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므로 너희는 이렇게 기도하라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여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으시오며 나라이 임하옵시며 뜻이 하늘에서 이룬 것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이다 오늘날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옵시고 우리가 우리에게 죄 지은 자를 사하여 준것 같이 우리 죄를 사하여 주옵시고 우리를 시험에 들게 하지 마옵시고 다만 악에서 구하옵소서 (나라와 권세와 영광이 아버지께 영원히 있사옵나이다. (아멘)..’
* ‘우리를 시험에 들게 하지 마옵시고 다만 악에서 구하옵소서..’(13절)
여기서 말하는 시험 -페이라스모스 πειρασμός-는 하나님께로부터 오는 시험(test)이 아니라 악한 세력으로부터 오는 시험(temptation)을 의미하는 말이다. 우리는 시험이란 말을 적용하는 일에 신중한 자세를 가져야 한다. 현대인들에게는 시험이란 말이 늘 나쁜 의미로 들리고, 시험이란 늘 악으로 빠지도록 유혹하려고 하는 것으로 이해되기 쉽다.
신약성서의 용법에서 사람을 시험한다는 것은 그를 죄에 빠지도록 유혹한다는 의미보다는 어떤 일에 대하여 그의 힘과 충성심과 능력을 테스트 해 본다는 뜻으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 구약에서 하나님이 아브람을 시험하신 일(창22:1)은 아브람을 죄에 빠지도록 유혹한다는 뜻이 될 수 없다. 이 말은 오히려 충성과 복종의 테스트를 의미하는 말이다.
여기서 예수님이 말씀하신 시험은 사탄으로부터 오는 시험을 뜻하는 말이다. 사탄으로부터 오는 시험은 사람을 죄악으로 얽매어 하나님과 멀어지게 하는데 그 목적이 있으므로 우리는 사탄의 시험에 빠지지 않기를 기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성서는 여러 곳에서 이 세상에는 사탄에 의한 악의 세력이 있는 것과 그것이 사람들을 죄 가운데로 넘어지게 만든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있다.
성서는 사색적인 책이 아니기 때문에 악한 세력의 기원에 대하여 설명하기 보다는 악한 세력이 있다는 사실을 설명하고, 또 악을 어떤 추상적인 원리나 힘으로 생각하지 않고 하나님을 대적하는 능동적이고 인격적인 구체적인 힘으로 생각한다. 그러므로 ‘우리를 다만 악에서 구하옵소서..’라기 보다는 ‘우리를 악한 자에게서 구하옵소서..’라고 번역하는 것이 더 정확한 의미의 번역이 된다.
그러면 사탄은 우리를 어떻게 시험하는가? 생生 은 언제나 사탄의 시험대상이다. 그래서 인생은 여러 통로를 통하여 사탄의 공격을 받게 된다.
(1) 외부로부터 시험이 온다. 세상 사람들 가운데는 우리를 쉽게 죄 짓게 만드는 사람들이 있다. 친구나 아는 지인知人들 중에는 우리를 악한 곳으로 기울어지게 만드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므로 이 시험 많은 세상에서 우리가 친구를 선택하는 일도, 또 직장이나 사회의 어떤 단체를 택할 때 매우 조심하여야 하는 지혜를 가져야 한다. 우리는 외부로부터 오는 시험에게 가능한 한 기회를 주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2) 사랑하는 사람으로부터 시험이 온다. 이 시험은 대항하여 싸우기가 가장 힘든 시험이다. 이 시험은 전혀 우리를 해害 할 의사가 없는 사람으로부터 온다. 우리로 불행 해 지거나 외롭지 않도록 충고하는 사랑의 마음에서 가장 다정한 사람에게서 오는 시험이다.
성경은 예수님도 이런 시험을 당하셨다고 기록하고 있다. 가장 다정한 수제자 베드로가 주님의 십자가 길을 가로막으며 “주여 그리 마옵소서 이일이 결코 주에게 미치지 아니하리이다.”..고 간諫 하였고, 예수님은 베드로에게 “사탄아 내 뒤로 물러가라”(마22:23)..고 책망하셨다. 예수님이 말씀하시고 또 우리가 가장 민감하게 유의해서 귀 기울여 들어야 할 말씀중의 하나가 ‘사람의 원수가 자기집안 식구니라..’(마10:36) 이다.
(3) 내부로부터 시험이 온다. 사람은 누구나 내부에 장단점을 동시에 지니고 있다. 사단의 시험은 그 장단점을 이용하여 공격하기를 좋아한다. 사람은 각기 다른 장단점을 지니고 있어서 사단을 통하여 내부적으로 당하는 공격도 사람에 따라 다양하다. 야고보 장로는 ‘오직 각 사람이 시험을 받는 것은 자기 욕심에 끌려 미혹됨이니..’(약1:14) 라고 매우 중요한 것을 지적하고 있다. 성도는 자신이 지니고 있는 장점과 단점을 조심하여 시험의 끈을 노출시키지 않도록 힘써야 한다.
* 영광 송 -‘나라와 권세와 영광이 아버지께 영원히 있사옵니다. 아멘’ (13절)
주기도문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영광송이다. 누가복음에는 이 부분이 생략되어 있다. 시내사본, 바디칸사본, 베자사본, 등 주요한 고대 사본들에는 생략이 되어 있으나, 레기우스사본, 센트골사본에는 이 마지막 부분이 나온다. 많은 성서학자들은 이 부분은 후대 기독교가 유대인의 기도습관을 따라 기도 끝의 송영으로 삽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주기도문의 마지막 부분이 주님이 친히 가르치신 것이 아니라 할지라도 일종의 송영으로 주기도문의 전체의 내용과 어울리는데 전혀 어색함이 없고 오히려 적절한 것으로 여겨진다. ‘나라와 권세와 영광..’은 하나님의 나라의 내용을 표현한 말로 하나님의 통치권이 영원하기를 신앙 고백하는 것으로 성도들에게는 찬양과 기도의 중심내용이 되어야 한다.
* 아멘 (Amen)
아멘-άμήν-은 히브리어 ‘아만’의 음역이다. 아멘의 의미는 ‘확실한’ ‘확고한’ ‘신실한’ ‘진실한’ 등의 뜻을 지닌 단어로, 구약에서는 개인 및 공동체와 관련하여 사용하고 있다. 성도는 ‘아멘’에 참예하므로 말미암아 축복을 받아들이고 저주를 확증하고 하나님의 뜻에 찬동한다는 의미로 아멘을 고백한다.
주기도문에서 마지막으로 사용된 ‘아멘’은 주님이 가르쳐주신 기도의 내용이 신실하고 진실한 것으로, 모두다 나의 것으로 받아들인다는 뜻으로 사용하므로 지금까지 드린 기도를 나의 것으로 재확인 하는 고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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