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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본문:마 15:32-39절
2002-04-16 23:12:49 read : 15742
제목:사천명을 먹이시다
일란성 쌍둥이를 구별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우리교회에 쌍둥이 자매가 있습니다. 이름하여 '예랑이', '하랑이'입니다. 저는 아직도 잘 구별이 되지 않습니다. 어떤 때는 이 얘가 예랑인 것 같고, 또 어떤 때는 저 얘가 예랑인 것 같고, 저게는 두 자매가 똑같아 보입니다. 그러나 부모는 압니다. 부모는 아마 한번도 '예랑이'를 '하랑이'라고 부르는 일이 없을 것입니다. '하랑이'를 '예랑이'라고 부르는 적도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놀이방에 자원봉사하시는 분들도 두 아이를 구별합니다.
그러고 보면 이 두 아이를 구별할 수 있는 방법은 한가지인 듯 합니다. 즉 아이와 오랜 시간을 함께 한 사람들은 일란성 쌍둥이라도 구별이 가능합니다. 다른 사람들의 눈에는 똑같아 보이는 아이들이지만 오랜 시간을 함께 한 사람들은 서로 다르다는 것을 명확하게 압니다. 그런데 성경에도 보면 일란성 쌍둥이처럼 구별이 잘 되지 않는 내용들이 있습니다. 물론 성경을 유심히, 또 많이 접한 사람들에게는 쉽게 구별이 되는 내용이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똑같아 보이는 사건이나 얘기들이 있습니다.
오늘 우리가 읽은 본문의 말씀이 그런유(類)에 해당됩니다. 아마 이 본문을 읽으시면서 어떤 분들은 이미 마태복음 14장에서 살펴본 오병이어의 사건과 별로 다르지 않다는 것을 느끼셨을 것입니다. 심지어 어떤 분들은 오병이어 사건을 잘못 옮겨 놓은 것이 아닌가? 하는 분들도 있을는지 모릅니다. 왜냐하면 그 내용이 너무도 흡사하기 때문입니다. 오병이어는 예수님께서 보리떡 다섯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 오천명을 먹이고, 나머지 열 두 광주리를 거두어 들인 사건입니다.
그런데 오늘 본문의 내용은 떡 일곱 개와 작은 생선 두어마리로 4000명을 먹이고 일곱 광주리를 남긴 사건입니다. 지난번 성경퀴즈대회때 이 내용이 문제로 나온 줄 아는데 그때 어느 분이 이 사건을 두고서 '칠병이어'라고 소개를 하셨습니다. 한자로는 그 말이 맞습니다. 떡이 일곱개에 생선이 두어마리니까 '칠병이어'라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닌 듯 합니다. 그러나 아직까지 '오병이어'라는 말은 들어봤어도 이 사건을 두고 '칠병이어'라고 하시는 말은 들어보지도 못했을 뿐 아니라 그렇게 표현하시는 분들도 없었습니다. 한편으로 생각하면 정말 기가 막힌 표현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이 시간에 분명히 알아야 할 사실은 동일한 사건을 마태가 두 번 반복해서 조금 다르게 기록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분명 오병이어 사건과 오늘 본문의 사건은 다른 사건입니다. 그러므로 이 본문속에서 우리는 오병이어와는 또 다른 하나님의 깊은 교훈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먼저 본문은 이렇게 시작합니다. "예수께서 제자들을 불러 가라사대 내가 무리를 불쌍히 여기노라 저희가 나와 함께 있은 지 이미 사흘이매 먹을 것이 없도다 길에서 기진할까 하여 굶겨 보내지 못하겠노라"
오병이어와 다른 점이 있다면 오병이어의 사건 현장에 있었던 사람들의 경우, 시간상으로 예수님과 함께 있었던 시간이 반나절 정도였습니다. 좀더 오래 있었다해도 그들이 예수님과 함께 한 시간은 하루정도 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오늘 본문속에 있는 무리들은 적어도 사흘 정도 예수님과 함께 시간을 보낸 것으로 보여집니다. 그렇다면 무엇이 이들로 하여금 사흘간 굶어가면서 예수님과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한 것일까요? 아니 이들이 사흘동안 주님과 함께 있으면서 무엇을 하였겠습니까?
예수님께서 이 사흘동안 그들에게 말씀을 전했을 것이고, 아픈 병자가 찾아오면 그들을 고치셨을 것이라는 것은 이제 너무도 쉽게 짐작이 가능한 일입니다. 어쩌면 굉장히 지루하게 여겨질 정도로 반복되는 일을 주님은 하셨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곳에 참여한 4천명이나 되는 사람들은 자리를 떠나지 않고 계속해서 주님의 말씀을 들었습니다. 그것도 사흘씩이나 굶어가면서 말입니다. 물론 그들이 사흘동안 온전히 굶었다고 생각하기는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그들 중에 어느 누구도 굶기로 작정하고 이곳에 온 사람은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어떤 사람은 소풍 오듯이 약간의 간식거리를 가지고 왔는지 모릅니다. 아니면 점심도시락 정도는 싸 가지고 왔는지 모릅니다. 그러나 사흘이라는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그들 중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먹을 것이 없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먹을 것도 떨어지고, 상당히 허기진 상태였을텐데도 불구하고 그들 대부분은 그 자리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무엇 때문에 그들은 배를 곯아가면서 그곳에 머물러 있는 것일까요? 계속해서 있으면 돈벼락이라도 맞을 것 같아서일까요? 계속해서 있다보면 돌아갈 때 행운권 추첨이라도 해서 큰 상품을 안겨줄 것 같아서일까요?
요즘은 그런 풍경을 구경하기가 어렵지만 얼마전까지만 해도 동네에 돌아다니면서 자사(自社)제품의 홍보기간을 이용해서 도자기 한 세트를 공짜로 주겠다고 선전하면서 누구네 집에 모이라고 방송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습니다. 순진한 아줌마들은 그 말에 현혹이 되어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그곳에 우-하고 몰려가서 앉아있습니다. 그런데 방금 줄 듯, 줄 듯 하면서 계속해서 자기네 회사제품의 자랑과 광고만 잔뜩 늘어놓습니다. 앉아 있는 아주머니들은 이제나 주려나 저제나 주려나 기대하면서 마냥 앉아 있습니다.
왠 공짜를 그렇게 좋아들 하시는지… 도자기 한 세트 받아보겠다고 몇시간째 퍼질고 앉아서 얘기를 열심히 듣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앉아 있어도 줄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이 제품 선전이 끝나면 저 제품 선전하고…, 점심식탁을 물리고서 잠깐 갔다 온다는 것이 결국 저녁 식사 준비할 시간이 되어서야 비로소 포기하고 그냥 돌아오게 됩니다. 그리고는 마음속으로 다짐을 합니다. 다시는 그런 곳에 가지 않겠노라고 말입니다.
지금 여기에 앉아 있는 사람들이 그런 이유 때문에 이곳에 앉아 있는 것입니까? 끝까지 있으면 행운권 추첨을 하거나 아니면 상품이라도 하나 줄 것 같아서 사흘씩이나 이곳에 머물러 있는 것일까요? 물론 그런 이유 때문이 아니라는 것을 우리는 잘 압니다. 그들이 이곳에 이토록 오랫동안 굶어가면서 머물러 있는 이유는 한가지입니다. 그것은 주님의 말씀 때문입니다. 주님의 말씀이 그들을 사흘씩이나 붙들어 놓았습니다. 주님의 말씀은 권세가 있었습니다. 그 어느 누구도 거역할 수 없는 힘이 그 속에 있었습니다. 지금까지 바리새인들을 통해서 듣던 말씀과는 너무도 다른 말씀입니다. 그들은 권세있는 그 말씀을 하나도 놓치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그 말씀에 파묻혀서 그들은 사흘이 지나가도록 그곳을 떠나지 않고 머물러 있었습니다. 그러고보면 이들의 모습을 통해 말씀에 대한 우리의 태도를 반성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오늘날 우리들은 말씀에 대한 이런 감동이나 감격들이 별로 없는 듯합니다. 주님의 말씀을 하나라도 놓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가지고 말씀을 들으려는 분들은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오히려 주일 설교가 조금만 길어져도 연신 시계를 쳐다보게 되고 예정된 시간을 초과하게 되면 그때부터 마음의 문을 닫아버리는 경향이 많습니다. 그래서 누군가가 '현대의 설교는 25분을 초과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할 정도가 되어 버렸습니다.
초대교회 우리 신앙의 선배들은 말씀에 대한 열정이 있었습니다. 교회사를 보면 1900년대 초에는 부흥사경회를 보통 일주일씩 했습니다. 그때 장사하는 사람들은 가게 문을 닫았습니다. 심지어 평양을 중심으로 부흥운동이 일어났을 때 학교까지 휴교를 할 정도였다고 합니다. 이렇게 말씀에 대한 사모함과 갈급함이 있었는데 오늘날은 그런 열정을 찾아보기가 너무도 어렵습니다. 물론 그 시대 우리조상들이 하루를 살았던 개념과 오늘 우리의 하루 개념은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오늘날은 24시간을 사는 것이 아니라 48시간을 사는 것 같습니다. 그만큼 분주하고 바쁘게 사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바쁘게 산다고 해서 우리가 말씀에 대해 열정을 갖지 못하는 것을 정당화할 수는 없습니다. 문제는 내 마음입니다.
주님은 이들의 상태를 아십니다. 말씀을 사모하여 언제까지나 말씀과 함께 있고 싶어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계십니다. 그러나 그들이 그냥 있다가는 길에서 모두 기진할 위험이 있습니다. 주님은 우리의 상태를 정확하게 진단하시는 분이십니다. 우리가 비록 말씀속에서 함께 머물러 있기를 원한다할지라도 배가 고파오는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말씀을 먹으면 영혼의 배 부름이 있습니다. 그러나 육신의 배고픔은 음식을 통해서 공급받아야 합니다. 주님은 여기서 중요한 원리를 우리에게 한가지 가르쳐주고 계십니다. 영혼의 배부름을 사모하는 자들에게는 육신의 배고픔도 주께서 해결해 주신다는 사실입니다.
오늘날 우리들은 신앙생활에 있어서 우리의 책임을 너무 지나치게 강조한 나머지 하나님의 능력을 축소하거나 제한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우리가 경제적인 활동을 열심히 해야하는 것은 사실입니다. 신앙이 있다고 말하면서 경제적인 활동을 전혀 하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참 신앙의 소유자가 아닙니다. 그러나 우리의 책임을 강조하다가 하나님의 능력을 제한하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우리의 육신적 배고픔을 해결해 주시는 분도 우리의 주님이십니다. 그런데 우리의 생각은 이런 문제는 우리 스스로 해결해야 된다고 믿습니다. 영적인 부분은 주께서 책임지시겠지만 나머지 육신적인 문제는 내가 노력하지 않으면 결코 얻을 수 없다고 믿습니다. 그래서 주일날 주를 위해 봉사하기 보다는 사업을 위해 누군가를 만나야 하며, 장사를 하시는 분은 가게 문을 열어놓아야 합니다. 학생들은 예배만 참석하고 나머지 시간은 공부를 해야 합니다. 이런 것은 내가 해결해야할 문제지 하나님이 해결하시는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것은 너무도 잘못된 생각입니다. 하나님의 능력을 우리의 이성으로 제한하는 것입니다.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주님은 우리의 영적인 부분뿐 아니라 육적인 문제도 해결해 주시는 분이십니다. 그러므로 주님의 능력을 인간의 이성으로 제한해서는 안됩니다. 책임을 강조하다가 주님의 능력을 축소시켜서는 안됩니다. 먹고 사는 문제가 우리의 노력여하에 의해 결정되어지는 것이 아니라 궁극적으로 그 문제도 주님께서 책임지신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자세가 우리들에게 필요합니다. 참 그렇습니다. 주님은 우리의 모든 문제를 해결해 주시는 분이십니다. 여기에 모인 자들은 말씀을 듣느라 제대로 먹지 못했습니다. 영적으로는 배가 부른 상태겠지만 육신적으로는 그 어느때보다도 더 배고픈 상태입니다. 그 장면을 보시면서 주님은 그들을 '굶겨서 보내지 못하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때 제자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33절에 "광야에 있어 우리가 어디서 이런 무리의 배부를 만큼 떡을 얻으리이까?"
이쯤되면 제자들이 이 상황을 오병이어의 사건과 연결시켜서 생각할 법도 합니다. 왜냐하면 그때의 상황도 먹을 것을 구하기가 쉽지 않은 빈들에서 일어났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수많은 사람들이 먹지 못해 배를 곯고 있는 상황입니다. 오병이어의 기적이 일어났던 때와 상황이 너무도 흡사합니다. 그런데 제자들은 "우리가 어디서 이 무리를 배부를 만큼 떡을 얻을 수 있겠습니까?"라고 말했습니다. 여기에 대한 해석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뉘어집니다. 하나는 제자들이 오병이어의 사건을 기억하면서 "우리는 할수 없지만 주님은 하실 수 있습니다"라고 고백한 말이라는 것과 또 하나는 아직도 제자들은 이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 쩔쩔매고 있다는 해석입니다.
물론 두 가지 해석이 다 일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광야에서 우리가 그들에게 먹을 것을 준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우리의 힘으로는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주님외에는 이 문제를 해결하실 분이 이곳에는 계시지 않습니다."란 해석이 가능한 이유는 그들이 예수님의 기적을 한두번 체험한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어차피 우리가 살아 가는데에는 불가능한 것이 너무도 많습니다. 그러니 주님께서 가능하게 하시지 않으신다면 우리는 이 상황에서 어찌할 수 없습니다."라는 해석이 가능합니다.
그러나 저는 두 번째 해석이 더 옳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주님은 이 당시의 사건을 16장 8절 이후에 언급을 하고 계시는데 제자들이 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 오천명을 먹였던 때나, 떡 일곱 개로 4천명 먹이신 사건을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고 있음을 책망하시는 장면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즉 그들이 얼마 전에 오병이어의 사건을 경험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 사실을 염두에 두지 않고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는 말씀입니다.
그런데 이런 실수를 제자들만 범하겠습니까? 우리는 "어떻게 오병이어와 같은 사건을 잊어버릴 수 있는가?"라고 말할는지 모릅니다. 하지만 우리들도 제자들과 똑같은 실수를 자주 범하고 있습니다. 한번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내 인생에 있어서 오병이어와 같은 순간은 없었는가?를 말입니다. 분명히 그런 사건들이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 일을 우리가 오래도록 기억하면서 내 삶에 항상 그때의 사건을 적용하면서 사는가?하면 그렇지 않습니다.
과거에 내가 어려움을 만났을 때 하나님께서 어떻게 선하신 방법으로 인도해 주셨는지를 생각하면 오늘 내가 만나는 어려움과 고난에 대해서도 하나님께서 선하신 방법으로 인도해 주실 것을 믿어야 합니다. 그러나 그렇지 못하고 염려와 근심가운데 있을 때가 많습니다. 조금 전에 내가 보고 경험했던 것보다는 지금 내가 만나는 현실의 문제를 더 크게 바라보면서 당황해 하거나 한숨 질 때가 있습니다. 그것은 제자들이 오병이어의 기적을 체험한 후에도 여전히 "광야에 있어 우리가 어디서 이런 무리의 배부를 만큼 떡을 얻으리이까?"라고 말하는 것과 별로 다를 바 없는 생각이며 행동들입니다. 그때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물으십니다. 34절에 "너희에게 떡이 몇 개나 있느냐? 가로되 일곱 개와 작은 생선 두어마리가 있나이다"
이 대답의 뉘앙스를 한번 생각해본다면 지금도 여전히 제자들은 주님의 능력에 대해 불신하고 있거나 확신을 가지고 있지 못한 듯 보여집니다. 생선이 한 마리면 한 마리, 두 마리면 두 마리지 두어마리가 뭡니까? 이런 대답은 자신의 말에 확신할 수 없거나, 확실하지 않을 때 하는 말입니다. 적어도 예수님께서 이렇게 물으셨을 때에는 지금이라도 오병이어 사건을 기억하고 좀 더 확신에 찬 대답을 했어야 할텐데 그러지 못할 뿐 아니라 확신 없는 대답을 합니다.
우리들도 여전히 확신에 찬 삶을 살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까? 여러분은 여러분의 삶에 대해 얼마만큼 확신을 가지고 살아가십니까? 현대의 학자가 오늘 이 시대를 가리켜서 '불확실성의 시대'라고 했습니다. 확실한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했습니다. 물론 주변을 둘러보면 이 학자의 말이 맞습니다. 어느 것 하나라도 확실한 것이 없는 듯 보여집니다. 그러나 그 말은 틀렸습니다. 적어도 우리 그리스도인의 삶은 너무도 확실한 삶입니다. 미래가 불투명하지 않습니다. 앞날이 어떻게 전개되어질지 베일에 가려있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의 인생은 너무도 확실합니다.
만약 그리스도를 믿는다고 하면서 자신의 삶에 대해 불안해 하거나 미래에 대한 염려로 가득차 있다면 그것은 주님에 대한 불신입니다. 세상사람들의 삶은 불확실할는지 몰라도 우리의 삶은 너무도 확실합니다. 염려할 필요없습니다. 불안해 할 필요가 없습니다. 내 인생 앞에 어떤 상황이 전개되어진다 해도 당황해 할 이유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그 문제의 현장에 주님이 계시기 때문입니다.
신약의 빌립보서는 바울이 감옥에 갇혀 있으면서 빌립보 성도들을 향해 쓴 편지입니다. 감옥에 갇혀 있다는 것은 앞으로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는 불안한 상황입니다. 그런데 바울은 빌립보 성도들에게 편지를 쓰면서 '기뻐하고 또 기뻐하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빌립보서를 통해서 볼 때 그 어디에서도 바울이 자신의 삶에 대해 불안해 하는 모습을 발견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그리스도안에서의 삶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그는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4장 11절 이하에서 말하기를 "내가 궁핍하므로 말하는 것이 아니라 어떠한 형편에든지 내가 자족하기를 배웠노니 내가 비천에 처할 줄도 알고 풍부에 처할 줄도 알아 모든 일에 배부르며 배고픔과 풍부와 궁핍에도 일체의 비결을 배웠노라 내게 능력 주시는 자 안에서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느니라"고 담대하게 말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에게는 이런 담대함이 있습니까? 여러분 인생에 대한 확신이 있으십니까?
예수님께서 왜 굳이 "너희에게 떡이 몇 개 있느냐?"하고 물으신 것일까요? 이 물음은 적어도 그들에게 떡이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한 물음입니다. 그렇다면 주님은 그들에게 떡이 얼마나 있는지 다 알고 계십니다. 그런데 이렇게 물으신 이유가 무엇일까요? 그것은 어쩌면 제자들에게 오병이어의 사건을 상기시키시려는 의도가 있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왜냐하면 주님은 자주 이런 식으로 과거의 사건을 떠올리게 하는 방법을 사용하셨기 때문입니다. 가령예를 든다면 예수님께서 부활하신 후에 갈릴리 바다에 나타나셨을 때 베드로는 숯불을 피워놓고 있었습니다. 마치 주님께서 잡히시던 날 주를 세 번이나 부인하던 장소에 숯불이 피워져 있었던 것과 같은 모습입니다. 그곳에 나타나셔서 베드로에게 주님은 "요한의 아들 시몬아 네가 이 사람들보다 나를 더 사랑하느냐?"를 한번도 아닌 세 번씩이나 물으셨습니다. 아마 이 장면에서 베드로는 자신이 주님을 세 번이나 부인했던 사실을 머리에 떠올렸을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굳이 너희에게 떡이 몇 개나 있느냐?고 물으신 이유는 그런 의도가 짙게 깔려 있는 듯 보여집니다. 그러나 제자들은 아직도 오병이어의 사건을 떠올리지 못합니다. 그날 주님께서 어떻게 기적을 베푸셔서 그 많은 사람들을 먹이셨는지 기억하지 못합니다.
주님은 아직도 당황해하고 있는 제자들을 보시면서 명령하십니다. 35-38절입니다. "예수께서 무리를 명하사 땅에 앉게 하시고 떡 일곱 개와 그 생선을 가지사 축사하시고 떼어 제자들에게 주시니 다 배불리 먹고 남은 조각을 일곱 광주리에 차게 거두었으며 먹은자는 여자와 아이외에 4000명이었더라"
주님은 오병이어때와 동일한 방법으로 기적을 베풀고 계십니다. 물론 다른 것이 있습니다. 오병이어때는 그들 모두를 잔디위에 앉게 하셨습니다. 그러나 여기서는 땅에 앉게 하셨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 무슨 큰 의미를 둘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오병이어때는 잔디가 그곳에 있었기 때문에 그곳에 앉게 하셨을 것이고, 지금은 잔디가 없기 때문에 그냥 땅에 앉게 하셨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미루어 짐작건대 두 사건은 계절상 다른 시기에 일어난 듯 보여집니다. 또 다른 것이 있는데 오병이어때는 하늘을 우러러 축사하시고 떼었다고 기록한 반면 여기서는 그냥 축사하셨다고만 되어 있습니다. 또 배불리 먹고 거두어 들인 광주리가 일곱광주리라는 것이 다릅니다. 그러나 핸드릭슨에 의하면 이 광주리는 오병이어의 기적에서 말하는 광주리와는 다르다고 합니다.
아뭏튼 주님은 또 다시 적은 것을 통해 기적을 베푸셨습니다. 물고기 두어마리와 떡 일곱 개로 여자와 아이를 제외한 사천명을 먹이셨습니다. 어떤 분들은 오병이어때보다는 적은 인원을 먹였으니 이 기적을 오병이어만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고 가볍게 여기려 합니다. 그러나 우리 주님이 행하신 일은 그 어떤 것도 가볍게 여겨질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물고기 2마리 보리떡 5개로 5천명을 먹이는 일이나 몰고기 두어마리, 떡 일곱 개로 4천명을 먹이는 일이나 사람의 능력으로 불가능한 것은 마찬가지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불가능한 것을 가능케 하시는 분은 우리의 주님이십니다.
무엇보다 이 사건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오병이어가 유대인들에게 베풀어진 기적이라면 오늘 본문은 이방인에게 베풀어진 기적이라는 것입니다. 즉 주님은 이방인이나 유대인이나 차별이 없으십니다. 주님의 기적의 현장으로 초대받는데 차별이 있는 것이 아닙니다. 주님은 동일한 심정으로 사랑하시고 동일한 은혜를 베푸십니다. 요즘 많이 부르는 복음송 가운데 너무 아름다운 가사의 노래가 있습니다.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라는 노래입니다. 주님은 우리를 사랑하십니다. 오늘 본문에 이 기적을 베푸신 이유가 무엇입니까? "무리를 불쌍히 여기셨다"라고 했습니다. 거기에는 주님의 사랑이 깔려 있습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그 사랑으로 인해 불안해 하지 않고 좀더 확실한 믿음의 삶을 사시는 여러분이 되시길 주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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