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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본문:마 18:21-35절
2002-04-16 23:02:33 read : 14080
제목:용서
시드니 올림픽에 남북한 선수들이 한반도기를 들고 '코리아'라는 이름으로 동시에 입장을 했습니다. 요즘 되어지는 일련의 일들은 우리로 하여금 통일에 대한 꿈을 한층 고조시키고 있음에 분명합니다. 뿐만 아니라 '철마는 달리고 싶다'라고 쓰여진 녹슨 경의선 열차가 이제 얼마 있지 않으면 기적을 울리며 거침없이 대륙을 횡단할 수 있으리라 기대해봅니다. 이처럼 남북관계가 중단없이 계속 개선되어져 간다면 머지 않은 장래에 통일을 이룰 수 있으리라 확신합니다.
그러므로 만약 남북관계의 개선이 여기서 중단되어버린다면 통일에 대한 희망이 불투명해질 수밖에 없듯이 사람과 사람사이에 결코 중단되어서는 안될 또 하나의 중요한 요소가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용서'입니다. 만약 사람과 사람사이에 '용서'가 중단되어버린다면 관계의 개선은 기대할 수 없습니다. 설령 나에게 잘못을 했거나 죄를 범한 경우라 할지라도 '용서'가 없다면 더 이상 아무런 진전이 있을 수 없습니다. 더구나 그리스도인이라 하면서도 '용서'를 모른다면 천국에서 켤코 큰 자가 될 수 없습니다.
오늘 본문은 베드로가 예수님께 '용서'에 대해 질문함으로써 시작이 됩니다. 21절을 보면 "그 때에 베드로가 나아와 가로되 주여 형제가 내게 죄를 범하면 몇 번이나 용서하여 주리이까 일곱 번까지 하리이까?"라고 했습니다. 본문이 '그 때에'라는 말로 시작하는 것으로 미루어 보아 이 본문도 앞의 내용과 연결되어져 있다는 것을 우리는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앞부분의 내용이 무엇이었습니까? 예수님은 형제가 나에게 죄를 범하였을 경우 어떻게 행동해야하는지에 대해서 말씀하셨습니다. 적어도 베드로는 예수님의 말씀을 한쪽 귀로 듣고 한쪽귀로 흘려 버리지는 않았습니다. 형제가 죄를 범하였을지라도 그 형제를 용서해야한다는 사실과 완전한 화해를 이루기 위해서는 자신이 먼저 나서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오늘날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주님의 말씀을 한쪽귀로 듣고 한쪽귀로 흘려 버리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다시 말씀드려서 주님의 말씀을 어떻게 실천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없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말씀은 말씀이고, 내 생활은 어디까지나 내 생활일 뿐이라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는 그리스도인들이 너무도 많습니다. 아니 말씀을 듣고 그 말씀을 어떻게 구체적으로 실천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한번도 고민해 보지 않은 채, 신앙생활을 하는 분들도 있을는지 모릅니다.
그러나 적어도 베드로는 형제를 용서해야 한다는 주님의 말씀을 흘려듣지는 않았습니다. 그 말씀을 마음가운데 새겨들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이 자비로운 행동을 도대체 몇 번이나 해야하는지에 대해서는 베드로 자신도 자신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다시 질문했습니다. 즉 "형제를 용서해야 되느냐? 말아야 되느냐?"에 대한 질문이 아니라 "죄를 범한 형제를 몇 번이나 용서를 해주어야 하느냐?" 하는 질문이었습니다. 베드로의 생각에는 "일곱 번 정도는 용서해야 되지 않겠느냐?"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그가 이렇게 일곱 번이라고 생각한데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이 당시 율법주의자들도 형제가 잘못을 했을 경우에 적어도 세 번까지는 용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아마 베드로는 주님께서 형제를 용서하라고 말씀하셨다면 적어도 율법주의자들보다는 훨씬 더 많이 용서해야 한다고 생각을 했을 것입니다. 그래서 세 번의 두배 여섯 번, 거기에다 한번을 더 포함해서 일곱 번 정도면 될 것이라 생각하고 주님께 '일곱번까지 용서해야 하느냐?"고 물었던 것입니다. 물론 베드로가 일곱 번이라고 말한 것에는 주님께서 용서를 말씀하셨으니 율법주의자들보다는 더 많이 용서해야 할 것이라는 생각이 그 밑바탕에 깔려 있었던 것만은 아닐 수 있습니다.
다시 말씀드려서 율법주의자들보다는 훨씬 더 관대함을 보임으로 주님께 자신의 믿음과 사랑을 자랑하고 싶었는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베드로의 기대와는 전혀 다른 말씀을 주님께서 하셨습니다. 22절에 "예수께서 가라사대 네게 이르노니 일곱 번 뿐 아니라 일흔번씩 일곱 번이라도 할지니라"
사실 베드로가 제안한 일곱 번의 용서는 그 당시로 봐서는 상당히 파격적인 제안이었음에 분명합니다. 설령 자신의 믿음과 타인에 대한 사랑을 자랑하고 싶은 마음에서 이렇게 제안했다 할지라도 어쨌든 일곱 번의 용서를 말한 것은 파격적인 것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여기서 베드로의 실수를 엿볼 수 있습니다. 그것이 무엇입니까? 용서에 대한 한계를 정해 놓았다는 사실입니다. 그런데 베드로의 이런 실수는 단순히 베드로에게만 국한되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우리들 자신의 문제라는 사실을 인식해야 될 필요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우리도 이런 한계를 설정해 놓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흔히 하는 말 중에 "다른 것은 다 참아도 이것만큼은 절대 참을 수 없어"라고 말할 때가 있습니다. 또"지금까지는 다 참고 그냥 넘어갔지만 이번만큼은 절대 그냥 넘어갈 수 없어, 아주 따끔한 맛을 보여 줄테야"라고 말할 때가 있습니다. 어쩌면 이것이 우리의 한계인지 모릅니다. 베드로 역시 매우 관대하게 일곱 번의 용서를 제안하기는 했지만 용서의 횟수에서 자유로와 질 수는 없었던 모양입니다. 아니 용서의 한계에서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주님의 대답은 '일흔번씩 일곱 번'이라고 하셨습니다. 얼핏보면 횟수만 많았지 따지고 보면 주님도 용서의 한계를 정하신 것이 아닌가? 하고 반문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주님의 대답은 한계를 설정하신 대답이 아니었습니다. 누가 보아도 일흔번씩 일곱 번이란 말이 사백 구십번으로 용서의 횟수를 제안하는 것이라고 말하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렇습니다. 삼척동자라도 이 말씀이 횟수를 제안하고 있는 말씀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설령 횟수를 제한한 말씀이라 할지라도 한 사람이 잘못한 일에 대해 그렇게 많이 용서하다 보면 이미 용서의 단계를 벗어나서 그를 이해하고 그를 사랑하는 단계로까지 발전할 것입니다.
우리들 중에 굳이 이 말씀을 사백구십번이라는 횟수로 제한을 하고 싶은 분이 있다면 실제로 그렇게 해보시기 바랍니다. 진심으로 형제를 사백구십번 용서하다보면 우리 마음 가운데 그를 향한 미움이나 증오가 사라지고 오히려 관용과 사랑의 마음이 내 심장에서 요동치는 것을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므로 일흔번씩 일곱 번이라는 주님의 이 말씀은 형제를 향한 용서는 결코 중단될 수 없는 일임을 상기시켜 주시는 말씀입니다.
사실 그렇습니다. 엄밀하게 말해서 숫자를 세기 시작하면 그것은 이미 '용서'가 아닙니다. 사백구십번을 끝까지 세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용서할 마음이 없다는 뜻입니다. 다시말씀드려서 사백 구십한번 째는 용서하지 않겠다는 생각이 밑바탕에 깔려 있다는 뜻입니다. 율법주의자들이 용서에 대해 세 번으로 횟수를 정한 것은 '네 번째는 용서하지 말라'는 뜻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마찬가지로 사백 구십번째까지는 용서하겠다는 마음을 가진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용서의 진정한 의미를 모르는 사람입니다.
자녀가 잘못했을 때, 부모는 당연히 야단을 치게 됩니다. 그리고 용서를 해줍니다. 그런데 자녀가 또 다시 잘못을 저질렀을 때에는 여지없이 지난번 일까지 들추어내어 얘기할 때가 많습니다. "이번이 도대체 몇 번째냐?, 지난번에도 용서해주고, 그 지난번에도 용서해주었는데 도대체 내가 몇 번을 용서해야 되겠니" 면서 지난번 것까지 합쳐서 야단을 칩니다.
이것을 법적인 용어로 말한다면 '집행유예'와 같습니다. 구속되지는 않지만 이 기간동안에 다시 죄를 지으면 앞에 저지른 죄까지 소급해서 묻는 것이 '집행유예'입니다. 이것은 용서가 아닙니다. 처벌을 잠시 유보한 것뿐입니다. 우리가 자녀를 대할 때에도 그런 경향이 많습니다. 용서한다고 말은 하지만 진정으로 용서한 것은 아닙니다. 잠시 유보를 해 두었다가 한꺼번에 지난번 일까지 다 들추어내어서 그 잘못을 묻는 경우가 있습니다.
다시 말씀드려서 용서한 숫자를 세고 있다는 것은 용서할 의지나 생각이 별로 없다는 뜻입니다. 그러므로 주님께서 일흔 번씩 일곱 번을 얘기하신 것은 숫자에 상관없이 용서하라는 것입니다. 용서는 결코 사람들 사이에서 중단되어서는 안될 일임을 주님은 강조하고 계십니다. 사실 베드로는 이 말씀을 들었을 때,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는지도 모릅니다. 왜냐하면 용서에 관한 한 자신은 매우 파격적인 제안을 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주님은 용서에 대한 한계는 무한대임을 분명히 말씀하셨습니다. 용서란 '수'를 셀 수 있는 하나의 상품이 아니라는 것을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왜 우리가 그렇게까지 해야하는지에 대해 주님은 아주 적절한 비유를 통해서 설명하십니다.
비유의 내용은 이렇습니다. 어떤 임금에게 빚을 지고 있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의 빚은 자그마치 일만 달란트였습니다. 일만 달란트라 함은 어느 정도 되는지 잘 상상이 가지 않습니다. 이 당시 노동자의 하루 품삯이 1데나리온입니다. 그리고 6000데나리온이 한 달란트 입니다. 그러면 한달란트는 노동자가 6000일 동안 일할 때 벌 수 있는 돈입니다. 1년이 365일이면 10년일 때 3650일, 그러면 16년하고도 5개월 가량 일해야 한 달란트를 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사람이 빚진 것은 한 달란트가 아니라 일만달란트입니다. 지금 제가 계산을 하고 있지만 금액이 잘 계산이 되지 않습니다.
이 사람이 어떻게 해서 이렇게 많은 빚을 지게 되었는지 우리는 알 길이 없습니다. 그러나 여기서 알수 있는 것이 있다면 그는 이 빚을 도무지 갚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본문 25절과 26절을 보면 "갚을 것이 없는지라 주인이 명하여 그 몸과 처와 자식들과 모든 소유를 다 팔아 갚게 하라 한대 그 종이 엎드리어 절하며 가로되 내게 참으소서 다 갚으리이다 하거늘"이라고 했습니다.
무엇을, 어떻게 해서 이 많은 돈을 갚을 수 있을는지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이 종은 갚을터이니 자신의 사정을 좀 봐달라고 간곡하게 부탁을 했습니다. 물론 그는 이 빚을 갚기 위해 그 어떤 구체적인 제안을 하지 않았습니다. 오늘날로 말하면 할부로 갚을 수 있게 해달라든지 아니면 몇 년 거치 몇 년 상환씩으로 갚게 해달라고 말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단지 엎드렸습니다. 엎드리어 '참아달라 다 갚겠다'고만 했습니다. 사실 임금은 이 사람이 빚을 갚을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한 두푼도 아닌 일만 달란트를 그가 어떻게 갚을 수 있겠습니까? 그래서 아주 파격적인 선언을 합니다. 27절에 "그 종의 주인이 불쌍히 여겨 놓아 보내며 그 빚을 탕감하여 주었더니"라고 했습니다.
주인이 이 사람의 빚을 탕감해준 이유는 단 한가지였습니다. 무엇 때문입니까? 그를 불쌍히 여겼기 때문입니다. 그가 빚을 탕감 받을 만한 어떤 이유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그가 엎드렸기 때문도 아니었습니다. 어쩌면 '다 갚겠다'는 말은 임금을 기만하는 말일 수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지금 그의 사정으로는 그 어마어마한 돈을 갚을 수 없다는 사실을 임금이 잘 알고 있는데 '다 갚겠다'고 했으니 어디 가당키나 한 말입니까? 그러나 임금은 개의치 않았습니다. 그는 빚을 탕감 받을만한 그 어떤 이유도 가지고 있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그의 빚은 탕감을 받았습니다. 그 단 하나의 이유는 임금이 그를 불쌍히 여겼기 때문입니다.
남에게 빚을 져 본 사람은 이때 이 사람의 마음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IMF 직후에 엄청난 은행이자에 등골이 휠 정도였습니다. 교회뿐만 아니라 돈을 은행에서 빌려 쓴 분들은 이자를 감당하기조차도 어려웠을 것입니다. 지난 2년여 동안은 정말 악몽을 꾸는 듯 했습니다. 이제는 은행이자도 예전같이 되었습니다. 원금은 고사하고 은행대출이자가 낮아지는 것만도 얼마나 큰짐을 벗은 것 같았는지 모릅니다. 그런데 지금 이 사람은 이자를 적게 내게 된 것이 아니라 아예 그 어마어마한 원금의 빚을 탕감 받은 것입니다. 단지 불쌍하다는 이유만으로 그렇게 되었습니다. 이 사람의 이때 기분은 똑같은 상황을 겪어보지 못한 사람은 이해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얘기는 여기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이 엄청난 빚을 탕감 받은 사람이 잠시 후 자기에게 빚을 진 사람을 만났습니다. 그가 진 빚은 일백 데나리온입니다. 이 돈은 자신이 탕감받은 빚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한자어로 '조족지혈'입니다. '빙산의 일각'에 불과합니다. 좀더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면 60만분의 1에 불과합니다. 그런데 그는 이 사람의 멱살을 잡고 자기의 빚을 갚아라고 소리를 쳤습니다.
그때 빚진 사람이 자기가 조금전에 한 것과 똑같은 행동을 했습니다. 29절에 "그 동관이 엎드리어 간구하여 가로되 나를 참아주소서 갚으리이다 하되"라고 했습니다. 어쩌면 이 사람의 말은 훨씬 더 현실성이 있는 말이었는지 모릅니다. 왜냐하면 일백 데나리온이라면 백일동안 열심히 먹을 것 안 먹고, 입을 것 안 입으면서 모으면 충분히 갚을 수 있는 돈이기 때문입니다. 충분히 현실성있는 요청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엎드리어 간구하여 '참아달라 갚겠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이쯤 되면 조금 전, 자신이 임금에게 나아가서 엎드리어 말한 상황이 머리에 떠 오를만도 합니다. 왜냐하면 자신이 주인에게 했던 말과 행동은 이 사람이 지금 자신에게 똑같이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는 이런 모든 상황을 모른척 했습니다. 아니 무시했습니다. 그리고나서 오직 자신이 받아야 할 빚에만 관심을 보였습니다. 그래서 그는 목을 잡고 돈을 갚아라고 요구했습니다.
사실 저나 여러분이나 이 본문의 말씀을 오늘 처음 대하는 분은 별로 없을 줄 압니다. 항상 이 본문을 읽을 때마다 이 사람에 대해 좋지 않은 감정을 갖게 되는 것이 사실입니다. "어떻게 자신은 일만 달란트의 빚을 탕감 받았으면서 일백 데나리온의 빚을 진 사람에게 자기 돈을 갚아라고 요구할 수 있을까? 피도 눈물도 없는 사람이 아니냐?"하는 생각이 들 때가 많습니다.
그러나 여러분! 정말 우리가 이 사람에 대해 비판할 만큼 우리 자신들에게는 이런 일이 없었는지 한번 물어보아야겠습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자기 자신에 대해서는 언제나 관대하지만 타인에 대해서는 매우 모질게 대할 때가 많기 때문입니다. 따지고 보면 형제들 사이에 일어나는 그 모든 일은 일백 데나리온에 지나지 않는 것들입니다. 그런데 그 일백데나리온의 빚을 받겠다고 목을 붙잡고 아웅다웅 싸우는 것이 지금 우리들의 모습입니다.
어제 점심시간에 온 가족이 함께 자장면을 시켜 먹었습니다. 그런데 큰 아이가 자장면을 조금 더 먹겠다고 동생 자장면에 젓가락을 가져갔습니다. 동생은 그것을 보면서 자기 것을 가져간다고 야단법석입니다. 저는 그 모습을 지켜보면서 우리들의 삶을 생각해보았습니다. 비록 서로 나누어 먹어야 된다고 아이들에게 야단을 치기는 했지만 실상 그것이 하나님께서 지켜보시는 우리들의 모습이었습니다.
자장면 값을 지불하신 분은 주님이십니다. 우리는 돈 한푼 내지 않고 자장면을 그저 먹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옆에 있는 형제가 조금 가져간다고 그것을 못 봐줍니다. 아니 내 자장면 내 놓으라고 멱살을 잡고 싸웁니다. 우리가 싸우는 것은 고작 일백 데나리온의 것에 지나지 않는 것들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일만 달란트의 빚을 탕감받은 자들입니다. 하지만 내가 탕감받은 빚은 생각하지 못하고 나에게 갚지 않고 있는 사람의 빚에 대해서는 그렇게 모질게 대하는 것이 우리들입니다.
우리들이 얼마나 모질고 강팍하냐? 하면 30절에 "허락하지 아니하고 이에 가서 저가 빚을 갚도록 옥에 가두거늘"이라고 했습니다. 멱살 붙잡는 것으로 만족을 하지 못하고 아예 빚을 갚을 때까지 옥에 가두어 버렸습니다. 이것이 다른 사람들의 모습이 아니라 우리들의 모습입니다. 나의 감기를 다른 사람들의 열병보다 더 크게 생각합니다. 내가 얼마나 많은 빚을, 어떻게 탕감 받게 되었는지는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이 있다면 그것은 내가 받아야 할 빚입니다. 그래서 빚을 갚지 못하는 사람을 심지어 옥에 가두면서까지 빚을 받으려고 애를 쓰는 모습이 우리들의 모습입니다.
이것을 지켜본 동관들이 가만히 있지 않았습니다. 31절에서 34절에 "그 동관들이 그것을 보고 심히 민망하여 주인에게 가서 그 일을 다 고하니 이에 주인이 저를 불러다가 말하되 악한 종아 네가 빌기에 내가 네 빚을 전부 탕감하여 주었거늘 내가 너를 불쌍히 여김과 같이 너도 네 동관을 불쌍히 여김이 마땅치 아니하냐 하고 주인이 노하여 그 빚을 다 갚도록 저를 옥졸들에게 붙이니라"고 했습니다. 일백 데나리온 때문에 옥에 갇히게 된 동료를 보면서 그것을 민망하게 여긴 나머지 주인에게 달려가서 이 사실을 모두 알렸고, 주인은 즉시 자신이 이 사람에게 베풀었던 자비를 철회하고 그를 옥에 가두어 버렸다고 했습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오늘 너무도 평범하고도 쉬운 질문을 한가지 하겠습니다. 이 사람의 잘못이 무엇입니까? 이 사람의 잘못은 자신은 빚을 탕감 받고도 다른 사람의 빚은 탕감해주지 않았다는데 있습니다. 다시 말씀드려서 자신은 용서를 받고도 다른 사람 용서하는 일을 그가 실천하지 않았다는데 있습니다. 그 이유 때문에 그는 주인에 의해 감옥에 갇히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여러분!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감옥은 우리의 육신을 가두는 감옥이 아닙니다. 마음을 가두는 감옥입니다. 오늘 이 본문을 보면서 단순히 이 사람의 육신이 감옥에 갇힌 것으로만 보면 본문을 올바로 이해하지 못한 것입니다.
무엇이 갇히게 되었습니까? 자신의 마음이 갇힌 것입니다. 우리가 타인을 용서하지 못한다면 결국 우리는 우리의 마음이 감옥에 갇히는 것과 같습니다. 종종 어떤 열등의식이나 피해의식에 사로잡혀 있는 사람들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분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대개 어린시절 경험했던 일들 중에 마음에 용서가 되지 않는 부분을 가지고 있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것이 마음에 쌓이고 쌓여서 열등의식이나 혹은 피해의식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종 종 있습니다. 그분들은 자신에게 피해를 주었거나 상처를 준 사람들을 용서하지 못함으로 인해 자기 안에 스스로 갇혀 버린 사람들입니다. '다른 것은 다 용서해도 그것만큼은 절대로 용서할 수 없다'라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 분들은 마음이 감옥에 갇힌 것입니다. 육신이 감옥에 갇히는 것보다 내 마음이 갇히는 것이 훨씬 더 무섭습니다. 그래서 오늘 이 본문의 결론을 주님은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35절에 "너희가 각각 중심으로 형제를 용서하지 아니하면 내 천부께서도 너희에게 이와 같이 하시리라"
이 비유의 말씀은 형제를 용서하는 문제에 대해서 말씀하고 있습니다. 만약 우리가 형제를 용서하지 않는다면 하나님께서도 우리를 용서하실 수 없다고 말씀하십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혹 아직도 용서하지 못하고 있는 형제가 나에게 있지는 않습니까? 다른 사람은 다 용서해도 그 사람만큼은 도저히 용서할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는 분이 계시지 않습니까? 오늘 주님의 말씀에 귀를 기울입시다.
우리가 어떤 존재들이었습니까? 주님은 자신의 목숨을 십자가에 버리시기까지 우리를 사랑하셨고, 그 사랑으로 우리의 모든 죄와 허물을 용서하셨습니다. 이것은 일만달란트와도 비교할 수 없는 값진 것입니다. 그런데 일백데나리온 밖에 되지 않은 것을 가지고 빚을 갚아라고 요구할 수 있습니까? 그것은 결국 자신을 감옥에 가두는 행위입니다. 육신뿐 아니라 마음마저도 감옥에 가두는 행위입니다. 주님의 사랑과 용서를 진실로 믿고 확신한다면 우리가 용서못할 사람이 어디에 있겠습니까?
오늘 본문과 관련된 성경구절이 있습니다. 제가 읽어 드리고 말씀을 맺겠습니다. 에베소서 4장 32절 "서로 인자하게 하며 불쌍히 여기며 서로 용서하기를 하나님이 그리스도 안에서 너희를 용서함같이 하라" 골로새서 3장 13절에 "누가 뉘게 혐의가 있거든 서로 용납하여 피차 용서하되 주께서 너희를 용서하신 것과 같이 너희도 그리하고"
이 말씀을 오늘 본문의 말씀과 관련해서 기억하시고 용서를 실천하는 여러분이 되시길 주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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