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 for Self (나를 위하지 않는 삶) 2002-11-15 16:49:13 read : 29171 내용넓게보기. 프린트하기
장동주 목사
(창원제일교회)
현재 우리 사회에 나밖에 모르는 풍조가 만연되어 있다는 인식에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신학자 니이버는 일찍이 자기사랑(self-love), 위선 그리고 교만이 인간의 원죄라고 갈파한 바 있다. 이 세 가지 죄는 개인이 자기를 우상화하게 하며, 곧 이기주의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 철학자 홉스는 인간이 심지어 남을 도울 때도 이기적이라고 주장하였다.
선행도 실상은 남을 돕지 않을 때 자기에게 닥쳐올지 모르는 심리적인 부담에서 벗어나기 위하여 행해진다고 했다. 홉스의 생각은 극단적이지만, 이기심의 굴레로부터 인간이 벗어나기가 매우 힘들다는 것을 직관적으로 잘 나타내었다고 하겠다.
‘나만을 위한 삶’이 우리 사회의 각 개인에게 뿌리가 깊게, 넓게 퍼지게 된 데 몇 가지 주요한 이유들이 있다. 문화적 흐름의 근원에는 ‘모든 것은 자기만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라는 입장을 가진 실존주의 철학과 그의 영향을 받아 ‘self-love’를 지나치게 강조한 현대 세속 심리학이 있다.
또한 지난 몇 십년 동안 우리 나라 사람들이 겪어온 가정, 교육, 사회, 경제, 정치, 문화 및 종교 환경들이 각자의 이기심을 더 한층 부추겨왔다.
입시위주의 학교교육과 가정교육, 자신의 삶에 대한 환상을 갖게 하고 그것을 추구하며 살도록 조장하는 매스미디어, 사회지도층의 부정과 비리, 그리고 이에 따른 역할 모델의 부재, 개인적인 축복중심의 신앙생활 등등이 모두 연합하여 우리 사회 구성원의 이기심을 한층 더 증폭시키고 있다.
현대인들은 자기중심적 요소들로 인하여 많이 변질되고 있다. 전통적인 청교도 윤리에서는 직업을 통해서 부를 축적하고 긍극적인 목표는 그래도 지역사회, 공동체의 편의와 안녕에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자기중심적 직장인들의 머리 속에는 ‘자기향상’과 그로 인한 성취와 쾌락만 있을 따름이다.
치열한 경쟁상황에서 우정이라든지, 협동이라든지, 공동체 인식은 보잘 것 없는 덕목이 되어버리고 있는 현실이다. 갈수록 에릭 프롬이 언급한대로 수용성인격, 착취적 인격, 저장형 인격, 또는 시장형의 인격을 가진 사람들이 되는 것이다.
오늘날 우리 사회 전체에 흐르는 자기밖에 모르는 풍토, 나만 아는 일이 정상이 되어 버린 세상의 풍조가 교회 안에도 깊숙히 침투해 있다. ‘자기 사랑의 위험’(The Danger of Self-Love)을 쓴 폴 브라운 백은 이렇게 말했다.
“적극적인 사고 방식이나 건전한 자아상을 강조한 조직신학자 훼케마나 로버트 슐러 목사의 영향은 큰 것이었다. 하지만 그들의 영향으로 인해 기독교 신앙에 있어서 희생이나 자기 부인의 덕은 사라지고, 오로지 개인의 정신적인 안정과 육체적인 만족이 신앙의 목적처럼 여겨지는 부작용도 일어났다.”
이처럼 교회와 기독교인들이 성령의 은사도 개인적인 영적인 만족을 얻기 위해서 구하고, 교회의 성장도 목회자들의 자아(自我)를 만족시키기 위해서 추구하는 듯한 모습도 보여지고 있다. 성도들도 봉사를 하거나 직분을 맡기 싫어하는 사람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서로를 섬기고 도와야 할 교회 공동체 안에서 그저 개인의 안락함만을 추구하고 있다.
또한 많은 그리스도인들의 대화는 그저 자신의 생활 가운데 남들보다 나은 축복을 받은 이야기, 자신의 신앙적인 성장에 관한 이야기 등으로 점철된다. 하나님께 대한 찬양과 관심 그리고 자기희생, 자기부인, 남을 위한 삶보다는 ‘자신’에게만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제 우리 교회가 찾아야 할 정신이 있다.
‘Not For Self’, ‘Not For Self’는 미국의 아카데미 필립스의 학교 이념이다.
이 학교는 최고의 교육기관이다. 이 학교 현관에는’Not For Self’가 쓰여져 있다.
최고의 교육을 받을 기회를 제공받는 것은 나를 위해서가 아니라는데 있다. 그것은 다른 말로 하면 ‘다른 사람을 위해서’인 것이다.
최고의 교육을 받아 남을 위해 사용하라는 뜻이다. 이 정신에 의한 교육의 이념은 철저히 하나님의 사랑의 정신이다. 그것은 하나님의 사랑이 성육신 하신 것을 통해서 우리에게 사실적으로 보여주었다. 우리는 하나님의 사랑의 축복을 받고 살아가고 있다.
이모든 것을 ‘For-Self’ 나만을 위하여 사용하며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Not For Self’ 나를 위하지 않고 하나님과 이웃을 향한 삶으로 살아가야 할 것이다. 이것이 오늘날 교회와 기독교인들에게 향한 시대적인 요청이다.
우리 기독교인의 삶의 진정한의미가 무엇인가? 자기만 위한 삶이나 자기사랑, 자기소유에 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주신 것으로 자기희생과 봉사와 헌신, 자기를 위하지 않는 삶을 살아가는 것이 아닌가?
우리 자신에게만 쏠려있는 관심을 하나님께 그리고 이웃에게로 돌려야 한다. Not For Self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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