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시야의 실패
2002-05-04 00:51:58 read : 1476
역대하 26:16-21
사람에게 있어서 가장 힘든 것에는 무엇이 있겠습니까? 사람들에게 있어서 그것은 물론 질병과 가난으로 인한 고통일 수 있겠으나, 무엇보다도 힘든 것은 돌발적인 상황으로 인하여 다가오는 실패와 패망일 것입니다. 잘 나가던 사람들이 하루 아침에 실패를 경험하고, 건강하던 사람이 갑자기 병을 얻어 고통당하는 상황을 당하면 좌절하고 방황하게 됩니다. 그러므로 인생은 항상 상승하는 삶이 아니라, 올라갈 때도 있고, 내려갈 때도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특별히 이런 상황 가운데 우리는 본문에 나타난 웃시야 왕을 통하여 하나님의 깊은 섭리와 교훈을 발견하게 됩니다.
본 장에 나타난 유다 10대 왕 웃시야는 기원전 8세기(B.C 790-739년)에 16세 나이로 즉위하여 예루살렘에서 52년을 치리했습니다. 웃시야는 하나님 보시기에 정직하게 행했기 때문에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강성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교만하여 하나님께 징벌을 받아 이마에 문둥병이 걸리므로 파멸의 길을 가게 되었습니다.
이사야 6장에서 이사야 선지자는 이전에 강성했던 대왕 웃시야의 몰락에 대하여 매우 근심하면서 성전에서 기도하다가 하나님을 뵈옵게 됩니다.
1. 웃시야의 번영
본문은 웃시야의 축복과 번영에 대하여 자세히 설명해 주고 있습니다. 웃시야는 장군 하나냐를 지휘관으로 하고, 장교 2,600명을 포함하여 총 병력 30만 7천 5백 명의 정예병을 두고 있었습니다. 그 뿐 아니라, 그는 창과 방패, 투구와 갑옷 그리고 활과 물매돌을 충분히 예비하였습니다. 그리고 그는 신무기 병기 제작을 위한 공장을 두어 성곽 위에서 화살과 큰돌을 쏘는 대포를 개발하여 국방에 사용했습니다.
이렇게 웃시야는 군대의 조직을 정비하고 그들을 무장시킴으로 국방을 강화했습니다. 마침내 그의 영토는 유다 남동쪽 경계선 갈대 바다와 애굽 변방에까지 미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는 동쪽의 블레셋과 암몬을 정복하여 조공을 받아 냈습니다.
더 나아가 웃시야는 내치(內治)에도 강하여 유다 남방의 거친 땅에 망대를 세우고, 웅덩이를 많이 파서 용수를 공급하여 육축을 많이 길렀습니다. 그리고 여러 산과 좋은 밭도 개발하는 데에 힘썼습니다. 또 민생의 안정을 위해 산업 정책에도 힘써 목축업과 농업을 장려하였습니다.
이처럼 그의 강성함은 그 이름이 뜻하는 바 그대로 '여호와로부터 온 힘'이었습니다. 무엇보다도 그는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승리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대하 26:7) 하나님이 도우사 불레셋 사람과 구르바알에 거한 아라비아 사람과 마온 사람을 치게 하신지라
(대하 26:15) ...그 이름이 원방에 퍼짐은 기이한 도우심을 얻어 강성하여짐이더라
그가 강성해졌다는 것은 '나라가 견고하고 세력이 강했다'(대하 12:1)는 것이며, 그가 승리와 형통은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이루어진 일들이었습니다. 하나님이 도우시면 번성하고 풍부해지며 누구든 반드시 성공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형통의 원인은 인간적인 우수성에 있지 않고, 오직 하나님의 능력과 도우심에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개인과 가정 교회와 삶에 있어서 하나님의 도우심과 은총에 형통의 삶이 있는 것입니다.
그러면 본문에서 웃시야의 형통의 비결은 어디에서 왔습니까?
(대하 26:5) 하나님의 묵시를 밝히 아는 스가랴의 사는 날에 하나님을 구하였고 저가 여호와를 구할 동안에는 하나님이 형통케 하셨더라
본문은 스가랴를 '하나님의 묵시를 밝히 아는 자'라고 하였습니다. 스가랴는 예언에 능통하며, 또 많은 지식과 깊은 믿음을 소유한 사람으로서 웃시야 왕의 선지자적 교사요, 고문이었습니다.
이처럼 웃시야 왕은 스가랴의 사는 날에 하나님을 구하였습니다. 여기서 '구하다'는 말은 '계속해서 구했다'는 말입니다. 그는 신실한 자들을 가까이 함으로써 경건을 배우고 믿음을 견고하게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에 항상 우리를 영적으로 인도해 주는 교사가 있다는 것은 큰 복입니다. 또한 그러한 묵시를 들으면서 하나님의 백성들은 그들의 삶에서 하나님의 형통함을 체험하게 되는 것입니다. 죄악 가운데 피곤하고 걱정많은 인생은 하나님 앞에 나와 말씀을 듣고, 해답과 응답을 구하고 깨달음을 얻어야 하는 것입니다. 성도의 삶은 하나님의 존전에 사는 삶입니다. 예배학에 보면 '하나님의 존전에서'(In his Presence)라는 용어가 있습니다. 우리의 허물과 죄악과 실패와 소원, 그리고 우리의 모든 신앙의 과정을 아시는 하나님의 존전 앞에서 은혜를 받고 문제 해결을 받는 것이 성도의 올바른 삶이 되는 것입니다.
2. 웃시야의 교만
(대하 26:16) 저가 강성하여지매 그 마음이 교만하여 악을 행하여 그 하나님 여호와께 범죄하되 곧 여호와의 전에 들어가서 향단에 분향하려 한지라
웃시야는 강성해지자 교만하여 악을 행하였습니다. 이에 대제사장 아사랴는 젊은 제사장 80인을 동원하여 왕을 말렸으나, 그는 노를 발하며 성전으로 들어갔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그가 매우 강하게 행동했음을 알게 됩니다.
과거 이스라엘의 대부분의 열왕들은 교만해지거나 영적으로 타락하게 되면, 이방의 우상을 숭배하고 여호와의 성전을 버렸습니다. 그러나 웃시야는 특이하게 성전에 함부로 들어가 분향하려고 했습니다.
웃시야가 향단에 분향하려 했던 것이 왜 죄가 되는 것입니까? 그것은 레위 지파 중 아론 자손의 제사장들이 맡은 고유의 임무였습니다(민 18:1-7). 그 외에 다른 사람은 아무도 손댈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 대한 제사 의식에 아무런 권한이 주어지지 않았던 웃시야가 자신의 권력을 남용한 나머지 제사장 아사랴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향단에 분향하려 했던 것입니다. 이것은 하나님께 대한 교만한 불신앙적 태도요, 큰 죄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러면 웃시야가 교만하게 되는 그 원인은 무엇일까요?
첫째, 제사장에 대한 불신 때문이었습니다. 웃시야는 당시 제사장들이 자기 역할을 제대로 다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하였기 때문에 교만해 졌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종종 자신의 능력을 과시하다가 타인의 직무까지 침해하는 잘못을 범하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매튜 헨리).
둘째, 당시 이방의 왕들도 제사장과 함께 제사를 드리는 관습의 영향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왕권과 제사장권을 한꺼번에 가지려고 하였습니다(카일 델리취).
우리가 형통하며 잘될 때, 번성하고 부할 때, 자녀들이 성공하고 사업이 잘 나갈 때에 겸손한 마음을 가져야 하겠습니다. 그러나 웃시야는 번성할 때, 교만하게 되었습니다. 옛말에 호사다마(好事多魔)라 했으니, 잘 될 때 더욱 조심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여기서 모세를 돕던 아론과 훌을 생각하게 되는데, 그들은 나이나 경륜과 지혜에서 모세보다 앞설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피곤한 모세의 손을 들어줌으로써 교역자와 성도와의 바른 자세가 무엇인가를 실례로 잘 보여 주고 있습니다.
'교만'이라는 말에 대해서 우리는 흔히 '무분별하게 자기를 과대 평가하고 거만한 자세로 우쭐대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성경 본문을 보면, 이 교만은 사람과의 관계보다는 오히려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발생되는 교만으로 자기의 위치를 떠난 것을 의미합니다.
구체적으로 유다서 6절과 벧후 2장 4절에 사단을 자기의 위치를 떠난 타락한 천사로 설명해 주고 있습니다. 사 14:12-16절에 보면, 처음에 천사는 하나님으로부터 많은 특권을 받고 영광을 누리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점차 교만하여 하나님 같이 높아지려 하자 하늘에서 쫓겨나 사단이 되었습니다.
(벧전 5:5) ...하나님이 교만한 자를 대적하시되 겸손한 자들에게는 은혜를 주시느니라
여기서 '대적하다'( , 안티탓소마이)라는 말은 강렬한 표현으로서 '군대를 적에 대항하여 배치시킨다'는 뜻입니다. 즉, 하나님은 교만한 자를 대적하며 파멸시키는 분이심을 말해줍니다.
빈센트(Vincent)는 말하기를 "교만은 하나님의 군대를 불러일으킨다."고 했습니다.
(잠 16:18) 교만은 패망의 선봉이요 거만한 마음은 넘어짐의 앞잡이니라
베들레헴 교회는 모슬렘의 공격 때 정문을 아주 작게 만들어 놓았습니다. 그래서 누구나 예수님이 탄생한 곳을 보려면 머리를 구부리고 들어가야 합니다.
덴마크 코펜하겐에 있는 한 교회에 스왈슨이 그린 "수고하고 무거운 짐진 자는 다 내게로 오라"는 그림이 있습니다. 이 그림은 예수님의 무릎에 앉아 볼 때에야 그 의미를 바로 깨달을 수 있다고 합니다.
3. 웃시야의 패망
(대하 26:19) 웃시야가 손으로 향로를 잡고 분향하려 하다가 노를 발하니 저가 제사장에게 노할 때에 여호와의 전 안 향단 곁 제사장 앞에서 그 이마에 문둥병이 발한지라
웃시야가 향로를 잡고 분향하려고 할 때, 하나님은 그에게 문둥병을 발하게 하여 그를 완전히 파멸시켰습니다. 그리고 그는 제사를 드리는 중에 발병으로 인하여 성전에서 쫓겨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는 문둥이가 되어 왕권마저 박탈당하게 되어 그 아들 요담이 그의 아버지 웃시야를 대신하여 국민을 치리하게 되었습니다. 그 뿐만 아니라, 그는 격리된 별궁에서 남은 여생을 살았고, 죽은 후 열조의 묘실에도 묻히지 못했습니다. 그는 결국 하나님에게서, 왕족에서, 가족과 백성들에게서 버림을 당하게 되었습니다.
하나님은 금지된 영예를 탐내는 자는 이미 허용하신 것조차 빼앗기게 하셨습니다. 아담은 먹어서는 안 되는 선악과를 침범했기 때문에, 에덴의 모든 축복을 빼앗겨 버렸습니다.
성경에서 하나님은 축복을 받았던 사람도 심판받을 수 있음을 경고해 줍니다. 이것은 회개하는 백성을 받아주시는 하나님의 속성과는 먼 거리가 있는 것 같지만, 여기서 하나님은 웃시야를 통하여 성도가 두려움과 떨림으로 하나님을 섬길 것을 강조해 주고 있습니다.
우리 주변에 많은 재물과 높은 권세, 그리고 명예와 영광의 자리에서 하루 아침에 몰락하는 많은 사람들을 보게 됩니다. 성경에서는 특히 사울과 삼손의 경우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그러면 웃시야가 몰락한 원인이 무엇일까요?
첫째, 그것은 무엇보다도 그가 교만하여 하나님의 뜻을 구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웃시야는 하나님의 묵시를 밝히 아는 스가랴가 곁에 있을 때에는 항상 먼저 하나님의 뜻을 구하였지만, 그것을 유하지를 못했습니다.
둘째, 형통으로 인한 신앙적 나태함이 그를 몰락하게 했습니다. 웃시야는 하나님께서 형통케 하심으로 얻었던 많은 축복으로 인해 무엇이든지 행해도 괜찮다는 교만한 생각을 했던 것입니다.
셋째, 지나친 열심과 봉사로 인하여 치명적인 죄를 지었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경건 던 자라 할지라도 마음이 교만해질 때 외식하게 되고, 그 외식은 하나님 앞에 가증한 죄를 범하게 됩니다.
신앙적 교만은 주로 외적인 축복을 많이 받은 성도나 신앙 경륜이 오래된 성도들에게 주로 찾아오는 죄로써, 오히려 도덕적인 범죄보다 더 심각하게 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결 론
사람에게 있어서 가장 불행한 것은 하나님께 버림받는 일입니다. 하나님은 경건하게 사는 겸손한 자를 강하게 하시고 복을 내리십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복을 누리는 자라고 할지라도 그 앞에 교만한 자를 가차없이 물리치십니다.
'겸손'이라는 단어는 히브리어로 '바라크'라는 말인데, '무릎'이라는 뜻입니다. 이 단어에서 기도, 축복이라는 단어가 유래되었습니다. 그러므로 겸손은 곧 '축복'이요, '기도'인 것입니다.
아씨시의 프랜시스는 "겸손은 하나님의 눈으로 나를 보는 것이다"라고 했습니다. 또한 교부 크리소스톰은 "하나님은 다른 죄는 손가락으로 다루시지만, 교만은 팔을 걷고 다루신다"라고 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하나님 앞에 경건과 겸손함으로 나아가야 할 것입니다. 잘 되는 상황 속에서도 늘 두렵고 떨림으로 우리의 신앙생활을 해야 할 것입니다. 그럴 때 하나님은 우리를 도우사 강성함으로 복주시는 분이십니다.
(시 147:6) 여호와께서 겸손한 자는 붙드시고 악인은 땅에 엎드러뜨리시는도다
(잠 15:33) 겸손은 존귀의 앞잡이니라
(잠 29:23) 사람이 교만하면 낮아지겠고 마음이 겸손하면 영예를 얻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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