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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본문:마 12:46-50절
2002-04-16 23:25:15 read : 15606
제목:새로운 가족
가끔 산부인과 신생아실에서 아이가 뒤바뀌는 일들이 있습니다. 부모는 자기의 아이가 뒤바뀐 것도 모르고 정성껏 키워 초등학교에 보냈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이 아이가 학교에서 '혈액형을 검사한 결과'라고 받아왔는데 한마디로 기가 막힙니다. 왜냐하면 아이의 혈액형이 친아버지와 친어머니 사이에서는 도저히 나올수 없는 혈액형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아이의 아버지는 아이의 엄마를 의심합니다. 혹시 자기 몰래 불륜을 저질러서 이 아이가 태어난게 아닌가?하여 심한 다툼이 생기기도 합니다.
그런데 뒤 늦게나마 아이가 신생아실에서 뒤바뀌었다는 사실을 알게되면서 문제는 더욱 복잡해지기 시작합니다. 다행히 아내에 대한 오해는 풀렸지만 지금까지 자기 자식이라고 키워온 아이가 남의 자식인 것입니다. 그래서 자기의 친자식을 수소문 끝에 찾기는 찾았는데 그때부터 어떻게 해야할지 혼란스럽습니다. 지금까지 키워온 아이를 돌려주고 생판 남과 같은 아이를 자식으로 데리고 와야 할것인지 아니면 친자식을 포기하고 지금까지 키운 자식을 친자식으로 생각하면서 살것인지 선뜻 결정을 내리기가 어렵습니다.
하지만 이런 경우 대부분 우리나라 사람들은 수년동안 친자식처럼 키워온 정을 포기하고 결국 자기의 친자식을 데리고 오는 선택을 하게 됩니다. 왜 그런줄 아십니까? 우리민족은 과거로부터 지금까지 혈연중심으로 살아왔기 때문입니다. '혈연'을 무엇보다 중요시하는 사회에서 살아왔기 때문에 기른정보다는 낳은 정을 더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사실 자식이 태어나는 그 순간부터 '이 아이가 내 자식이구나' 하는 것을 강하게 느끼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고 합니다. 그러면 언제부터 이아이가 '진짜 내자식이구나' 하는 것을 느끼게 됩니까? 똥기저귀를 갈아주면서, 배고프다고 보채는 아이에게 젖을 먹이면서, 밤새도록 우는 아이 때문에 밤에 한잠도 못자면서 아이를 들추어 업고는 꾸벅꾸벅 졸아가면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이 아이가 진짜 내 자식이구나'하고 느끼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낳은 것 때문에 내 자식이라는 사실이 확인되어진다기 보다는 낳은 자식을 정성껏 기르면서 자기의 자식인 것을 확인하게 되는 경우가 훨씬 더 많습니다. 그런데도 아이가 뒤바뀐 것을 알게 되면 우리는 결국 기른 정을 포기하고 친자식을 선택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즉 오랜역사속에서 철저하게 혈연중심으로 살아왔기 때문입니다.
불명예스럽게도 우리나라는 국제사회에서 '고아수출' 제1위의 자리를 고수하고 있습니다. 미국이나 기타 유럽사람들은 아이를 입양시켜서 훌륭하게 키우는데 왜 우리들은 부모없는 아이들을 각가정에서 입양해서 기르는 일을 하지 않는 것일까요? 심지어 '고아수출국'이라는 오명을 남기면서도 입양을 꺼리는 것일까요? 그 이유도 다른데 있는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 우리가 혈연중심사회에서 살아왔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사실 미국이나 기타 유럽사람들은 혈연중심의 사회가 아닙니다. 미국만 해도 여러저기 사람들이 다 모여서 살게 되었습니다. 그들은 단일민족이 아닙니다. 그러니 혈연에 얽매일 이유가 없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혈연을 무시한다는 얘기는 아닙니다. 단지 그들이 입양아를 받아들이고 그들을 자기의 친자식이상으로 생각하면서 훌륭하게 키울 수 있는 이유가 전통적으로 혈연중심의 사회가 아니었기 때문에 우리보다는 훨씬 더 수용의 폭이 넓다는 말씀입니다.
반면에 우리민족은 지금까지 혈연중심으로만 살아왔기 때문에 이런 부분이 잘 수용이 되지 않는 것입니다. 우리들 중에는 어려웠던 시절에 좀 잘 사는 친척집에 얹혀서 살았던 사람들이 참 많습니다. '아침마당'이라는 텔레비젼 프로에서 가족을 찾는 사연을 들어보면 참 가슴이 아픕니다. 그들 대부분은 경제적으로 어려웠던 60-70년대 초에 밥 한숟가락 들기 위해 가족들과 헤어져 친척집에 보내진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보내진 그들이 친척집에서 가족의 새로운 구성원으로 살았던 것이 아니라 구박데기로 살았습니다.
어린 마음에 구박데기로 이 눈치 저 눈치 보다가 괴로워서 친척집을 뛰쳐나와 결국 가족과 연락이 끊어져 수십년의 세월을 외롭게 보낸뒤에 가족이 그리워 찾으러 나온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왜 그들이 구박데기가 됩니까? 물론 사람들마다, 그리고 환경마다 이유가 다 다르겠지만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우리에게 가족중심, 혈연중심의 개념이 강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우리만큼이나 혈연을 중요시하는 사회가 이스라엘 사회입니다. 그들의 성전에는 이방인들의 뜰이 따로 구분되어져 있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그들은 일찌기 사마리아 사람들을 개나 돼지처럼 여겼습니다. 사마리아 사람들이 누굽니까? 이방인의 피가 섞인 유대인들입니다. 하지만 유대사회에 이들을 편입시키지 않았습니다. 늘 경계하고, 피해다녔습니다.
그런 그들에게 주님은 새로운 가족관계를 선포하고 계십니다. 이것은 혈연을 중시했던 그들에게는 가히 충격적인 말씀이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주님이 말씀하시는 새로운 가족관계는 혈연중심의 가족관계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먼저 오늘 본문을 보면 이렇게 시작합니다. 46절에 "예수께서 무리에게 말씀하실 때에 그 모친과 동생들이 예수께 말하려고 밖에 섰더니"라고 했습니다.
지금 우리는 이 장면을 따로 떼어서 생각해서는 안됩니다. 다시말씀드려서 마태복음 12장 전체의 흐름속에서 이 말씀을 이해해야합니다. 마태복음 12장은 예수님께서 바리새인과 논쟁하시는 장면입니다. 그리고 바리새인들은 예수님과의 논쟁에서 여러번 패하고 말았습니다. 지난주에 우리가 살펴본 내용은 바리새인들이 서기관들까지 동원해서 예수님을 공격하고 있는 장면이었습니다. 그들은 정중하게 예의를 갖추고서 예수님께 표적을 구했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정중한 태도와는 상관없이 그들이 어떤 마음으로 표적을 구하고 있는지 주님을 다 알고 계셨습니다. 그래서 그들의 요구에 응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이미 보여준 표적앞에서도 회개하지 않은 그들이 결국은 심판날에 니느웨 사람들과 남방여왕에 의해서 정죄되어질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런데 오늘 본문을 보면 이와같은 말씀을 하실때, 예수님의 모친 마리아와 그의 동생들이 예수님을 만나서 무엇인가 말하려고 예수를 찾아오는 것으로부터 시작이 됩니다. 그런데 그들이 선뜻 예수님께 나아가지 못하고 밖에 서 있었던 까닭은 아마 예수님께서 많은 사람들에게 둘러 쌓여있었기 때문에 쉽게 접근할 수 없었던 것으로 보여집니다. 그 사실을 누가복음에서는 "예수의 모친과 그 동생들이 왔으나 무리를 인하여 가까이 하지 못하니"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물론 마리아와 그 동생들이 가까이 가지 못하고 밖에 서 있었던 것이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 우리가 생각해야 할 것은 그들이 왜 예수님을 찾아갔을까?하는 것입니다.
왜 찾아갔을까요? 집에 쌀이 다 떨어져 가는데 장남으로서 집안 돌볼 생각은 하지 않고 백수가 되어 빈둥빈둥 놀고 있기 때문에 야단을 치려고 찾아간 것일까요? 본문의 정황으로 보아 이 당시 예수님의 아버지인 요셉은 이미 죽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왜냐하면 요셉에 대한 기록은 더 이상 찾아보기 어려울뿐 아니라 가족들의 행동을 결정하는 일에 마리아가 중심이 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예수님은 아버지 요셉을 대신해서 이집안 가장의 위치에 있다는 것을 알수 있습니다.
그런데 장남이 가장의 역할은 하지 않고 허구한날 사람들과 함께 몰려다니니까 "그냥 두면 안되겠다"싶어서 찾아간 것일까요? 우리주위에도 보면 하는일없이 사람을 몰고 다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 사람주위에는 언제나 사람들이 몰려 다니는데 정작 하는 일은 별로 없습니다. 본인은 그렇게 지내는 것이 좋을는지 모르겠지만 가족들은 그런 사람을 지켜보면서 마음이 상할때가 많습니다. "언제 철이 들겠나?"하는 생각도 들고, "저렇게 친구좋아하다가 굶어죽기 딱 좋겠다"라는 말도 합니다.
지금 예수님이 그런 경우에 해당되기 때문에 찾아가신 것일까요? 그게 아니라면 많은 사람들사이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아들이 대견스러워서 한번 구경이라도 할양으로 찾아간 것일까요? 그것보다는 어머니로서 자식에 대한 어떤 염려와 걱정때문이었습니다.
마가복음 3장 20절 이하를 보면 좀 더 정확한 기록이 있습니다. "집에 들어가시니 무리가 다시 모이므로 식사할 겨를도 없는지라 예수의 친속들이 듣고 붙들러 나오니 이는 그가 미쳤다 함일러라 예수살렘에서 내려온 서기관들은 저가 바알세불을 지폈다 하며 또 귀신의 왕을 힘입어 귀신을 쫓아낸다하니"라고 했습니다.
마리아는 두가지가 염려되어 예수를 찾아갔었습니다. 하나는 사람들이 너무 많이 따라다녀서 식사할 시간도 없는 아들의 건강이 염려되어서였고, 또 하나는 아들이 서기관과 바리새인들 사이에 '귀신이 들려 미쳤다'는 취급을 받고 있었기 때문에 마음이 아파서 그를 집으로 데리고 가기 위해서였습니다. 아들이 밖에 나가서 밥도 제대로 못먹는 판국에 사람들에게 '미쳤다'라는 말까지 듣고 있으니 어머니로서 그 마음이 어떻겠습니까?
사실 마리아는 걱정이 되어서 예수님이 계신 곳을 찾아갔지만 막상 그곳에 갔을 때, 마리아는 놀랐을 것입니다. 무엇에 놀랐겠습니까? 소문보다는 훨씬 더 아들이 인기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놀랐을 것입니다. 지금 예수님의 주변에는 사람들로 가득차 있습니다. 마리아 자신도 가까이 접근하기가 어려울 정도로 많은 사람들에게 둘러쌓여 있습니다. 이쯤되면 어머니로서 마음이 흐뭇하지 않겠습니까? 사람들에게 인기 있는 아들을 보면 대견스럽지 않겠습니까?
저희집 아이가 학교에 입학하기 전, 어린이집을 다닐 때 여자아이들에게 인기가 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몇몇 여자 아이들은 아예 저희집 아이와 결혼하겠다는 얘기를 했다고 합니다. 철없는 아이들의 얘기지만 솔직히 부모로서 그 말을 들을때 싫지 않았습니다. 자식이 다른 사람들에게 인기있다고 하는데 싫어할 부모가 어디 있겠습니까? 아들이 인기가 있다고 하니까 괜히 제가 우쭐해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녀석 눈도 아버지를 닮아서 적고, 코도 납작한 것 같은데 어떻게 해서 그렇게 인기가 있는 것일까?"하면서 내심 흐뭇해 하곤 했습니다. 그러나 부모의 마음은 그게 전부가 아닙니다. 인기 있는 아들 때문에 우쭐해지는 것 보다는 그 인기 때문에 아들이 한끼 밥도 제대로 챙겨 먹지 못할 상황에 놓여 있다면 우쭐해지기에 앞서 아들의 건강이 더 걱정이 됩니다. 마리아는 아들이 사람들에게 둘러쌓여 밥도 제대로 먹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못내 안타까왔던 것입니다.
또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의 아들을 칭찬해도 한 두사람이 그 아들에 대해 못마땅하게 말하고 있다면 부모는 그것이 늘 마음에 걸리는 법입니다.
저희집 둘째아이가 객관적으로 볼 때 미운얼굴은 아닙니다. 그렇다고 예쁜얼굴도 아니라는 것을 저는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에게는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귀엽고 예쁜 아이입니다. 저의 그런 마음을 아시는지 대부분 제가 듣는데서 아이가 못생겼다는 말을 직접적으로 하지 않으십니다. 빙 돌려서 '아이의 얼굴이 좀 큰 편이다'라고 말씀하시든지, 아니면 '머릿결 하나는 일품이다'라고 하십니다. 그런 말씀은 '예쁘지 않다'는 말씀이라는 것 쯤은 저도 눈치를 채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번은 충격적인 말을 들었습니다. 제 바로 위의 누님이 둘째를 보고 느닷없이 하시는 말씀이 '동팔이 같다'라는 것입니다. 동팔이가 누구냐?하면 오래전에 '첫사랑'이라는 텔레비젼 드라마에 나온 아주 못생긴 남자입니다. 여자아이를 남자에 비교해서 말한것도 서운한데 남들이 다 못생겼다고 말하는 '동팔이'에 비유했으니 제 마음이 어떻겠습니까? 누님은 지나가는 말로 귀엽다는 의미에서 하셨는지 모르겠지만 그날 저는 하루 종일 아이의 얼굴만 쳐다봤습니다. '도대체 어디가 어때서 동팔이야?', '저 얼굴이 동팔이면 세상사람들은 다 저팔곈가?'
여러말의 칭찬보다 한마디의 못마땅한 말이 더 마음에 걸리는 것이 부모의 마음입니다. 지금 마리아는 인기있는 것도 좋지만 식사도 거를정도로 사람들에게 둘러 쌓여있는 아들의 건강이 걱정스러웠습니다. 더구나 몇몇사람들이 아들에 대해 '귀신이 들렸다는 둥, 혹은 미쳤다는 둥'이상한 말을 하고 있는데 가만히 앉아 있을 수만은 없었습니다. 그래서 어머니로서 아들에 대한 염려때문에 찾아가서 '이제 그만 됐으니 집으로 돌아가자'는 전갈을 보내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47절에 "한 사람이 예수께 여짜오되 보소서 당신의 모친과 동생들이 당신께 말하려고 밖에 섰나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이 한마디의 말은 전체 분위기를 설렁하게 만드는 듯한 인상을 줍니다. 왜냐하면 지금 주님은 표적을 구하는 바리새인과 서기관에게 하나님의 심판에 대해 말씀을 증거하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아마도 사뭇 진지한 분위기였을 것입니다. 주위의 사람들은 숨을 죽이고, 예수님의 말을 듣고 있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한사람이 느닷없이 "당신의 모친과 동생들이 당신을 만나기 위해서 밖에 와 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우리 주님은 어떤상황에서도 당황하거나 머뭇거리시지 않습니다. 주님은 곧 그에게 이렇게 물으십니다. 48절에 "말하던 사람에게 대답하여 가라사대 누가 내 모친이며 내 동생들이냐 하시고"
주님은 모친과 동생들이 찾아왔다고 전하는 자에게 오히려 '누가 내 모친이며 내 동생들이냐?'라고 물으셨습니다. 왜 이렇게 되물으신 것일까요? 그 다음에 나오는 이 말씀을 하시기 위해서입니다. 49-50절에 "손을 내밀어 제자들을 가리켜 가라사대 나의 모친과 나의 동생들을 보라 누구든지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대로 하는 자가 내 형제요 자매요 모친이니라 하시더라"
이 말씀 때문에 여러사람이 크게 당황했을 것입니다. 먼저는 "당신의 모친과 동생들이 찾아왔다"고 말을 전한 사람이 당황했을 것이고, 느닷없이 지적당한 제자들도 당황했을 것입니다. 예수님의 이 말씀을 밖에 있던 마리아나 동생들이 들었는지 못들었는지 알수는 없지만 만약 들었다면 당황정도가 아니라 크게 분노할 말입니다. 왜냐하면 엄마와 동생들을 지척에 두고서 엉뚱한 사람을 가리켜 '형제요, 자매요, 모친'이라고 했으니 어찌 이런 일이 있을수 있겠습니까?
가끔 맞벌이 하는 부부들이 자녀를 아이의 할머니에게 맡기는 경우도 있지만 이모나 고모에게 맡기는 경우도 있습니다. 집이 가까워서 아침에 맡겼다가 저녁에 데리고 올수 있으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일주일동안 맡겨두었다가 주말이 되면 아이를 데리고 오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아이가 일주일동안 떨어져 있다가 엄마를 만나면 엄마에게 잘 가지 않습니다. 오히려 이모나 고모를 보면서 '엄마, 엄마'하며 품에 안깁니다. 그럴 때 엄마는 속이 몹씨 상합니다. 엄마를 옆에 두고 엉뚱한 사람에게 '엄마 엄마'할 때, 보통 속상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래도 이런 경우 이해는 됩니다. 아이가 엄마와 여러날을 떨어져 있었으니 판단이 제대로 서지 않은 아이야 당연히 우유주고, 씻겨주고, 재워주는 이모가 엄마인줄 착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다 큰 사람이 엄마를 옆에 두고 엉뚱한 사람에게 '내 모친이다'라고 말하거나 '내 형제들이다'라고 말한다면 얼마나 황당하겠습니까? "남들처럼 좋은 옷 못입히고, 남들처럼 배부르게 먹이지 못했다고 해서 저녀석이 부모를 무시하나?" 하는 생각이 들지 않겠습니까? 아니 자기 자식이지만 배신감마저 들것입니다.
하지만 우리주님은 한번도 어머니를 무시하거나 혈육에 대한 관심을 저버리신 일이 없으십니다. 지옥의 고통이라고 하는 십자가의 고난속에서도 요한에게 '사랑하는 어머니를 부탁한다'고 하셨고, 부활하신 후에도 혈육인 동생 야고보를 만나주셨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자리에서 주님은 제자들을 향해 '내 형제요 자매라'고 말씀하십니다. 또 '누구든지 하늘에 계신 아버지의 뜻대로 행하는 자가 형제요 자매요 모친'이라고 하십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주님은 지금 혈육을 무시하는 말씀을 하시는 것이 아닙니다. 혈육에 얽매이지 않는 새로운 가족관계를 설명하고 계십니다. 아니 혈육보다 우선되어져야할 하나님의 부르심에 대해 말씀하고 계십니다. 이 부르심과 관계는 하나님을 아버지로 모신 사람들이 그 뜻대로 행할 때 형성되어지는 관계입니다.
우리가 어떻게 하나님을 '아바 아버지'라 부를수 있게 되었습니까? 그리스도의 피뿌린 복음 때문입니다. 누가 나를 대신해서 죽어줄수 있습니까? 나를 대신해서 죽어줄자가 어디있습니까? 우리가 그토록 세상을 의지해보지만 그렇게 한다고 해서 세상이 저와 여러분을 대신해서 죽어줄수 있습니까? 세상은 우리를 대신해서 죽어주지 않습니다. 오히려 내가 고난당하면 세상은 나에게서 등을 돌려버립니다. 욥이 고난당할 때 욥의 친구들이 등을 돌렸습니다. 심지어 사랑하는 아내도 욥에게서 등을 돌려버렸습니다.
아무도 나를 대신하여 죽어주지 않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하나님을 아버지라 부를수 있게 된 것은 예수그리스도의 죽으심 때문입니다. 십자가에서 그분이 피를 뿌리신 덕분에 우리가 하나님을 아버지라 부를수 있게 되었고, 우리가 한 형제 자매가 되었습니다. 이 관계는 세상의 혈육과는 비교할 수 없는 관계입니다.
저와 여러분이 무슨관계가 있습니까? 피가 섞였습니까? 한 집안에서 같이 살았습니까? 그렇다고 학교 동문이라도 됩니까? 따지고보면 이 자리에 같이 앉아 있을 하등의 이유가 없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함께 있습니다. 함께 있을 뿐 아니라 한입으로 한분 하나님을 찬양하고 있습니다. 그분앞에 머리를 조아리고, 그분의 은혜를 함께 사모하고 있습니다. 왜 우리가 이렇게 하는 것입니까? 예수그리스도의 우리를 대신해서 죽으신 그 죽으심과 그분의 피로 말미암아 우리가 한형제 한자매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부부도 살다가 돌아서면 남이 되어버립니다. 자식과 부모사이에 담을 쌓고 지내는 사람들이 무수히 많습니다. 형제끼리 다투어서 원수처럼 지내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리스도의 대속의 죽으심 때문에 한 형제 한자매가 되었습니다. 이 관계는 잠시 스쳐지나가는 관계가 아닙니다. 영원한 관계입니다.
에콰도르에 위대한 복음의 문을 열었던 제임스 엘리어트는 오카 인디언들에게 붙들려 에콰도르 강가에서 죽임을 당했습니다. 그는 죽임을 당할 당시 모든 사람을 감동시킬만한 말을 남겼습니다. "결국은 붙들고 있을 수 없는 것을 버리는 자는 결코 어리석은 자가 아니다"
우리의 청춘이 언젠가는 다 지나갈 것입니다. 결코 붙들 수 없습니다. 세상의 부유함도 순식간에 지나가버릴 것입니다. 혈육의 정도 인생을 마감하는 날, 끝이나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그리스도 안에서 형제 자매된 우리의 관계는 저 영원한 하나님나라에서도 영원히 지속될 것입니다. 붙들 수 없는 것을 붙들고 있는 자는 어리석은 자입니다. 지나가는 것에 인생을 투자하는 자도 어리석은 자입니다. 우리는 하늘에 계신 아버지의 뜻을 행하여야 할 한 형제요 자매입니다. 다시한번 50절 말씀을 함께 읽겠습니다. "누구든지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대로 행하는 자가 내 형제요 자매요 모친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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