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양평에 있는 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 본관. 아신대는 내년 신입생들의 등록금을 전액 면제해주는 방식으로 고통 분담에 나서기로 했다.
[앵커]
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가 2021년에 입학하는 신입생들의 등록금 전액을 면제해 주기로 했습니다. 아신대는 고통을 분담하는 차원에서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습니다.
복음을 온 세계에 전파하는 일에 집중해온 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가 이번에는 수험생들을 위한 통 큰 결단을 내렸습니다.
아신대는 최근 2021년에 입학하는 신입생들에게 1년 동안 등록금 부담 없이 공부할 수 있도록 전액 장학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아신대 정흥호 총장은 최근 학교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통해 수험생들의 고통을 분담한다는 차원에서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습니다.
정흥호 총장 / 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
"선교에 비전을 가지고 세워진 학교고 또 그렇게 진행되고 나가니까 그런 선교 자원을 생각해서라도 그런 과감한 교육적 투자가 필요하다고 결정을 했죠."
아신대는 학생들이 국가 장학금을 신청하고 받은 금액을 제외한 나머지를 학교 장학금으로 지급하는 방식으로 등록금을 면제해줄 계획입니다. 국가 장학금은 소득 수준에 따라 각 학생들에게 차등 지급합니다. 예를 들어 어떤 학생이 50만원의 국가 장학금을 받았다면 50만원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을 학교 장학금으로 지원하는 방식입니다.
신학대학이 등록금 일부를 장학금 형식으로 돌려준 예는 있지만, 아신대처럼 등록금 전액을 면제해주는 방식은 처음입니다.
정흥호 총장 / 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
"우리가 사람 보지 아니하고 또 사람 의지하지 아니하고 하나님의 학교이기 때문에 하나님께서 어떠한 방식으로든 우리에게 길을 열어주실 것이라는 그런 믿음과 확신이 있어서 큰 결정을 하게 됐죠."
아신대는 앞으로도 등록금 면제 외에도 학생들의 고통을 분담하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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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석 명예교수] “100년 뒤 교회 존속, 기독정신 회복에 달렸다”
‘기독교, 아직 희망이 있는가?’ 펴낸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는 지난 22일 서울 서대문구의 한 호텔에서 인터뷰를 갖고 “도산 안창호와 고당 조만식 선생은 국가와 민족을 향한 책임감을 느낀 진정한 신앙인”이라며 “오늘날 기독교인도 민족의 장래와 통일을 걱정할 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민석 선임기자
100여년 전 기독교는 교육과 의료 봉사로 민족의 미래를 밝히고 3·1운동에 앞장서 민족의 상처를 싸맸다. 도산 안창호와 고당 조만식 선생, 윤동주 시인 등 신앙인 가운데 민족의 선각자가 배출됐다. 지금은 어떤가.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하는 기독교인보다, 그렇지 않은 이들의 비행이 더 두드러지는 상황이다.
1920년 평안남도 대동군에서 태어나 일제강점기, 6·25전쟁, 경제성장과 민주화운동 등 역사의 현장을 몸소 겪은 김형석(100) 연세대 명예교수가 최근 ‘기독교, 아직 희망이 있는가?’(두란노)를 펴냈다. 2006년 발간한 ‘희망의 약속’을 개정·증보했다. 서울 서대문구의 한 호텔에서 지난 22일 만난 김 교수는 “100년 전에는 기독교가 국가의 희망과 미래를 위해 존재했다. 그러나 지금은 교회가 사회공동체로서의 기본마저도 유지하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탄식했다. “귀가 어두워졌다. 큰 소리로 말해달라”고 했지만, 외모와 거동 등은 70대로 보일 정도로 정정했다.
-책을 펴낸 계기가 있을까요.
“100여년 전 3·1운동 당시엔 기독교인이 사회에서 지도자 역할을 했다. 지금은 기독교의 수준이 지도자 위치에서 떨어지고 중위권으로 내려온 것 같다. 대학 교육을 받은 국민의 수가 늘고 인문·사회과학 수준이 높아지면서 이런 현상이 더 가속화됐다. 나만 이런 생각을 하는 건 아니다. 사회학자 한완상은 ‘영락교회가 사회 지도력을 잃고 있다’는 말을 했다. 그간 사회에 모범을 보인 영락교회가 그렇다면 대부분 교회는 어떻겠는가. 1세기가 지나면 서구사회처럼 교회가 문 닫고, 기독교 정신이 살아남느냐 사라지느냐가 문제가 될 것이다. 지금부터 교회가 기독교 정신을 유지하는 데 힘쓰지 못하면, 100년 후 교회에 희망이 없겠다는 염려가 들었다.”
-책 곳곳에서 교회를 향한 교수님의 염려가 묻어납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과 일부 목회자의 정치적 발언 등 최근 한국교회에 여러 문제가 불거졌는데요.
“교회의 사회적 영역은 전 세계다. 나, 우리 같은 작은 공동체에서 큰 공동체로 확대돼 인류 전체를 포용하는 게 기독교다. 구한말 미국 선교사들은 교회보다 연세대나 이화여대 같은 교육기관을 세워 인간애를 베풀었다. 교회는 사회를 위해 있는 것이다. 이게 기독교 정신이다. 하지만 교회가 교회주의에 빠지면 모든 사회가 교회를 위해 돌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성경에서 예수님은 교회 이야기를 한마디도 안 했지만, 하나님 나라에 관한 이야기는 자주 했다. 교회는 역사와 사회를 하나님 나라처럼 바꾸기 위해 있는 것이다. 교회를 지키기 위해 존재하는 게 아니다. 이 부분에 관해 걱정하는 건 교회가 역사와 사회 속에서 존재 이유를 평가받기 때문이다. 교회가 기독 정신을 살려 하나님 나라를 건설한다면 100년 뒤에도 남는다. 하지만 목회자 등 교회를 주관하는 이들이 교회만 잘 키우면 기독교는 그걸로 끝난다.”
-100년 후에도 희망이 되는 기독교를 위해선 ‘교회주의’ ‘교권주의’ ‘진리가 아닌 교리주의’를 멀리하라고 하셨습니다.
“종교는 본래부터 권위를 바탕으로 형성되지만, 권위주의에 빠져선 안 된다. 기독교에서는 사랑이 권위다. 하나님이 우리를 사랑하듯, 우리가 이웃을 사랑하는 게 기독교적 권위다. 예수님은 계명과 율법을 버리라고 했다. 지금은 교회가 교리를 붙잡는다. 교리로 얼마나 많은 사람이 불행해졌는지 모른다. 내가 중학생 때 교회에선 ‘주일에 공부하면 죄’라고 해서 일요일 자정을 넘긴 뒤 공부했다. 얼마나 큰 잘못이냐. 교리를 진리로 바꿔야 한다. 교회가 ‘교회주의’와 ‘교권주의’에 빠지면 하나님 나라를 이룰 수 없다.”
-신앙적 양심을 가진 인물로 도산 안창호와 고당 조만식 선생을 들었습니다.
“두 분이 존경스러운 점은 마음의 그릇이 컸다는 것이다. 당시 적잖은 목사들이 복 받는 설교를 주로 했는데, 도산과 고당 선생은 항상 민족과 국가를 걱정했다. 국가와 민족을 향한 책임감을 느낀 진정한 신앙인이었다. 교회주의를 멀리하고 하나님 나라를 목적 삼은 분들이다. 오늘날 기독교인도 이처럼 민족의 장래와 통일을 걱정할 줄 알아야 한다. 나는 북쪽에 살다 1947년 탈북했다. 탈북자 인권을 가벼이 여기는 이들은 통일을 말할 자격이 없다. 우리의 이웃인 북한 동포의 인권에 대해 사명감을 느끼지 못하는 기독교인보다 여기에 책임감을 느끼는 비기독교인이 더 낫다. 교회 간다고 다 기독교인이 아니다. 정직하게 이웃을 위하는 게 하나님 뜻대로 사는 것이다.”
-“공부하는 교회가 박수하는 교회보다 희망적이며 진리를 가르치는 교회가 교리를 강조하는 교회보다 기독교적임을 인정해야 한다”는 말도 인상 깊습니다.
“한때 신학 공부를 하며 든 생각은 ‘신학이 참 좋지만, 마음의 그릇이 커지긴 힘들겠다’는 것이었다. 인문학을 공부할 때는 그렇지 않았다. 여러 지식이 있어도 독보적으로 빛나는 게 진리다. 주변 지식은 아무것도 없이 말씀만 있다면 진리가 못 된다. 기독교인이 종교문제 포함해 인문학 공부를 많이 하고, 학교 공부보다 독서를 많이 했으면 한다. 무엇보다 ‘무엇을 위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란 질문을 품어야 한다. 스스로 이 질문에 답하지 못하면 신앙도 가질 수 없다. 내 속에 진리가 없고 교리만 남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시대를 맞아 한국교회가 사회에 어떻게 이바지해야 할까요.
“사회에 교회가 이바지한다는 생각보다는, 기독교인이 모범을 보이자는 자세가 필요하다. 사회에 문제가 있을 때마다 신앙인을 본받자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도록 모범을 보이자.”
-낙태와 동성애 등 생명 관련 최근 쟁점에서 기독교는 대체로 보수적이란 평가를 받습니다.
“인간은 선과 악의 중간에 산다. 될 수 있는 대로 인격의 존엄성과 가치를 위해 선한 방향으로 가는 것, 이것이 기독교가 지향하는 방향이다. 창조와 재림, 구원을 이야기하는 기독교는 역사적 종교이자 역사의 목표를 찾아가는 종교다. 사람의 인격과 행복, 존엄성을 위해 어느 방향이 좋을지를 찾아가는 것이지, 한 사안을 두고 좋다, 나쁘다를 결정짓는 건 아니다.”
-그간 장수 비결로 일, 운동, 식사습관 등과 함께 ‘60~90세 인생계획 설립’을 꼽았습니다.
“30대엔 배우고 60대엔 직장에서, 90대엔 사회인으로 책임을 감당하자는 이야기다. 살아보니 사회에 무언가를 줄 수 있는 때는 60대 이후였다. 소명의식을 지닌 기독교인에겐 정년이나 은퇴가 없다. 기독교 신앙은 ‘이웃 사랑’이란 사명감을 준다. 이웃에 관한 사명이 없으면 신앙인이 아니다.
-앞으로 계획이 궁금합니다.
“젊을 땐 먼 미래의 계획이 많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생애 마지막을 알차게 마무리하겠다고 다짐한다. 거창한 계획보다 아름다운 열매를 맺겠다는 마음, 이것이 기독교인의 인생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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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철 목사 “코로나 시대, 젊었다면 이렇게 목회했을 것”
최소한의 공간과 플랫폼 온라인 예배, 소그룹별 헌금 처분까지
사정 여의치 않다면, 온라인 예배 금할 일 아니다 소그룹이 헌금 처분까지 해야 지역사회 위해 사용 교회, 예배당 초월함으로써 세상의 신뢰 회복 가능
▲이재철 목사는 “온라인 예배는 플랫폼만 있으면 된다”고 말했다. ⓒ유튜브 잘잘법
이재철 목사가 23일 CBS의 유튜브 ‘잘 믿고 잘 사는 법(잘잘법)’ 두 번째 인터뷰에서 자신의 과거 목회 경험을 토대로 “저라면 이렇게 온라인 목회를 했을 것” 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과거 주님의교회 목회 시절, 거의 최초로 예배당 없이 학교 건물을 빌려 주일 예배당으로 사용했다. 이후 김동호 목사의 높은뜻숭의교회와 이찬수 목사의 분당우리교회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이 목사는 “37세 때 신학교에 입학해 제 눈으로 창세기부터 요한계시록까지 성경을 정독하면서 가장 사로잡혔던 구절이 요한복음 4장, ‘이 산에서도 말고 예루살렘에서도 말고… 하나님은 영이시니 예배하는 자가 영과 진리로 예배할지니라’ 그 구절이었다”며 “37세까지 교회를 다니면서 교회는 절대 신성한 곳이고 그곳에서 드리는 예배만 유효하다고 배웠는데, 예수님 말씀은 결이 달랐다”고 술회했다.
그는 “그 말씀에 대한 주석들을 다 보면, ‘이제 예배는 공간의 문제가 아니라 중심의 문제’라고 대부분 쓰여 있다. 목사님들도 그렇게 설교한다”며 “그럼에도 모여서 예배를 드리려면 예배당은 있어야 하는데, 그 예배당을 절대시·신성시하는 잘못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를 기록한 주석은 한 군데도 없었다”고 전했다.
이재철 목사는 “그 문제에 답이 없었다. 그래서 처음 목회한 주님의교회 예배당을 짓지 않았다. 교회가 더 이상 건축물이 아니라, 주님을 고백하는 사람인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YMCA 건물을 빌려 쓰다, 정신여고 강당을 지어주고 주일날 빌려서 예배드렸다. 교인들이 모여서 예배드릴 때는 그곳이 거룩한 예배당이 된다. 건물이 거룩해서가 아니라, 성도들이 모여서 예배드리니 그 시간에 거룩한 예배당이 된 것이다. 주님의교회는 어디로든 움직일 수 있는 교회였다”고 회고했다.
이 목사는 “그런데 2005년부터 맡았던 100주년기념교회는 양화진외국인선교사묘원이라는 특정 공간을 관리하고 지키는 소명을 받은 교회였기에, 양화진을 떠날 수 없었다”며 “하지만 더 이상은 건물을 지을 때가 아니라는 생각에 마포구청 땅에 건물을 지어 기부체납하고, 정해진 기간 동안 예배당으로 빌려서 썼다”고 설명했다.
그는 “100주년기념교회 본당 공간은 500명 규모다. 더 많은 교인들이 찾아왔을 때, 더 이상 건물을 짓지 않고 비어있는 인근 건물들을 빌려서 스크린 예배를 드렸다”며 “사람들이 늘면 스크린 예배실을 늘리고, 줄어들면 언제든지 돌려드릴 수 있도록 했다”고 했다.
또 “2005년 7월 개척 후 10월인가 새벽예배를 시작하면서 했던 첫 광고가 이것이었다. ‘양화진은 서울 외곽지대이니 새벽기도회 때 교회 오지 마십시오. 전날 밤 10시에 설교문을 인터넷에 올려 놓을테니, 새벽에 일어나 각자 집에서 설교문 읽고 기도하면서 하루를 시작하십시오’”라며 “소위 특별새벽기도회를 하면서도 ‘동원령’을 내린 적이 없었다. 인터넷 생중계를 하면서 ‘집에서 같은 시간에 기도하자’고 했다”고 말했다.
이재철 목사는 “동영상이 보편화되기 시작했을 때, 실시간 중계 기능을 만들어 누구든지 자신이 있는 곳에서 예배에 참석하도록 했다. 그래서 제가 목회할 때 교인들 중 20-30%는 인터넷으로 예배에 참여했다”며 “교회는 특정 공간이 아니라, 우리 사람들이기 때문이었다. 내 편의를 위해 온라인으로 예배드린다면 나쁜 것이지만, 내 사정이 여의치 않지만 있는 처소에서 영적으로 예배드리기 위해 온라인으로 참여한다면 조금도 금할 일이 아니다”고 밝혔다.
이 목사는 “그렇게 온라인 예배를 활성화해 왔는데, 그 연장선상에서 코로나19가 터졌다. 요한복음 4장 24절에 대해 30여년 이상 생각해왔던 것이 제 안에서 해결될 수 있게 됐다”며 “그래서 저 스스로 ‘내가 지금 만약 나이가 젊어서 목회를 한다면 어떤 목회를 할까?’를 생각한다. 최소한의 공간과 플랫폼만 있으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거기서 예배를 드리면서 실시간 송출하고, 참여하는 모든 교인들을 지역별로 묶어 그들끼리 모여 소그룹을 형성해 공부할 수 있도록 리더들을 온라인으로 세우고 교육할 것”이라며 “그들끼리 온라인 예배를 드리거나 개별적 또는 두세 가정이 온라인으로 예배드리는 소그룹을 묶어주고 소그룹끼리 헌금을 한 다음 그 헌금의 처분 건까지 소그룹에서 그들이 속한 지역사회나 이웃들을 위해 쓰라고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철 목사는 “그래야 교회 헌금이 정말 이웃 사랑을 위해 쓰이지 않겠는가? 그리고 각 소그룹들이 최소 경비를 플랫폼 운영비로 보내주면 된다”며 “온라인 교회가 생기면, 거대한 예배당을 짓고 그 예배당을 운영하기 위해 일어나는 여러 부작용들을 다 없앨 수 있다”고 제안했다.
▲이재철 목사는 “유튜버들 중 여러 목사님들의 설교를 임의로 토막내고 제목을 붙여 방송하는데, 그분들은 나름대로 복음을 전파한다는 사명감으로 수고를 하시겠지만 그것이 온라인 교회가 될 수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일방적인 송출만 있을 뿐, 거기에는 헌신된 삶을 이끌어내는 견인도 없고 영상을 보는 사람들끼리의 교통도 없다”고 지적했다. ⓒ유튜브 잘잘법
더불어 “예배당을 크게 짓는 것 때문에 교회가 세상으로부터 신뢰를 상실했는데, 오히려 예배당을 초월함으로 인해 교회는 세상의 신뢰를 회복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저라면 이렇게 온라인 목회를 했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전했다.
이 목사는 “형태는 여러 가지다. 그러나 앞으로 이것은 대세다. 우리 사회가 코로나19 이전 사회로 돌아가기 어렵고, 돌아가더라도 이미 온라인 예배라는 대포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특정 공간에 예속되지 않고 하나님께 영적 예배를 드리는 영적 경험을 했기 때문에 이 경험을 잊지 않을 것”이라며 “1960-70년대 미국에서 생겨난 ‘TV 교회’는 사람들의 편리라는 불순한 동기였다. 하지만 영이신 하나님께 영으로 예배드리기 위한 온라인 예배라면, 결국 이 길이 아니겠는가”라고 했다.
끝으로 “그러면 이 온라인 예배를 통해 예배당에 예속됐던 신앙으로부터 ‘출애굽’하는 두 번째 종교개혁이 이뤄질 것”이라며 “그럴 경우 그리스도인들에 의해 이 세상은 얼마든지 새로워지고, 세상에서 교회의 신뢰도 회복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70년대 초 어느 더운 날 세기의 전도자라던 빌리그레함 목사가 여의도에서 소위 100만 군중 전도집회를 했다. 당시 고등학생이었던 나는 그의 설교를 직접 듣고 싶어서 거기에 참석했다.
당연한 일이겠지만 나는 그의 설교에서 아무런 특이점을 찾지 못했다. 새로운 가르침이나 심오한 신학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우리 교회 고등부 학생들조차 잘 알고 있던 아주 쉬운 내용이었다. 그는 "인류의 유일한 구세주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구원을 받으라"고 거듭 강변했다.
본문 나열식 설교
어린 마음에 나는 매우 실망이 컸다. 이거 들으려고 그늘 하나 없는 아스팔트 바닥에 온종일 쪼그리고 앉아 이게 무슨 고생인가 싶었다. 그건 단순한 본문 나열의 반복이었다. 솔직히 말해서 나는 매주 듣던 우리 교회 전도사님의 설교가 훨씬 더 좋았다.
나는 빌리그레함의 설교를 폄훼하려는 게 아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새신자나 비신자를 모아 놓고 그가 무슨 다른 설교를 할 수 있었을까. 나는 당시 빌리그레함의 간결하고 분명한 메시지를 충분히 지지한다.
다만 그 이후로 늘 하나의 의문이 생겼다. 왜 그 날 그토록 많은 사람들이 모였을까. 새로운 내용도 없었고, 뛰어난 언변도 없었고, 재미있는 유머도 없었고, 그리고 놀라운 이적도 없었다. 아마 상당수는 전국의 교회들에서 동원을 했고 나머지는 유명 목사란 이름에 의해 모였을 것이다.
사실 요즘도 유명 목사들을 따라서 몰려다니는 철새 신도들을 자주 본다. 온라인에서도 유명 목사들의 설교 조회수가 아주 압도적이다.
그래서 여러 대형 교회 목사들의 설교를 수 년 동안 차분히 분석해보았다. 하지만 분석이라고 할 만한 건덕지도 별로 없었다. 극소수를 제외한다면 거의 다 빤한 형식과 내용의 설교였다. 제목만 봐도 그 나머지 내용이 빤했고 불행히도 그게 대부분 적중했다.
제목만 봐도 빤한 설교
서당개보다 나은 웬만한 중견 교인이라면 그 정도 설교는 신학을 전공 안 해도 다 할 수 있다. 목사 안수를 사칭한 강남 어느 대형교회 목사는 물론이고 심지어 신학을 겉핥기로 마친 6개월짜리 속성 목사들도 설교만은 그런대로 청산유수다.
성경 구절을 하나 골라 놓고, 누구나 아는 내용을 간략히 다시 설명하고, 적당한 예화로 기름칠을 좀 하고, 혹시 주석이나 설교집에 멋진 말이 좀 있으면 얻어다가 살 좀 붙이고, 그리고 결론은 거의 같다. "복 받아라, 사랑하자, 헌신하자, 나누자, 충성하자, 아니면 돈 바쳐라!" 대부분 듣기 좋은 말이기는 하지만 항상 이런 식이다.
이래도 어째 예배 분위기가 다소 뻘쭘하다고 생각되면 부족한 설교 약발을 뜨거운 찬양으로 메꾼다. 순진한 청년들을 강단에 동원하여 소위 은혜롭다는(?) 찬양으로 몇 바퀴 돌린다. 그래서 손바닥이 어느 정도 따끈따끈해지면 모두들 은혜 많이 받았다고 좋아하며 예배당 문을 나선다. 이게 주마다 반복된다.
도대체 무슨 은혜를 그리 받았는지는 자기 자신도 잘 모른다. 수 십년 동안 그렇게 교회당을 열심히 왕복해도 인간은 그리 쉽게 잘 안 변하기 때문이다.
나는 아직까지 예전 우리 교회 고등부의 두 분 전도사님보다 더 뛰어난 설교를 그다지 많이 못 보았다. 웬만한 신학교 교수들의 설교나 유명 목사들의 설교나 결국 다 거기서 거기였다. 하물며 웃기는 짜장의 막장 설교는 아예 언급할 가치조차 없다. 그건 거의 잡배 수준이다.
나는 설교 무용론자는 아니다. 설교의 부작용을 잘 알지만 그럼에도 근본적으로 바른 설교는 교회에 매우 유익하다고 믿고 있다. 다만 설교에 너무 기대지 말자는 것이다. 대부분의 설교는 시간 낭비가 많다. 성경 한 구절 읽어 놓고 빤한 잡설을 듣느니 차라리 그 시간에 성경을 직접 몇 장 읽는 게 더 좋을 때가 많다.
거품 설교는 종교적 항생제
요즘 대다수 설교를 신학자 또는 언어학 전문가들에게 분석을 의뢰한다면 아마 가관일 거다. 그저 진부한 본문 나열과 빈약한 논리 전개와 당연한 결론과 용감무식한 반복이 난무한다. 왕년에 젊은이들의 우상이던 전아무개 목사가 그 좋은 예다.
한 시간 내내 "하나님께 모두 맡기십시요!"만 애절하게 반복한다. 이거 동네 교회학교 중학생들도 다 아는 말인데 그 구체적인 방법은 설교자 자신도 잘 모르고 자기도 그렇게 살지 않으면서 마냥 공허하게 외친다. 정말 하나님께 모두 맡긴 자가 자기 교인을 상습적으로 성추행할 리는 없는 것이다.
소위 고등교육까지 받았다면서 그 시간에 거기 앉아 아멘을 연발하는 신도들이 더 불쌍하다. 그냥 자기 집 안방에서 하나님을 의지하고 신뢰하며 곱게 살면 되지 뭐하러 먼 예배당까지 가서 그 지루하고 당연한 말을 명설교라고 듣고 있는지 모르겠다.
사실은 어떤 설교로 큰 은혜를 받겠다는 그 의욕부터 다소 위험하다. 은혜는 근원적으로 하나님의 말씀에서 나오는 것이지 인간의 말씀이 주는 게 아니다. 인간의 언변이나 재간이 주는 감동은 은혜로 위장된 종교적 거품이다.
이제 더 이상 거품 설교에 속지 말자. 설교는 어디까지나 보조적인 도구다. 설교 자체는 하나님말씀이 아니고 인간의 말이다. 거기엔 항상 인간의 논리와 인간의 해석과 그리고 인간의 오류가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하나님의 말씀'과 '인간의 말씀'을 구별할 역량이 부족한 사람에겐 영약인 줄 알고 듣는 설교가 오히려 독약이 될 수도 있다. 또는 강력한 항생제나 강장제처럼 장기 복용을 할수록 그 부작용이 더 커진다. 이게 오늘날 맹신교회와 맹신도가 증가하는 슬픈 이유다.
성경을 읽고 싶게 만드는 설교는 좋은 설교이지만 설교만 의존하게 만드는 설교는 나쁜 설교다.
신성남 | sungnamshi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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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순례] 비대면 신앙훈련 활발히 펼치는 광석교회
서울 동대문구의 광석교회는 교인들을 대상으로 온라인 성경 통독 프로그램과 성경 필사 대회 등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교회순례, 오늘은 비대면 신앙 훈련 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교인들의 신앙성장을 지원하고 지역 사회 섬김 활동에도 앞장서고 있는 서울 광석교회를 소개합니다.
유호근, 신현재 집사 부부가 성경 필사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부부가 출석하는 예장통합총회 소속 광석교회에서 진행하는 사복음서와 시편 말씀 필사 대회에 참여하는 겁니다.
광석교회 교인 서현재(좌), 유호근(우) 집사 부부의 성경 필사 모습.
서울 광석교회는 코로나19 상황에서 자칫 정체될 수 있는 성도들의 신앙 성장을 돕기 위해 성경 필사 대회와 온라인 성경통독 프로그램, 가정 예배 안내 등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교회에서 필사와 가정예배 안내 책자, 온라인 통독 강의 등을 제공하고, 이를 완료했을 시 시상을 통해 격려하고 있습니다.
개인이나 가족, 구역 별로 조를 이루어 성경 필사에 참여하게 하고, 짝꿍 제도를 도입해 통독한 말씀을 나누게 하면서 비대면 문화 속에 약화된 성도 간의 교제를 이어가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인터뷰] 신현재 집사 / 광석교회
"짝꿍이라는 제도가 있어서 짝꿍하고 매일매일 말씀을 나누고 그 말씀 중에서도 제가 얻는 은혜가 크고 저랑은 다른 관점에서 보셔서 또 성경을 같이 얘기하고 이런 계기가 되게 좋았던 것 같아요, 통독을 하면서. 그래서 제가 하나님을 좀 더 알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았나 그런 생각이 듭니다."
광석교회는 교인들이 집에서 들을 수 있는 묵상 찬양을 선별해 온라인으로 공유하고, 목회자들에게 신앙 관련 질문의 해답을 요청하는 온라인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동찬 위임목사 / 광석교회
"그야말로 뉴 노멀 시대 속에서 교회의 이제 기존의 전통적인 예배, 전통적인 모임들이 많이 흔들리고 있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새로운 패러다임을 우리가 생각하면서 우리교회에서 어떻게 하면 모이지 못하는 성도들이 좀 새로운 방법으로 서로 영적인 소통을 하고 함께 교통을 할 수 있을까 그런 걸 이제 고민하면서 하나하나 프로그램들을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서울 동대문구에 자리한 예장통합총회 소속 광석교회 외경.
서울 동대문구에 위치한 광석교회는 지역 사회 섬김 사역에도 앞장서고 있습니다.
매달 지역 사회 어려운 어르신들을 초청해 생일잔치를 열어 주는 한편, 독거어르신 반찬 지원 사역과 거리 청소, 추수감사절 과일 바구니 나눔 등을 진행해 왔습니다.
현재는 코로나19 상황 속에 사역을 잠시 중단한 상태이지만, 섬김 사역을 재개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동찬 위임목사 / 광석교회
"지역에서 인정을 받지 못하는 교회가 어떻게 하나님나라를 위해서 일한다고 하고 선교를 한다고 할 수 있겠어요. 그래서 저희 교회가 늘 지역사회에서 칭찬을 받고 인정을 받는 교회가 되자. 그리고 우리 교회로 인해서 지역 주민들이 행복하는 그런 교회가 되자 하는 마음으로 사역을 감당해 가고 있습니다."
광석교회는 앞으로도 성도들이 세상 속에서 그리스도인다운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양육하고, 다음세대를 하나님나라의 인재로 양성하는 일에 힘쓰겠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