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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5)본문:마 26:26-30절
2002-04-16 22:36:07 read : 14902
제목:최후의 만찬
몇 개월 전, 어느 집사님의 배려로 본 교회 교역자들이 모두 한자리에 모여서 함께 식사하는 기회를 가진 적이 있었습니다. 그 날, 교회에 모두 모여서 어디로 갈 것인지를 먼저 의논했습니다. 그런데 남자들과 여자들의 의견이 달랐습니다. 남자들은 푸짐하게 먹을 수 있는 곳을 생각했고, 여자들은 분위기 있는 쪽을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날은 남자들의 파워가 별로 의미가 없는 듯 했습니다. 남자들이 덩치로 밀어 붙여도 꼼짝하지 못할 것 같았는데, 어디서 그런 힘이 솟구치는지 "분위기 있는 쪽을 가자"는 사모님들의 말에 모두 말 한마디 제대로 하지 못하고 결국 분위기 있는 쪽을 택해 가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그곳에 가보니 잘 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냐하면 저희들의 주장대로 그런 음식점에 갔다면 음식은 푸짐하게 먹을 수 있었을는지는 몰라도 시끄러운 음식점 분위기와 분주하게 왔다갔다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좀 심한 표현을 쓴다면 돼지처럼 허겁지겁 먹고 나오는 것이 전부였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다른 분들은 몰라도 저의 결론은 이런 경우 "아내의 말을 듣는 것도 가히 나쁘지 않구나" 하는 것이었습니다.
주님도 지금 제자들과 음식을 나누고 계십니다. 그런데 그곳은 분주하게 많은 사람들이 왔다갔다하는 어느 음식점이 아닙니다. 그렇다고 잔잔한 음악이 흘러 아늑한 분위기를 연출해내고 있는 어느 레스토랑도 아닙니다. 주님이 제자들과 음식을 나누고 계시는 곳은 유월절 만찬을 위해 미리 준비되어진 장소였습니다. 그곳은 그저 평범한 한 사람의 가정입니다. 그곳에서 주님은 마지막 유월절 만찬을 제자들과 나누고 계십니다.
그런데 이곳 분위기는 조금 전, 폭풍전야와 같은 시간이 한차례 지나간 상태였습니다. 왜냐하면 "제자들 중 누군가가 예수님을 팔 것"이라는 충격적인 말이 예수님을 통해 직접 들려졌기 때문입니다. 그때 제자들은 물었습니다. "주여 내니이까?" 하지만 그들은 주님으로부터 속 시원한 대답을 듣지 못했습니다. 무엇인가 결정적인 말씀을 하실 것 같은데 주님은 알 수 없는 애매모호한 말만하십니다. 이 순간, 가장 마음속에 찔림을 받고 있었던 제자 가룟유다가 느닷없이 물었습니다. "랍비여 내니이까?" 그러자 주님은 "네가 말하였도다"라고 하셨습니다. 즉 "유다야! 네가 바로 그 사람이다"라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유다는 "랍비여 내니이까?" 라는 말로 자신의 죄를 숨겨보려 했습니다. 그러나 정곡을 찌르는 주님의 말씀에 화들짝 놀라 당황했을 것입니다. 들었던 스푼을 떨어트렸을지도 모릅니다. 모든 시선이 그에게 집중되었을는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여기서 이런 생각을 해 봄직합니다. 분명 주님께서 가룟유다가 자신을 팔 것이라는 사실에 대해 말씀하셨는데 다른 제자들이 왜 가만히 있었느냐? 하는 것입니다. 배신자가 이제 명명백백히 드러났는데 어떻게 해서 가만히 있을 수 있느냐? 하는 것입니다. 분명 다른 제자들이 가룟유다에 대해 어떤 조치를 취할 법도 한데 왜 그들이 가만히 있었느냐? 하는 것입니다.
물론 그 이유를 정확하게 알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어떤 이들은 "성만찬이 시작되었을 때 가룟유다는 이미 이 장소를 빠져나갔을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즉 가룟유다는 성만찬에 참석하지 않았다는 주장입니다. 그러나 누가복음을 통해 볼 때 가룟유다가 성만찬 전에 도망을 친 것 같지는 않습니다. 누가복음 22장 21절을 보면 성만찬 진행 중에 예수님께서 "보라 나를 파는 자의 손이 나와 함께 상위에 있도다"라고 말씀하시면서 여전히 그곳에 가룟유다가 참석하고 있는 것으로 표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유월절 음식을 먹을 때에는 처음에 포도주를 마시고 기도를 드리고, 기도를 드리고 나면 음식을 먹었는데 어느정도 음식을 먹고 나면 다시 잔을 들고 손을 씻었고 그런 다음에 본격적으로 음식을 먹게 됩니다.
그리고 만찬이 끝날 무렵이 되면 세 번째 잔을 들고 가장이 축복기도를 하게 되는데 다른 복음서를 종합해서 볼 때 지금 이 잔은 세 번째 잔에 해당되었을 것이며 아마 가룟유다는 떡만 받고 곧 바로 빠져나간 것으로 볼 수 있다는 말입니다. 그러니까 처음부터 성만찬에 참여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성찬 도중에 가룟유다가 자리를 뜬 것으로 보여집니다. 그래서 아마 다른 제자들은 그 자리에 그냥 머물러서 끝까지 유월절 만찬에 참여한 것으로 보여집니다. 물론 이것은 오늘 본문의 핵심에서 그리 중요하게 다룰 문제는 아닙니다. 어쨌든 오늘 본문 26절을 보면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저희가 먹을 때에 예수께서 떡을 가지사 축복하시고 떼어 가라사대 받아 먹으라 이것이 내 몸이니라 하시고"
한차례 폭풍이 지나가고, 다시 안정을 되찾는 듯한 분위기 가운데서 예수님께서 유월절 잔치상에 있는 누룩없는 떡을 떼어 제자들에게 나누어 주셨습니다. 그리고 "받아먹어라 이것은 내 몸이다"라고 하셨습니다. 예수님은 자신이 제자들에게 건네 주신 떡 조각들이 자신의 몸과 동일한 것으로 말씀하셨습니다. 그런데 주님께서 자신을 가리켜 떡으로 묘사하신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이미 여러차례 제자들에게 자신의 몸이 떡과 관련이 있음을 가르쳐주셨습니다.
예를 들어 어느 날, 예수님께서 물고기 두 마리와 보리떡 다섯 개로 오 천명을 먹이시는 이적을 행하셨습니다. 그 이적을 보이신 직후, 말씀하시기를 "내가 곧 생명의 떡이니 내게 오는 자는 결코 주리지 아니할 터이요 나를 믿는 자는 영원히 목마르지 아니하리라"고 하셨습니다.
여기서 예수님은 자신을 '생명의 떡'이라고 강조하셨습니다. 왜 주님은 자신을 '떡'에 비유해서 말씀하시는 것일까요? 저는 어렸을 적에 '떡'을 참 좋아했습니다. 그래서 저의 할머님은 저를 부를 때 종 종 '떡보'라고 부르셨습니다. 그런데 제가 떡을 특별히 좋아한 이유가 있었느냐? 하면 그것은 아니었습니다. 그저 먹을 것이 없던 그 시절 '떡'이 무엇보다 훌륭한 간식 역할을 했기 때문에 떡을 좋아했던 것뿐입니다. 요즘 아이들이 떡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떡보다 더 맛있는 것들이 많이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저의 어린시절은 떡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곶감 빼 먹듯이 오며 가며 떡을 쏙쏙 빼 먹었습니다. 나중에는 딱딱하게 굳어진 떡을 먹느라고 얼마나 고생했는지 모릅니다. 그 당시는 먹으면 먹을수록 또 먹고 싶었던 것이 떡이었습니다. 그런데 주님께서 어느 날 자신을 가리켜 '떡'이라고 하셨습니다. 하지만 보통 떡이 아닌 '생명의 떡'이라고 하셨습니다. 주님은 왜 자신을 가리켜서 '생명의 떡'이라고 하신 것일까요? 그것은 우리 인생이 무엇을 가져도 만족하지 못하는 인생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무엇을 먹어도 결코 만족할 수 없는 인생들입니다. 입으로 먹는 떡으로는 설령 우리의 배를 채울 수 있다해도 얼마가지 못해 또 다시 그 떡으로 채워져야 하는 것이 우리 인생이라는 말입니다.
그래서 주님께서 하신 말씀이 '내가 생명의 떡'이라는 것입니다. 오병이어의 현장에 있었던 사람들은 실컷 배부르게 먹었습니다. 열 두 광주리에 남을 정도로 정말 실컷 먹었습니다. 그런데 그때뿐이었습니다. 뒤돌아서면 또다시 배가 고파옵니다. 그것이 우리 인생들입니다. 참 그렇습니다. 우리 주위를 돌아보면 오늘날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영적으로 굶주려 있는지 모릅니다. 그래서 그 굶주림을 채우기 위해 수 천만원하는 옷을 입고 다닙니다. 그러나 만족을 얻지 못합니다. 성공을 위해 열심히 달려갑니다. 그런데 어느 날 밀려드는 고독을 이겨내지 못해 자신의 목숨을 끊어버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오래 전에, 상영되었던 영화가운데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라는 영화가 있었습니다. 1등하면 행복해질 것으로 생각하며 살아왔는데 그것이 아니더라는 것입니다. 성적이 떨어질수록 불안하고, 그 불안한 마음을 이길 길이 없어 결국 목숨을 버리는 한 여학생의 얘기입니다. 여러분! 우리들이 돈이나 명예나 성적이나 권력이나 기타 이런 여러가지 것들을 통해 참된 만족을 얻을 수 없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그것은 우리가 애초에 지음을 받을 때 영적인 존재로 지음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단순히 흙으로만 지어진 것이 아니라 코에 생기를 불어넣어 우리로 하여금 영적인 존재가 되게 하셨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육적인 것으로는 절대 만족할 수 없는 인생이 우리들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여러분들이 살아오신 지난날을 한번 눈을 감고 곰곰이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아마 어려운 때도 있었지만, 좋았던 시절도 분명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 좋았던 시절에도 내가 진정으로 만족함이 있었는지를 물어보시기 바랍니다. 결코 그렇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가 흔히 좋았다고 말할 수 있는 그 시절조차도 실상은 참된 만족을 얻었노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주님은 유월절 마지막 만찬을 나누시면서 떡을 떼어 제자들에게 나눠주시면서 '받아 먹으라'고 하셨습니다. 왜 주님은 그 많은 말 중에 하필이면 '받아 먹으라'고 하신 것일까요? 차라리 '나를 믿으라'고 하시든지, '나만 따르라'고 하시든지, 좋은 말이 얼마든지 많을텐데 왜 '받아 먹으라'고 하신 것일까요? 듣기에 따라서는 좀 불쾌한 생각이 들지 않습니까? "받아 먹으라…"
그러나 이 말씀에조차도 깊은 의미가 있다는 사실을 아십니까? 요한복음 6장 56절에 보면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자는 내 안에 거하고 나도 그 안에 거하나니"라고 했습니다. 그런가하면 요한복음 15장 5절에 보면 "나는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니 저가 내 안에 내가 저 안에 있으면 이 사람은 과실을 많이 맺나니 나를 떠나서는 너희가 아무것도 할 수 없느니라"고 했습니다.
우리가 생명의 떡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참된 만족을 얻는다는 것은 결국 예수를 믿는다는 정도가 아니라 내가 그분 안에 거하고, 그분은 내 안에 거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다시말씀 드려서 내 모든 삶이 그분과 함께 하는 것임을 나타내는 말씀입니다. 나의 생각도, 나의 행동도, 나의 미래도 모두 그분과 함께 하는 것을 말합니다. 진정한 결혼의 의미가 무엇입니까? 한 집에서 함께 한 이불 덮고 잔다고 해서 참된 부부가 되었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부부는 같은 가치관을 가지고, 생각을 공유하면서 가정의 미래를 향해 함께 뛸 수 있어야 진정한 부부라 말할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예수를 믿는다는 것은 '믿습니다'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분과 함께 생각을 나누고, 내 인생의 미래를 그분과 함께 하는 것입니다. 바울의 고백처럼 '이제는 내가 산 것이 아니요 내 안에 그리스도께서 사신 것이라' 이것입니다. 주님은 제자들에게 유월절 마지막 만찬에서 떡을 떼어 주시면서 제자들에게 '받아먹을 것'을 말씀하셨습니다. 그런데 여러분! 오늘 저와 여러분을 향한 주님의 메시지도 동일하다는 사실을 아십니까? 주님은 우리가 주님의 생각을 품기를 원하십니다. 주님과 우리의 미래를 함께 하기를 원하십니다. 생명의 떡을 먹기를 원하십니다. 그 떡을 드신 적이 있으신지요?
어렸을 적에 교회에 가면 가끔 눈깔사탕을 나누어 준 일이 있었습니다. 그 당시에 왕 눈깔 사탕이 참 맛있기도 했고, 귀했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은 사탕을 받으면 먹지 않고 주머니에 넣어놓고 교회 나오지 않은 아이들에게 자랑하곤 했습니다 .저도 그런 적이 있었습니다. 먹지 않고 주머니에 넣고 다녔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 그 사탕이 녹아서 주머니에 달라붙는 경우가 생깁니다. 그때에서야 후회하고 억지로 주머니에 달라붙은 사탕을 떼어내면 이미 사탕은 주머니 속에 있던 먼지가 여기저기 붙어 있습니다. 그때 하는 수 없이 사탕을 입에 넣고 오물 오물거리며 한 입을 빨아서 침과 함께 '퉤' 하고 먼지를 뱉아 내고, 그렇게 먹은 기억이 있습니다. 먹을 것을 고이 모셔두는 것은 어리석은 짓입니다. 구경만 하는 것도 옳지 않습니다. '생명의 떡'은 먹어야 합니다.
그런데 27절과 28절에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또 잔을 가지사 사례하시고 저희에게 주시며 가라사대 너희가 다 이것을 마시라 이것은 죄 사함을 얻게 하려고 많은 사람을 위하여 흘리는 바 나의 피 곧 언약의 피니라" 본문에 의하면 떡을 떼어 제자들에게 나누어주신 후 이번엔 잔을 가지사 사례하시고 제자들에게 나누어주면서 '이것을 마시라'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그 잔의 의미를 친히 해석하시기를 '죄 사함을 얻게 하려고 많은 사람을 위하여 흘리는 바 나의 피 곧 언약의 피'라고 하셨습니다.
주님이 왜 이런 말씀을 여기서 하시는 것일까요? 이제 얼마 있지 않으면 주님은 십자가에 못 박혀 죽으실 것입니다. 그런데 그 십자가에서 쏟으실 피가 많은 사람들을 죄로부터 사함받게 하기 위해 흘리는 피가 될 것이며, 이것은 곧 오래 전에 약속하신 '언약의 피'라고 하십니다. 신약의 구약으로 일컬어지는 히브리서 9장 22절을 보면 "피 흘림이 없은즉 죄사함도 없느니라"고 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출애굽할 때 어떻게 열 번째 재앙으로부터 살아남을 수 있었습니까? 어린양의 피를 문설주에 발랐기 때문입니다. 어린양의 피가 문설주에 발라졌을 때 죽음의 그림자가 그 집을 넘어갔습니다. 그래서 이스라엘 백성들은 해마다 대제사장이 일년에 한번씩 지성소에 피를 가지고 들어가서 자기와 백성들의 죄를 대속하는 제사를 지냈습니다. 그곳에서 대제사장은 피를 뿌렸습니다. 그리고 대제사장이 지성소에서 걸어나올 때 마침내 죄사함 받았음이 백성들에게 공포되어지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 모든 것들은 '장차 오는 좋은 일의 그림자이요 참 형상이 아니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해마다 늘 드리는 바 같은 제사로는 나아오는 자들을 언제든지 온전케 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구약시대 모든 제사의 초점은 예수그리스도였습니다. 제사는 예수그리스도를 나타내기 위한 하나의 모형에 불과했습니다. 그런데 그 모형을 나타내는 일에 짐승을 잡고 그 짐승의 피를 흘리게 함으로 죄인들이 사함을 받았던 것처럼 이제 주님 자신이 친히 속죄제물이 되시어 피를 흘리심으로 죄를 대속하게 될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래서 주님은 제자들에게 그 피를 마시라고 하셨습니다. 그렇습니다. 하나님과의 진정한 화목을 위해서는 속죄의 희생이 필요합니다. 그 피를 마시는 것이 필요합니다. 왜냐하면 그 속죄의 희생을 통해 우리가 죄 사함을 받게 되기 때문입니다.
사실 이 세상에 많은 종교들은 속죄의 희생이 아니라 인간의 노력을 통한 구원을 말합니다. 그러나 우리의 어떤 노력으로도 하나님께 온전히 나아갈 수 있는 길은 없습니다. 왜냐하면 '예수 외에 천하인간에 구원을 얻을만한 다른 이름을 주신 일이 없다'고 하셨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주님은 그렇게 해서 얻어지는 죄 사함을 '언약의 피'라고 하셨습니다. 왜 '언약의 피'라고 하신 것일까요?
하나님은 예레미야 선지자에게 이미 말씀하신 바 있습니다. 예레미야 31장 31절 이하를 보면 이렇게 말씀합니다. "나 여호와가 말하노라 보라 날이 이르리니 내가 이스라엘 집과 유다 집에 새 언약을 세우리라" "그 날 후에 내가 이스라엘 집에 세울 언약은 이러하니 곧 내가 나의 법을 그들의 속에 두며 그 마음에 기록하여 나는 그들의 하나님이 되고 그들은 내 백성이 되리라"고 했습니다.
옛 언약은 돌판에 새겨진 것이었음에 반해,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새 언약은 '마음'에 두는 것입니다. 즉 이제는 율법의 행위를 통해 하나님께 나아가는 것이 아니라 마음에 새겨둔 새로운 언약 즉 예수그리스도를 통해 하나님께 나아갈 수 있다는 사실에 대해 말씀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에베소서에서는 "너희가 그 은혜를 인하여 믿음으로 말미암아 구원을 얻었나니 이것이 너희에게서 난 것이 아니요 하나님의 선물이라 행위에서 난 것이 아니니 이는 누구든지 자랑치 못하게 함이니라"고 했습니다.
여기서 구원을 얻게 되는 믿음은 하나님의 선물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니까 공짜로 받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공짜라고 해서 무조건 값싸게 보면 큰 코 다칩니다. 우리말에 '싼게 비지떡'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세상의 물건 중에 공짜로 주어지는 것은 별로 좋은 것이 없습니다. 몇 번 쓰면 쉬 망가지는 것들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하나님께서 주시는 선물을 그런 식으로 취급하면 안됩니다.
받는 나는 공짜지만 공짜로 나에게 주기 위해서 그분이 치루신 것은 자신의 목숨이었습니다. 피를 흘려 돌아가심으로 우리에게 구원이라는 선물이 공짜로 주어지게 된 것입니다. 이보다 더 큰 값을 치룬 선물은 없습니다. 그러므로 여러분! 하나님께서 우리들에게 베푸신 구원을 소홀히 여기거나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면 안됩니다. 시시하게 생각하면 절대로 안됩니다. 그렇다고 해서 공짜로 받는 것에 대해 자존심 상해할 필요는 없습니다. 만약 그렇게 되면 더 큰 잘못을 범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신약의 갈라디아교회 성도들의 잘못이 바로 그것이었습니다. 공짜로 주어지는 것에 대해 몹시 못마땅하게 생각했습니다. 좀 더 정확하게 말씀드린다면 못 마땅하게 생각했다기 보다는 구원을 얻는데 가만히 있으려니까 좀 미안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행위를 첨가시켜 보려 했던 것입니다. 그 사실에 대해 바울은 책망했습니다. 결코 우리의 행위로는 하나님께서 이루어 놓으신 것에 아무런 도움이나 영향을 미칠 수 없음을 분명히 해 두었습니다.
우리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구원이 믿음을 통해 주어지는 공짜선물이라고 해서 행위를 더 보태려고 한다면 그것은 예수그리스도의 죽으심을 무의미하게 만드는 결과를 낳게 됩니다. 그러므로 설령 공짜라 해도 그저 감사하는 마음으로 받고 귀하게 여기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저 받았다는 사실 때문에 귀하게 여기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다시 말씀드리거니와 그저 주어진 구원이 실상은 예수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서 죽으심으로 이루신 것입니다. 그분이 우리를 대신해서 십자가에서 살이 찢어지시고 피를 쏟으시는 엄청난 고통을 통해 이루어 놓으신 구원입니다.
그렇다면 여러분! 여러분은 주님의 은혜를 얼마나 기억하며 얼마나 귀하게 여기고 계십니까? 정말 소중하게 생각하며 감사하는 마음을 늘 간직하고 계십니까? 이 자리에 오실 때 그런 감격스러운 마음을 가지고 나오셨습니까?
주님은 지금 우리의 죄 사함을 준비하고 계십니다. 잠시후면 그 일을 위해 친히 십자가를 지실 것입니다. 그리고 나서 29절에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그러나 너희에게 이르노니 내가 포도나무에서 난 것을 이제부터 내 아버지의 나라에서 새것으로 너희와 함께 마시는 날까지 마시지 아니하리라 하시니라"
무슨 말입니까? 아마 이때가 유월절 마지막 네 번째 잔을 들었을 때일 것입니다. 주님은 이제부터 포도나무에서 난 것, 즉 포도주를 아버지의 나라에서 새것으로 너희와 함께 마시는 날까지 마시지 아니할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무슨 말입니까? 주님은 유월절 예식이 자신의 죽음으로 완성될 것이며 궁극적으로 재림때 어린양의 혼인잔치에서 모든 성도들과 질적으로 새로운 만찬을 하게 될 것이라는 말씀을 남기시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 성찬은 주님이 다시 오시는 그 날까지 계속해서 이어져야 할 것임을 가르쳐 주고 계십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주님은 저와 여러분의 죄를 사하기 위해 죽음을 준비하고 계십니다. 자신의 몸을 나누고 자신의 피를 나누십니다. 여러분은 주님을 위해 무엇을 준비하실 수 있습니까? 그리고 무엇을 나누실 수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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