니다.
인도의 간디가 크게 영향을 받았다는 미국의 사상가요 문필가인 헬리 도로우라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는 미국 정부가 멕시코와 전쟁을 할 때 세금을 내지 않았습니다. 미국이 멕시코를 침략해서는 안된다는 신념의 표시였습니다. 그는 납세를 거부하였고, 이로 인해 미국 정부는 그를 투옥시켰지요. 그러나 다음날 석방되었습니다. 친구가 세금을 대신 내주었기 때문입니다. 그는 하룻밤을 감옥에서 지내면서 "시민의 반항"이라는 글을 썼습니다. 그 글 가운데 이렇게 말합니다.
"다수의 사람은 육체로서 국가에 봉사한다.
소수의 사람은 두뇌로서 국가에 봉사한다.
극소수의 사람은 양심으로써 국가에 봉사한다"
진정한 애국자, 하나님을 위한 순교자, 사회 개혁자는 양심으로 국가에 봉사하는 사람입니다. 하나님이 쓰시는 사람은 양심적인 믿음을 가진 자들입니다. 진실하고 정직한 사람입니다. 마음이 삐뚤어진 사람은 쓸만한 그릇이 못됩니다.
본 바탕이 좋은 사람은 내가 조금만 도와주면 저 사람에게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하면 기꺼이 도움을 줍니다. 본 바탕이 좋은 사람은 넓은 마음으로 사람들을 포용하고 언제나 가능성을 가지고 다른 사람이 가지고 있는 잠재력이 싹을 티우고 자라도록 도와 줍니다.
바나바는 초대교회에서 귀하게 쓰인 일꾼입니다. 성경은 그 사람을 이렇게 소개합니다. "바나바는 착한 사람이요 성령과 믿음이 충만한 자라 이에 큰 무리가 주께 더하더라"(행11:24) 그 사람 때문에 교회가 부흥했습니다. 교회에 유익을 주는 그릇은 본 바탕이 하나님의 심성을 가진 사람들입니다.
"은에서 찌끼를 제하라 그리하면 장색의 쓸만한 그릇이 나올 것이요"(4절) 찌끼를 제거함으로 쓸만한 그릇을 만드는 원료가 되시기 바랍니다.
둘째, 통찰력이 있어야 합니다.
통찰력이란 부분만 보는 것이 아니라 전체를 보고, 겉만 보는 것이 아니라 내부까지 통째로 살펴보는 것을 말합니다(Power of insight). 현재만 보는 것이 아니라 미래까지 내다봅니다.
내가 주례해서 결혼하여 잘 사는 부부가 있습니다. 겉으로 보면 남자가 프로포즈를 해도 여자가 응하지 않을 것 같은 남녀였습니다. 그러나 여자 편에서 프로포즈를 했답니다. 여자에게 물어보니 외모보다는 내면이 충실하고 현재는 빈약해 보이나 미래가 좋을 것 같은 남자라는 것입니다. 그 여집사를 볼 때마다 "통찰력 있는 여성"으로 생각합니다.
3절을 보세요 "하늘의 높음과 땅의 깊음같이 왕의 마음은 헤아릴 수 없느니라" 왕의 높고 깊은 통찰력은 헤아리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왕으로 쓰임 받으려면 일반인과 똑같아서는 안되겠지요. 지략이 풍부하고 측량할 수 없는 깊은 통찰력이 있어야 합니다. 명철하여 이해력과 신중함 그리고 분별력을 지녀야 합니다.
사람을 볼 때도 아참꾼인지 충성된 사람인지를 볼 줄 알아야 합니다. 호롱불 주위에는 하루살이 날벌레들이 몰려들듯이 권력 주변에는 아첨하는 모리배들이 들끓기 마련입니다. 그들은 왕을 위하는 척하면서 사리 사욕을 채우기에 바쁩니다. 임금은 아첨하는 사람의 내면도 꿰뚫어 볼 수 있어야 합니다. 멀리도 보고 가까이도 보는 눈이 있습니다.
동물의 왕국에서 왕을 뽑기로 했습니다. 눈치도 빠르고 춤도 잘 추는 여우가 단연 인기를 얻어 왕으로 뽑혀서 취임식을 가졌습니다. 원숭이가 왕으로 즉위한 여우에게 축하의 말을 전하고 파티를 마련했으니 가자고 초청했습니다. 산모퉁이를 지나자 건너편에 커다란 고기 덩어리가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여우는 너무나 기뻐하면서 달려가서 고기를 덥석 물었습니다. 그 순간 여우는 덧에 걸리고 말았습니다. 움직일수록 점점 옥죄어 오는 것이었습니다. 여우는 원숭이에게 좀 풀어달라고 애원했지만 원숭이는 점잖게 말했습니다. 동물 왕국의 왕이 되었으면 고기 덩어리만 볼 것이 아니라 그 뒤에 있는 덫도 볼 줄 알아야 하는거 아냐? 하고 자리를 피했습니다.
우리교회 어떤 여집사님이 아들의 사업자금을 마련하여 주었습니다. 낚시터를 임대해서 사업이 잘되어가고 있었는데 알고 보니 이중 계약으로 2억이나 주고 시작한 사업이 잘못되어 투자한 돈을 떼일 판이 되었답니다. 집사님은 유력한 인사에게 전화를 거는 척 하고는 이런 말을 했답니다. 내가 허술하게 하고 다니니까 사람들이 나를 우습게 본다. 내가 이런 사기에 걸려들었는데 니가 좀 도와다오. 학교 친구처럼 이야기했습니다. 집사님은 한 푼 손해 안보고 손해 배상금까지 받아 냈다고 합니다.
우리는 주변에서 심리적인 통찰력이 뛰어난 사람을 만나 볼수 있습니다. 그들을 누가 심리학자라고 불러주지 않으나 생활 속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들을 통해서 배운 독학 심리학자들입니다. 사람을 보고 어떤 사람인지 식별을 하고, 때에 따라 옷을 입는 방법, 얼굴 표정을 어떻게 해야할지, 목소리를 높여야 할건지 낮춰야 할건지 결정합니다.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맺으며 농담할 때와 입을 닫아야 할 때를 압니다. 좋지 않은 소식을 어떻게 전해야 할지, 기분은 상하게 하지 않으면서도 어떻게 나무라야 할지를 압니다. 한 일을 보고 열 일을 알아 쓰임 받는 통찰력 있는 성도들 되시기 바랍니다.
셋째, 참되어야 합니다.
참되다는 것은 바르고 옳은 것입니다. 진심이요, 진실입니다. 정확하고 틀림이 없는 것입니다. 믿을만하고 어떤 것에 합당한 것이 참된 것입니다. 그는 선함을 소중히 여기고 그것을 지향하려고 하는 마음을 늘 가지고 있습니다.
5절을 보세요 "왕 앞에서 악한 자를 제하라 그리하면 그 위가 의로 말미암아 견고히 서리라"고 했습니다. 쓸만한 사람은 어떤 사람들의 비위에는 맞지 않아도 의를 세우려는 마음이 있습니다. 그들과 거스리면서까지 옳은 일을 세워나갑니다. 중심이 있습니다. 그런 사람이 쓸만한 그릇입니다.
아버지와 아들이 소를 끌고 시장에 가고 있었습니다. 그 모습을 보고 사람들이 타고 가지 바보같이 그냥 걸어간다고 하니까 아버지가 아들을 소등에 태웠습니다. 조금 가다보니 동네 노인들이 보고 늙은 애비를 걸어가게 한다고 야단입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아들을 걷게 하고 아버지가 소등에 탔습니다. 또 조금을 가니 우물가에 아낙들이 또 손가락질을 합니다. 어린 자식은 걸리고 애비만 편히 간다고 수군거리는 것입니다. 아버지는 아들을 소등에 태워 둘이 같이 타고 갔습니다. 들에서 일하던 농부가 이 모습을 보고 아무리 짐승이지만 무겁게 둘이나 타고 간다고 합니다. 그래서 아버지는 소에서 내려 아들과 소를 메고 외나무다리를 건너다 떨어져 모두 물에 빠졌답니다. 그렇게 주관이 없고 주체성이 없으면 무엇에 쓰겠습니까?
쓸모 없는 사람은 다른 사람이 뛰어나면 뛰어날수록, 가치가 있으면 있을수록 그 사람을 공격하고 모욕을 주고 중상 모략합니다. 반대하고 파괴하는 것이 그의 능력입니다. 쓸모 없는 사람은 성공하고 행복한 사람을 보면 자기가 기분이 나쁩니다. 그런 사람은 언제나 투쟁과 파괴를 좋아합니다. 그는 파국의 자리에서 불의한 사람과 의견을 같이 합니다. 그들은 긍정적인 판단이나 건설적인 제안을 할 수 없습니다. 이런 사람은 소란이 일어나고 전쟁이 벌어졌을 때 제 세상을 만난 듯이 기뻐 날 뜁니다.
종말로 형제들아 무엇에든지 참되며, 무엇에든지 경건하며, 무엇에든지 옳으며 무엇에든지 정결하며 무엇에든지 사랑할만하며, 무엇에든지 칭찬할만하며 무슨 덕이 있든지 무슨 기림에 있든지 이것들을 생각하라(빌4:8). 참됨은 하나님의 성품입니다. 오직 하나님은 참 되시다 할찌어다(롬3:4) 하였습니다. 쓸만한 그릇은 고귀하고 옳고 정결하고 사랑할 만한 덕목을 지녀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참되다고 하는 것은 강한 긍정을 나타냅니다. 긍정적인 사람이라야 쓰임을 받습니다. 부정적인 사람은 매사에 거부감을 가지고 있어서 쓰임 받지 못합니다.
새도 참새가 있고 나무도 참나무가 있어요. 기름도 참기름이 있고 과부도 참 과부가 있습니다. 사도 바울은 참과부인 과부를 경대(敬待) 하라(딤전5:8) 하였습니다. 디모데를 믿음 안에서 참아들이라고 하였습니다(딛1:4). 사람도 참 이스라엘 사람이 있습니다. 예수님은 나다나엘을 보고 "보라 참 이스라엘 사람이라 그 속에 간사한 것이 없도다"(요1:47)라고 칭찬하셨습니다. 말도 거짓말이 있고, 참 말이 있어요. 하나님은 참되십니다. 우리도 참되어야 합니다.
변하지 않으면서 자신을 유지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계속공부하지 않고 자신의 지식을 더해 갈 수 있는 사람도 없습니다. 창조하지 않고 하던 일을 끝까지 계속할 사람도 없습니다. 무엇인가를 단번에 배우거나 단번에 된 사람도 없습니다. 창조적으로 배우는 사람이 쓰임을 받습니다.
시대가 요구하고 하나님이 필요로 하는 사람은 깊이 파고드는 것입니다. 정확성 세심함을 요구합니다. 체계성이 있고 질서에 대한 의식이 있는 사람을 요구합니다. 거기에다가 독창성이나 창의력을 겸비했다면 이보다 더 좋은 것은 없습니다. 나는 쓸만한 그릇인가? 생각해 보십시다. 본질 본바탕을 개선해야 합니다. 통찰력이 필요합니다. 참 되야 합니다. 우리 모두 쓸만한 그릇이 되십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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