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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5)본문:마 27:32-37절
2002-04-16 22:28:34 read : 15131
제목:유대인의 왕
'전화위복'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 뜻은 '화가 바뀌어 오히려 복이 된다'는 말입니다. 종종 이런 일들이 '나' 뿐 아니라 우리 주위에서 일어나는 것을 얼마든지 볼 수 있습니다. 가령 예를 든다면 요셉의 경우, 형들로부터 미움을 받아 애굽에 종으로 팔려가게 되었는데 설상가상으로 보디발의 아내가 유혹하며 접근했을 때, 그녀를 뿌리친 까닭으로 억울하게 감옥에까지 갇히는 어려움을 겪게 되지만 감옥에서 만난 애굽의 한 관원의 천거로 바로 왕의 꿈을 해석해주고 일약 애굽의 총리로 발탁된 일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애굽에 종으로 팔려가고 심지어 그곳에서 감옥에 갇히게 된 것은 불행한 일이었지만 오히려 그 일로 인해 요셉은 자신의 인생에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게 된 셈입니다. 즉 화가 바뀌어 오히려 복이 된 경우입니다.
그런가하면 어떤 분이 회사의 일로 해외에 출장가기로 되어 있었는데 그날따라 도로의 사정이 좋지 않아 심한 교통체증으로 그만 예약한 비행기를 놓치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그날 자신이 타려고 했던 비행기가 테러범들에 의해 폭발되고 말았습니다. 이 사람의 경우 교통체증으로 비행기를 놓친 것이 자신에게 오히려 행운을 가져다 준 일이 된 것입니다.
사람들은 때때로 자신의 인생에 찾아온 위기 앞에 좌절하기도 하지만 오히려 그 위기를 새로운 기회로 삼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IMF 직후에 많은 사람들이 실직을 당했습니다. 본의든 본의가 아니든 직장을 떠나야만 했던 사람들이 참 많았습니다. 그런데 실직을 당했던 사람들이 모두 실의에 찬 세월을 보내었느냐? 하면 그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실직을 딛고 소자본으로 창업을 해서 성공을 거둔 경우도 얼마든지 있습니다. 이런 경우 실직이 오히려 그에게 전화위복의 기회가 된 셈입니다.
오늘 우리는 '전화위복'이라는 단어가 어울릴만한 한 사람을 만나면서 이 본문을 시작하게 됩니다. 그는 시몬이라는 구레네 사람입니다. 본문 32절을 보면 이렇게 말씀하고 있습니다. "나가다가 시몬이란 구레네 사람을 만나매 그를 억지로 같이 가게 하여 예수의 십자가를 지웠더라" 본문은 이 사람에 대해 아주 짤막한 내용으로만 소개를 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소개하고 있습니까? 그의 이름이 시몬이라는 것과 구레네 사람이라는 것, 그리고 본의 아니게 억지로 예수의 십자가를 대신 짊어졌다는 것 정도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여기서 아주 중요한 교훈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지난주에 살펴보았던 내용이 무엇이었습니까? 예수님께서 총독의 병사들에 의해 온갖 희롱을 당하신 장면입니다. 그들은 마치 인형을 가지고 놀 듯이 예수님을 노리갯감 삼았습니다. 옷을 벗겼다가 다시 입히기도 하고 손에 갈대를 쥐어주기도 하고 다시 빼앗아서 그 갈대로 머리를 때리기도 하고 또 그 앞에 무릎을 꿇고 '유대인의 왕이여 평안할지어다'라고 조롱했습니다. 심지어 침까지 뱉았습니다. 그리고 희롱을 다한 후, 예수를 십자가에 못박기 위해 끌고 나갔습니다.
채찍에 맞아 이미 많은 피를 쏟으신 주님은 기진맥진한 상태입니다. 그런데 십자가 죽음으로 정죄된 사람은 자기의 십자가를 지고 가야함으로 주님은 자신의 십자가를 지셔야만 했습니다. 하지만 십자가를 지고 갈만한 힘이 없습니다. 물론 얼마동안은 자신의 십자가를 지고 가셨겠지만 육체적으로 이미 탈진한 상태에서는 십자가를 오래지실 수가 없었습니다. 아마 여러 차례 십자가를 지고 가시는 도중 넘어졌을 것입니다. 그때 병사들은 그곳에서 예수님의 그런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무리들 가운데 시몬이라는 구레네 사람에게 명하여 강제로 예수님의 십자가를 대신 지고 가게 했습니다.
시몬은 얼떨결에 그만 예수님의 십자가를 대신 지고 만 것입니다. 사실 그가 이곳까지 온 이유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견해들이 있습니다. 마가복음에 의하면 그가 시골에서 왔다는 표현이 있습니다. 그래서 어떤 이들은 그의 직업이 농부인데 도시에 나들이겸 왔을지도 모른다고 합니다. 마치 요즘 인천국제공항이 시골사람들에게 관광코스가 되어버린 것과 같습니다. 사실 도시에 있는 사람들은 비행장 구경을 잘 가지 않습니다. 그러나 시골사람들은 오랜만의 나들이에 이곳 저곳 가보지 않는 곳이 없습니다. 그래서 관광코스의 일환으로 예루살렘에 왔을는지도 모른다고 말합니다.
그렇게 주장하는 근거로 시몬이 자기의 아들에게 헬라이름을 지어주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마가복음 15장 21절을 보면 그를 가리켜 '알렉산더와 루포의 아비'라고 소개되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설령 그렇다할지라도 그것이 '시몬은 유대인이 아니다'라고 주장할만한 근거가 되지는 못합니다. 왜냐하면 이 당시 많은 유대인들이 그렇게 했기 때문입니다. 마치 일제 강점시대 때, 많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창씨개명을 했던 것과 같습니다. 비록 창씨개명을 했다할지라도 그것 때문에 일본사람이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이 당시에도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해 유대인들 중에 많은 사람들이 헬라이름을 자녀들에게 지어주었습니다. 게다가 구레네에는 유대인들의 큰 거류지가 있었습니다.
그러므로 시골에 사는 이방인이 구경을 목적으로 예루살렘까지 왔을 것이라는 주장은 큰 설득력을 갖지 못합니다. 뿐만 아니라 설령 시골사람이라 하더라도 도시에 꼭 관광을 목적으로 온다고 만은 볼 수 없습니다. 오늘날도 농사를 짓는 사람들이 여러 가지 이유로 도시를 찾습니다. 농산물 유통문제 때문에, 혹은 자녀의 교육문제 때문에, 혹은 건강문제 때문에 도시를 찾는 일은 비일비재합니다. 그러므로 이 특별한 금요일에 관광을 얘기한다는 것은 어울리지 않는 듯 합니다.
그렇다면 그가 이곳에 온 이유는 무엇일까요? 아마도 그는 유대인들의 관습을 따라 큰 절기에 참석하기 위해 구레네에서 오는 사람들과 일행이 되어 이곳까지 왔을 것으로 보여집니다. 그렇게 추측할 수 있는 근거로 사도행전에 보면 심지어 이 예루살렘에는 구레네인의 회당까지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입니다. 아뭏튼 그가 어떤 이유에서 이 예루살렘에 왔던지간에 지금 시몬은 무리들 속에 섞여서 '고난의 길'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길을 따라 십자가를 지고 가시는 주님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는 것만은 분명합니다.
그런데 느닷없이 그 많은 군중들 속에서 자신을 지목하여 예수가 지고 가던 십자가를 대신지라고 강요당했습니다. 하필이면 그 많은 사람들 중에 그것도 죄인의 십자가를 대신지라고 했으니 그의 기분이 어떠했겠습니까? 사실 좋은 일이라면 비록 군중 속에 섞여있어도 어떻게 하면 나를 드러내어 그 좋은 일에 참여할 수 있을까?를 생각할 것입니다. 그러나 좋은 일이 아니면, 혹은 나에게 피해가 돌아올 일이면 군중 속에 파묻혀 버리고 싶은 것이 사람들의 마음입니다. 그런데 그 많은 군중 속에서 하필이면 자신을 지목하여 죄인이 지고 가던 십자가를 대신 지라는 것입니다. 여러분이라면 기분이 어떻겠습니까? 기분은 둘째치고 그 무거운 십자가를 지고 골고다까지 가야 된다고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앞이 캄캄하고 다리가 후들후들 떨릴 것입니다. 그리고 뭐라고 중얼거리겠습니까? '오늘 재수 완전 꽝이다'라고 말할 것입니다. 경상도사투리로 '억수로 재수 없는 날이다'라고 말할 것입니다.
수년 전, 신학생시절에 몇 명의 동료전도사님들과 강원도에 있는 한 기도원을 찾아간 일이 있었습니다. 조용히 기도도 하고 앞으로의 사역을 진지하게 생각도 할 겸 기도원을 찾아갔습니다. 기도원의 주변은 한마디로 절경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기도가 저절로 될 것 같은 기분으로 짐을 풀고 산에 올라가서 기도를 했습니다. 잠시 후, 식사시간을 알리는 방송을 듣고 식당으로 갔습니다. 그곳에서 제공되는 식사는 무료였습니다. 그곳에 기도하러 온 모든 사람들은 다 무료로 식사를 제공하고 있었습니다.
식당도 엄청나게 컸습니다. 줄잡아 한번에 1000명이상 식사할 수 있을 정도로 큰 식당이었습니다. 물론 그 많은 사람들이 식사를 하는 까닭에 매식하는 것과는 비교가 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맛있게 먹었습니다. 식사를 마칠 즈음에 어떤 분이 저희 일행에게 다가왔습니다. 그리고 나서 저희에게 식당청소를 부탁했습니다. 그 많은 사람이 식사를 하는데 하필이면 우리 일행에게 다가와서 식당청소를 부탁하는 것이었습니다. 공짜로 밥을 먹었으니 거절할 수도 없고 흔쾌히 하겠노라고 약속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식당청소를 해보니 장난이 아니었습니다.
그 큰 식당바닥을 걸레질하고 식탁을 닦고 거기다가 그날 김치 담기 위해 다듬던 배추까지 운반하느라 반나절이 다 가버렸습니다. 기도하러 갔다가 밥 한끼 공짜로 얻어먹고 식당청소만 한 것입니다. 식당청소가 다 끝내고 배추 다듬는 것 도와주고 나니까 벌써 저녁 식사시간이 다 되어버렸습니다. 그 다음날, 저희 일행 중에 한 명은 나무 그늘에 앉아 책을 읽다가 도로 공사를 도와달라는 부탁을 받고 하루종일 일만 하다가 저녁 무렵에 기진맥진한 상태로 숙소에 돌아왔습니다. 우리들은 이구동성으로 말했습니다. "이 많은 사람들 중에 하필이면 왜 우리냐?"고 말입니다. 그리고 그 날 저녁, 저희들은 도망을 치듯 그 기도원을 빠져 나와버렸습니다.
구레네 시몬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겠습니까? 그 많은 사람들 중에 왜 하필이면 자기입니까? 오늘 본문에 의하면 '억지로 같이 가게 하였다'고 했습니다. 그러니까 구레네 시몬을 내키지 않았습니다. 그냥 사람들이 많이 몰려 있어서 무슨 일인가? 하여 갔었는데 그곳에서 꼼짝없이 붙잡혀 죄인이 지는 그 무거운 짐을 대신 져야만 했습니다. 그것도 수많은 사람들이 있었는데 하필이면 자기가 지목 당하고 만 것입니다. 구레네 시몬은 '정말 너무 재수가 없다'라고 생각하지 않았겠습니까? 그리고 그 십자가를 지고 가는 동안 내내 마음에 불평이 있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놀라운 사실은 구레네 시몬은 십자가를 지고 갈보리에 도착한 후 거기서 벌어진 모든 일들을 목격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아마 많은 사람들은 십자가를 지고 가는 모습을 지켜보다가 그냥 집으로 돌아갔을는지 모릅니다. 자기와 특별한 관련이 있는 것도 아닌데 무엇 때문에 그를 따라 고난의 길을 거쳐 갈보리 언덕까지 올라가겠습니까? 또 자칫 잘못하다가는 자신이 대신 그 무거운 십자가를 져야될지도 모르는데 그곳까지 따라가야 할 이유가 없습니다. 그러나 구레네 시몬은 비록 강제로 십자가를 지게 되었지만 그 까닭에 갈보리 언덕까지 가게 되었고 그곳에서 그날 십자가에서 일어났던 모든 일들 자신의 눈으로 목도할 수 있었습니다.
단순히 죄인인줄 알았는데 그 날 십자가 위에서 그분이 행하신 행동과 말씀은 시몬에게 엄청난 충격을 가져다 주었을 것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그 이후로 억지로 십자가를 지고 갔던 시몬과 그의 가족이 그리스도인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 사실을 어떻게 알 수 있습니까? 로마서 16장 13절을 보면 "주 안에서 택하심을 입은 루포와 그 어머니에게 문안하라 그 어머니는 곧 내 어머니라"고 사도 바울이 말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루포은 앞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구레네 시몬의 아들입니다. 루포의 어머니는 구레네 시몬의 아내입니다. 다시 말씀드려서 구레네 시몬과 그의 가정이 예수를 믿고 신실한 그리스도인이 되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구레네 시몬은 처음부터 십자가를 대신 지기 위해 그곳에 간 것이 아닙니다. 그저 무리들 속에 섞여서 볼만한 광경을 구경하고 있었을 뿐입니다. 그러다가 강제로 그만 십자가를 지게 되었고 급기야 그 십자가를 지고 갈보리 언덕까지 가게 된 것입니다. 한편으로 생각하면 구레네 시몬에게 있어서 이날은 제일 기분 나쁜 날입니다. 가장 재수 없는 날입니다. 또는 수치스러운 날이기도 합니다.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강제로, 그것도 죄인의 십자가를 대신 지는 불행한 일을 겪어야만 했습니다. 그러나 자신을 화나게 했던 그 일이, 자신을 수치스럽게 만들었던 그 일이 오히려 자신의 인생에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하는 계기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아니 새로운 전환점 정도가 아니라 영원한 생명을 얻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는 사실입니다. 그렇습니다. 화로 여겨졌던 일 때문에 자신 뿐 아니라 자신의 가족까지도 구원받는 놀라운 축복을 부여받게 된 것입니다.
우리가 범하는 실수가운데 하나가 '신앙은 자유다'라는 대목입니다. 그래서 신앙은 강요해서도 안되고 자기 의사에 전적으로 맡겨놓아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심지어 자녀들에게도 신앙생활에 대해 강권하지 않고 내버려두는 경향들이 있습니다. '자기 일인데 자기가 알아서 하겠지'하면서 내버려둡니다. 신앙생활을 등한시하는 가족들에 대해서도 언제나 이런 식으로 방관하는 자세로 일관할 때가 많습니다.
그러나 여러분!
어쩌면 그것은 사탄이 노리는 방법일수도 있습니다. 지금 사탄은 '신앙은 자유다'라는 것으로 우리를 속이고 있습니다. 그래서 강권하지 않습니다. 신앙생활 제대로 하지 않는 가족들을 보면서도 '알아서 하겠지' 라며 그냥 둡니다. 그것이 얼마나 하나님 앞에서 잘못된 일인지 한번 생각해 보셨습니까? 구레네 시몬은 억지로 십자가를 졌습니다. '재수없다'고 불평하면서도 하는 수 없이 그 십자가를 지고 갈보리 언덕에까지 이르렀습니다. 그런데 그 결과는 자신뿐 아니라 가족 모두의 구원으로 나타났습니다. 주님께서 제자들에게 하신 말씀이 무엇이었습니까? '강권하여 내 집을 채우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아직도 '신앙은 자유다'라고 말하며 그냥 내버려두시겠습니까? '언젠가는 깨닫고 나오겠지'하며 무관심하시겠습니까? 만약 병사들이 그에게 강요하지 않았다면 그도 여느 구경꾼들과 다를 바 없이 얼마간 구경을 하다가 "불쌍한 사람 오늘 또 하나 죽어나가게 생겼군"하면서 혀를 차며 발길을 돌려버렸을 것입니다.
우리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알아서 하겠지'하고 내버려두면 항상 예수를 구경하는 구경꾼 자리에 있다가 자신의 마지막 인생의 종착지인 지옥으로 발길을 돌리게 될 것입니다. 물론 오늘 우리들 중에는 자기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이곳에 나오신 분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아내가 강권하니까 부모님이 귀가 따갑도록 말하니까? 하는 수 없이 이곳에 나와있는 분이 혹 있을는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어떻게 해서든지 꼬투리를 잡아서 교회에 나오지 않은 것을 궁리하고 계시는 분이 있을는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여러분!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이곳에 억지로 나왔다 할지라도 여러분이 이곳에 나오는 순간부터 그것은 하나님의 사건입니다. 이 자리가 보통자리가 아닙니다. 그런 분들이 주를 만나고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 있는 기회의 자리입니다.
오히려 여러분은 여러분을 강권한 분들에게 감사하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을 이곳까지 억지로 데리고 나온 여러분의 아내나 남편 혹은 이웃에게 감사하시기 바랍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여러분의 인생에 놀라운 축복이 있는 장소로 나오게 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설령 내가 억지로 붙잡혀서 이곳에 왔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다할지라도 좋습니다. 억지로라도 주님과 함께 갈 수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우리 인생에 있어서 가장 큰 축복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교회에서 행하는 봉사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억지로 할 바에야 차라리 하지 말아야 되겠다'가 아닐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여러분! 억지로라도 한번 해보시기 바랍니다. 억지로라도 봉사하고 억지로라도 기도하고 억지로라도 전도대에 참여해서 동참을 해보시기 바랍니다. 그것이 여러분의 삶을 축복으로 바꾸어 놓을 수도 있습니다.
구레네 시몬이 대신 지고 가는 십자가를 따라 이제 주님은 갈보리 언덕을 오르십니다. 33절과 34절에 "골고다 즉 해골의 곳이라는 곳에 이르러 쓸개 탄 포도주를 예수께 주어 마시게 하려 하였더니 예수께서 맛보시고 마시고자 아니하시더라"고 했습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 박하시기 위해 가신 곳은 골고다 즉 '해골의 곳'이라고 불리워지는 곳이었습니다. 아마도 지형이 해골모양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렇게 불렀던 것 같습니다.
병사들은 예수님께 쓸개 탄 포도주를 마시우게 했습니다. 왜냐하면 이 당시 십자가형에 처해지기 전에 마취성이 있는 음료를 주는 것이 상례였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그 십자가의 고통이 너무도 큰 것이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그 고통을 경감시켜 주기 위함이었습니다. 그러나 주님은 그것을 거절하셨다고 했습니다. 왜 주님은 거절하신 것일까요? 차라리 고통을 잊기 위해 포도주를 마시셨으면 좋았을텐데 왜 주님은 그것마저 거절하신 것일까요?
그것은 시편 69편 21절의 말씀을 응하게 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저희가 쓸개를 나의 식물로 주며 갈할 때에 초로 마시웠사오니"라고 했습니다. 주님은 우리의 완전한 대속자가 되기 위해 자신을 향해 예언되어진 모든 말씀을 친히 응하게 하셨습니다. 설령 고통이 따른다할지라도 쓸개 탄 포도주를 마시지 않으시면서 그 모든 고통을 감내하고 계십니다.
주님은 정신이 희미해져 가는 이 고통스러운 현장에서도 오직 인류의 대속자로서의 품위를 잃지 않고 계십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응하게 하고자 고통을 참아내고 계십니다. 그런데 오늘 우리들은 어떠합니까? 주를 위해 고난을 참고 계십니까? 주를 위해 기꺼이 고난을 받기로 작정을 하신 일이 있으십니까? 우리가 살아가노라면 예수를 믿었기 때문에 손해보아야 할 때도 있고, 예수를 믿었기 때문에 고통스러운 일을 경험하기도 합니다. 그때 여러분은 어떤 반응을 보이십니까? 참으십니까? 인내하십니까? 아니면 잠시 예수 믿는 것을 뒤로 제쳐두고 한판 붙고 봅니까?
지난주 목요일 전도대 활동을 마치고 돌아와 간증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오늘 저녁예배시간에도 그분들 중에 한 분이 짤막하지만 간증하는 시간을 가질 것입니다. 그런데 전도 나갔을 때 '어서 오세요'하고 반기는 사람들은 거의 없습니다. 아예 쳐다보지도 않고 심지어는 심한 모욕감을 느낄 정도로 대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그런 고난을 달게 받습니까? 예수 때문입니다. 예수가 아니면 우리가 그렇게 남에게 모욕을 당할 이유가 없습니다. 문전박대 당할 이유가 전혀 없습니다. 하지만 예수 때문에 우리를 위해 십자가를 지신 그분 때문에 우리도 그 고난을 기쁨으로 감당하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여러분! 예수 때문에 손해보는 일이 생기면 차라리 손해를 보시기 바랍니다. 예수 때문에 고난 당하는 일이 있으면 차라리 고난을 당하시기 바랍니다. 그것을 오히려 영광스러운 축복으로 생각하시기 바랍니다. 그것이 저와 여러분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 것입니다. 그것이 저와 여러분의 삶을 하나님의 선하신 뜻 안에 굳게 서는 은혜가 있게 할 것입니다.
그때 병사들은 어떠했습니까? 35절과 36절에 "저희가 예수를 십자가에 못 박은 후에 그 옷을 제비뽑아 나누고 거기 앉아 지키더라"고 했습니다. 어리석은 병사들은 여전히 옷에 집착하고 있습니다. 예수님을 못 박아 놓고 그 분의 옷을 나누어 가지고는 무감각한 모습으로 거기에 앉아있습니다. 어떻게 십자가 아래에서 이렇게 무감각한 채로 앉아 있을 수 있단 말입니까? 어떻게 인류의 구원자를 십자가에 못 박아놓고 그분의 옷을 차지 하는데에만 관심을 가질 수 있단 말입니까?
그러나 이것이 우리들의 모습일 수 있습니다. 로마병사들의 모습이 아니라 오늘 저와 여러분의 모습일 수도 있습니다. 우리도 주님 그분에게 관심이 집중되지 못한 채 외적인 요소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경향들이 있습니다. "주님! 사업이 잘 되게 해주세요" "우리 자녀 좋은 학교에 입학할 수 있도록 어떻게 힘 좀 써주세요" "주님! 왜 나는 늘 이 모양입니까? 나도 다른 사람들처럼 좀 뽐내면서 살수 없습니까?" "내가 무엇이 부족해서 이런 식으로 살아야 합니까?"
우리의 관심이 이런 것에 국한 되어있는지 모릅니다. 주님 그분 한분 만으로 만족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십자가 아래 나와 있지만 우리의 감정은 늘 메말라 있습니다. 무감각합니다. 주님은 십자가에서 절규하듯 고통스러워하시는데 그 아래 우리는 물끄러미 앉아 있을 뿐입니다.
여러분!
오늘 여러분이 나아온 이 자리에서 정말 눈물을 머금으실 수 있습니까? 주님의 십자가를 생각하시면서 여러분의 심정을 도려내는 듯한 오열을 토해내실 수 있습니까? 왜 우리가 점점 여기 십자가 아래 있는 병사와 같이 무감각하게 앉아만 있는 것입니까? "웬말인가 날 위하여 주 돌아가셨나" 찬송을 부르기는 하지만 그 십자가가 나와 아무런 상관없는 듯 그렇게 찬송가를 부르고 있지는 않습니까? 무감각하게 앉아 있으시렵니까?
주님은 십자가에 못 박히셨습니다. 그리고 그 머리 위에 '이는 유대인의 왕 예수라 쓴 죄 패'가 붙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죄패가 아니었습니다. 그들이 보기엔 죄패였지만 주님은 그곳에 쓰여진대로 유대인의 왕이었습니다. 아니 온 인류의 진정한 왕이십니다. 저와 여러분의 왕이십니다. 영광스러운 하나님의 아들 예수가 죄인으로 십자가에 못 박히셨습니다. 그러나 그분은 그 누구도 거역할 수 없는 우리의 진정한 왕이십니다.
"왕이신 나의 하나님! 내가 주를 높히고 영원히 주의 이름을 송축하리이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영원히 우리의 왕되신 그분을 송축하시는 여러분이 되시길 주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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