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와 권위 2003-06-10 10:10:44 read : 35497 내용넓게보기. 프린트하기
송인규 | 합신대 조직신학 교수
우리는 일반적으로 “권위”와 관련해 두 가지 극단적인 입장 가운데 어느 한 쪽으로 치닫는다. 우선, 권위를 권위주의와 그릇되게 동일시함으로써 사람들 위에 군림하고 압제하는 것을 당연시한다. 그런가 하면, 이러한 폐습에 넌더리를 내면서 아예 권위 자체의 포기를 부르짖는 이도 있다. 그러나 권위를 “방해받지 않고 무엇인가를 수행할 수 있는 자유”로 정의한다면 이야기는 전혀 달라진다. 권위는 지도자가 자신의 지도력을 발휘하는 데 있어서 필수 불가결한 요건이기 때문에 권위주의든 반(反) 권위든 그 어느 한 쪽과도 동맹을 맺을 수가 없다.
권위를 이상과 같이 정의할 때, 두 가지 종류로의 대별이 가능하다. 하나는 “실질적 권위”(epistemic authority)로서 개인이 획득한 바 지식, 경험, 기술을 말한다. 실질적 권위에 연관된 항목들은 일단 개인이 획득하면 자신의 내면에 자리잡는 것이기 때문에 그 보유자 자신과 분리되지 않는다. 그러나 “직분적 권위”(deontic authority)는 전혀 다른 개념이다. 이는 당사자 외부로부터 부여되는 것으로서, 주로 직책, 역할, 호칭과 연관이 된다.
목회자의 경우에도 공동체에서의 책임을 제대로 감당하려면 두 종류의 권위가 모두 필요하다. 우선, 그에게는 실질적 권위 - 지식, 경험, 기술 - 가 있어야 한다. 그런데 목회자는 다른 그리스도인과 달리 “말씀과 가르침”, “목양”, “리더십과 다스림” 등 최소 세 분야에 있어서 전문가가 되도록 부르심을 받았기 때문에, 바로 이러한 항목과 관련하여 지식, 경험, 기술이 갖춰져야 한다는 것이다.
더 세부적으로 나누어 말하자면 우선, 하나님의 말씀과 관련해서도 지식, 경험, 기술 - 신학 지식, 세상에 대한 폭넓은 이해, 각양 메시지 전달 방식(회중 전체를 대상으로 설교나 강의, 소그룹 교육, 1:1 양육) 섭렵, 성경에의 각종 접근 방식(QT와 묵상, 암송, 귀납적 성경 공부, 주해 작업) 숙달 등 - 이 있어야 한다. 또 목회자는 양떼를 돌보는 목양의 분야에 있어서도 실질적 권위, 곧 지식, 경험, 기술 - 목양의 근본 파악, 목회자와 다른 교우들 사이의 관계 정립, 목회 현장에서 겪는 인간 관계에 대한 통찰력, 자기 나름대로의 “목양” 철학 수립, 양떼를 돌봄과 연관된 자질 (인내, 관용, 긍휼, 위로, 용납)의 계발 등 - 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목회자는 리더십의 분야와 관련해서도 지식, 경험, 기술 - 성경적 리더십에 대한 이해, 하나님과의 깊은 관계로부터 말미암는 영적 능력과 신선함, 공동체를 능히 이끌어 갈 수 있는 추진력과 비전, 일관성 있는 삶의 자세와 신앙 목표의 확립, 종으로서 지도력 계발, 위기 상황에 개입 및 대처하는 지혜와 용기 등 - 이 있어야 한다.
이상에서 살핀 바와 같이 목회자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말씀, 목양, 리더십과 관련한 실질적 권위가 요구된다. 그러나 동시에 그는 공동체에서의 책임 수행과 관련해 직분적 권위가 필요하다. 다시 말해서 장로교단 같으면 노회에서의 인준, 어떤 교회로부터의 청빙, 공동의회를 통한 위임 결정 등이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만일 후자가 결여되면 비록 그에게 완전히 갖추어진 실질적 권위가 있다 할지라도 목회자로서 어떤 특정한 공동체 내에서 사역을 하는 일은 불가능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반대 경우도 사실이다. 목회자가 신학교를 졸업하고 여러 가지 행정 절차를 거쳐 어떤 공동체에 부임했다고 하자. 이것은 그에게 직분적 권위가 부여되었음을 보여 준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여 그가 반드시 목회자로서의 실질적 권위를 갖추고 있다는 뜻은 아니다. 아마 그는 성경, 목양, 리더십과 관련하여 지식, 경험, 기술 획득의 면에서 갈 길이 멀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목회자에게 이 두 가지 종류의 권위가 함께 갖추어지지 않는 일은 일종의 비극이라고 할 수 있다. 어떤 이는 실질적 권위는 마련되어 있지만 직분적 권위가 주어지지 않아, 목회 사역을 수행하지 못 하는 경우가 있다. 반대로 직분적 권위는 부여되어 있지만, 실질적 권위는 그에 걸맞지 않은 사례도 빈번히 발생한다. 한국교회의 현장을 보면 어쩌면 후자의 예가 더 많지 않은가 생각이 든다. 이 경우 교우들이 겪는 어려움과 피해는 이만저만한 것이 아니다. 그들은 목회자로부터 말씀이 제공하는 유익을 얻지 못하고, 양떼로서 필요한 돌봄을 받지 못하며, 지도자가 발휘해 마땅한 리더십이나 공동체적 인도 등을 구체적으로 체험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목회자에게 직분적 권위는 부여되어 있으나 실질적 권위가 결여되는 일은, 근본적으로 우리가 몸담은 한국의 목회 현장이 동양적 풍토나 세계관에 물들어 있다는 사실과 긴밀히 연관된다. 한국인을 포함한 동양 사람들(특히 유교적 생활 방식에 익숙해진 이들)은 내용보다는 외형에 치중하고 인간 관계에 있어서 위신, 체면을 중시하는 형식주의적 가치관에 영향을 받아 직분적 권위를 선호하는 경향이 나타난다. 그리하여 자신이 현재 목회자로서 갈고 닦아야 할 내면의 기량에는 큰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자신의 공적 이미지를 번듯하게 윤색시킨다고 믿는 외적 사항들에 목숨을 걸다시피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교우들이 바라는 목회자상, 또 하나님께서 목회자에게 기대하시는 바는 실질적 권위와 연관된 사항에서의 발전과 성숙 모습이다. 목회자는 우선 자신의 영혼을 위해 하나님의 말씀을 읽고 묵상하고 연구하고 깨닫는 경험이 지속되어야 한다. 자신의 깨달음과 실존적 앎의 경험을, 어떻게 설교, 제자 훈련, 소그룹 모임, 상담과 일대일 양육을 통해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하며, 어떤 면에서는 커뮤니케이션의 대가(大家)가 되어야 한다. 목양에 있어서 철두철미하게 선한 목자이신 주님의 모습을 닮고, 복잡하고 힘든 목양 현장에서 그 모습이 반영되도록 힘써야 한다. 목양에 대한 지식과 기술이 선한 목자처럼 양떼를 위하여 목숨을 버리고 희생하려는 각오 가운데 연마 및 활용되어야 한다.
모든 공동체는 지도자와 그의 지도자적 자질을 목마르게 기다리고 있다. 목회자는 특히 신앙 공동체의 지도자로서 자신의 역량, 장단점, 경향 등을 파악하고 있어야 하며, 이를 개선 혹은 극대화시키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 일반적 지도력의 지혜들을 무시하지 않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주님을 닮아 “종으로서의 지도력” 발휘임을 한 순간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목회자로서 실질적 권위를 갖춰 나가는 것만이 자신과 공동체를 살리는 길이다. 공동체가 피폐해지고 힘을 잃는 것은 일차적으로는 목회자의 책임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에게서 실질적 권위의 함양 모습이 발견되지 않는다면, 그리스도의 영광과 하나님의 통치는 그 참된 면모를 드러낼 수가 없다.
물론 직분적 권위도 중요하지만, 그것은 항시 실질적 권위에 수반되어야 한다. 목회자는 일차적으로 직분적 권위에 몰두하지 말고, 실질적 권위의 계발과 발전에 혼신을 쏟아야 할 것이다. 직분적 권위는 그에 따라(아니면 그것을 근거하여) 적절한 때에 부여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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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성화된 목회를 추구한다-
새하남 사랑의교회 김형종목사
지역주민들과 함께 열린목회를 추구, 교회성장의 계기를 마련한 교회가 있어 관심을 끈다. 경기도 하남시 신장2동 새하남 사랑의교회(담임=김형종목사)는 2003년도 주제를 ‘나눔과 섬김의 해’로 정하고, 지역주민들을 향한 사랑의 목회, 섬김의 목회, 나눔의 목회를 통해 21세기를 열어가고 있다.
무엇보다도 이 교회는 열린목회를 위하여 매주일 지역사회의 불신자들을 위하여 영상예배를 드리고 있다. 이 영상예배는 지역의 어린이전도와 불신자들을 교회로 불러들이기 위해서 마련됐으며, 이들의 자연스러운 참여를 유도하기 위하여 쉼터를 예배장소로 활용하고 있다.
지난 5월 지역주민들과 함께 드린 어버이주일 예배에서는 자녀들이 부모님들에게 영상편지를 보내, 지역주민들과 교인들로부터 화제가 되기도 했으며, 이를 통해 이 교회 담임 김형종목사는 교회가 지역사회에 존재하는 의미를 주민들에게 심어주는 계기를 가졌다.
김목사는 “오늘 한국교회가 주민들 속에 파고 들어가 전도활동을 벌이지 못하고 있는 것은 변화를 주는 목회계획이 미흡하기 때문이다”고 지적했다.
특별히 제3의 대체의학과 연세대학교 대학원에서 상담심리학을 공부한 김목사는 치유사역센터를 개설, 주민들의 내적치유와 외적치유에도 온 힘을 기울이고 있다. 김목사는 주로 주민들과 교인들의 신앙상담을 전담하고, 김향자전도사는 가정상담, 장희성선생은 법률상담, 이진균선생은 건강상담을 담당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 교회는 지역사회에 거주하는 자폐증 어린이를 위한 치료실도 개설, 장애를 가지고 있는 자녀 때문에 고민하고 있는 부모들에게 평화와 가정의 화목을 가져다 주고 있다.
놀이치료를 통해 자폐아를 돌봐주고 있는 이 교실은 숙명여자대학교 대학원에서 아동상담과 놀이치료를 전공한 윤수진선생과 장희연선생이 담당하고 있으며, 여기에는 교인전체가 자원봉사자로 참여하고 있다.
자폐아를 위한 치료교실은 가정의 고민이며, 학교와 가정에서 소외당하고 있는 자폐아를 수용, 부모들의 고민을 덜어주고, 이들도 사람대접을 받으며, 아름다운 삶을 살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서 문을 열었으며, 이 교실은 어르신들을 위한 프로그램과 함께 새하남 사랑의 교회 사랑실천 현장이기도 하다.
이 교회는 치료교실을 위하여 재정을 과감하게 투자하고 있으며, 교인들도 자발적으로 자원봉사활동에 참여, 기독교의 기본정신인 나눔과 섬김을 통한 사랑의 선교를 실천하고 있다.
또한 김목사는 21세기치유사역연구원을 개설, 지역에 세워진 경로당 등을 다니며 할아버지·
할머니들에게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교회의 이러한 지역주민들을 위한 내·외적치유는 교회내의 인적자원을 적절히 활용하고 있다는데 관심을 끌고 있으며, 교회발전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
특별히 김목사는 지역 어르신들이 제3의 대체의학에 대한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물리치료 기구 등을 구입, 어르신들의 불편한 몸을 치료해 주고 있으며, 김목사는 이를 위하여 대체의학을 공부했으며, 수지침술도 배워 목회현장에서 사용하고 있다.
또 이 교회는 쉼터를 현대적인 감각에 알맞게 꾸며, 지역사회의 청소년들과 청년들에게 개방하고 있으며, 여기에 들어오는 모든 이들에게 차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따라서 이 쉼터를 통해 이 교회는 지역사회와 교회와의 관계를 새롭게 정립해 나가고 있을 뿐만 아니라, 교인들은 자신의 신앙성숙을 도모하는 장소로 활용하고 있다.
김목사는 “우리교회의 쉼터는 한마디로 지역주민들의 열린 공간이며, 청소년과 청년들의 열린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면서 “이 쉼터는 지역주민과 교회와의 관계를 새롭게 정립하는 장소로 자리를 잡았으며, 교인들은 신앙성숙을 위한 만남의 장소, 기도의 장소로 활용하고 있다”고 역설했다.
김목사는 최근 목회현장에서 교인 개개인을 놓고 기도하면서 받은 감동을 축복 시로 엮어 〈사랑의 편지〉(사랑글방)에 담아냈다. 여기에는 김목사의 교인들을 향한 사랑이 꾸밈없이 담겨져 있으며, 교인들의 정체성을 확고히 해 주고 있다. 김목사의 이러한 목회의지는 그 축복 시에 잘 나타나 있다.
‘시리도록 파란 하늘에도/ 먹구름이 있고/ 먹장구름 가득한 여름 하늘에도/ 희망의 흰 구름 떠오른다 // 아무도 너의 속마음/ 알아주지 않는 것 같아/ 속상할 때 많아도/ 굵어가는 너의 뼛속에/ ‘의지’되어 쌓여 있으리니/ 너의 성년(成年)의 때에/ 네게 양약이 되리라.(중략)’
특히 김목사의 목회는 불신자 한 명 한 명을 전도하여 개척 2년 만에 자립할 수 있는 교회로 성장시켰으며, 지역사회로부터 인정받는 교회, 사랑 받는 교회, 주민들에게 평화를 주는 교회를 만들었다는데 화제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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